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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을 쫓는 아이
할레드 호세이니 지음, 왕은철 옮김 / 현대문학 / 2010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http://blogfiles.naver.net/20140708_40/pig363_1404773524482URirn_JPEG/%BF%AC%C0%BB%C2%D1%B4%C2%BE%C6%C0%CC1.jpg)
사람들은 과거를 묻을 수 있다고 얘기하지만, 나는 그것이 틀린 말이라는 걸 깨달았다. 과거는 묻어도 자꾸만
비어져 나오는 것이기 때문이다. 돌이켜보면, 나는 지난 26년 동안 아무도 없는 그 골목길을 내내 들여다보고 있었던 것 같다.
아미르와 하산은 어릴적 부터 친구처럼 한집에 자란다.
하지만 아미르는 주인의 아들이었고 하산은 하인의 아들로 친구가 될수가 없다. 아미르 또한 하산을 한번도 친구라고 생각해본적이 없다.
어쨋거나 둘은 나름의 즐거운 추억을 가지고 어린시절을 보낸다.
아미르의 아버지 바바는 사회적 지위도 있는 사람이었지만 많은 사람들에게 베풀 줄 아는 사람으로 존경을 받는 인물이다.
유독 소심한 성격의 아미르에게는 그다지 관대하지가 못하다. 그런 바바에게 아미르는 사랑받기 위해 노력 한다.
아프가니스탄의 과거 러시아군에 의한 전쟁이 시작될때 즈음의 배경이라 왠지 우울한 분위기를 지니고 있다.
아니면 내가 아프가니스탄이라는 나라를 생각하면 전쟁이 먼저 떠오르는 것이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매년 겨울 카불 사람들이 기다리는 연싸움 대회가 열리는데 최후의 승자는 영웅이나 다름이 없었다.
아미르는 아버지에게 인정받기 위해 떨리는 마음으로 대회에 참여하게 되고, 최후 승자의 자리를 거머쥐게된다.
하산은 아미르를 위해 상대방의 떨어진 연을 찾으러 뛰쳐간다.
"도련님을 위해서라면 천 번이라도!"
가장 중요한 사건의 시작점이다..
아미르는 연을 쫓으러 간 하산을 찾으러 가고 그곳에서 늘 그들을 괴롭히던 아이들에게 둘러싸인 하산을 발견하게 된다.
하산은 미천한 신분이라 감히 아이들에게 대들수도 없다. 그럼에도 아미르에게, 주인님에게 줄 연을 지키려고 한다.
결국 하산은 아이들의 폭력에 무방비 상태로 당할수 밖에 없었는데.. 여기서 좀 이해가 안됬던게..
성폭행을 당하게된다.. 남자가..남자아이를?? (순간..하산이 여자였나?? 다시 책 앞부분을 펼쳐봤다.. 남자인데..?
아프가니스탄의 문화에서 내가 이해할수 없는 어떤것이 있는것 같다..)
결국 아미르는 하산을 구할 용기를 내지 못한다.
나는 그들을 더 이상 차마 바라보지 못하고 돌아섰다. 뭔가 따뜻한 것이 내 팔목에 흘러내리고 있었다...
내가 마음의 결정을 내릴 마지막 기회였다. 하산이 과거에 나를 위해 그랬던 것처럼, 골목으로 들어가 하산의
편을 들어주고 싸우고 무슨 일이 일어나든 그 결과를 감수하거나, 혹은 달아날 수 있었다.
결국, 나는 달아났다.
이후 아미르와 하산은 예전처럼 지내지 못하게 된다.
이어서 일어나는 사건들.. 하산이 집을 떠나게 되고, 전쟁이 일어나고, 바바와 아미르가 미국으로 피난을 가게되고..
많은 일들이 일어나지만 아미르의 마음 한켠엔 항상 하산에 대한 죄책감이 자리 잡고 있다.
그리고 하산에 대한 죄책감은 마지막으로 다시 착해질수 있는 길을 찾아 카불로 떠나게 된다.
책장은 몇장 남지 않았는데, 책을 살며시 내려 놓는다.
깊은밤 아이들이 잠들어 있는 방에 들어가 아이들의 새근히 잠든 숨소리를 듣는다.
찬찬히 얼굴을 들여다 보고 이불을 다시 덮어 주었다.
이렇게 예쁜 아이들인데.. 그렇게 예쁠 아이들일텐데..
다시 책을 들며, 차라리 그냥 몇년후.. 라는 말이 나왔으면 좋겠다 싶다.
몇년후 결국 그들은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라는 결말이 나왔으면 좋겠다 싶다.
용서는 그렇게 싹트는 것일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용서는 화려한 깨달음이 아니라 고통이 자기 물건들을
챙기고 짐을 꾸려 함밤중에 예고없이 빠져나가는 것과 함께 시작되는 것일지 모른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아미르를 보면서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누군가를 용서함에 있어서, 많은 시간이 지나고나면 결국 용서라는 단어가 무색해질 때가 많다.
생각해보면
내가 나를 용서해야 하는것에 대해서는 인색하리만큼 마음이 자리를 내주지 않을 때가 많은것 같다.
누군가를 용서를 하고 말고를 따지기 전에 나 자신에 대해서 생각할수 있는 기회를 열어준 것 같은 책이다.
그리고 다른 무엇보다도 아이들에 대해서 아프가니스탄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 하게 되었다.
이책도.. 많은 사람들이 울었다고 하던데... 눈물은 나지 않고 그냥 답답함, 속상함이 겸비된다.
뒤늦게 읽은 책이었는데.. 꼭 한번 읽어보라 추천해보고 싶은 책이다.
책속의 밑줄
" 신이 너에게 특별한 재능을 주셨구나. 그 재능을 연마하는 것은 이제 너의 의무다."
나는 그녀가 부러웠다 그녀는 비밀을 말해버린 것이었다..
나는 소라야가 여러 가지 면에서 나보다 나은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용기는 그중 하나였다.
나는 나라는 존재의 얼마나 많은 부분이 바바와 그가 사람들의 삶에 남긴 흔적들에 의해 설명될수 있는지 깨달았다.
나는 평생 '바바의 아들'이었다. 그런 그가 떠난 것이었다.바바는 더 이상 나한테 길을 가르쳐줄 수 없었다.
나는 스스로 길을 찾아야 했다.
그는 남루한 옷을 입고 터벅터벅 걷는 노인을 가르켰다. 풀이 가득한 커다란 삼베보따리를 등에 지고 있었다.
"저게 진짜 아프가니스탄입니다. 저게 내가 알고 있는 아프가니스탄이라고요. 당신은 이곳에서 늘 관광객이었어요.
당신이 그걸 몰랐을 뿐이죠."
"제가 아주 어렸을 때, 나무에 올라가 아직 덜 익은 신 사과를 따 먹은 적이 있어요. 배가 불러오고 북처럼 딱딱해졌어요.
너무 아팠어요. 엄마는 내가 사과가 익기를 그냥 기다리고 있었다면 그렇게 아프지 않았을 거라고 했어요.
그래서 저는 뭔가를 진짜로 원할 때마다 엄마가 사과에 대해 하신 말씀을 기억하려고 노력해요."
나는 그의 호흡이 느려지고 몸이 늘어질 때까지 기다리며 몸을 흔들어줬다. 오래전에 어딘가에서 읽었던 말이 떠올랐다.
'그것이 아이들이 두려움을 대하는 방식이다. 아이들은 잠에 빠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