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숙하고 정감가는 그림체와 함께 줄거리를 간단히 소개해드릴게요.
해밀초등학교 2학년 1반, 곱슬머리에 빨간 테 안경을 쓴 강정인은 해든 분식의 둘째 딸이에요.
비가 오다 말다 하는 어느 장마철 오후 정인이의 우산이 사라졌어요.
정은 언니가 유치하다며 물려준 오렌지색 땡땡이 우산... 같은 반 김반찬이 줘도 안 쓴다고 한 우산이긴 해요.
정인이는 김반찬을 범인으로 의심하며 우산에 저주를 걸어 버리지요.
“그 우산 펴면, 세상에서 제일 싫어하는 것으로 변한다!”
그런데 저주에 걸린 건 김반찬이 아니라 강정인?!
지난 일요일, 눈물의 생일 파티 이후 이제는 쳐다보기도 싫어진 바로 그것으로 변신해 버리고 말아요.
변신해서 보는 해든 분식의 풍경은 새로웠어요.
단골손님이 하나둘 오고, 오늘따라 엄마가 왠지 덤을 많이 주는 거 같고…….
늘 분식집 제일 안쪽 테이블에서 수학 문제집을 풀거나 받아쓰기 연습을 했던 정인이는 일하는 엄마의 모습을 처음으로 가까이에서 보게 돼요.
정은 언니, 김반찬과 김반찬네 엄마, 단짝 지안이와 소미도 분식점에 모여드니 변신한 사실을 잊은 채 반가움을 느끼기도 하지요.
많고 많은 것 중 하필 분식으로 변신하다니!!! 분식집 딸로서는 최악이라 할 수 있는 상황이지만 위기 속에서도 낙관을 잃지 않고 순간순간을 즐길 줄도 아는 정인이의 모습은 웃음을 자아내며 다음에는 어떤 이야기를 이어나갈지 궁금하게 만든답니다.
몇 번의 먹힐 뻔한 위기를 겨우 넘기고ㅋㅋㅋ 자기가 없는 해든 분식에서 듣는 자기 이야기에 뾰족하게 곤두섰던 마음이 점점 몽글몽글해지는 정인이.
한편, 당장 조리대에서 뛰쳐나가 분식집 둘째 딸 강정인으로 돌아가야 할 억울한 상황에 빠지는데…….
“세계에 대한 안정감과 가족에 대한 믿음”을 잘 그려냈다는 평을 받은 [해든 분식]은 변신 판타지의 재미, 쫄깃한 긴장감의 반전을 품으면서도 자신만의 자리에서 해맑게 자라는 아이의 성장을 떡튀순 세트처럼 빈틈없이 골고루 담아낸 책이랍니다.
좋아하는 친구들을 생일 파티에 초대해 잘 대접하고 싶은 마음,
사랑하지만 내 마음처럼 움직여 주지 않는 가족에 대한 서운함,
성격과 취향은 달라도 마음은 잘 통하는 단짝 친구들과의 우정,
친구인지 원수인지 헷갈리지만 서로 일상에 빼놓을 수 없게 된 이성친구와의 별별 사건까지~! 와글와글한 일상 속에서 정인이는 다양한 감정을 맛보며 모락모락 자라나지요~^^
일하느라 바빠 우산 마중 한번 나와 주지 못하는 엄마에게 서운함을 느끼며 시작하는 이야기는 이해와 화해의 햇살을 비추며 끝을 맺는답니다.
“먹는 경험의 즐거움과 세계에 대한 안정감이 결부된” [해든 분식]은
아이들이 씩씩하게 자기 자신을 표현할 수 있도록,
때때로 찾아오는 위기 속에서도 긍정과 유머를 발견해 낼 수 있도록,
평소와 다른 자리에서 타인의 마음을 헤아려 볼 수 있도록,
자라나는 모든 존재들을 따뜻하게 격려해 줄 이야기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