[eBook] 미식사전
박진환 지음 / 한국외식정보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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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파 방송에 케이블 방송까지 더해지면서 TV채널을 돌리면

수십개의 음식 프로그램과 마주치게 된다.

요리를 만드는 요리 프로그램에서 맛집 안내, 먹방 등등 질릴 정도로 많은 요리 프로그램이

채널을 독차지 하고 있다. 이렇게 많은 "먹자 방송"(?)이 생존 하는거 보면 이런 프로그램들이

시청자들의 꾸준히 관심과 사랑을 받고 있기 때문이리라.

먹는 것에 대한 관심, 그것도 단순히 배를 채우는 음식이 아닌

영혼까지 팔아 넘겨도 아깝지 않을 만큼의 맛있는 음식을 찾기위해

다들 혈안이 되어 있는 것 같다.

도대체 음식 문화란 무엇이며,음식이 우리 주는 영향에 대해

곰곰 생각하게 되는 대목이다.

박진환 저자의 "미식사전"이라는 책은  음식과 음식 문화에 대한 지식과 상식을

넘치도록 담고 있어서 말 그대로 미식에 대한 백과 사전이나 다름없었다.


단체급식, 프랜차이즈 사업을 이끄는 회사의 대표이사 이며,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수님이자

외식 칼럼리스트로 활동하는 박진환 저자가 미식 과학, 미식 인문학, 조리 과학의 3코스로 나누어

음식에 대해 알아두면 피가 되고 살이되는 상식들을 조목조목 집필해놓았다.

덕분에 음식에 대한 지식과 상식을 폭 넓게 머리속의 지식 창고에 담을 수 있으니

잘 기억해두어다가 슬쩍 슬쩍 써먹을 수 있겠다 싶어서

침침한 눈을 부릅뜨고 참 열심히 읽은 책이다.

뜬금 없는 얘기지만..

​나는 어렸을때 번데기를 무척 좋아했는데

어느 날 설 익은 번데기를 사먹고 정말 내장까지 다 개워낼듯 토하고 복통으로 데굴데굴

구른 다음 부턴 다시는 번데기를 먹지 않게 되었다.

그런데 이렇게 음식을 먹은 후 구토나 복통 같은 불쾌함을 경험할 경우

다음부터 그 음식을 먹지 않게 되는 현상인 가르시아 효과라고 한다는 걸

이 책을 통해 알았다. (이런 어려운 이름이 있었구나..)


그리고 나에겐 장어 굽는 냄새가 맡으면 내가 아주 어릴 때의 일이 떠오르곤 한다.

낚시광인 아버지는 퇴직을 하시고 하루가 멀다하고 낚시를 다니셨고

밤새 낚으신 장어 수십마리의 내장을 따고 정리를 하는건 엄마의 몫이었다.

그래서 그런가 장어 냄새만 맡으면

수돗가 앞에서 장어 내장을 반나절도 넘게 지겹도록 따시던 엄마의 뒷모습과

일거리만 엄마에게 던져주시고 낮잠만 주무시던 아버지를

욕(?)하시던 엄마의 궁시렁 거리는 소리가 들리는 듯 하다.

 이렇듯 냄새를 통해 과거의 일을 기억해내는현상을

프루스트 현상..이라고 한다는군. (이 이름도 꽤나 그럴듯 하다.)


대부분의 식재료는 조리과정을 통해 ‘갈색’으로 변화하게 되는데,

가열에 의한 갈색화의 원인이 되는 마이야르 반응..등등

누구나 경험이 있을 이러한 현상등에 ​이런 이름이 붙어져 있을 줄이야.


2코스 미식 인문학에서는 종교에 따른 금기 식품, 할랄 식품등에 대한 소개를 하고 있다.

특히 요즘 자주 접하게 되는 할랄 식품은 이슬람 교도가 먹을 수 있는 것으로 육류중에서는 단칼에

정맥을 끊은 방식으로 도축된 양,소, 닭고기식품이어야 하고, 돼지고기와 알코올 성분이 들어있으면

할랄 식품으로 인정 받지 못하여 먹지를 못한다. 하도 금기시된 음식들이 많고

조건이 까다롭다 보니 읽고 있는 사이에 질려버렸다.

이것 저것 암거나 내 맘대로 먹을 수 있는 무교가 제일 좋구나.. 하며

깨방정을  떨고 싶어진다.

음식이 종교와 문화에 어떻게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를 다시 한번 느끼게 해주는 부분이다.


그리고 한국, 중국, 일본의 젓가락 길이가 다른 이유는 오호라! 하면서 읽기도 하였다.

로마의 귀족들은 맛있는 음식을 먹기 위해서 더 이상 못 먹을 때쯤이면

손가락을 넣어 먹은 것을 다 토하고 또 다시 음식을 탐닉하였다 하니

인간의 욕구 중에 식탐이 참 무섭구나 싶다.


3코스 조리 과학에서는 세계 별미 음식의 탄생과 일화를 알수 있었다.

가끔 인공적인 맛이라며 천대 받는 MSG의 탄생으로 인한 맛이 발전에 대해 알게 되었다.

인간이 살아가며 느끼는 여러가지 욕구 중에서 식욕이 워낙 막강 파워다 보니

​읽다보니 자연스럽게 공감이 되고 흥미가 돋궈지는 이야기들로 가득해서

인문지식 서적으로 지식에 못 마른 독자에게 꼭 권해주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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