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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서 온 남자 폰 노이만 - 20세기 가장 혁명적인 인간, 그리고 그가 만든 21세기
아난요 바타차리야 지음, 박병철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23년 9월
평점 :
이 책은 폰 노이만의 일대기로, 시대를 앞서간 뛰어나고 현명한 지성인이었던 그의 삶을 보여주는 것은 물론 그가 관심 있었던 수학, 물리학, 전자공학, 경제학, 생물학 등 여러 학문과 기술 발달에 영향과 시너지를 주었던 동시대 학자들인 괴델, 슈뢰딩거, 앨런 튜링, 힐베르트 등의 모습도 함께 볼 수 있어 매우 흥미로웠다.
(20세기 기술과학의 전반이 담겼다.)
다른 학자들의 아이디어에 영감을 받기도 하고, 영감을 주기도 하면서 끊임없이 학문적인 완성도를 쌓아가는 것이 존경스러웠다. 자만하지 않고 타인의 탁월성을 인정할 줄 아는 사람이었기 때문에, 게임이론에서 그의 관심사는 한쪽의 이득이 필연적으로 다른 쪽의 손실을 초래하는 제로섬게임이 아니라 플레이어들끼리 주고 받는 영향을 강조했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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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323
로버트 레너드는 "노이만에게 동맹과 연합은 모든 사회조직 이론에 반드시 필요한 요소였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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폰 노이만은 다양한 관심 분야에 거의 완벽히 통달했으며 미래를 보는 통찰도 있었다는 점이 경이롭다. 너무 많이 알아도 문제인 듯. 천재의 삶 부러운 동시에 고달파 보인다.
그에게 인간의 삶이란 합리적이냐/비합리적이냐, 얼마나 효율적이냐/아니냐였던 것 같다. 단순히 시기심 때문에 이기적으로 굴거나, 개인의 복수심으로 남을 골탕 먹이는 일에 시간을 쏟지는 않은 것 같다. 그게 어떤 의미에서 꾸밀 줄 모르고 순수해 보이기도 했다.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일들이 그에게는 정직/도덕 인 듯. 생을 마감하는 마지막 순간까지 '지옥이 존재하는 확률을 따지고 신도가 되는 것이 효율적이다'라는 계산을 한 것에 웃음이 나지만 그게 그의 삶의 방식이라는 것을 생각하면 이해 못 할 것도 없다.
수식과 이론들을 설명하는 부분에서는 잠시 정신이 안드로메다로 가기도 했지만, 중요한 건 폰 노이만이라는 학자가 삶의 현상을 얼마나 열정적으로 대한 지적인 사람인 가를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 충분히 읽기에 재미있으면서도 교양 넘치는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