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은 괜찮지 않았던 날들
허윤정 지음 / 자화상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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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마찬가지다.

괜찮은 척.. 행복한 척.. 담담한 척.. 했지만

실은 괜찮지 않았던 날들이었다.


나 또한 그랬다.

죽을 만큼 힘들때가 있었다.

봄 날에 꽃이 펴도 슬펐고 하늘이 맑아도 하늘이 흐려도 나는 불행해 했다.


​밤 하늘에 외로운 별 하나 반짝이는 것도 서러웠다.

모든것이 그랬다. 지독히도 고통스러운 상처였다.


상처 입은 사람들은 사람을 경계한다. 

바리케이트를 쳐놓고  이 너머로 들어오지 마시오..

라며 사람과의 거리를 두기에 여념이 없고 누구라도 근접해오면

바리케이트 안으로 한발이라도 들여놓을까봐 안절부절 못한다.

액면가 그대로 사람들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정신적이 불구가 된다.


흔히 인간은 화상으로 인한 고통을 제일 견디기 힘들어한다고 하더라.


하지만 사람으로 인한 상처는 그 보다 더 힘든것 같다.

적어도 나는 그랬다.


그래서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책에 녹아들고 동화되었고 이글을 쓴 작가가

궁금해졌다.

이 사람도 나랑 같은 상처를 가지고 있구나..

어쩜 나랑 이렇게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을까..

처음엔 놀라웠다. 그 다음엔 안스러웠다. 그리고 그 다음엔 서러웠다.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이 있다는게 놀라웠고

바둥거리며 상처를 털어보겠다고 애쓰는 모습이 안스러웠다.

그리고 나도 결국은 똑 같은 부류라서 서러웠다.

안그래도 감정 기복이 심한 나는

이 책을 읽으며 수없이 오르락 내리락 내 기분에 차라리 도취되었다.



한권의 책을 읽으며

책장을 펼칠때마다 뼈속까지 야무지게 정화되고 위로 받는 느낌..

그리 길지 않는 몇줄의 글에 심하게 감동하여

사람 많은 전철에서 훌쩍 거리며 퇴근하게 만든 난감한 책.

가슴이 먹먹할 정도로 나에게 위안이 되어 준 친구같은 책.


한줄의 글들이 책속에 보석처럼 박혀있어

차마 아까워서 휘리릭 읽지 못하고..

활자 하나하나 씹어 삼키듯 그렇게 읽어 간 책이다.


그리고 나는 가끔 이 책의 글을 문자로 카톡으로 보내곤 한다.

너 요즘 힘들지.. 근데 다들 마찬가지야..

이글을 함 읽어볼래..?

내가 위로 받았듯이 너에게 위로가 될것 같아서..


문자를 보낸 친구한테서 잠시후에 답장이 온다.

실컷 울었더니 속이 편해진다.. 고마워..


친구의 답장에 기분이 환해진다.

역시 그랬다. 작가 허윤정님의 글은 사람을 가리지 않고

친절함과 따뜻함을 뿜어낸다.

덕분에 나는 위로를 받고..친구도 위로를 받고..

그리고 나는 행복을 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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