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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에 논밭이 있어요! - 내 손으로 짓는 친환경 곡식 농사
김바다 글.사진, 김주리 그림 / 한림출판사 / 2014년 3월
평점 :
몇년 전부터 텃밭 가꾸기가 붐처럼 일었는데요. 저희도 재작년 미니텃밭을 3개 분양받아 왔답니다. 재작년엔 첫해라 방울토마토, 부추, 고추, 상추까지 골고루 심고 수확하는 재미가 쏠쏠했는데요. 베란다는 동향이라 아침에만 해가 들어서 키우기가 어려워서 옥상에 놓고 하다보니 더운 여름 물 주느라 오르내리는 것도 일이더군요. 한해 열심히 돕던 꼬맹이 주현이도 재미가 시들해지고 해서 작년엔 상추만 조금 심어서 먹었어요.
텃밭에서 키울 수 있는 건 채소 정도로만 생각했는데, 논밭이라니요. 정말 잘 자랄까? 어떻게 키우지? 하나에서 열까지 궁금증을 가득 안고 <우리 집에 논밭이 있어요!>를 펼쳐들었어요.
봄 곡식 농사 시작해요
3월 보리밭, 밀밭으로 가요
4월 벼농사를 시작해요
5월 청보리밭을 걸어요
6월 밀과 보리가 익어요
7월 벼가 무럭무럭 자라요
8월 콩에도 벼에도 꽃이 펴요
9월 허수호랑이 세우러 가요
10월 풍성한 수확을 시작해요
11월 밭에서 자라는 고기, 콩 수확해요
12월 밀과 보리가 자라요
엄마와 남매가 함께 밀, 보리, 벼 등을 기르는 과정을 봄, 여름, 가을, 겨울 월별로 나누어서 보여주고 있어요.
씨 뿌리기, 병충해 대처하며 기르기, 추수하기, 씨앗 갈무리하기까지 농사에 필요한 전 과정을 아이들과 함께 가꾸는 정성어린 도시 농부의 모습이 대단했어요.
아이들의 질문에 맞춰 곡식이 자라는 과정을 엄마가 설명해주듯이 편안하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한 구성 또한 좋았답니다.
저도 이렇게 말해줄 수 있으면 좋으련만. 서울에서 나고 자란 저부터 학교에서 배운 글 말고 눈으로 몸으로 배워야겠다 느꼈어요.
시기별로 야외 논밭을 탐방하며 실사를 수록하여 실제 농촌 풍경을 엿 볼 수 있어 또 좋았답니다.
직접 농사는 안지어도 이런 풍경을 계절별로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아이에겐 큰 교육이 되겠지요. 매해 추석이 되면 왜 모든 곡식과 과일이 가을에 나오는 건지 의아해하는 딸아이에게 말로 매해 설명을 해 주어도 와 닿지 않겟지요. 책으로 여러번 보는 것보다 이렇게 한번씩 우리도 직접 눈으로 보고 와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다가오는 5월엔 수록된 그림처럼 펼쳐질 청보리밭부터 보러 가고 싶네요~~
실제 옥상 텃밭에서 수확하는 모습은 사진으로 담아 정말 해 냈구나 감탄하며, 실제 모습도 비슷할 거 같은 남매 그림에 웃음지으면서 보았어요.
마지막으로 가족들의 품평회 시간을 보면서 한해 농사를 어떻게 하는구나 다시 한번 정리하는 시간이었답니다.
일단 첫해니까 제일 만만해 보이고 모종 키우는 시기가 다가오는 5월엔 옥수수, 6월엔 콩을 심어봐야겠어요.
우리나라는 여름 기온이 높고 장마철이 길어 채소 농사보다 곡식 농사에 적합하다고 하는 말이 텃밭을 가꾸어보니 이해가 가네요. 채소 가꾸다가 장마철 되면 짓무른다고 미리 다 뽑아 먹었거든요.ㅋㅋ
물만 잘 주면 채소 기르기보다 곡식 키우는게 더 수월하다고 하니 해 볼만하겠어요.
논밭에서 나는 곡식은 시골의 너른 땅에서나 가능하다고 생각했는데요. 옥상에서 아기 욕조, 고무대야 등을 재활용해서 멋지게 논밭을 일구어낸 결과물을 보면서 탄성이 절로 나왔습니다. 정말 가능하구나. 책에서 알려준대로 모종하고 물주고 거름주고 병충해 잡아주면 초보인 저도 흉내는 낼 수 있겠구나 용기가 생기네요.
논밭 가꾸기에 대한 과정을 수록한 것뿐만 아니라 현재 곡식의 자급률이 떨어지고 있는 문제의 심각성도 피부로 와 닿았답니다. 너무나 풍족한 먹거리로 남기면 버리는 걸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우리집 식탁부터 다시 보게 되었어요. 저 어렸을 때는 정말 밥그릇에 붙은 밥알 한톨도 물 넣어서 다 챙겨 먹었는데 말이지요. 엄마인 저부터 음식물쓰레기 줄이기부터 실천하고 아이와 같이 텃밭을 가꾸며 먹거리의 소중함을 항상 새겨야겠어요.
김바다님이 2년 전에 출간한 <내가 키운 채소는 맛있어!>도 얼른 챙겨 보고 올해는 저희 집 미니 텃밭을 풍성하게 가꾸어보렵니다.
날씨는 어느덧 여름을 향해 달려가고 있네요. 올 여름 햇볕에 그을려 가며 도시농부에 도전해볼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