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가사의한 V양 사건 초단편 그림소설 1
버지니아 울프 지음, 고정순 그림, 홍한별 옮김 / 아름드리미디어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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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종 마주치는 동명의 V양에게 점점 마음을 내어주지만, 선뜻 다가가기는 어렵다. 어느 날부터 이 V양이 보이지 않자 용기 내어 그녀를 방문하는데...

서두의 언급처럼 이 책은 '역력한 비애감'이 가득한 책이다. 그림에서 그림자처럼, 자매처럼, 엮인 한 사람인 듯, 두 사람인 듯한 인물과 텅 빈 의자에서도 그 마음이 고스란히 전달된다.

고정순 작가님이 쓰신 '부록', <이름이 되어>를 읽으니 마음은 더 헛헛해지지만, 글을 받아들이는데 도움이 된다.

내가 그저 지나친 무수한 이름들을 돌아보며 '곁을 내어주지 않은 마음'을 생각하게 하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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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먼 가라사대, 우리는 모두 별이다 - 2024 뉴베리 아너상 수상작
에린 보우 지음, 천미나 옮김 / 밝은미래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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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먼 가라사대 우리는 모두 별이다》
ㆍ에린 보우 / 밝은 미래

표지와 제목만 보고는 마냥 유쾌한 이야기인 줄 알았다.
주인공이 유쾌한 아이이긴 하지만 왜 그럴수밖에 없는지를 찬찬히 들여다보아야 하는 책이었다. 볼륨이 꽤 되는 책이지만 사이먼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그 아픔을 이 아이가 어떻게 이겨낼지 마음 졸이며 읽어나갔다.

아빠는 성당 전례 담당자, 엄마는 장례지도사이다. 엄마의 직업상 심심치 않게 시신에 관한 이야기, 가끔은 시신과 함께 있기도 하지만 주인공 사이먼은 꽤 시니컬하다. 사이먼 가족은 원래 살던 곳을 떠나 작은 시골, 커다란 전파 망원경에 둘러 싸인 '그린 앤 베어잇'으로 이사를 온다. 누구든 나를 좀 내버려뒀으면 하는 사이먼 곁으로 우주에 관한 지식이 해박하고 더불어 외계인과 교신하고 싶어하는 '아게이트'가 다가오고, 이후 '케빈'과도 친해진다. 임보 강아지 '헤라클래스'도 가족이 되고. 겉으로 보기에 평범하고 아무 문제없는 듯 보이지만 사이먼은 누군가 나에게 다가오고 나에 대해 알게 되는 것이 두렵다.
ㅡㅡㅡㅡㅡㅡ
p.78
..내가 평생 걸리지 않고 살기를 원했던 그 레이더는 나를 자동으로 추적하게 될 것이다. 목표물을 향해 날아가는 미사일처럼. 세상의 종말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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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울하고 은둔형 인간이 되는 사춘기 순간이 모두에게 있듯 사이먼도 그런 아이인 줄 알았다. 하지만 사이먼에게는 그럴만한 사건이 있다. 나중에 그 사건이 무엇인지 알게 되면, 사람들의 사소한 관심이 사이먼에게는 어떤 파장이 되는지 생생하게 느껴져 마음이 아플수밖에 없다. 동정을 가장한 관심과 호기심이 어쩌면 상처가 될 수 있으리라는 걸 감히 상상해본 적도 없으니 사이먼과 같은 아픔을 겪었을 사람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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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93
지금도 케빈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하고 싶긴 했다. 케빈도 나와 같은 마음이라는 걸 안다. 하지만 우리 둘 다 그럴 필요는 없다. 왜냐하면 우리 둘 다 아무 잘못도 하지 않았으니까. 때로는 세상이 거지 같아서 나쁜 일이 생길 때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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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어떤 일을 겪고 나면 그냥 먼지가 되어 사라지고 싶을 때가 있다. 아무것도 들추고 싶지 않고 잠자코 있고 싶은 마음. 작은 거 하나라도 시작되면 겉잡을 수 없이 슬픔과 우울이 커지니까. 나도 그런 적이 있었다. 아무도 내게 그 일과 관련해서 몰랐으면, 그 일을 이야기하지 않았으면 하고 바랬던 적이.

그런 면에서 어린 사이먼에게, 더 큰 일을 겪은 사이먼에게, 도리어 내가 위로받는 느낌이 들었다.

사이먼과 같은 트라우마와 나름의 우울 속에서 지금은 없을 것 같은 이들에게.
사이먼 가라사대, "지금부터 지금의 너가 될 지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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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속에서 인생그림책 12
박희진 지음 / 길벗어린이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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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년엔 할머니도,
"옛날엔 나도 날아다녔지."
아무렴~

발만 담그려던 할머니는 물에 들어오자 무장해제된 듯 몸이 가벼워지고 마음도 가벼워진다. 한껏 가뿐해진 할머니의 미소에 나도 절로 미소가 지어진다.

사람이 나이가 들면 애 같아진다고 했던가.
집에 돌아가자는 손녀에게, "싫다~"고 하는 할머니의 투정이 귀엽다.

모습이 뒤바뀐 듯한 손녀와 할머니의 모습에서 인생이란, 서로가 서로를 세상으로 이끄는 것이며.
물 속에서 돌고래처럼 가뿐히 유영하는 할머니의 모습에서 나이는 별개로 여전히 인간의 마음 속엔 자유와 젊음이 있음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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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점 두고두고 보고 싶은 그림책 149
김지영 지음 / 길벗어린이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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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고치고 싶고 감추고 싶은 점이 있지 않나.
"가만히 보니 빨간 점만 보여."

전전긍긍할수록 단점은 더 커진다. 아이의 빨간 점이 점점 커져서 몸을 뒤덮은 것처럼.
"사과만큼 커졌어. 수박만큼 커졌어. 나만큼 커져 버렸어!"

⁠그 단점을 아이는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 달렸다는 걸 알지만 그게 아이들은 쉽지 않다. 어른도 의연해지는 게 힘든데 아이들은 오죽 할까.

하지만, 눈 작다는 소리에 빵 터진 엄마의 모습에서
'아 그게 크게 대수롭지 않은 일이구나.'
주인공이 빨간 점을 훅 벗어버리는 시점의 모습에서
'아 이게 별일 아니구나.'라고, 자신을 좀 먹을 수 있는 그 일이 사실은 별일 아닌 일 따위 넘겨버릴 수 있는 마음을 키울 수 있음 좋겠다.
(물론 쉽지 않지만)

아들의 감상평, "나의 빨간 점? 엄마. 난 빨간 점이 없는데. 근데 여기 봐. 얘들도 모두 뭔가 있었어."

그래 모두에게 하나씩은 있을 그런 거.
아.무.것.도 아닌 게 되면 아무것도 아닌 거야!!

그림이 심플하면서도 멋지다했더니 역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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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니엘 셸린 지음, 클라라 바르틸손 그림, 신견식 옮김 / 지양어린이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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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비로운 수수께끼를 풀어가며 숲을 보호해야하는 이유를 찾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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