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피아빛 초상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406
이사벨 아옌데 지음, 조영실 옮김 / 민음사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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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피아빛 초상>의 시작은 1862년 센프란시스코의 차이나 타운에서 영국, 칠레, 중국의 문화를 등장시키며 복잡하게 전개된다. 등장하는 인물은 가계도를 거슬러 올라가 외증조 할아버지인 존 소머스 선장, 상업적 감각이 뛰어난 할머니 파올리나 델 바예 외 다수의 개성 강한 가족 구성원들이 차례로 소개된다. 독특한 배경과 흥미진진한 서사가 촘촘히 펼쳐진다. 이 글로벌한 가족의 독특한 문화는 흥미진진하고 거침없다. 문화 안에 갇힌 소극적인 서사가 아니다. 이들은 태생부터 이문화에서 저문화로, 이 나라에서 저 나라로 넘나든다. 세계를 누비는 가족에게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아니, 세계를 누비는 가족에게도 이들을 결속하게 하고 발목을 잡는 게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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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치 한 마리는 기쁨 - 두 아버지와 나, 그리고 새
찰리 길모어 지음, 고정아 옮김 / 에포크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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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우연히 까치 한 마리를 키우게 된 주인공이 나오는 소설처럼 시작한 찰리 길모어의 <까치 한 마리는 기쁨>은 평범하지 않은 저자의 솔직하고 치열한 언어의 특별한 에세이집이다.

우연히 까치 한 마리를 키우게 된 것도 평범하지 않게 여겨질 만도 하지만, 찰리 길모어의 인생에 그 정도는 아주 평범한 일화에 불과하다. 친부 히스코트(Heathcote Williams)는 영국의 시인, 배우, 정치 활동가 및 극작가이고 양아버지 데이비드 길모어(David Gilmour)는 영국의 록밴드 핑크 플로이드의 기타리스트이자 싱어송 라이터이다. 유명한 아버지를 둘이나 둔 찰리 길모어는 대학시절 전몰 위령비인 세너태프의 영국 국기에 매달리는 등의 난동을 부린 대가로 16개월 징역형을 선고받기도 한다(실제 감옥에서는 4개월을 보내고, 이어서 가택 연금의 기간을 보냄).

스스로도 파란만장한 인생을 걸었던 찰리 길모어는 <까치 한 마리는 기쁨>에서 두 아버지와 까치, 그리고 자기 자신에 대해 고민한다. 까치라는 미지의 생명체를 돌보면서, 같은 까마귓과의 새를 키웠던 친부를 추적하고, 그와 닮을까 두려운 자기 자신에 대해 고민한다. 양부인 데이비드 길모어는 비중이 많이 적지만 여러모로 완벽한 양부로서의 역할을 맡아준다. 하지만 양부만으로는 찰리 길모어의 결핍은 해소되지 않았고, 친부의 풀리지 않는 의문은 성인이 된 후에도 약한 부분을 자꾸 잡아챈다.

나는 아이가 아니다. 스물 일곱 살이고 결혼도 했다. 내 말뜻은 내가 나를 믿지 못한다는 것이다. 나는 책임감이 없는 것 같다. 나는 나 자신을 돌보는 일도 엉망진창이었다. 그러니 어떻게 아이를 돌보겠는가? 나에게 아이를 버리는 유전자가 있으면 어떻게 하는가? 갑자기 미쳐버리는 성향이 핏속에 흐르면? 히스코트의 실수를 반복한다면? 그리고 나 자신의 실수를 반복한다면? 물론 이런 말을 하지는 않는다. 그것은 나 자신에게도 정확히 말할 수 없는 것들이고, 어지러운 소음 때문에 제대로 생각할 수도 없다. 그리고 그 소음은 야나와 나 사이가 아니라 내 안에서, 내가 부닥친 뜨거운 공포에서 온다. 공포가 내 얼굴에 그려진 모양이다.

123p


새끼 까치는 어엿한 반려 동물로 집안을 장악해나간다. 먹을 것과 자기 자리를 요구하고, 자기와 시간을 보내기를 강요한다. 까치에 맞춰지는 여러가지 것들이 흥미롭다. 처음에는 여자친구(곧 결혼하게되는) 야나가 주체적으로 까치를 돌보지만, 찰리가 점점 많은 부분을 맡는 것도 볼 수 있다. 까치와 함께 찰리는 회복의 주파수를 찾아가는 듯하다.


새에게 먹이를 주는 일은 단순하면서도 복잡한 즐거움이다. 우울한 사람이 명백하게 좋은 일을 하는 방법이다. 통제력이 없다고 느끼는 사람이 세상에 약간의 영향력을 발휘하는 방법, 구멍 난 곳을 메우는 방법이다. 동물과 교감하는 일은 사람에게 좋다. 심장 박동 수를 줄여주고, 스트레스 수준을 낮추고, 사랑의 호르몬인 옥시토신을 증가시킨다고 한다.

262p

한편으로는 찰리 길모어가 생부에 집착하는게 힘겹게 보이기도 했다. 그냥 앞으로 나아가면 되지 않을까 싶기도 했다. 하지만 그토록 간절하게, 최선을 다해서 부딪힌 만큼 그가 확실히 벗어나고 마침내 얻어낸 것들도 있었다. 그 과정이 독자들에게 귀감이 되고 위로가 되어준다.

친부와 양부 모두 유명인이라서 그들을 찾아보는 재미도 있을 뿐더러, 찰리 길모어도 유명인인 덕분에, 그와 까치 벤젠도 유튜브에서 볼 수 있어서 에세이를 읽는 즐거움이 배가 되었다. (벤젠은 내가 생각했던 것 보다 너무... 컸다!!)

https://youtu.be/y6Ab2yirSlc






물론 작가의 인스타도 있음.

https://www.instagram.com/charliegilmour/




이 책에 기대했던 것들 - 부모로 인한 결핍을 극복하는 방법, 다른 생명을 돌보는 것의 경이로움이 가득 담겨있었다.

더불어 나쁜 부모와 좋은 부모, 그리고 부모가 나쁘거나 좋거나보다 더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치열하게 고민할 수 있었다.

그리고 다른 생명, 익숙한 애완동물이 아닌 까치라는 미지의 생명을 통한 애착과 배움의 영역을 넓혀갈 수도 있었다.

또 하나 기대하지 못했던 내용으로서 한 사람의 의식 구조, 연약한 정신을 단련시키는 방법, 책임감을 키워나가는 힘겹지만 제대로 된 투쟁에 대해서도 추적할 수 있었다.




흥미롭고도 완벽했던 에세이, 그리고 수많은 문장들을 길어올릴 수 있었던 멋진 책이었다.

제대로 날아오르고 싶은 많은 사람들이 읽어볼 수 있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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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이가 아니다. 스물 일곱 살이고 결혼도 했다. 내 말뜻은 내가 나를 믿지 못한다는 것이다. 나는 책임감이 없는 것 같다. 나는 나 자신을 돌보는 일도 엉망진창이었다. 그러니 어떻게 아이를 돌보겠는가? 나에게 아이를 버리는 유전자가 있으면 어떻게 하는가? 갑자기 미쳐버리는 성향이 핏속에 흐르면? 히스코트의 실수를 반복한다면? 그리고 나 자신의 실수를 반복한다면? 물론 이런 말을 하지는 않는다. 그것은 나 자신에게도 정확히 말할 수 없는 것들이고, 어지러운 소음 때문에 제대로 생각할 수도 없다. 그리고 그 소음은 야나와 나 사이가 아니라 내 안에서, 내가 부닥친 뜨거운 공포에서 온다. 공포가 내 얼굴에 그려진 모양이다. - P123

새에게 먹이를 주는 일은 단순하면서도 복잡한 즐거움이다. 우울한 사람이 명백하게 좋은 일을 하는 방법이다. 통제력이 없다고 느끼는 사람이 세상에 약간의 영향력을 발휘하는 방법, 구멍 난 곳을 메우는 방법이다. 동물과 교감하는 일은 사람에게 좋다. 심장 박동 수를 줄여주고, 스트레스 수준을 낮추고, 사랑의 호르몬인 옥시토신을 증가시킨다고 한다. - P2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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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크노소셜리즘 - 불평등·AI·기후변화를 중심으로 새로운 세계는 어떻게 형성될까?
브렛 킹.리처드 페티 지음, 안종희 옮김 / 매일경제신문사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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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을 수록 내가 이토록 아는게 없었다는 데에 놀랄 수 밖에 없었다.

세계는 미친 속도로 변하고, 내게 이 많은 분야의 변화를 알 재간이 있을 리 만무했다.

알 필요가 없는 변화였나, 애처롭게 반문해봤자 - 왜 알 필요가 없겠는가!

모든 변화는 이미 일어났고, 내 옆에 와 있었다.

다시, 그런데, 왜 몰랐지?

엄밀히 말하면, 이 책은 아는 줄 알았던 많은 것들에 대해 이야기한다.

인공지능, 가상화폐, NFTs, 불평등, 기후문제, 차세대 교육 등…

하지만 전혀 다른 이야기를 하는 것 같다.

인공지능은 어떻게 발전할까?

더 놀랍게, 더 똑똑하게, 더 유용하게?

아니다.

최고의 데이터와 학습경험을 가질 수 있는 역량이 있는 기업들이 소유할 것이다. (p. 90)

이미 인공지능의 특정 기술을 개발한 작은 회사들은 거대 기술기업의 소유가 되고 있다.

최첨단 건물과 수많은 로봇들은 어디에 있더라?

몰랐다고 할 수 밖에 없지만, 알고 보면 이미 벌어진 일

앞으로 더욱 심화될 일에 대한 이야기이다.

그렇다면 불평등은?

더욱 심화될 것인가? 해결책은?

책을 읽을 수록 궁금증과 갈증이 느껴진다.

변화에 뛰어들어야 할 것 같은 압박도 있다.

하지만 단기적으로는 아마도 중기적으로도, 상황은 어느 정도 괜찮을 것이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어떨까? 이것이 문제다. 우리는 과거에 계속 고정되어 있거나 현재에 머물며 미래와 단절된 채 살 수는 없다. 미래는 순식간에 현재가 될 것이다.

p. 136



<테크노소셜리즘>은 여러 분야를 연결하며, 미처 보지 못했던 관점을 정면에 내세운다.

‘테크노소셜리즘’이라는 신조어 부터 테크노-’기술’과 소셜리즘-’사회주의’의 연결이다.

흔히 생각할 수 있는 연결과는 거리가 멀다.

하지만, 그런 도약이야말로, 변화의 속도를 측정할 단위이다.

‘기후문제’라는 전방위적이고 느리고 뻔한 해결책이 없는 암담한 전 세계적 기만은 어떨까?

트럼프 정부가 저격한 이민 문제는 조금이라도 타당성이 있을까?

코로나 이후의 노동자들은 어떤 힘이 생겼을까?

차세대 교육은 어떠한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까?

전혀 다른 분야의 질문같아 보이지만, <테크노소셜리즘>에서는 이들 문제를 유려하게 정렬한다.

그리고 ‘테크노소셜리즘은 효율적인 사업’임을 강조한다. (p. 249)

수 많은 질문과 ‘테크노소셜리즘’은 당연히 다르게 연결되며, 읽는 독자들도 서로 달리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막막하고 방안이 없는 문제에 있어서 ‘테크노소셜리즘’은 반드시 고려해야 할 요소이며, 결국은 취하게 될 미래로 보인다.

다행인 점은, 이 책은 밝은 전망을 제시한다는 것이다.

어쩌면 아직 제대로 취해지지 않은 방안이라서 기대가 되는 것일 수 있다.

선택은 선택할 수 있는 자의 몫이며, 시작점에서의 방향은 조금만 틀어져도 전혀 다른 곳을 지향하게 될 지도 모른다.

그렇기에 다수가 <테크노소셜리즘>에 대해 꿈꾸고, 이에 대한 비전을 갖게 되었으면 좋겠다.

p.s. 의외의 인문학적 지점도 있었다.

인공지능의 논리와 지능을 구별하는 것이 사랑과 인간적 감성과 연민(p. 224)이라면 인간에게 사랑과 인간적 감성과 연민이 제대로 있을까?

인권과 관련한 이데올로기적 입장? 관점A는 내가 알던 인권의 개념인데, 관점B에서 태생적 장점과 타인의 노력을 인정하는 문제가 인권 개념에 들어가 있다. 게다가 적자생존?

미래는 정말 새로운 곳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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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단기적으로는 아마도 중기적으로도, 상황은 어느 정도 괜찮을 것이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어떨까? 이것이 문제다. 우리는 과거에 계속 고정되어 있거나 현재에 머물며 미래와 단절된 채 살 수는 없다. 미래는 순식간에 현재가 될 것이다. - P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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뷔히너 전집 열린책들 세계문학 247
게오르그 뷔히너 지음, 박종대 옮김 / 열린책들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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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12

당통: 관두자고. 우리의 감각은 무디기 짝이 없어. 서로를 잘 안다고? 그러려면 각자의 두개골을 열어 뇌의 섬유 조직에서 생각을 꺼내 봐야 해.

 

📑p. 17

당통: 그 사람들이 역겨웠어. 카토처럼 미풍양속 운운하며 거들먹거리는 그런 자들을 눈뜨고 지켜볼 수가 없었네. 내가 원래 그렇게 생겨 먹었거든. (자리에서 일어난다)

 

📑p. 24

시민1: 우리가 민중입니다. 우리는 법 같은 건 원치 않아요. 이런 우리의 뜻이 법입니다. 그렇다면 법의 이름으로 말하건대, 법은 더 이상 필요 없어요! 그냥 때려 죽입시다!

 

✍️

영화보다 책을 좋아하는데, 연극보다 희곡을 좋아해야 하는 건가, 고민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희곡은 제대로 읽어 본 적이 없다.

 

영화관도 못 가본지 오래-

연극은 언감생심.

연극의 그 밀접함, 눈앞에서 벌어지는 박진감, 생생한 자극은 기억 속을 헤집어야 한다.

 

애써 연극의 분위기를 떠올리며, 나의 첫 희곡책 <뷔히너 전집>

1813년-1837년 23세의 젊은 나이로 요절한 천재 뷔히너의 희곡

생소하지만, 독일 희곡이다.

<뷔히너 전집>이 첫 희곡책이어도 될까, 싶지만.

 

희곡 문외한인 나에게는 일종의 대본집,

등장인물이 많은 대사로 이루어진 책으로 다가온다.

그런데 가독성도 문장도 너무 좋은거 아닌가?

희곡은 예상보다 압도적이다.

그리고 희곡이라는 형식은 상당히 효과적이라고 느껴진다.

 

희곡책에 대한 조언 요망,

일단은 재미있게 읽을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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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통: 관두자고. 우리의 감각은 무디기 짝이 없어. 서로를 잘 안다고? 그러려면 각자의 두개골을 열어 뇌의 섬유 조직에서 생각을 꺼내 봐야 해. - P12

당통: 그 사람들이 역겨웠어. 카토처럼 미풍양속 운운하며 거들먹거리는 그런 자들을 눈뜨고 지켜볼 수가 없었네. 내가 원래 그렇게 생겨 먹었거든. (자리에서 일어난다)
- P17

시민1: 우리가 민중입니다. 우리는 법 같은 건 원치 않아요. 이런 우리의 뜻이 법입니다. 그렇다면 법의 이름으로 말하건대, 법은 더 이상 필요 없어요! 그냥 때려 죽입시다! - P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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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득 윌북 클래식 첫사랑 컬렉션
제인 오스틴 지음, 송은주 옮김 / 윌북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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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인 오스틴의 <설득>은 세심한 플롯의 아름다운 소설이다. 구체적인 배경과 인물의 세밀한 묘사, 심층적인 감정선이 처음 부터 끝까지 절묘한 균형을 이루고 있다.

제인 오스틴의 소설은 특정 시대의 특정 계층의 문화를 완벽히 재현해 낸다. 사회 문화적 한계를 벗어나지 않는 서술 내에서의 통찰과 비판, 계층 안에서의 교류와 일상의 풍부한 서술은 한계로 남기 보다는 일상이 도려내어지고 특정 주제에 침착한 소설보다 유순하고 우아하게 기능한다.

삶은 누구에게나 가정적이고, 사회 문화적 한계에 벗어나 유리된 삶을 사는 사람은 기인에 불과하다. 사회 문화적 한계 내에서 아무도 순응만 하지 않고, 모두가 모든 것을 옹호하지 않는게 일상이다.

각자의 삶에서 풍부하게 펼쳐지는 로맨스를 보여주는 제인 오스틴 소설, 여러번 영화화 되고 대중적 공감을 얻었고 그 중에도 현실적이고 완성도가 높은 <설득>은 요즘이도 유효하기에 2022년도 영화(넷플릭스 2022년 7월 15일 출시)만들었을 것이다.


소설 <설득>은 완벽한 시대극을 품고 있으나, 드라마틱하고 자극적인 전개는 아니다. <설득>은 사실 느린 호흡으로 읽을 필요가 있다. 주인공 앤의 사랑은 오래 전에 시작되었다 사그라진 후였고, 앤은 사랑에 느긋해 보이기만 하다(어쩌면 내가 너무 조급한 것일지 모르지만). 그녀의 사랑은 사려깊고 현명하기에 이런 사랑의 전개를 20대 때에 배웠더라면 좋았을 법 하다. 과연 배울 수 있었더라면 말이다!

나와 속도는 맞지 않을 수 있지만 다행스럽게도 주인공 앤은 매력적인 인물이다. 단연코 앤을 싫어 할 수는 없다. 앤은 누구보다도 사려깊고, 모든 사람을 아우르면서도 분위기를 잘 파악한 후, 자신이 해야 할 역할을 맡아서 흔쾌히 해 내는 인물이다.

사실, 일상에 필요한 역할이라는 것은 의외로 미묘한 지점인데, 앤에게는 뻔하고, 다른 사람들은 알면서도 맡지 않기 위해 모르는척하고, 사실은 맡아낼 수 없는 역할이다. 앤은 균형추로, 윤활제로, 현명한 길잡이로 활약하고, 누구나 앤을 신뢰하고 의지한다.

심지어 앤은 독자를 계속 소설 속에 빠져들게 설득하는 인물로서의 역할도 잘 수행하는 주인공이다.

읽는 내내 사실 안달이 많이 났다.

앤을 제대로 설득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앤은 다른 사람들을 어떻게 설득시킬 수 있을까?

도대체 누가 먼저? 언제? 어떻게?

몇 번이나 이 책의 제목이 <설득>인 점과, 윌북의 ‘첫사랑’ 컬렉션에 속했고, 게다가 색도 연핑크빛이라는 점에 기대어 희망의 끈을 부여잡았는지 모른다.

느긋하고 모든 것을 고려하는 앤과 자꾸만 변해가는 상황은 나를 안달나게 했고, 느린 호흡으로 읽기는 커녕 다그쳐 소설을 읽어나가기에 바빴다. (다 읽고 나서야 평온하게 앞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제인 오스틴이 심혈을 기울여 만든 매력적인 주인공 앤, 그녀의 깊은 아름다움과, 현명한 첫사랑의 절정을 맛보기를 원한다면, 핑크빛의 윌북의 W클래식 첫사랑 컬렉션, <설득>을 꼭 읽어보기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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