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랑 같이 떠날 테냐아?"
사미가 물었다. 숨이 턱 막히고 얼굴이 달아올랐다. 어떻게 해야 할지 누구라도 붙잡아 묻고 싶었지만 결정은 오로지 내 몫이었다.
"네, 떠날래요."
내가 고개를 끄덕이자 사미는 공손한 손짓으로 이동 장치를 가리켰다.
우리는 여행을 떠났다. -P.110
<그날, 사미가 물었다>
끔찍한 현실을 벗어날 기회를 붙들고 새로운 삶을 건설한 여림이.
여름이가 천천히 산이에게 다가간다.
산이는 자기도 모르게 눈을 감는다.
둘의 입술이 마주 닿는 순간, 몽에뚜와르들의 환호성이 세찬 바람처럼 휘몰아친다. 여름이와 산이 사이로 남생이무당벌레가 포르르 날아오른다.
마침내, 한여름의 랑데부였다. -P.139
<한여름의 랑데부>
두 아이가 만나 서로 좋아하는 마음을 인정하기까지 세대를 거듭하며 통곡의 세월을 보내야 했던 몽에뚜와르 행성인들처럼
5편의 이야기들은 SF부터 로맨스까지 다양한 장르가 한데 모여 상상의 나래가 펼쳐지는 시간이었습니다.
오른쪽 세상과 왼쪽 세상을 이야기할 때는 정말 신세계였고, 상상해보지 못한 이야기들이 펼쳐져서 작가의 상상력에 감탄을 하며 읽었답니다.
오른쪽 세상을 살면서 왼쪽 세상의 모습을 동시에 보는 것은 일상생활에 굉장히 많은 어려움을 줄 수 있겠지만 굉장한 호기심을 일게 만드는 이야기였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인간이 로봇을 만들고 있지만, 정말... 정말 언젠가는... 로봇이 인간을 다시... 이 글처럼 부화시키고 키워낼 수도 있겠구나 생각해보니 무서웠습니다.
많이들 상상해보는 모습들이지만 알에서 인간을 부화시키는 신선한 설정이 꽤 신빙성도 있었고요...
제가 미처 도달할 수 없는, 차마 따라가지 못할 상상력을 지닌 작가님의 글이라 느껴지며 어메이징한 기분이 사라질 틈없이 읽었습니다.
초등맘 카페에서 당첨되었습니다. 문학동네로부터 제공 받아 직접 체험 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