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직장에서 세미나가 있어 좀 늦게 집에 돌아갔더니만, 이제 막 유치원에 들어간 5살배기 아들녀석이 매달리면서, 아빠가 학교에서 스승의 날이라고 받아온 꽃을 내일 유치원 선생님께 가져다 드리겠다고 했다.

다른 친구들은 꽃을 다 가져다 드렸는데, 자기만 안 가져갔다고 하면서...

그러고 보니, 스승의 날인데 내가 너무 무심한 엄마라는 생각에  순간 너무 미안했다.

솔직히 말하자면, 선생님께 죄송한 것보다 친구들은 꽃을 가져다 드리는데, 혼자만 그 광경을 물끄러미 보았을 아들녀석을 떠올리니 가슴이 아팠다.

"경재야, 오는 친구들 모두 선생님께 꽃을 갖다 드렸어?"

"아니, 황도원하고 배서영은 갖다주고, 배강현하고 민지는 안 왔구.. 또.."

"친구들이 선생님께 꽃을 드릴 때 경재 기분은 어땠어?"

"친구들이 미웠어."

엄마의 무심함 때문에 친구들을 미워하게 만들수도 있다는 생각에 순간 겁이 덜컥 나기도 했다.

"그래, 내일 저 꽃 선생님께 갖다드리자."

"엄마, 최고. 엄마, 고맙습니다. 난 엄마가 제일 좋아."

녀석은 이런 말을 하면서 나를 더욱 미안하게 만드는 것이었다.

나는 갑자기 학부형이 된 것 같은 두려움과 책임감을 느끼며 오늘 하루 마음아팠을 녀석을 꼬-옥 안아주었다.



경재야,

네가 내게로 와서 내가 얼마나 감사한지 모르지?

너의 환한 미소에 내 피로가 모두 씻기고

너와의 포옹에 내 가슴은 온통 따뜻함으로 가득하단다.

너로 인해 내가 성숙하고

너로 인해 배려와 이해를 조금씩 배우며

너에게 보여지는 내 행동과 말투를 다시 한 번 반추하게 되니

비로소 어른이 되어 가는 사다리를 한칸 한칸 오르고 있는 것 같다.

늘 감사하고 늘 사랑해.. 우리 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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