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꾸로 말했다 ㅣ 상상 동시집 40
장철문 지음, 최정인 그림 / 상상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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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이 책은 독서대에 올려두고 한참을 바라봤다.
자꾸 눈길이 갔다.



표지 속 아이가 나를 바라보고 있는 것 같아서.
입술은 꼭 다물고 있는데, 금방이라도 무슨 말을 건넬 것 같았다.
지금도 나를 보고 있는 것 같다. ㅋㅋ




『거꾸로 말했다』를 읽으며
나는 아이들이 동시를 많이 읽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동심을 잃지 않고 곁에 두고 살았으면 좋겠다.
어른이 되어서도 가끔은 어린아이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봤으면 좋겠다.


그러면 우리가 늘 보던 세상도
조금 더 재미있고, 조금 더 이상하고,
조금 더 반짝이지 않을까.







「거꾸로 말했다」를 읽다가 마음이 쿵 내려앉았다.


“괜찮아요”라고 말할 때 괜찮지 않았고
“저는 됐어요”라고 말할 때 되지 않았고
“아니에요”라고 말할 때 아니지 않았던 마음.


그리고 마지막에 건네는 말.

“아무 때나 웃지 마
어색할 때는 그냥 있어도 돼.”


괜찮지 않은데 괜찮은 척하지 않아도 된다는 말.
어색하면 그냥 어색한 채 있어도 된다는 말.


아이에게 하는 말 같지만
사실은 어른인 나에게도 필요한 말이었다.






또 「목련이 하는 말이」에서는
목련이 피었다고 하지 말고
‘춘다’고 하면 어떠냐고 묻는다.


우리 집 마당에 목련이 시작했어.
춤을!


피는 게 아니라 춤을 춘다고 생각하는 순간,
목련이 전혀 다른 모습으로 보인다.



아, 동시는 이런 거구나.


익숙한 말 하나를 살짝 뒤집었을 뿐인데
세상이 새롭게 보인다.







아이들이 동시를 읽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그때 만난 말과 마음을 오래 품고 살았으면 좋겠다.


어른이 되어서도
세상을 너무 빨리 이름 붙이지 않고,
가끔은 목련이 춤추는 것도 알아볼 수 있는 사람으로.


『거꾸로 말했다』를 읽고
잠시 어린아이의 눈을 빌려 세상을 바라봤다.


오늘은 나도
조금 천천히 바라봐야겠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거꾸로말했다 #상상동시집 #장철문 #동시추천 #어린이동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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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원 송편 - 보름달 대작전 ㅣ 두고두고 보고 싶은 그림책 171
김지현 지음 / 길벗어린이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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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달에 사는 토끼들은 추석이 가까워지면 아주 바빠진다.



사람들이 보름달을 보며 소원을 빌기 때문이란다.

그래서 옥토끼 대장과 열두 토끼 대원들은 한가위를 앞두고 ‘보름달 대작전’을 시작한다.

지난해 소원 종이를 정리하고, 달 할머니를 목욕시키고, 구름 대표단과 추석 날씨를 협상하고, 희망 가루를 모아 송편을 빚는다.






“소원, 이루어져라!”


꾹꾹 마음을 담아 만든 송편은 이제 지구로 배달해야 하는데,
문제가 생겼다.


송편은 산더미처럼 쌓이고
배달할 토끼는 턱없이 부족하다.





여기서부터는 아이와 함께 읽으며 질문을 던져보면 더 재미있어진다.


“토끼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
“누구에게 도움을 요청하면 좋을까?”
“네가 토끼라면 어떤 일을 맡고 싶어?”



다음 장면을 그냥 기다리는 대신
아이도 달토끼들의 작전에 함께 참여하게 된다.



그림 속 열두 토끼가 저마다 맡은 일을 찾아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누군가는 소원을 정리하고, 누군가는 희망 가루를 모으고, 누군가는 날씨를 협상한다.






모두가 같은 일을 잘할 필요는 없다.
각자의 자리에서 자기 몫을 해내고, 어려울 때는 서로에게 도움을 청한다.


그 모습이 귀엽기도 하지만 따뜻했다.


그리고 이 책을 읽으며 다시 생각했다.


아이에게 그림책을 읽어주는 건
책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일만은 아닐지도 모르겠다고.


가끔은 질문 하나가
아이의 이야기를 꺼내는 일이기도 하니까.


“그럼 너는 어떤 소원을 빌고 싶어?”


이 질문 하나에 아이가 한참을 생각할 수도 있고,
엉뚱한 소원을 이야기할 수도 있고,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을 비밀 소원을 간직할 수도 있다.







추석이면 송편을 먹고 보름달을 바라보며 소원을 빌었던 익숙한 풍습에
‘달토끼들이 우리의 소원을 위해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는 상상을 더한 『소원 송편』.


귀여운 토끼들을 따라가며 웃다가
서로 돕는 마음과 소원을 품는 설렘까지 만날 수 있는 그림책이다.


이번 추석에는 아이와 함께 읽고
우리 가족의 소원도 하나씩 이야기해 보면 어떨까.


달토끼들이 듣고 있을지도 모르니까.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소원송편 #벗뜨리5기 #보름달 #추석그림책 #그림책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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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이의 추석 이야기 ㅣ 두고두고 보고 싶은 그림책 2
이억배 지음 / 길벗어린이 / 199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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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30년 전 추석이 그림책 속에 그대로 남아 있었다.



『솔이의 추석 이야기』를 펼치자마자
자꾸 이런 말이 나왔다.


“맞아. 그때는 이랬지.”



황금빛 논과 논두렁의 콩,
색동 한복을 입은 솔이와 두 손 가득 선물을 든 아빠,
포대기에 동생을 업은 엄마.


지게를 진 어르신, 경운기,
굴뚝 옆에 쌓인 땔감과 호박 덩굴, 감나무까지.

표지부터 이미 그 시절의 풍경이 가득하다.





추석을 앞두고 미용실과 목욕탕은 북적이고
고향에 가져갈 선물을 준비하고
이른 새벽 귀성길에 오른다.


사람들로 가득한 버스터미널에서는
둘리 풍선도 보인다. 🦕


꽉 막힌 고속도로,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먹는 컵라면과 오징어,
잠깐 눈을 붙이고 몸을 풀던 사람들.






그림을 보고 있으니
문득 엄마 손을 잡고 시장에 가서
‘추석빔’으로 새 옷을 사던 기억이 떠올랐다.

그리고 명절이면 은근히 기다려졌던 것.

큰아빠가 이번에는 어떤 선물을 사 오실까?

그중에서도 내가 제일 좋아했던 건
과자 선물세트였다.

요즘처럼 예쁜 포장에 낱개로 골라 담는 과자가 아니라
과자가 한가득 들어 있는 커다란 상자 하나.

그걸 받아 들고 얼마나 좋았던지.
아마 과자보다도 ‘명절에만 받을 수 있는 특별한 상자’라서 더 좋았던 것 같다.

이 책을 읽다 보니
그때의 풍경이 하나둘씩 따라 나온다.






드디어 시골에 도착하면
커다란 당산나무가 반겨주고
저 멀리서 할머니가 두 팔 벌려 달려오신다.


송편을 빚고, 음식을 만들고,
차례를 지내고, 성묘를 하고,
풍물놀이에 마을 사람들이 함께 어깨를 들썩인다.


한 장 한 장 넘길수록
추석 이야기를 읽는 건지
내 어린 시절을 다시 들여다보는 건지 모르겠다.


그래서 이 책은 단순한 추석 그림책보다
한 시대의 생활을 담아낸 풍속화처럼 느껴졌다.





아이에게는
“옛날 추석은 이랬구나.”를 보여주는 책이고,


어른에게는
“우리도 그때 이렇게 살았지.”
하며 기억을 꺼내게 하는 책이다.


30년이 지나 풍경은 많이 달라졌지만
가족을 만나고 음식을 나누고
함께 웃는 마음은 여전히 남아 있다.



이번 추석에는 아이와 함께 이 책을 펼쳐놓고
그림 속에서 지금은 보기 어려워진 것들을
하나씩 찾아봐도 재미있겠다.



아이의 질문에 답하다 보면
나도 잊고 있던 추석의 기억 하나쯤은
다시 꺼내게 될 테니까.



아이에게는 옛날 추석,
나에게는 어린 시절.



30년의 시간이 켜켜이 담긴
『솔이의 추석 이야기』.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솔이의추석이야기 #이억배 #벗뜨리5기 #추석풍경 #추석명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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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보의 일요일 ㅣ 소원우리숲그림책 30
김아란 지음 / 소원나무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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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아픈데, 시민증이 없으면 치료받을 수 없을까요?



『보보의 일요일』을 읽으며
처음 알게 된 곳이 있다.
바로 라파엘 클리닉.


호두숲 나라로 이주해 온 보보와 엄마.
일하다 다친 엄마는 병원을 찾아가지만
시민증이 없다는 이유로 비싼 진료비를 안내받고
결국 아픈 다리를 이끌고 집으로 돌아온다.


그러다 이웃 할머니의 소개로 찾아간
‘라파엘 진료소’.


그곳에서는 이주민 노동자들에게
진료비 걱정 없이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의사와 간호사, 약사, 대학생 등 여러 사람들이
시간과 재능을 나누고 있었다.








그림책 속 이야기인 줄 알았는데
실제 모델이 된 라파엘 클리닉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나니
보보의 이야기가 조금 다르게 다가왔다.


누군가에게는 당연한 병원 한 번 가는 일이
누군가에게는 큰 장벽이 될 수도 있다는 것.


그리고 이 책에서 오래 마음에 남은 건
도움을 받은 보보 엄마가
자신이 할 수 있는 일로 다시 누군가를 돕는 장면이었다.


“제가 할 수 있어요.”


밤섬 나라 말을 통역할 수 있다는 말에
보보 엄마가 손을 들었던 순간.


도움은 한쪽 방향으로만 흐르는 게 아니구나.
내가 가진 작은 것도 누군가에게는
꼭 필요한 도움이 될 수 있구나.








『보보의 일요일』은
거창한 구호보다 한 사람의 일상을 보여주며
사람을 사람답게 대한다는 것이 무엇인지
조용히 묻는 그림책이다.


처음 알게 된 라파엘 클리닉도,
그곳에서 시간을 내어 마음과 재능을 나누는 사람들도
고맙고 감사했다.


아이와 함께 읽는다면
“모두가 똑같아야 한다”는 말보다
“아픈 사람이라면 누구나 치료받을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이런 이야기를 나눠봐도 좋겠다.


마음을 크게 흔들어 놓고도
목소리는 참 조용한 그림책.


『보보의 일요일』이었다.




도서 제공으로 읽고 나눕니다.



#보보의일요일 #김아란작가 #그림책추천 #인간존엄 #라파엘클리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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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사의 힘 - 단 한 줄을 쓰더라도 우아하게
사라 카우프먼 지음, 박혜원 옮김 / 서스테인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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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문장을 움직이는 건 결국 동사였다.



글을 쓸 때면 좋은 표현을 찾으려고 형용사를 고르고, 문장을 조금 더 예쁘게 다듬으려고 했다.


그런데 『동사의 힘』을 읽으니
문장을 살리는 건 어쩌면 동사 하나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 속 예문만 읽어봐도 알겠다.

동사 하나를 바꾸었을 뿐인데
장면의 분위기가 달라지고,
감정의 온도가 달라지고,
문장에 속도까지 생긴다.


아, 글맛이라는 게 이런 거구나.


덜어낼 때는 덜어내고,
정말 필요한 순간에는 정확한 단어 하나를 붙이는 것.


결국 좋은 글은 말을 많이 보태는 것이 아니라
내가 본 것을 가장 정확하게 움직이는 단어를 찾는 일이었다.





그래서 이 책을 읽으며
‘잘 쓰는 법’보다 ‘잘 바라보는 법’을 생각하게 됐다.



그리고 문득 AI가 궁금해졌다.

AI는 앞으로 지금보다 훨씬 더 매끄럽고 근사한 문장을 만들어낼 것이다.
그렇다면 언젠가는 사람보다 글을 더 잘 쓰게 될까?



수많은 문장을 만들어내는 건 AI가 더 잘할 수 있지만,
내가 직접 본 장면과 그날의 감정을 어떤 동사 하나로 붙잡을지는 결국 나의 몫이라는 생각에 닿았다.



AI가 글을 잘 쓰는 시대가 올수록
오히려 내가 무엇을 보고, 무엇을 느꼈는지가 더 중요해지는 건 아닐까.



『동사의 힘』은 동사를 잘 쓰는 법을 알려주는 책이면서
내가 살아가는 순간을 조금 더 자세히 바라보게 하는 책이었다.



앞으로 글을 쓸 때 한 번씩 생각해봐야겠다.

“이 동사가 정말 맞을까?”


좋은 동사를 찾기 전에,
내가 무엇을 보았는지부터 조금 더 오래 바라봐야겠다.



북피티님의 서평단 모집,
서스테인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동사의힘 #서스테인 #시라카우프먼 #잊히지않는글을쓰는법 #동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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