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크 시티 SE 스페셜 에디션 (씨네석스 겨울 할인)
씨넥서스 / 200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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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 시티의 도입부는 동화적이다.

누군가가 이 영화를 매트릭스에 비유했는데 매트릭스와 이 영화의 차이는 영화라는 매체가 주는 실제감에 있다.


내레이션으로 시작한 이 영화는 기괴한 세트구성에 대한 관객의 동의를 얻기 위한 장치를 한다.
남자가 이상한 놈들에게 쫓기는 것 역시 예전 SF물에서 흔히 나오는 괴물같은 외계인들이다.
이 영화가 현실을 전혀 닮지 않았다는 사실은 쉽게 생각할 수 있다.
범작과 대작의 차이는 거기서 시작된다고 본다.

그러나 이 영화속에서 남자가 쫓기는 부분부터 자신이 살인마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갖게 하고 그 일을 실제 벌인 사람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는 과정, 그리고 그것이 외계인들이 집어 넣은 기억 때문이라는 사실까지 이야기의 전개는 지루하지 않다.

 
단지 유치하고 키치적으로 뭉게져 버린 외계인의 존재가 무섭거나 공포스럽거나 현실감을 갖지 않기 때문에 이 영화의 한계는 여실하다. 그리고 벽을 뚫고 나오면 등장하는 우주라는 설정도 과학적인 메커니즘을 거의 무시한 것 같다.
이 영화는 흡사 독일 표현주의 영화를 계승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기괴한 영화의 질감이 그렇고... 고전 영화같이 유치한 장치들이 그렇다.


이 시대에 이 영화가 다시 만들어진다면 마치 스타트렉이 계속적으로 발전하며

현실감을 갖는 것처럼 현실에 발을 붙이려 노력하지 않을까?
기술력의 한계라고 단정지을 수 없기 때문에 이 영화는 별로다.
영화의 실제감을 극한대로 높여야 함에도 그렇지 못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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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레이] 가타카
앤드류 니콜 감독, 우마 서먼 외 출연 / 소니픽쳐스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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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본성을 건드린다.

그것도 집단적이고 암묵적으로 그려지는 차별의 존재를.

 

우리나라에서 곱게 자라서인지 차별이라는 단어의 실체를 쉽게 눈치 채지 못했다.

하지만 지금도 끝없이 반복되고 있고 그 형태만 달라질 뿐 계속적으로 이루어질것이라고 생각된다.

 

가타카는 그런 문제를 다룬다. 유전자공학이 발달한 미래, 자연적으로 아이를 낳는 것이 아니라 유전학적으로 우성인 아이들로 만들어 내는 세상. 열성 아이들은 당연히 차별 받을 수 밖에 없다. 하지만 그런 가능성을 깨고 불굴의 의지로 자신의 자아실현을 이루려는 인간이 있었으니, 그 주인공은 어려움들을 뛰어넘어 자신의 것을 성취하고 만다. 하지만 뒤틀린 세상은 암울하고 세상사람들은 그런 미래에 젖어 산다. 자신이 만약 가능성으로 평가되는 세상에 산다면 그것을 해내지 못할 거라는 패배의식 속에서 인간 실존의 발현을 이루는 인간이란 없을 듯하다. 열성인 인간도 우성인 인간도 태어나는 순간 끝을 보게 되는 인생이 얼마나 끔찍한가.

 

하지만 영화는 엉성하고 재미없는 부분들이 있다. 기지를 발휘에 수사망을 피해가는 것은 스릴 있으나 아쉽다. 얼마전에 봤던 <인타임>은 이것과 비슷하게 좋은 소재로 시작해서 얼마나 엉성한 이야기로 끝날 수 있을까를 제대로 보여준 것 같다.

가타카도 지금쯤 나왔다면 아마 그랬겠지. 좋은 소재를 너무 허술하게 만드는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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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레이] 문라이즈 킹덤
웨스 앤더슨 감독, 에드워드 노튼 외 출연 / 아트서비스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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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감독의 영화는 이상하다.

비쥬얼부터 키치적이고 색색깔에 평범하지 않은 옷차림으로 등장하는 캐릭터들에 그들이 집착하는 소품들까지.

영화안에서 정상적인 인간은 등장하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그런 가족사이, 사회 안의 균열을 비정상적인 세계안에 풀어 놓음으로써 극단이 극단으로 느껴지지 않고 흘러가는 이야기에 몰입하게 되고 어이없는 웃음보다는 진정성을 만들어 낸다는 게 놀라울 따름이다. 블랙코미디라 그다지 웃기지도 않지만 사람들의 모습 속에 내재되어 있는 비정상성을 극대화하다보니 얼토당토 않은 이야기가 활력을 가지고 흘러가게 된다. 그리고 그 캐릭터들이 가진 불만과 갈등에 집중하게 되고 가족내부의 문제가 결국에는 화해의 국면으로 이르면서 그것이 어떤 적정선의 매듭처럼 느껴진다.

 

다시 처음으로 롤백되어 이야기가 시작하는 느낌이 드는 처음과 엔딩의 구성은 언제나 문제를 껴안고 살아가야하는 우리의 이야기들처럼 느껴진다. 적당한 타협, 이해, 사랑이 필요한 이곳. 그래서 재미있는 곳. 조스웨던의 영화는 그런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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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얼간이 - 인도판
라지쿠마르 히라니 감독, 마드하반 외 출연 / CJ 엔터테인먼트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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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세얼간이라는 영화를 재미없다고 느끼는 결정적인 이유 중 하나는
해피엔딩에 따르는 고통이 없어 현실감이 떨어지고 유치하기때문이다.


결정적으로 난 이 이야기를 납득할 수 없다.
단순한 진행과정은 영화가 아니라 동화에 가깝다.
배우들의 연기조차 과잉으로 느껴진다.
발리우드 형식에 대한 반감은 아니다. (슬림독 밀리니네어는 얼마나 신선한가)

 

하지만 몇몇 장면은 인상 깊었는데 라주의 집에서만 흑백으로 바뀌는 화면(예전 영화같은 스타일)은 오히려 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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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름은 칸 : 극장판
카란 조하르 감독, 샤룩 칸 외 출연 / UEK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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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영화를 보고 있으면 그 스토리에 깜짝 놀라지만 또 통속적인 이야기의 전형성을 피해가지 못한다는 것 역시 아쉽다. 사람의 감정이나 삶의 모습들이 그렇게 단순하지 않은데, 영화라는 모방의 도구는 그렇게 단순하다니 싶은 생각이 든다. 그을린 사랑을 보면서 인종과 종교의 차이에서 오는 증오를 보았다. 여기서도 그런 모습들을 보지만 마치 동화에서 나오는 권선징악적인 단순성만 눈에 띌 뿐이어 아쉬웠다. 하지만 이 영화는 나쁜 영화가 아니다. 그런 점에서 순수하다. 그 벽을 뛰어 넘기위해 노력하는 바보같은 주인공의 모습속에 감동이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그쳐서는 안된다. 사실성, 현실성, 삶의 복잡하고 미묘한 감성을 모두 녹여 내야 완벽에 가까운 영화가 된다. 우리는 모두 실제와 영화의 경계를 부수는 사람들이다. 한 발짝씩 더 걸어가야 한다. 그런 면에서 아쉽다. (이게 관객이 더 드나 싶은 생각도 있지만 많은 관객이 본다고 좋은 영화는 아니다. 그 사람 마음에서 지워지지 않는 그런 영화, 삶의 어떤 진실보다도 영향력있는 진리와 진실이 남을 수 있는 영화를 꿈꿔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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