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에게 가는 오직 한길
제민 지음 / 마음서재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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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가 뭡니까?

가끔 그런 질문을 받을때마다 잠깐 고민하다가

"무교"입니다..라고 대답하곤 한다.

중고등학교때 카톨릭 미션 스쿨을 다녔고 그게 인연이 되어

세례를 받았지만 그 후 성당을 다니지 않았으니

교인이라고 하기도 어렵다..

 

그렇다고 절에 다니며 부처님께 머리를 조아리고 절을

올리지도 않으니 딱히 불교라고 말하기도 어렵다.

 

다만 나 스스로 생각컨데 불교는 동양사상에 근거하여

불교 사상에 많은 관심과 공감을 하는 것은 사실이다.

 

런 이유때문인지..

세상사에 흔들리며 피로감이 쌓여만 갈때

버석해진 내 마음에 촉촉함이 필요할때

그럴때 나는 가끔 수도자의 책을 읽곤 한다.

 

속세와 한발자욱 떨어진 그곳에서 자연속에서

마음의 수양을 하는 그런 생활에 사심을 듬뿍 뭍힌 부러움을

발라가면서..

 

하지만 세상에서 조금 벗어난 산 속이라고 해도 수행자로써의

고뇌와 힘겨움이 왜 없겠는가..

그대에세 가는 오직 한길.. 이라는 책을 쓰신 제민 스님의 첫 에세이를 접하면서

나의 부러움은 쉼표를 찍었다.

아.. 수행자라는 건 마냥 유유자적하는 생활을 할 수만은 없겠구나..하는

 

사연 없는 무덤 없다고 세상의 인연을 끊고 산속으로 들어가

출가를 하는 이유들 또한 수도 없이 많을 것이다.

제민 스님은 사업을 하겠다고 떠난 베트남에서 알거지가 되서

되돌아 온 후 면목이 없어 가족들과도 사업 자금을 빌려준 친구들과도 인연을 끊고

폐인처럼 살게 된다. 매일 눈을 뜨고 술을 마시고 ..

술을 마시고 잠이 들었다.

세상의 희망이라고는 1도 없었던 그 시기에 제민 스님은 불교를 만나게 된다.

그리고 처음으로 마음의 평온을 찾게 된다.

그렇게 시작한 불교와의 인연..

 

스님이 걸어왔던 출가와 구도의 길을 하나씩 따라 걸으며

들려주시는 말씀을 읽어내려가다 보면

머리가 번쩍하는 깨우침보다 잔잔한 가르침을 느끼게 된다.

 

"기억의 상처로부터

벗어나는 건 누구에게나 힘든 일입니다. 

아무리 벗어나려고 해도

그 상처로 부터 벗어나지 못하는 건

아직도 과거의 기억을 두 손에 꼭 쥐고

놓아버리지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과거는 이미 지나갔고

미래는 아직 오지 않았습니다.

지나간 슬픔이나 아픔에 집착하지 마세요.

그 또한 업이 됩니다.

지나간 일은 강물 위에 떠내려 보내야

오늘 이 순간이 행복해집니다"

 

이러한 말씀들은 제민 스님 스스로가 넘어지고 진흙탕을 딩굴다

다시 일어서며 얻은 깨달음을 그대로 담아 같은 고민을 하고 있는

중생들에게 들려주는 이야기들로 가득하다.

그래서 진솔한 그 이야기에 귀 기울이게 되고

책을 읽는 내내 작은 위로와 격려를 받게 된다.

 

시름과 좌절이 찾아와 넘어질 지언정

다시 일어나서 세상을 향해 걸어가야 하는게 우리네 삶이다.

스님은 그렇게 힘겹게 살아가는 이들에게 향기로운 차 한잔을 내밀며

따뜻한 조언과 격려를 해주시듯..

우리에게 이 책 한권을 내미신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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