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간호사, 사람입니다 - 단 한 번의 실수도 허락하지 않는 삶을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
김현아 지음 / 쌤앤파커스 / 2018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나는 일생을 의롭게 살며

전문 간호직에 최선을 다할 것을

하느님과 여러분 앞에 선서합니다.


나는 인간의 생명에 해로운 일은

어떠한 상황에서도 하지 않겠습니다.


나는 간호의 수준을 높이기 위하여 전력을 다하겠으며

간호하면서 알게 된 개인이나 가족의 사정을 비밀로 하겠습니다.


나는 성심으로 보건의료인과 협조하겠으며.

나의 간호를 받는 사람들의 안녕을 위하여 헌신하겠습니다.


나이팅게일의 선언문을 읽고 있으면 훅하고 뜨거운 것이 올라온다.

남을 위해 자신의 몸을 아끼지 않는

전문직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100% 리얼 스토리를 듣고 있으면

나의 마음속에선 어김없이 감탄과 존경의 마음이 출렁거린다.


그 중 "나는 간호사 사람입니다"라는 이 책은

20여년 동안 간호사로 재직하며 대학병원 중환자실에서 환자들을

돌봐왔던 김현아 간호사의 미치도록 팽팽하게 긴장된 시간들과

처절하게 자신의 환자들을 지켜온 이야기들을 적은 책이다.

한장 한장 넘길때마다 목구멍에 뜨거운 것이 걸린듯한 격한 감동을 받았다.


2015년 봄에 한국은 낯선 병인 메르스와 전쟁을 치루고 있었다.

집에 환자가 있었던 나는 혹시라도 출퇴근때 전철안에서 메르스에

감염되어 집으로 그 병균을 옮기지 않을까 노심초사했다.


연일 방송으로 사망자 소식을 전하던 그 당시에

"저승사자 물고 늘어지겠습니다. 내 환자에게는 메르스 못오게"라는

제목의 편지가 메스컴을 통해 알려지면서

나는 자신도 감염될지 모르는 위험속에서 환자들을 돌보는

의료진들을 다시 살펴보게 되었다.

그리고 그 편지를 쓴 이가 이 책의 저자인 김현아 간호사라는 것을

책을 통해 알게 되었을때 반가움과 고마움과 미안함이 뒤섞였다


나 같으면 저렇게 할 수 있었을까..

정작 나와 내 가족을 지키지도 못하면서

생판 알지도 모르는 환자를 살리겠다고

죽음의 공포가  가득찬 그 곳에서 환자를 돌볼 수 있었을까..

내 대답은 NO이다..

아마 나는 뒤려움을 떨치지 못하고 뛰쳐 나왔을 것이다.


매 순간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중환자실의 24시간..

그 곳에는 시간을 두배나 더 빨리 느끼며 분주히 움직이는

간호사들이 있다.

환자와 보호자들과 가장 가까이 있는 그들은 늘상 환자의 고통과

아픔을 함께 한다. 때로는 누구를 향한 분노인지도 모를 환자들과

보호자들의 분노와 욕설을 온 몸으로 받으면서..

그래도 그들은 환자들을 위해 주사기를 챙기고 소독약을 챙긴다.


투철한 직업 의식을 논하기도 부끄러워진다.


나의 일본인 친구는 7년동안 중환자실에서 일을 했다.

그 기간 동안 그녀는 온 몸과 정신이 피폐해졌다고 했다.

도저히 감당하기 힘들었던 그는 무작정 짐을 챙겨 한국으로 왔다고 한다.

그리고 그녀는 1년을 한국에서 지냈다.

일은 하지 않았고 여행을 다니며 맛있는걸 먹고

오로지 텅비어 버린 자신을 채우는데 열중했다.

그리고 정확히 1년 뒤 그녀는 다시 일본으로 되돌아갔고..

다시 병원으로 복직했다.


나에겐 대학에서 간호과를 다니는 조카가 있다.

대학교 졸업 후 자매 결연을 맺고 있는 일본의 병원에서

근무를 할 수 있다며 열심히 일본어 공부에 열중하고 있다.

외국의 대형 병원에서 일을 하고 돌아오면

차후 자신의 경력에 도움이 될거라 판단한듯 하다.

외국 병원에서 일하는 게 결코 만만치 않다는 걸 아는지 모르는지

안쓰럽다.


자신의 일에 자부심을 갖고 최선을 다하는 이는 아름답다.

특히 그 중에서도 남을 위해 헌신하는 일을 하는 이들은

더욱 빛나고 아름답다.

평소 건강한때는 전혀 모르고 살다가

어딘가 문제가 생겨 병원에 입원하게 되면

우리는 의사와 간호사에게 의지하게 된다. 간절하게..

그럴때 내가 만난 간호사들은 단 한번도 쌀쌀하지 않았다.

환자의 아픔과 보호자의 고충을 이해했고

항상 친절했고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했다.


환자에겐 편하고 안정된 최고의 의료 서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

많은 병원들이 서비스 개선에 노력중이다.

하지만 정작 그 곳에 일하는 간화사들의 인권과 처우는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는지..

의사의 보조 역활이 아닌 의료인으로써의 간호사들의 지위와

대접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내가 지켜본 바로는 시덥잖은 의사보다 경험많은 간호사들의

처치가 훨씬 훌륭했던 적인 한두번이 아니었다.

치료와 무관한 병원 내의 잡스러운 일로 그들의 시간을 뺏어서는

안될것이며 전문인으로써 충분한 대접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는 자신의 일에 자부심을 가지고 프로패셔널하게 움직이는

의료진들을 만나 적절한 의료 서비스를 받았다.

그건 나의 행운일지 모르겠지만..나는 믿고 있다.

환자를 지킬려고 노력하는 진정한 의료인들이 아주 많이 있다는 것을..

그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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