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이 되고 싶은 아이 시공주니어 문고 1단계 56
조성자 글, 주성희 그림 / 시공주니어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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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크면서 경제 관념도 심어주고 싶어서 충동적으로 사는 장난감, 문구류에 대해서는 제재를 가하게 되었어요. 자연스레 돈에 대해서 언급하게 되더라구요.

돈을 아껴써야 해.

아빠가 한달 동안 열심히 일하셔서 번 돈으로 저금도 하고 생활비로 쓰려면 꼭 필요한지 생각해야 해.

...

그렇게 자연스레 돈을 자주 언급하게 되면서, 아이도 뭘 사야 할 일이 생기면, "엄마, 이게 필요한데... 돈 있어?" 하고 되묻더라구요.

너무 돈을 강조하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어떻게 해야 돈의 소중함을 알려줄까 고심하던 차에 시공주니어 <돈이 되고 싶은 아이>를 만나게 되었어요.

 

표지 그림부터 아이는 깔깔 거립니다.

얘가 돈이 되고 싶은 아이인가봐.

세종대왕 대신 얘가 그려져있네.

어? 백원짜리에도 있어.

오만원에는 안 바뀌었네.

...

하면서요.

 

"왜 이 아이는 돈이 되고 싶을까?" 궁금증을 한가득 안고 책을 펼쳤어요.

빨리 읽고 싶어 안달이 났네요. ^^

 

수업 시간에 "커서 어떤 사람이 되고 싶니?"라는 선생님 질문에,

세지는 '아빠처럼 요리사가 되고 싶습니다.'라고 말하려는 걸 요리사를 빼먹고 "아빠가 되고 싶어요." 라고 말해요.

세지짝꿍 운보는 "돈이 되고 싶어요."라고 하지요. 운보가 그렇게 말한 이유는 엄마, 아빠가 항상 돈 이야기만 해서랍니다. 즉, 돈을 많이 버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군요.

그렇게 해서 둘은 '오아빠'와 '돈운보'라는 별명을 생겼어요.


세지 아빠는 요리사에요.

"행복하게 사는 게 가장 중요해!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살면 행복해서 룰루랄라 노래가 나오거든."

아빠는 요리를 만들 때 언제나 콧노래를 흥얼거려요. 그런 아빠처럼 세지는 행복하게 살고 싶답니다.


지우개를 안 갖고 온 날 운보에게 지우개를 빌려달라고 했더니 빌리는 값을 달라는 운보에요.

돈 대신 연필깎이랑 바꿔 쓰자고 제안을 했더니 냉큼 연필을 깎더니 자기한테 팔라고 해서 안팔았더니 선생님한테 떠든 사람과 지우개 안가지고 온 게 세지라고 냉큼 이르지요. '참! 잘했어요.' 도장도 못 받고 세지는 운보다 정말 마음에 안 들어요.

그러던 어느 날, 운보는 저녁 사 먹을 돈으로 가져온 돈을 잃어버려요. 세지를 의심하기도 하지만 곧 반 아이들이 같이 찾기 시작해요. 하지만 어디에서도 찾지 못하고 짜장면을 못 먹게 된 운보는 풀이 죽어 있는 운보를 하교길에 만나 세지는 집에 데려온답니다.

운보의 첫 마디는 역시나 "나 돈 없어..."예요.

언제나 돈부터 생각하는 운보다 참으로 안쓰럽게 느껴졌어요.

무엇이 이 아이를 이렇게 만들었을까?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지더군요.


요리사 아빠가 만들어준 맛있는 짜장면을 먹고 또 먹는 운보에요.

운보의 첫 마디는 역시나 또 "아저씨, 저 짜장면 먹은 돈 없어요."랍니다.


세지 아빠는 "세상엔 돈보다 중요한 것이 많은데, 그중 하나가 인심이다. 세상엔 돈으로 살 수 없는 것이 훨씬 많단다."하지요.

하지만 운보는 이해가 되지 않는답니다. 운보 엄마, 아빠는 돈이 없으면 안된다고 매일 밤늦게까지 일하셔서 운보는 항상 혼자 저녁을 먹는다네요.

세지 아빠는 운보의 이야기를 듣고 엄마, 아빠에게 네가 가장 소중하니까 너를 위해서 행복하지 않아도 참고 일하시는 걸 거라고 알려줍니다. 돈을 위해서가 아니라 운보를 위해서라는 것을요.

운보도 조금은 이해가 되었겠지요.


그렇게 배 부르게 먹고 스르르 잠이 든 운보는 부모님께 연락도 못하고 늦은 저녁까지 세지 집에 있었어요. 세지 아빠 연락을 받고 온 운보 부모님은 운보를 껴 안고 펑펑 웁니다. 아이를 잃어버린 줄 알고 얼마나 놀라셨을까요.

그런 부모님께 운보는 "아빠, 엄마하고 돈이랑 살면 되잖아." 합니다. 그동안 쌓였던 감정이 폭발한 것이지요. 항상 돈돈 하며 운보와는 시간을 보내지 않는 부모님이 야속하기도 했겠지요.

부모님도 아이의 소중함을 깨닫고 그동안 돈 이야기만 한 것을 반성합니다.

"어떻게 너하고 돈을 바꿀 수 있겠니?"

그렇지요. 돈을 내 아이와 바꿀 부모가 이 세상 어디에 있겠어요. 당연한 이치를 아이들은 표현을 해야 아는 법이지요.

운보의 부모님은 그동안 돈만 버느라 운보와 같이 한 시간이 없음을 뉘우치고 일요일은 운보와 시간을 보내기로 합니다. 운보가 부모님에게 얼마나 소중한지를 알려주구요.


운보가 쓴 글을 보니 운보가 많이 달라졌네요.

돈을 많이 버는 사람에서 행복한 사람이 되겠다고 하는군요.

역시, 부모가 바뀌니 아이는 저절로 바뀌나봅니다.

언제나 부모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자라야 할 아이들에게 가장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를 항상 표현해주어야겠어요.

운보 부모님이 돈을 버는 이유도 다 운보에게 더 잘해주고 싶은 마음에서였지만, 결국 운보는 혼자 보내는 시간이 많고 부모님이 자기보다 돈을 더 좋아한다고 느꼈으니까요.

우리도 살아가면서 중요한 것을 너무 당연하다 생각해서 표현 안하고 놓치고 사는 경우가 종종 있지요.

아이에게도 주위 사람들에게도 정말 소중한 것은 무엇인지 생각을 공유하는 시간이 꼭 필요하겠어요.


주현이도 하고 싶은 일을 써 주는 독후활동을 해 보았어요.

몇년 전부터 변하지 않는 주현이의 꿈은 피아니스트와 화가랍니다.

모두에게 행복한 음악과 그림을 전하고 싶다고 해요.

그보다 주현이가 먼저 행복해야 한다는 말도 해 주었어요. 내가 행복해야 다른 사람도 행복하게 할 수 있다는 이치를 놓치면 안되니까요.


모든 사람들이 하고 싶은 일, 행복한 일을 직업으로 삼는다면 참 행복한 세상이 될 거에요.

아직까지는 직업과 돈을 연결해서 생각하지 않아 다행이다 싶으면서, 앞으로도 자신이 행복한 일을 찾아 나아가기를 응원해봅니다.

 
이 책은 돈이 되고 싶어하는 운보를 통해 진정한 행복이란 무엇인지를 알려주는 동화책이에요. 초등학교 저학년부터 읽기에 좋은 글밥과 학교, 가정에서의 아이들의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어 공감하며 읽을 수 있어요.

세지와 운보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아이들의 생각을 엿볼 수 있어 부모랑 같이 읽으며 올바른 가치관에 대해 이야기를 통해 정리할 수 있어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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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스터 대학교 - 몬스터 친구들의 대학 시절 대공개! 디즈니 무비 클로즈업 2
월트 디즈니사 글.그림, 지혜연 옮김 / 꿈꾸는달팽이(꿈달)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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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스터 주식회사를 통해 유령 애니메이션을 처음 접한 게 엊그제 같은 딸아이가 이젠 제법 몬스터의 매력을 알만큼 컸네요.

몬스터 주식회사 광고 보자마자 2편이 나왔다고 아주 좋아라했답니다.

이번에는 색다르게 책부터 먼저 보고 영화를 보기로 했어요.


처음 책이 온 날, 생각보다 두툼한 페이지에 글밥이 꽤 많다고 놀라더군요.

엄마랑 밤마다 조금씩 나눠 읽어보자꾸나 했지요.

그렇게 몇일에 걸쳐 읽어가면서 그림과 같이 보는 부분에서는 그림읽기도 나름 한참 해 가면서 재미나게 읽기도 하구,

묘사가 길어지는 부분에 대해서는 어휘가 어렵고 연상이 안되는지 갸우뚱하면서도 읽구,

그렇게 마지막 결말에 가서는 "아하~ 그렇게 해서 몬스터 주식회사에 들어간 거구나." 하더군요.

 

몬스터 대학교는 몬스터 주식회사의 인물들의 성장기와 같아요.

어린 시절 평범한 아이였던 마이크 와조스키가 몬스터 주식회사를 견학가서 겁주기 대원들의 활약을 보지요. 겁주기 대원을 통해 MU(몬대)에서 모든 것을 배웠다는 소리에 기필코 몬스터 대학교에 들어갈 결심을 해요. 훌륭한 대학교에 들어가서 겁주기 대원이 되는

가장 좋은 방법을 배우기로 하고 수년 동안 열심히 노력하여 입학하게 되어요.

외모로만 보아도 마이크는 전혀 겁주기하고는 거리가 먼 귀요미과랍니다. 어딜 가나 핀잔을 듣기 일쑤지요.

그와는 반대로 설리는 외모나 집안부터 쟁쟁한 몬스터의 샛별로 통하지요. 마이크 와조스키는 그런 그가 마냥 밉게만 보이는 건 당연한 일이지요. 내가 원하는 걸 노력하지 않고도 얻은 듯한 상대방에 대한 질투, 부러움이었겠지요.

학기 말 시험 중간에 하드스크래블 학장님 앞에서 설리와 마이크는 싸움이 붙어 서로 으르렁 거리다 하드스크래블  학장이 신기록으로 세운 비명 소리가 담겨 있던 통을 떨어뜨려 산산조각이 나 버리게 되어요.

학장은 직접 둘에게 겁주기 시험 문제를 내어 둘을 겁주기 전공 과정에서 탈락 시키지요.

그래도 굴하지 않고 마이크 와조스키는 겁주기 대회를 통해 자신이 최고라는 것을 증명하고자 합니다.

참가하기 위해서는 소속된 팀이 필요했기에 마이크는 '울지 마 까꿍' 동아리를 선택해서 출전하게 되지요.

그리고 학장님과 내기를 해서 우승을 하면 다시 겁주기 전공 과정에서 받아주기로 하고 지면 몬스터 대학교를 떠나기로 해요.

팀이 되기 위해서는 여섯 명이 필요했는데 울지 마 까꿍에는 다섯 명밖에 없었어요. 모두 거절할 때 설리가 마지막 선수로 자원을 하게 되면서 겁주기 대회에 출전하게 됩니다.

이제부터 주현이가 아주 재미나게 읽기 재미에 빠져 까르르 거리기도 하고 숨죽이기도 하면서 열심히 보기 시작했어요.


서로를 믿지 않기에 의지하지 않았던 팀은 경기를 치르는 과정에서 마음을 열게 된답니다.

"겁주기 대원들에게 정해진 타입은 없어. 훌륭한 겁주기 대원은 각자가 가진 능력을 가장 적절하게 사용하는 몬스터야."

그렇게 모두 다른 능력을 가졌음을 인정하고 함께 힘을 모아 노력하며 겁주기 대원이 되기까지의 매 경기 내용이 흥미진진하게 그려집니다.

그렇게 해서 과연 이들은 겁주기 대회에 우승을 했을까요? 겁주기 전공 과목을 다시 들을 수 있었을까요?

이 이야기는 직접 확인하는 걸로 남겨둘게요.^^


이 이야기가 더 와 닿았던 건, 몬스터의 성장기를 볼 수 있어서 좋았어요.

몬스터 주식회사만 봤을 때에는 원래 그들은 몬스터 자체였다면, <몬스터 대학교>를 통해 진정한 몬스터가 되기까지 쉽지 않았구나.

이런 노력과 좌절이 있었고 그것들을 어떻게 극복하였는지 과정을 통해 진정한 몬스터로 성장했음을, 친구란 서로 힘든 과정을 같이 겪으면서 서로에게 힘이 되고 의지가 되는 존재구나 하는 것을요.


책도 재미나게 읽었으니 이번 주말에 아이 손 잡고 가까운 영화관에 가기로 했어요.

그동안은 영화 보고 책을 나중에 읽는 경우는 있었어도 이렇게 책 먼저 본 건 처음이라 영화를 보는 반응이 사뭇 궁금하네요.

책의 묘사를 떠올리며 영화 속 휙휙 지나가는 장면을 놓치지 않고 볼 것도 같구요.

일단 좋아하는 몬스터들의 일대기를 보는 거 자체가 감동이지 않을까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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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컵을 위하여
윌리엄 랜데이 지음, 김송현정 옮김 / 검은숲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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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물을 보기 시작한 건 아마도 CSI 시리즈 덕분일 거에요.

매주 일요일마다 기다리며 시청했던 밤들... 그 이후에는 범죄 영화들을 섬뜩해하면서도 보기 시작했어요.

누구는 그런 끔찍한 이야기를 보면 정서에 안좋다고 하는데 이미 사회에 만연한 범죄들에 대해 알고는 있어야지 하는 마음도 있고, 그들의 심리는 무엇일까 궁금도 하여 보게 되더라구요. 보고 나서도 개운치 않은 마음을 알면서도 말이지요.


<제이컵을 위하여> 책 소개글을 보면서 와 닿은 부분은 바로

"당신은 가족을 위해 무엇까지 할 수 있는가?"였어요.

이 질문을 안고 책을 펼쳐 들었어요.


이야기는 2008년 4월 대배심의 증인으로 앤디가 소환되어 벤 리프킨의 살인 사건에 대한 심문으로 시작됩니다. 이후 이야기는 1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서 앤디의 아들 제이컵의 급우인 벤 리프킨이 살해되면서 수사하는 내용과 현재를 오가며 이어집니다.

1년 전 수사는 제이컵의 아버지인 앤디 검사가 맡게 되지요. 아버지는 추호도 아들에 대한 의심 없이 수사를 진행했다고 주장을 하지만, 과연 그랬을까 의심이 되는 사건들이 계속 발생합니다.

제이컵의 서랍에서 살인흉기로 의심되는 칼이 발견되지만 앤디는 바로 증거 인멸을 하고, 제이컵이 온라인에 살인 사건을 묘사한 글을 게재하지만 역시나 아버지는 삭제하지요. 추후 제이컵이 유력한 살인 용의자로 재판을 받는 과정에서 이런 것들이 밝혀짐에도 앤디는 끝까지 제이컵의 결백을 주장합니다. 그와는 달리 아내 로리는 제이컵을 조금씩 의심하게 되지요.

앤디가 숨겨왔던 가족사를 듣게 된 후로 더욱 로리는 제이컵의 어린시절을 되짚으며 아이 주변에 일어났던 사건 사고들을 떠올리며 혹시라는 의심을 품게 되지요.

살인 유전자로 칭하는 가족력을 피하기 위해 어릴 때부터 기억 속에서 아버지를 지우고 부단한 노력으로 지금의 자리에 오른 앤디에겐 제이컵 사건을 계기로 다시금 과거와 마주하는 괴로움을 안겨줍니다.

제이컵에게 불리한 증언이 이루어진 날, 예상치 않은 진범이 자백이 담긴 유서를 남기고 자살함으로써 이야기를 결론에 다 다른 듯합니다.

하지만, 이제부터  본격적인 이야기는 숨가쁘게 진행이 된답니다.

추석 때 부터 짬짬이 읽기 시작한 이 책은 이때부터는 끊어읽기가 힘들어지더군요.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사건들이 연이어 펑펑 터지면서 제 머릿속도 끊임없이 진실을 쫓느라 복잡했어요.

그렇게 마지막 부분까지 충혈된 눈에 눈물약까지 넣어가며 새벽 2시까지 읽어내려갔습니다.

마지막 페이지를 보는 순간 뭐에라도 맞은 것처럼 심한 두통이 몰려 와 잠을 이룰 수가 없었습니다.

다시금 제목을 들여다보며 찬찬히 생각하게 되었어요.

"과연 나라면 어떤 선택을 했을까?"

이후 이야기는 추리물이나보니 직접 읽으실 수 있도록 남겨둘게요.^^


이 책에서 제일 와 닿았던 인물은 제이컵의 엄마 로리였어요.

너무나 평범하고 다정다감한 성격의 로리가 아들의 사건을 계기로 평생 몰랐던 남편 가족사를 알면서 내외적으로 무너지는 모습은 같은 여자로서 마음이 아팠어요.

30년을 넘게 의지했던 남편을 더는 믿을 수 없음에 좌절하는 절망감, 배신감, 그리고 내 아들이 범인일지도 모른다는 사실에 대한 불안감과 부모가 잘못 키운 듯한 죄책감, 자괴감까지...


<제이컵을 위하여>는 살인 사건에 대한 진실을 찾는 추리물이자 동시에 가족과 사회 구성원을 돌아보고 생각하게 하는 책이었어요.

제이컵에게 결정적으로 불리한 증언을 한 것은 친구 데릭이었고, 로리를 한순간에 무너뜨리는 것은 평생을 의지했던 남편이 숨겨왔던 진실이었지요. 그리고 사건을 해결하면서 이해관계가 얽히면서 앤디의 과거 동료들이 적으로 돌아서고 주위의 이웃들이 등을 돌리면서 고립되는 상황들이 무섭게 다가왔어요.

사회적인 동물인 인간에게 주위의 시선만큼 힘든 것이 또 있을까? 또한 가족이라면 속속들이 다 알고 있다는 무한 믿음 속에 살다가 의심이 뿌리를 내리고 더는 믿을 수 없는 가족 구성원과의 관계는 바로 그곳이 지옥이지 않을까?


이미 소송을 진행하면서 모든 벌을 받은 듯한 가족들의 피 말리는 하루하루를 지켜보는 것 또한 힘이 들었어요. 꼭 범인을 찾아 벌을 주어야 한다는 생각 또한 흔들리기 시작했어요. 더 이상 뉴스에서만 봐 왔던 원래부터 문제가 있었던 범죄자들의 사건이 아니었으니까요.

부모에게 내 아이는 마냥 천진하고 사랑스럽고 소중한 아기일뿐이지요.

크면서 사춘기에 접어들고 더 이상 부모 옆에서 속 마음을 재잘되던 아기는 없고 타인과도 같이 느껴지는 아이는 그래도 여전히 사랑스러운 아기일 뿐이랍니다.

과연 내가 내 아이를 속속들이 알고 있다고 언제까지 자부할 수 있을지, 지금과 같은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무슨 준비가 필요할까요?


아이가 학교에 들어가고부터 선배맘들의 이런 이야기를 자주 접합니다. "집에서 보는 아이랑 학교에서 보는 얘는 다를 수 있어. 엄마가 아는 아이의 모습이 전부가 아닐 수 있어."

학교라는 사회 속에서 아이가 매일 매순간의 관계 속에서 어떻게 성장하는지를 볼 수 없는 부모는 답답하기만 합니다.

내 아이가 바르게 크고 있다는 믿음만 가지고는 아이를 지킬 수 없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힘이 듭니다.

얼마전 학교에서 학부모연수 프로그램으로 학교폭력예방에 대한 강의를 하여 듣고 왔을 때에도 제일 와 닿았던 말은, "모든 부모들은 내 아이가 가해자가 될 거라는 걸 생각조차 하지 않습니다. 요즈음 학교 폭력은 피해자가 가해자가 되는 사건들이 너무나 많습니다. 내 아이를 다 알고 있다고 생각하지 마십시오."


아버지로서 아들을 끝까지 믿어주는 앤디의 마음도 같은 부모로서 충분히 공감이 가는 부분이었습니다.

"나는 그저 내 아이를 믿습니다.

나는 그래야 합니다.

나는 그 아이의 아빠이기 때문입니다."

믿는다고 답할 수밖에 없는 아버지의 마음이 고스란히 담겨 전해집니다.


책을 덮고 이틀밤이 지났지만 지금도 이 책의 여운이 남아 힘이 듭니다.

여전히 저는 답을 찾고 있는 중입니다. "만일 나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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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번지 유령 저택 1 - 옥탑방에 유령이 산다! 456 Book 클럽
케이트 클리스 지음, M. 사라 클리스 그림, 노은정 옮김 / 시공주니어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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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순간부터 유령이라면 무조건 좋다고 하는 딸 아이에요.

하지만 정작 롯데월드에서 귀신의 집을 지날 때면 엄마 뒤에 꼭 숨어서 간다지요. ㅎㅎ

유령을 무서워하지 않고 좋아해야 진정한 어른이 된다고 생각하는 듯해요.

서점에 가서도 유령 책부터 골라 읽는데요. 여름방학 때 가서 본 43번지 유령 저택도 보자마자 역시나 관심이 많더라구요.

그렇게 해서 만나게 된 <<43번지 유령 저택>> 이랍니다.

제목만 봐서는 으스스할 거 같지만, 실제 이야기는 어떨지 살짝 떨리는 마음으로 <<①옥탑방에 유령이 산다!>>를 펼쳐들었어요.


첫장의 저택 도면부터 꼼꼼히 살펴보는 주현양이에요.

이어지는 뒷장에도 주인공들에 대한 사진과 소개글이 인상적인지 한참을 보더군요.

"정말 이름이 이게 맞아?"물어보며 까르르 거리더군요.

옮긴이 노은정님의 글에 따르면, 소리나는대로 우리말로 표기해서는 이름에 담긴 뜻을 표현하기가 어려웠대요. 그래서 등장인물들과 장소, 가게 이름을 거기 담긴 뜻에 어울리도록 재미있게 지었다고 해요. 고민 끝에 재탄생한 이름 덕분에 인물의 성격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어서 그 사람의 행동까지 이해가 되게끔 도와주어 이야기에 더 몰입할 수 있었어요.

 
이 이야기는 편지 한 통에서 비롯되어요. 부루퉁이 책을 쓸 조용한 곳을 찾아 빅토리아 시대에 귀부인이 지은 저택, 바로 스푸키 저택으로 세 들어 가게 되지요.

하지만 스푸키 저택에는 이미 다른 이들이 살고 있었답니다. 스푸키 저택을 지은 올드미스 C. 스푸키는 자기가 쓴 추리 소설이 출판될 때까지 유령이 되어서라도 겁나라 시와 자기 집을 영원히 떠돌겠다고 맹세한대로 지금까지 옥탑방에 머물러 있었어요.

드리미의 부모는 유령의 존재를 밝히려고 스푸키 저택을 샀다가 12년 동안 올드미스의 존재를 확인하지 못하자 강연을 핑계로 아들 드리미만 남겨두고 떠났어요. 물론 드리미와 올드미스는 둘도 없는 친구가 되었지요.

이렇게 43번지 유령 저택에 같이 살게 된 부루퉁, 드리미, 올드미스는 서로 편지를 주고받으며 이야기가 전개되어요.

유령 책 작가이지만 유령을 믿지 않는 작가 부루퉁은 처음에는 드리미의 장난쯤으로 여기다가 점점 올드미스의 존재를 받아들이게 된답니다.

그 순간부터 세명은 의기투합하여 유령 이야기의 첫 세 꼭지를 완성하지요.

바로 그 이야기에 <43번지 유령 저택>이라는 제목을 붙이고 부루퉁과 올드미스가 글을 쓰고 드리미가 삽화를 그렸답니다.

이후에 구독자들이 보내준 돈을 모아 드리미 부모에게서 집까지 사 들인답니다.

그들에게 이별의 순간이 다가왔어요. 책이 출간되는 소원을 푼 올드미스가 떠나려고 했거든요.

하지만 부루퉁과 드리미의 진심어린 편지에 올드미스는 기꺼이 그들과 한가족으로 남기로 하며 1권은 훈훈하게 끝을 맺어요.


무서운 것보다 흥미진진한 이야기여서 주현이와 재미나게 읽을 수 있었어요.

읽은 후에 별명을 지어주는 것으로 독후일기를 진행했답니다.

 

각자의 이야기를 하며 서로에게 요구하는 것을 편지에 드러내는 짧은 글들이 에피소드를 이루어 큰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것이 퍼즐 조각을 하나하나 끼워맞춰 가듯 짜릿함을 주어요. 다음 퍼즐은 무슨 이야기일까, 어떤 편지글로 이야기가 진행되는 걸까 기대감으로 읽기에 가속도가 붙게 되어요. 한 마디로 한번 읽기 시작하면 한번에 읽히는 책이었어요. 

서양의 편지 형식에 맞춰 맨 위에 보내는 사람의 이름과 주소를, 그 아래에 편지 쓴 날짜와 받는 사람의 주소를 적는 원서 형식을 그대로 따르고 이해를 돕기 위해 주소를 적는 순서만 우리 식으로 바꿔 놓았다고 해요.

글씨체도 세 주인공에 맞춰 컴퓨터로 입력하고 인쇄한 편지, 삐뚤빼뚤 손편지로 구분해서 누구의 글인지 알게 되면서 어느 순간에는 서로 긴 대화를 주고 받는 듯한 착각을 주더군요. 주현이는 이런 편지글을 동화책 <리디아의 정원>을 통해 재미나게 접한지라 낯설어하지 않고 읽을 수 있었어요. 다만, 초등학교 1학년이 읽기에는 장편이다 보니 주위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얼기설기 얽혀 있어 이야기를 이어가는데 어려움이 있더군요. 그래서 중간중간 게재된 겁나라 빨라 신문의 보도 내용은 간추려서 엄마가 이야기 해주는 식으로 넘어가고 편지글 위주로 읽어 내려갔어요.

 

일단 유령이 나오지만 겁나게 무섭지는 않다는 점, 오히려 따뜻한 마음으로 드리미를 품어주고 부루퉁까지 받아들이는 올드미스의 마음 씀씀이가 참으로 따스했어요. 드리미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엄마의 역할을 하고 있지요.

스마트폰 세대인 아이들에게 편지는 익숙치 않은데요. 단문, 단어 위주의 문자를 끊임없이 주고받는 것보다 편지글이 얼마나 서로의 마음을 잘 전달해줄 수 있는지를 이 세사람의 변화를 통해 깨달았을 거에요. 어린이 독자가 이 책을 읽는다면 친구에게, 가족에게 분명히 편지를 쓰게 될 거에요. 저 또한 이 책을 읽고 있으니 예쁜 편지지를 쟁여 놓고 가족 간에도 하고 싶은 말들을 끄적이고 싶어지더군요.^^

 

1권에서 서로 어울릴 거 같지 않았던 세 사람이 같은 공간에서 서로에게 조금씩 다가가고 나중에는 한 가족으로 사랑을 나누는 모습이 참으로 따뜻했는데요.

이어지는 2권, 3권, 4권에서는 세 사람이 어떤 으스스한 이야기를 풀어 나갈지 궁금하네요.

얼른 이어서 읽어봐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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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고마워
모리야마 미야코 글, 사사메야 유키 그림, 김숙 옮김 / 주니어김영사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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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높이 쳐든 한손에 공을 들고 "나도 고마워!"라고 외치고 있는 꼬마 돼지.

누구에게 고맙다고 하는 걸까?

꼬마 돼지의 이야기가 궁금해서 펼쳐들었어요.

 
친구들을 만나러 가는 길에 우연히 여우의 공을 주워주고 형 여우에게 "고마워"라는 말을 들은 꼬마 돼지는 그 모습이 너무나 멋져 보였지요.

여우처럼 한쪽 손을 들어 올리고 '고마워'를 혼자 되내이며 따라해 보며 마냥 행복해 하는 꼬마 돼지가 귀엽기만 합니다.


"고마워"라는 말을 들을 행동을 하고 여우처럼 멋지게 말해주고 싶었던 꼬마 돼지는 집에 가서 하얀공을 들고 오지요.

공을 던져서 원숭이가 주워 주면 "고마워"하고 말할 생각으로 친구들이 놀고 있는 공원으로 간답니다.

하지만 계획과 달리 공은 원숭이 이마를 때리고 친구들은 돼지가 일부러 그랬는지 알고 오해하여 꼬마 돼지를 다그치는데...

당황한 꼬마 돼지는 상황 설명을 할 겨를도 없이 재빨리 사과하고 그 자리를 피해 도망치고 말아요.

여우와 똑같이 해 보고 싶었을 뿐이었는데, 친구들의 오해로 속상하기만 한 꼬마 돼지.

오는 길에 시냇물에 공을 빠트려 공을 쫓아 가다 곰 아저씨가 주워준 공을 건네 받게 되지요.

처음엔 무섭게만 느껴졌던 곰 아저씨와 같이 공 놀이를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서로 고맙다는 말을 주고받고 기분이 좋아진 꼬마돼지.

예상하지 못한 일을 겪으면서 곰 아저씨를 만나 "고맙다"는 말을 주고 받은 후 너무나 행복한 꼬마 돼지예요.

돌아오는 길에 훌쩍이는 생쥐를 만나게 돼요. 빨간 열매가 바구니에서 쏟아져 속상해 하는 생쥐를 기꺼이 도와주고 "고맙다"는 말을 또 들게 된답니다. 그리고 남겨두고 온 공을 가져다 준 생쥐에게도 "고마워"라고 말해주지요.

또 다시 "고마워"를 주고 받은 꼬마 돼지.

잠자리에 누운 꼬마 돼지는 "고마워"라는 말을 내가 하는 것도 멋지고 상대방이 내게 해 주는 것도 멋지다는 사실을 깨달아요.

내일 원숭이를 만나 미안하다고 고맙다고 말하기로 하니 마음이 편안해진 꼬마 돼지.

이불 속에서 한손을 높이 올리고 또 "고마워"를 연습하며 마냥 행복하기만 합니다.


억지로 상황을 만들지 않아도 생활 속에서 자연스레 "고마워"를 주고받게 된다는 것을 꼬마 돼지도 이 날 하루 여우, 곰 아저씨, 생쥐를 통해 깨닫게 되었네요.

살다보면 가장 많이 하는 말 중의 하나가 "고마워"일 거에요.

"고마워"라는 말 한마디가 상대방에게 얼마나 큰 행복을 주는 지를 안다면 "고마워"라는 말에 인색하게 굴 필요는 없겠지요.

아무리 힘들게 도움을 주었어도 고마운 줄 모르고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어른들이 많잖아요. 다시는 도와주고 싶지 않은 마음이 드는 건 당연지사지요.

사실 혼자 살 수 없는 사회 속에서 더불어 사는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고마운 일은 셀 수 없이 많지요.

고마움을 알고 감사함을 표현하는 것이 나와 주위를 얼마나 따스하게 하는지 새삼 돌아보게 하는 <<나도 고마워!>>였어요.

오늘 하루도 "고마워" 말을 수도 없이 건넬 생각에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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