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바느질 핸드메이드 슈즈 - 우리 아기 덧신부터 유아 가죽 구두까지
한정민 지음, 조형만 감수 / 넥서스BOOKS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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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해 아이 구두나 단화를 고를 때마다 발볼이 좁고 긴, 일명 칼발인 아이에게 맞는 신발을 찾기가 쉽지 않다.

마음에 드는 신발을 못 신는다니 아이는 구두 사는 날 빈손으로 올 때면 울상이 되기 일쑤다. 그러다보니 발에 맞는 신발 중 그럭저럭 마음에 드는 신발을 살 때면 어찌나 좋아하는지...

몇일 전에도 단화를 사라 갔다 길이는 맞는데 볼이 좁아 헐러덩 거려 십여 켤레를 신고 결국 빈 손으로 올 때의 허탈감이란.
 

그러던 차에 만난 <손바느질 핸드메이드 슈즈> 는 우리 아이에게 맞춤 신발을 선물해 줄 수 있는 기대감에 잔뜩 부풀게 만들었다.

정말 손바느질로 할 수 있을까? 초보인 내가 해도 잘 할 수 있을까? 기대 반 설렘 반으로 펼쳐들었다.


핸드메이드 슈즈의 장점으로 친환경적인 소재와 더불어 겹피를 한 땀 한 땀 꿰매어 접착제를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니 민감한 아이 피부에 더할 나위 없이 좋겠다 싶다. 직접 만드니 공임과 유통 비용 없이 저렴한 원가로 만들 수 있는 것 또한 장점이다.

무엇보다 핸드메이드 슈즈 DIY는 만든 이의 정성이 가득한 세상에 하나뿐인 슈즈이기에 아이에게 더할 나위 없는 선물일 것이다.

저자의 핸드메이드 슈즈에 대한 애정이 가득 묻어나며, 나 또한 이런 마음으로 내 아이에게 특별한 슈즈를 선물해 주고 싶은 열망이 인다.


생애 처음 신는 베이비 덧신부터 엘사 공주 구두까지 특별한 키즈 신발, 엄마 아빠를 위한 가죽 슬리퍼부터 로퍼까지 다양한 종류에 놀라게 된다. 핸드메이드로 이렇게 다양한 신발을 만들 수 있다니 얼른 방법들을 만나보았다.


1장은 각 신발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듯, 신발의 주인과 신발의 용도를 편안하게 들려주고 있다. 신발 잡지를 보듯 편안한 느낌이다.

난이도, 재작 비용을 간략하게 수록하고 있는 정도로 핸드메이드 정보를 포함하고 있어 어느 신발을 만들지 행복한 고민을 잠시 하게 한다.


3장부터 본격적으로 핸드메이드 슈즈 만들기 노하우를 세세하게 수록하고 있다.

앞 장에서 보았던 신발 중, 찜해 둔 신발을 핸드메이드 슈즈 제작법에 따라 배워보자.


먼저 DIY 슈즈 제작에 필요한 기본 재료인 가죽의 종류부터 관리법, 선택 요령과 기타 부자재로 밑창, 밴드, 벨크로, 접착제 등을 종류별로 알려주고 있다. 다양한 재료를 알아야 용도에 맞게 고를 수 있으니 초보자에게 꼭 필요한 정보이다.

이어서 가죽 구입을 위해 꼭 필요한 정보인 가죽 가게 정보를 수록하고 있다.

가게명, 주소, 연락처, 홈페이지, 특장점까지 알려주어 원하는 재료에 따라 선택할 수 있다.

본격적으로 DIY 슈즈 제작에 필요한 기본 테크닉을 제작 과정 별로 나누어서 단계별로 실사를 포함하여 기본기를 익힐 수 있도록 해 준다. 형재 만들기, 가죽 선택하기, 임시 재단하기, 재단하기, 피할 하기, 바느질 구멍 뚫기, 바느질하기, 밑창 붙이기, 장식 달기, 마무리 과정에 따라 진행하면 한 켤레의 멋진 신발이 완성되어 있으리라.

만드는 방법을 숙지했다면, 이제 직접 원하는 패턴에 맞춰 만들어 볼 수 있다.

겨울 왕국에 포옥 빠진 아이를 위해 엘사 공주 패턴을 골라 보니 재단 과정과 제작 과정 컷이 수록되어 있어 보기만 해도 이미 머릿 속에서는 엘사 구두가 완성되어 있다.^^

책에 수록된 다양한 신발을 사이즈별 슈즈 실물 패턴으로 70개를 출력할 수 있다니, 유아부터 어른까지 원하는 신발을 고르는 것부터 핸드메이드 슈즈에 도전해 볼 수 있겠다.

 

누구나 쉽게 원하는 신발을 살 수 있는 편한 세상에 핸드메이드 슈즈는 생소할 수 있다.

발 모양이 특이해 신발이 필요한 이부터 내 아이를 위해 특별하고 친환경적인 신발을 선물해주고 싶은 마음이 있다면 <손바느질 핸드메이드 슈즈>에서 제안하는 방법대로 따라가면 세상에 하나뿐인 신발이 완성되는 기쁨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조금은 번거롭고 시간이 걸리겠지만 한 땀 한 땀 꿰어지는 바늘땀만큼 기다리는 이도 선물하는 이의 마음도 충만해질 것이다. 곧 이 신을 신고 나비처럼 훨훨 날 수 있을 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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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 같은 선물이야 네버랜드 꾸러기 문고 48
황선미 지음, 이고은 그림 / 시공주니어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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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 같은 선물이야>는 <마당을 나온 암탉>의 저자 황선미님의 작품이라는 말에 더 관심이 가는 책이었어요.

주현이랑도 재미나게 본 애니메이션이었던지라 모녀가 설레임을 안고 같이 읽어내려갔습니다.


표지에 보이는 두 남자아이.

그리고 둘이 가지고 있는 물건 위로 초록 빛이 펼쳐지는데요.

어떤 선물일지 궁금합니다.


재하에게 여동생 재희가 생겼어요. 엄마의 산후조리 차 외할머니가 집에 와 계셔서 재하는 할머니랑 고모가 사는 캐나다에 여행을 가게 되어요. 아기 때 보고 처음 만나는 고모네 가족, 특히 고모 아들인 외사촌 에디는 어떤 아이일까 궁금하지요.

지루하고 기나긴 비행기를 타고 가는 내내 재하는 처음으로 떨어진 엄마가 그립기만 합니다.

그렇게 도착한 곳. 모든 곳이 낯설고 두렵기만 하지요. 반갑게 맞아주는 고모와 고모부. 그리고 에디. 낯설음에 에디의 인사에 바로 대답하지 못한 재하는 서먹서먹하기만 합니다.


이야기는 재하의 시점에서 진행이 되어요.

다가가기 힘든 에디의 하는 행동들이 불친절하게만 다가오고 동성이고 동갑임에도 둘은 가까워지기가 힘듭니다.

손님인 재하에게 신경쓰고 친절하게 대하는 고모와 고모부의 행동들. 그럴수록 더욱 삐딱하게 구는 에디. 재하는 이해하지 못합니다. 재하는 이제 겨우 일곱살이거든요.


기자인 고모의 취재 차 같이 하게 된 오로라 여행길에 올라서도 둘은 따로 놉니다. 혼자만 영어도 안 통하고 에디는 틈을 안 주고 엄마는 보고 싶고.

잔뜩 심통이 난 재하는 소심한 복수를 단행합니다. 크리스마스에 생일을 맞은 에디의 선물로 엄마가 준비 해 준 선물포장지를 마음대로 북북 찢어 버리지요. 그 속에 든 것은 산타할아버지가 눈썰매를 타고 있는 오르골이었어요. 오르골 소리에 재하 곁으로 몰려든 누나, 형 들 틈에 에디도 있지만, 에디는 여자애들이나 갖고 노는 거라며 또 심술맞은 소리를 하지요.

에디의 선물을 뜯었다는 미안한 마음도 잠시, 에디에게 선물을 줄 타이밍도 놓지고 싫은 소리까지 들으니 선물을 주고 싶지도 않은 재하에요. 과연 오르골은 에디에게 전해질 수 있을까요?


오로라를 보러 가는 버스 안에서 흰여우를 목격한 재하.

자고 있던 에디를 부랴부랴 깨우지만 이미 지나간 뒤이지요.

에디는 재하에게 뻥쟁이라고 하고 재하는 그 말에 발끈하지요.

심술이 난 에디는 "재하 코를 아프게 때려 주고 싶어." 합니다.

서로에게 상처를 주는 말을 주고 받고 마는 에디와 재하. 또 어긋나고 마는군요.


오르라를 보러 간 텐트 안에서 맞이한 크리스마스. 바로 에디의 생일이랍니다.

모두의 축하를 받는 에디에게 오르골을 전해주지 못하는 재하에요.

에디에 대한 미안함과 할머니에게 들을 꾸중 때문에 재하의 마음은 무겁기만 합니다.

 

마지막 여행 날.

개썰매 타기가 자기 생일 선물이라면서 에디는 맨 앞자리를 탑니다.

서로의 몸을 최대한 밀착하고 올라탄 개썰매.

바람도 날카곱고 손끝 발끝이 딱딱하게 얼어서 아프고 칼로 살을 베는 듯한 추위를 재하는 실감합니다.

개썰매 전에 얼음낚시에서 갓 잡은 물고기가 펄떡이다 금새 하얗게 얼어 버리는 모습으로 표현된 영하 30도의 날씨. 어떠한지 상상해 봄직합니다.

꽁꽁 언 몸으로 내리던 재하와 에디는 눈 바닥에 찍힌 핏자국을 발견하지요.

그리고 눈에 들어오는 개들의 맨발.

에디는 개썰매를 타자고 우긴 자기 때문에 개가 다친거라며 마음 아파하며 눈물을 글썽이지요.

재하는 에디의 목을 안아주고 위로해주구요.

둘의 마음이 통하는 순간. 가슴 찡한 울림을 줍니다.

서로의 마음을 이제야 제대로 본 두 아이. 앞으로 어떤 변화가 일어날까요?

 

여행의 마지막 날. 오로라를 보기 위한 마지막 기다림의 시간이에요.

특별한 기억을 선물하고 싶은 고모의 마음과 달리 날씨는 눈발까지 날리고 있어요.

그런데도 하늘에 별이 총총한 것이 좋은 예감이 드는군요.^^ 아이들이 읽으면서 암시를 주는 장면들이 참 좋아요. 아이는 이런 문구를 보며 혹시나 하는 기대감에 흥분될테니까요.

 

두 시가 넘어 곧 철수하게 된다는 소식을 듣고 아쉬움에 눈썰매를 열심히 타는 재하와 에디.

둘의 표정만 봐도 제법 가까워졌음을 짐작할 수 있군요.

버스에 올라타던 재하는 오르골을 잃어버린걸 알고 울음을 터뜨리지요.

에디의 찡그린 얼굴이 잠시 고민했다는 걸 보여주는군요.

에디는 재하의 손을 끌며 이번엔 재하를 도와주기로 합니다.

오르골을 찾는 사이 하늘에는 오로라가 나타났어요. 정말 마법같은 선물처럼 말이에요.

이어서 오르골을 찾아 준 에디.

재하는 에디에게 사실은 네 선물이었다고, 포장을 먼저 뜯어서 미안하다고 사과하면서 속 마음을 내비칩니다.

"넌 머리도 고불거리고, 키도 나보다 크고, 영어도 잘하고, 큐빅 퍼즐도 금방 맞추고... 난 널 싫어하지 않아."

숨죽여 듣고 있던 주현이 "무슨 말이야?" 하네요. ㅎㅎ

에디가 높이 든 오르골 위로 초록빛 오로라가 살아서 움직입니다.

에디도 속 마음을 말합니다.

"재하 머리는 고불거리지 않고, 할머니는 재하만 좋아하고, 은여우도 재하만 봤고, 변신 로봇도 재하만 가졌잖아?"

둘의 웃음이 막혔던 속을 뻥 뚫어주듯 시원하게 들리는군요.


중간에 오로라 여행이라는 소리에 재하처럼 주현이도 물어보더군요.

"오로라가 뭐야?"

고모가 재하에게 설명해주는 답변을 그대로 읊조려 주었어요.^^

"오로라는 태양에서 온 에너지가 공기와 반응해서 빛을 내는 자연 현상이야. 밤하늘에 아주아주 멋진 무늬가 나타나는데, 살아 있는 것처럼 움직이고 색깔도 굉장하대.

그 빛은 태양에서 아주 오래전에 출발한 셈이야. 태양은 지구랑 멀리 떨어져 있어서 빛이 여기까지 오는 데도 엄청난 시간이 걸려. 과거의 빛인 거지. 상상만 해도 굉장하지 않니?"

엄마도 한번도 보지 못했다는 말을 덧붙이면서요. 정말 어떤 빛일까 저도 상상해보면서 말이에요. 주현이는 과거의 빛을 지금 본다는 말이 와 닿지 않는지 갸우뚱하는군요.
 
그렇게 마지막 장면으로 하늘을 수 놓은 오로라를 보면서 다시금 고모의 설명을 되내어 주었어요.

온 우주를 떠돌다가 마법같이 재하와 에디 눈 앞에서 선물로 다가온 오로라.

주현이도 저도 오로라를 눈앞에서 본 것처럼 기억에 또렷이 남을 거 같아요.


마지막 페이지를 장식한 그림은 오르골 속에 녹아든 재하와 에디에요.

나란히 앉아 환하게 웃고 있는 두 아이에게 정말 마법같은 일이 일어난게지요.


이야기 중간에 특별한 선물을 하고프다는 고모의 말에 할머니의 말씀이 또 엄마인 저는 와 닿더군요.

"재하도 에디도 벌써 분명히 뭔가 얻었을걸. 애들은 언제 어디서나 배우게 돼 있어."

만일 제가 고모라면 할머니였다는 어떻게 행동했을까요?

저 또한 당연히 낯선 곳에 온 손님인 재하를 위하는 행동들을 했겠지요. 그리고 또 에디에게 양보하고 잘 놀아주라는 말도 꼭 했을 거에요. 아마 에디를 몇번은 다그치고 울렸을테지요.^^;;

억지로 두 아이 사이에 끼어들어 누구의 편도 들어주지 않고 기다리는 어른들을 보면서, 아이를 키우면서 항상 마음 속에만 새기고 행동으로 실천하지 못했던 말이 떠올랐어요. '기다려주기!'

그렇게 둘은 같이 부대끼로 서로에게 상처를 주면서 조금씩 조금씩 다가가고 있었던 거에요.

그리고 마침내 알지요. 둘은 누구보다 가까워지고 싶었다는 것을, 서로를 부러워하는 마음이 커서 힘들었다는 것을, 나만 힘든 것 같아 억울했다는 것을요.


줄곧 재하의 시점에서 이야기를 전하는 내내 주현이는 재하가 너무 찡찡댄다고 툴툴거리더군요. 예전 같았으면 에디가 불친절하다고 에디를 탓했을 텐데 이상하게 재하를 탓하더라구요. 이전에 동화책을 볼 때면 주인공이 자신인양 동일시 해서 편들었는데, 이번엔 상대방인 에디의 입장을 어렴풋이 이해를 한 모양이에요.

마지막의 둘의 속마음을 들으면서야 재하의 마음도 이해를 하는 듯 조용해졌어요.

어느새 나와 남의 입장도 생각할 정도로 성장한 주현이가 보여 대견하기도 했답니다.^^


잔뜩 기대했다가 이루어지지 않는 일들을 겪을 때 밀려오는 실망감은 참으로 크지요. 살다보면 그런 일들을 무수히 겪으며 적당히 기대하는 법도 배우곤 하는데요. 또 삶이란 이루어지지 않을 거라고 포기하는 순간에 기적같이 바라던 일이 일어나기도 하지요. 바로 이 책에 나오는 오로라처럼요. 그리고 가까워질 거 같지 않던 둘에게 다가온 마법같은 열린 마음처럼 말이지요.


<마법 같은 선물이야>는 낯선 경험 속에서 성장하는 두 아이의 마음읽기를 천천히 보여주고 있어요. 앞으로 아이들이 친구를 사귀고 낯선 일을 겪으면서 나도 모르게 일어나는 감정들을 차근차근 풀어주고 있지요.

내 마음을 솔직하게 들여다보는 법, 마음과 같이 않게 반대로 나타나는 행동들, 상대방 입장에서도 생각해보기, 그리고 서로에게 솔직하게 다가가는 법까지요. 이런 일련의 과정들이 힘들더라도 반드시 거쳐가다보면 내가 원하는 선물이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요.

'아이를 기다리며 키우기'를 항상 되내이며 실제로는 과정을 건너뛰고 결과만을 보여주려고 했던 엄마인 저에게도 큰 선물로 다가온 이야기였어요. 아이 스스로 해결하고 성장하는 과정을 거쳐야지만 비로소 아이의 길이 되는 것을 말이지요. 저는 옆에서 지켜보고 기다려주고 믿어야 함을요.

저와 아이에게 마법처럼 다가온 <마법 같은 선물이야>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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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감을 키워주는 질문의 힘
정명숙 지음 / 아주좋은날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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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자신감 있는 아이로 키우고 싶은 욕심은 모든 부모에게 있을 거에요.

아는 것도 자신감이 부족해서 발표를 못하고 할말도 못하는 아이를 보면 속이 터지지요.

그런 아이들을 위해서 주위에서는 스피치학원을 보내는 걸 보면서 정말 보내고 싶은 충동이 생기기도 했답니다.

생활 속에서 부모가 해 주는 질문이 아이의 자신감을 키워준다니, <자신감을 키워주는 질문의 힘>을 얼른 펼쳐 들었습니다.


프롤로그를 통해서 'WHY 대화법'을 제안하고 있습니다. 자신감은 부모의 전폭적인 믿음이 뒷받침된 허용적인 분위기 속에서 원인을 물어주고 공감하는 부드러운 쌍방통행의 'WHY 대화법'을 통해 길러질 수 있다고 합니다. 

이 책을 통해 부모와 자녀 사이, 스승과 제자 사이, 자녀와 친구 사이, 선생님과 학부모 사이에서 흔히 일어날 수 있는 사례들을 통해 'WHY 대화법'을 배워보았어요.


아이가 문장으로 말하던 순간을 저는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어요.

만 두돌이 되었을 때, 아이가 처음으로 한 문장은 "엄마 물 주세요." 였어요. 이전에 듣던 "엄마", "물" 에서 갑자기 봇물 터지듯 쏟아지기 시작한 이후로 끊임없이 대화를 해 왔지요. 이제야 정말 대화다운 대화를 하겠구나 설레였구요. 어딜 가나 재잘재잘하고 끊임없이 "왜"를 달고 사는 아이에게 놀랍게 반응하던 것도 어느순간부터는 대답하기 귀찮아서 "그냥 그런거야."로 대화를 일방적으로 차단할 때도 있었어요. 이런이런, 육아서에는 끊임없이 아이의 질물에 귀를 쫑긋 세우고 정성스럽게 답을 하라고 했는데 말이지요.

그렇게 시간이 흘러 엄마 품을 떠나 유치원을 가고 작년에 초등학교에 입학하면서는 떨어진 시간이 길어지는 만큼 공백을 메우는 대화들이 이어졌어요. 지금도 하교 길에서부터 재잘재잘 학교에서 있었던 일, 친구랑 싸운 일을 낱낱이 얘기하는 아이가 반가워 맞장구를 쳐 주는 것으로 시작되는데요.

이것도 잠시뿐이랍니다.

숙제는 뭐니?, 밥 먹기 전에 끝내라, 문제풀이 보고 이렇게 풀이하면 안된다는 지적질까지...

엄마의 일방적인 지시와 체크, 질책이 이어지고 아이의 콧등이 어느새 빨개지면 안아주고 위로하면서 하루가 마무리됩니다.

이렇게 요즘 우리 모녀의 일상 대화를 살펴보니 '대한민국 어머니들이 가장 많이 하는 말'이 대부분 포함되어 있어 뜨끔합니다. 

유아 때 노래부르고 놀고 춤출 때는 까르르 웃는 것만도 마음이 채워졌는데 말이에요.


몇일 전 엄마들의 멘토인 오은영 원장님의 강연을 듣고 왔어요. "부드럽지만 단호하게!!"를 강조하셨고 알지만 실천이 어려운 이 말을 가슴에 다시금 새기고 왔는데요.

저자 또한 아이가 말을 듣지 않거나 화가 치밀어 올라도 언성을 높이지 않고 차분하게 말하는 습관을 들이라고 조언하고 있군요.

대화의 기본은 절대 소리지르지 않는 것임을 명심해야겠어요.


제일 궁금한 내용은 아이의 자신감을 키우는 'WHY 대화법'이었어요.

아이의 눈높이에게 세상을 바라보도록 노력하는 부모,  민주적 권위형 부모가 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자세로 임하라고 합니다.

엉뚱하게 말하는 아이를 다그치지 말고 내가 아이가 되어 대화를 한다면 아이의 상상력은 날개를 달고 창의력이 샘솟겠지요.


'잔소리, 한 번 더 생각하고 하라'

학교에서도 끊임없이 선생님의 잔소리와 규제를 듣느라고 지쳤을 텐데, 집에서까지 잔소리를 한 제 모습이 투영되면서 마음이 아픈 대목이었어요.

잔소리를 늘어놓을 시간에 한 번 참고 한 번 웃고 한 번 칭찬하라는 말씀 또 새깁니다.


밥상머리 토론이 중요하다는 것 또한 알면서도 막상 식탁 앞에 앉으면 길어지는 대화가 불편할 때도 있어요. 지금은 아이가 어리다보니 아이 학교 생활에 문제가 되었던 부분이 거론되곤 하는데요. 아이 마음에 공감해주는 것을 깜빡하고 옳고 그름을 따지게 되는 경우도 많지요.

어떤 대화를 할 것인지 미리 생각하고 준비한다면 토론능력과 아이 마음까지 읽을 수 있는 멋진 시간을 보낼 수 있겠어요.


내성적인 내 아이를 보면서 스피치 학원에 보내서라도 외향적으로 바꾸고 싶은 마음을 잠재워 준 말씀이에요.

알려주신대로 억지로 고치려 하지 말고 아이 스스로 자신감을 가질 수 있도록 작은 성과에도 충분히 격려해주도록 하겠습니다.


모든 문제에는 답이 하나라고 정답만을 가르치고 배우는 아이들에게 사고의 전환을 할 수 있는 방법으로 난센스 퀴즈를 제안하고 있어요. 아이와 같이 난센스 퀴즈를 풀다보면 부모도 아이도 다양한 사고를 할 수 있겠어요.


2학년이 되면서 수학 서술형 문제 비중이 30%를 차지하면서 문제집을 보면 길어진 문장에 여러 문제를 복합적으로 풀어야 함에 아이는 지레 겁을 먹는데요. 처음엔 아이가 문제를 제대로 안 읽어서 못 푼다고 생각해서 문제를 차근차근 읽고 풀면 된다고 했는데 잘 안되더라구요. 제가 요즘 이 방법을 사용하고 있는데요. 단계별로 풀이하는 법을 알려주니 한결 수월하게 문제를 풀어내고 있어요.

아직 방법도 서툴고 다양한 사고도 힘든 시기이기에 부모의 적절한 지도가 필요하겠어요.


<자신감을 키워주는 질문의 힘>을 통해 새기고 실천한 것들!

대화를 나눌 때 아이의 생각을 존중해줘라.

아무리 사소한 이야기라도 무시하거나 면박을 주지 마라.

아이의 마음을 읽어주고 자신감을 키워주는 말로 부드럽게 "왜 그랬니?"라고 물어주고 공감만 해 주어도 아이는 부모에 대한 신뢰감이 쌓인다.

하나 하나 꼬집어서 질책하는 "왜" 대화에서 벗어나자.

속마음을 읽어주고 공감해주는 "왜?" 대화 속에서만 아이에게 건강한 자신감을 키워줄 수 있다.

 

사실 지금보다 더 걱정되는 것은 곧 다가올 사춘기 때 이렇게 이어오던 짧은 대화마저 단절될까 두렵습니다. 사춘기 전에 아이와의 관계를 신뢰로 차곡차곡 쌓아 놓아야 한다는데 지금까지 한 대로라면 금방 바닥이 나겠지요.

이제 제대로 된 'WHY 대화법'을 통해 아이와 마음을 나누어야겠습니다.


뭐가 그리 조급한 건지, 엄마는 아이 매니저 역할을 하다보면 시간에 쫓기고 마음이 급해집니다. 빨리빨리 하고 자야지 싶은게지요.

가만히 되짚어보면 제가 굳이 잔소리를 하지 않아도 아이는 집에 와서 어느 정도 휴식을 취한 후에 알림장을 꺼내들고 숙제를 한답니다. 조금 시간이 더 걸릴 뿐이지요.

엄마의 조급증이 아이한테 전염될까 걱정됩니다. 뭐든 빨리하는게 좋은게 아닌데 말이지요. 충분히 생각하고 자기스스로 할 수 있는 힘을 키워주는 것이 중요한 순간인데, 멀리 내다보고 아이를 지켜보는 자세가 중요하겠습니다.


현직 초등학교 교사인 정명숙 선생님이 아이들과 나눈 대화를 수록하고 있어 상황별로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를 배울 수 있어 좋았습니다. 내 아이와의 대화에서 막힐 때마다 수시로 펼쳐들고 제대로 된 대화법을 시도해보렵니다. 반복적으로 연습하다보면 어느 순간 저도 아이도 정말 마음 속 대화를 나눌 수 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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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에 논밭이 있어요! - 내 손으로 짓는 친환경 곡식 농사
김바다 글.사진, 김주리 그림 / 한림출판사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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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년 전부터 텃밭 가꾸기가 붐처럼 일었는데요. 저희도 재작년 미니텃밭을 3개 분양받아 왔답니다. 재작년엔 첫해라 방울토마토, 부추, 고추, 상추까지 골고루 심고 수확하는 재미가 쏠쏠했는데요. 베란다는 동향이라 아침에만 해가 들어서 키우기가 어려워서 옥상에 놓고 하다보니 더운 여름 물 주느라 오르내리는 것도 일이더군요. 한해 열심히 돕던 꼬맹이 주현이도 재미가 시들해지고 해서 작년엔 상추만 조금 심어서 먹었어요.

텃밭에서 키울 수 있는 건 채소 정도로만 생각했는데, 논밭이라니요. 정말 잘 자랄까? 어떻게 키우지? 하나에서 열까지 궁금증을 가득 안고 <우리 집에 논밭이 있어요!>를 펼쳐들었어요.

 

봄 곡식 농사 시작해요
3월 보리밭, 밀밭으로 가요
4월 벼농사를 시작해요
5월 청보리밭을 걸어요
6월 밀과 보리가 익어요
7월 벼가 무럭무럭 자라요
8월 콩에도 벼에도 꽃이 펴요
9월 허수호랑이 세우러 가요
10월 풍성한 수확을 시작해요
11월 밭에서 자라는 고기, 콩 수확해요
12월 밀과 보리가 자라요


엄마와 남매가 함께 밀, 보리, 벼 등을 기르는 과정을 봄, 여름, 가을, 겨울 월별로 나누어서 보여주고 있어요.

씨 뿌리기, 병충해 대처하며 기르기, 추수하기, 씨앗 갈무리하기까지 농사에 필요한 전 과정을 아이들과 함께 가꾸는 정성어린 도시 농부의 모습이 대단했어요.

아이들의 질문에 맞춰 곡식이 자라는 과정을 엄마가 설명해주듯이 편안하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한 구성 또한 좋았답니다.

저도 이렇게 말해줄 수 있으면 좋으련만. 서울에서 나고 자란 저부터 학교에서 배운 글 말고 눈으로 몸으로 배워야겠다 느꼈어요.


시기별로 야외 논밭을 탐방하며 실사를 수록하여 실제 농촌 풍경을 엿 볼 수 있어 또 좋았답니다.

직접 농사는 안지어도 이런 풍경을 계절별로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아이에겐 큰 교육이 되겠지요. 매해 추석이 되면 왜 모든 곡식과 과일이 가을에 나오는 건지 의아해하는 딸아이에게 말로 매해 설명을 해 주어도 와 닿지 않겟지요. 책으로 여러번 보는 것보다 이렇게 한번씩 우리도 직접 눈으로 보고 와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다가오는 5월엔 수록된 그림처럼 펼쳐질 청보리밭부터 보러 가고 싶네요~~


실제 옥상 텃밭에서 수확하는 모습은 사진으로 담아 정말 해 냈구나 감탄하며, 실제 모습도 비슷할 거 같은 남매 그림에 웃음지으면서 보았어요.

마지막으로 가족들의 품평회 시간을 보면서 한해 농사를 어떻게 하는구나 다시 한번 정리하는 시간이었답니다.

일단 첫해니까 제일 만만해 보이고 모종 키우는 시기가 다가오는 5월엔 옥수수, 6월엔 콩을 심어봐야겠어요.


우리나라는 여름 기온이 높고 장마철이 길어 채소 농사보다 곡식 농사에 적합하다고 하는 말이 텃밭을 가꾸어보니 이해가 가네요. 채소 가꾸다가 장마철 되면 짓무른다고 미리 다 뽑아 먹었거든요.ㅋㅋ

물만 잘 주면 채소 기르기보다 곡식 키우는게 더 수월하다고 하니 해 볼만하겠어요.

논밭에서 나는 곡식은 시골의 너른 땅에서나 가능하다고 생각했는데요. 옥상에서 아기 욕조, 고무대야 등을 재활용해서 멋지게 논밭을 일구어낸 결과물을 보면서 탄성이 절로 나왔습니다. 정말 가능하구나. 책에서 알려준대로 모종하고 물주고 거름주고 병충해 잡아주면 초보인 저도 흉내는 낼 수 있겠구나 용기가 생기네요.

논밭 가꾸기에 대한 과정을 수록한 것뿐만 아니라 현재 곡식의 자급률이 떨어지고 있는 문제의 심각성도 피부로 와 닿았답니다. 너무나 풍족한 먹거리로 남기면 버리는 걸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우리집 식탁부터 다시 보게 되었어요. 저 어렸을 때는 정말 밥그릇에 붙은 밥알 한톨도 물 넣어서 다 챙겨 먹었는데 말이지요. 엄마인 저부터 음식물쓰레기 줄이기부터 실천하고 아이와 같이 텃밭을 가꾸며 먹거리의 소중함을 항상 새겨야겠어요.


김바다님이 2년 전에 출간한 <내가 키운 채소는 맛있어!>도 얼른 챙겨 보고 올해는 저희 집 미니 텃밭을 풍성하게 가꾸어보렵니다.

날씨는 어느덧 여름을 향해 달려가고 있네요. 올 여름 햇볕에 그을려 가며 도시농부에 도전해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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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깝다! 영어 헛고생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지음 / 우리학교 / 2014년 2월
평점 :
절판



무엇보다 영어 울렁증이 있는 엄마로서 내 아이만은 영어를 잘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강하다보니 어릴 때부터 영어교육에 관심은 늘 많은 편이었어요. 엄마표로 동화책 읽기부터 시작해서 좀더 잘 읽혀주고 싶은 마음에 영어 스토리텔링 과정까지 들어가면서 열의를 보이기도 했는데요. 좀 하다보면 아이 관심 끌기 실패, 엄마의 꾸준한 노력 부족으로 다시 제자리 걸음을 하기를 반복하다보니 지치기도 하고 사교육에 눈을 돌리게 되는 시점이었어요.

내년 초등 3학년을 앞두고 올해는 늦어도 영어를 시작해야 한다는 분위기에 또 한번 팔랑귀를 흔들며 여기저기 정보를 얻고 있는 시점에서 단비와 같은 <아깝다! 영어 헛고생>을 만났습니다.


'영어 사교육'을 꼼꼼히 따져 본 전문가 26인의 목록이 수록되어 있어요.

본문 중에 등장하셨던 이름이라 책을 다 읽고 보니 꽤나 친근하게 다가오네요.^^

이런 분들이 전문가의 의견을 주셨다면 믿을만하겠지요. 옆집 엄마, ~카더라 통신에 더 이상 휘둘리지 않을 수 있겠어요.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을 들어보긴 했지만 따로 정보를 찾아보지는 못했네요.

나름 사교육 없이 키우겠다고 초등학교 1학년을 보내긴 했지만 2학년을 앞두고 겨울 방학 때에는 정말 학원 안 보내도 될까 불안함이 엄습하더군요. 

영어 뿐 아니라 다른 교과에 있어서도 사교육 없는 세상을 위해 일하시는 분들이 있어 든든합니다. 


<아깝다! 영어 헛고생> 에서 조목조목 사교육의 문제점들을 파고들어 분석하고 어떤 대안들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이제 초등학교 2학년이 되고보니 제일 걱정되는 부분은 영유, 학원에 다녔던 아이들과 3학년 때 같이 영어를 시작해도 늦지 않을까? 하는 부분이있어요.

4. 영어는 영어 수업이 시작되는 초등 3학년 이전에 미리 해놔야 한다는데요?

6. 엄마표 영어로 성공하는 아이들이 많다던데요?

가 제일 궁금한 부분으로 짚어주고 있네요.

영유아 시기별, 단계별로 영어에 대한 다양한 고민들을 차례대로 해결해보았어요~


영유아 때 영어 조기교육과 관련해서 출판 관계자, 영어 학습지 선생님께 제일 많이 듣는 말은 '결정적 시기'에요.

부모교육 프로그램에서도 등장하는 말이라 이 단어만 듣고는 '결정적 시기'를 놓치는 건 아닌가 노심초사하게 되지요.

지금 아니면 안된다는데, 나중에 되돌려 줄 수도 없는데 불안감과 조바심이 증폭되는데요. 


전문가가 말하는 '결정적 시기'는 우리가 알고 있는 거랑 많이 다르군요.

'결정적 시기 이론'은 우리나라와 같은 비 영어 사용 국가 상황에서 적용될 수 없는 이론으로 모국어 습득이나 영어를 쓰는 나라에 이민 간 상황을 전제로 한 이론이란 겁니다. 이민을 가도 어린아이일수록 언어 습득이 빠른 것을 두고 하는 말이지요.

 '결정적 시기'에 대해 올바로 안다면 전혀 불안할 것이 없다는 걸 이제야 알았다니 안타깝지만, 그래도 지금이라도 알아 다행입니다.

 
"미리 배워도 몇 년 후 같은 레벨 반에서 만난다"는 말은 초등 엄마들끼리 종종 나누는 이야기에요.

영유를 다니는 아이들은 그래서 영어학원을 끊을 수가 없다고 하지요. 하지만 또 너무 힘든 학습과정에서 오는 스트레스로 아이들이 영어를 거부하게 되는 부작용이 생기고, 이들 중 정말 끝까지 가서 실력이 향상되는 아이는 손가락에 꼽는다고도 해요.

 
그렇다면 왜 영어를 10년 이상 배운 우리는 영어 울렁증이 생긴 걸까요?

초중등 과정에서 영어를 가르치는 시간은 총 730여 시간, 하루에 7시간씩 배운다면 100일 정도 배우는 시간이군요.

언어 습득을 위한 충분한 노출을 위해 11,680 시간이 필요한데 턱없이 부족한 교육 현실입니다.

시간으로도 짧은 시간이고 이후에 영어를 사용하지도 않고 절실하게 배우려고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영어 실력이 늘지 않은게지요.


무조건 일찍 시작해야 영어를 잘 하는 것이 아니라는 건 주위에서도 흔히 접하는 일이에요.

하지만 당장 눈앞에서 영유 나오고 영어학원 다니는 아이들을 보면 마음 다스르기가 쉽지는 않은데요.

아이의 영어 학습에 대한 동기부여가 충분히 되었을 때 영어를 시작하라는 말에 힘이 납니다.

아이들이 영어를 필요로 하는 나이를 생각하더라도 영어 교육에 있어 적기는 유치원 시기가 아니라는 것이지요.

조기교육에 휘둘리지 말고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

전문가들은 대안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초등학교 저학년 때는 영어 공부보다 우리말 독서와 다양한 경험을 쌓으라고 합니다. ​

아이 책 읽기를 하면서 꾸준히 들었던 말인데요. 독서를 통해 쌓은 다양한 배경지식이 영어에서도 나중에 힘을 발휘한다는 것이지요.

이 이야기는 얼마전 중학교에 간 엄마하고도 나눈 이야기인데요. 영어학원을 다녀도 어느 수준을 뛰어넘지 못하더라는 겁니다. 그 뒤에는 역시 그동안 게을리한 독서가 걸림돌이 되더라는 말이었어요.

이제 당장 주현이에게 닥친 현실적인 문제를 다루고 있는 부분이군요.

내년 초등학교 3학년 영어 교과과정을 앞두고, 2학년 때에는 해야지 하는 마음으로 부랴부랴 학원을 알아보고 보내는 집들이 많았어요.

주현이도 어떻게 해야 하나 방학 동안 고민이 많았지요.

그러던 차에 겨울방학 때 영국에서 살고 있는 제 친구가 놀러왔습니다. 주현이에게 영어공부 해서 내년에는 영국에 꼭 놀러오라는 말을 하니, 아이는 솔깃하더군요. 그동안 엄마가 영어공부 좀 할까, 영어 책 좀 읽을까 하면 꾀를 부리던 아이가 영국 가고 싶은 마음에 영어공부를 해야 할 거 같답니다. 옳다구나 하고 학원을 알아보기도 했는데요. 매일 학원에서 보내는 학습시간에 부담스러운 숙제에 금방 질릴 거 같아 엄두가 안나더군요. ​


초등학교 3~4학년부터 영어를 배우기 딱 맞는 시기라는 조언에 안심이 되는군요.

고학년이 되면 이해도 잘되고 공부하고자 하는 의욕도 높기 때문에 효과가 크다는 것이지요.

엄마들이 비교를 하지 않아도 벌써부터 영유 다녔던 아이들이 영어를 잘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더라구요. 자기도 영어 잘하고 싶다는 말도 하구요. 이제 슬슬 동기부여가 되는 걸까요?


초등학교 때 영어를 끝내야 한다는 말이 들릴 때마다 불안감이 상승합니다.

나름 타당한 이유를 들이밀면서 중고등 때는 수학에 매진해야 성적관리가 된다고 하더군요.

그런데, 누가 이런 말을 했을까 보면 다 학원 관계자를 통해서인데 듣고 있으면 절로 고개가 끄덕여지지요. 하지만 여전히 뒤돌아서면 왜? 라는 의문이 사라지지 않습니다.

초등 영어의 목표를 영어 실력의 완성이 아닌 영어에 대한 흥미와 동기를 유지시켜주고 혼자 공부할 수 있는 기초습관을 마련해주는 것으로 잡으라고 방향을 제시해주니 이제는 조바심을 내려놓을 수 있겠어요.


아이가 유아 때는 엄마표로 책 읽기부터 시작하는데요.

처음에는 낯선 언어에 반응하던 아이도 어느 단계에 가면 거부하는 때가 오고 엄마표로 힘들어지는 시기가 오면 학원에 보내게 됩니다.

저의 경우를 보면 한글 책 읽듯이 시도했지만 유아 수준에서 읽기로 넘어가는 단계 또한 한글처럼 자연스럽지도 쉽지도 않더군요. 점점 엄마는 지쳐가고 그러다보면 엄마표는 흐지부지되고 말이지요.

엄마표로 성공한 이들의 책과 온라인상 결과물을 보면 왜 우리 아이는 안되는 걸까? 엄마가 부족해서일까? 자괴감이 들기도 합니다. 이대로 괜찮을까. 싶고 또 불안감만 커지지요.


이에 가장 좋은 방법으로 다독을 제안하고 있습니다.

'자발적 다독은 최선의 방법이 아니라 유일한 방법' 이라는 말을 들을 때마다 자극을 받아서 영어책 읽기를 시작하지만 한글책 읽기에 밀리고 관심 밖으로 밀리고 하다보면 또 작심삼일을 반복하는 중이에요.

다시금 힘을 얻어 꾸준히 할 수 있는 다독 계획을 세우는 것이 필요하겠다 싶어요.

책 뒤에 수록된 추천도서목록도 참고하고 아이 수준보다 낮고 아이 관심도가 높은 책 위주로 다독에 다시금 불을 지펴야겠습니다.

 
기러기 가족의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조기유학 보다는 요즘은 방학을 이용한 단기간 영어캠프가 붐이더군요.

얼마전에도 겨울방학동안 엄마랑 같이 영어캠프를 다녀온 친구 이야기를 듣는데 비용이 만만치 않았습니다. 영어학원 보내는 것보다 효과적이라고들 하지만 정말 이 시기에 외국에 나가 영어공부를 하는게 아이에게 득이 될까, 우리도 경제적인 여건이 되면 보내고 싶을까, 여러 생각을 하게 되더군요.


다 하니까로 시작된 영어 사교육 열풍. 우리 아이만 안하면 뒤쳐질 거 같은 현실 속에서 <아깝다! 영어 헛고생>을 읽는 내내 그동안 팔랑귀로 흔들렸던 제 마음은 "누구를 위한 영어인가? 왜 영어를 잘해야만 하는 걸까?" 를 곰곰히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이제 조금씩 영어에 관심을 가지게 된 주현이를 보면서, 그동안 했던 엄마표 영어, 좋다는 영어 전집과 DVD를 봐라 안본다 실랑이를 했던 시간이 아까웠습니다. 그 시간에 마음 편히 아이가 하고 싶은 놀이에 같이 열중해줄걸 하구 말이지요.


왜 영어교육을 해야 하는지 부모의 바른 교육관과 비판의식을 가지고 사교육 열풍에 휘둘리지 말아야겠습니다.

남들이 하니까, 다른 집 아이들이 다 좋아하는 책이니까가 이니라, 아이의 관심과 수준에 맞춘 영어 교육에 집중해야 할 때임을 배우는 시간이었어요.

이 책을 읽는 내내 아이와 씨름했던 영어 책들이 책장을 채우는 만큼 한숨도 깊어진 원인에 대한 답을 얻었습니다. 책장도 영어에 대한 부담도 덜어내야겠어요.

이어서 바로 책에서 추천한 EBS 초목달 사이트에 들어가서 온라인 스토리텔링 학습을 살펴보았어요. 이 정도면 주현이도 영어를 재미나게 할 수 있겠다 싶어 레벨 테스트도 받고 앞으로 꾸준히 진행해 보려 합니다. 아이도 하루 20분 정도라고 하니 부담없이 할 수 있겠다고 좋아하네요.

책과 함께 가랑비에 옷 젖듯이 아이의 영어 관심과 흥미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해 주어야겠어요. 이후에는 아이의 학습 의욕에 맞춰 무리하지 않게 진행해 볼 생각입니다.

 
영어 교육에 대한 길잡이가 필요한 학부모라면 꼭 읽어보고 앞으로 아이 교육에 있어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있는데 도움을 받으시기 바랍니다.

즐거운 영어 책 읽기를 위해서 한글 책 읽기를 하던 때를 떠올리며 차근차근 진행해보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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