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니피그 사이언티스트 - 자기를 생체실험한 과학자들
레슬리 덴디 외 지음, C. B. 모단 그림, 최창숙 옮김 / 다른 / 200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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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어쩐지 딴따라 세계를 그려 놓은 것 같은 느낌이다. 돈을 위해서 정보를 조작하고 권력을 위해서 거짓말을 하는 눈을 휙휙 돌리는 과학자의 탈을 쓴 정치가들도 많은 이 곳에서, 나는 이 책이 마치 머나먼 별나라 세계였다.

물론, 그저 단순히 편견일지도 모른다. 그저 한 때에 매스컴에서 황우석 박사님에 관한 내용 때문에 모두 그러려니 생각하고 있을 지도 모른다. 지식의 사기꾼이나, 뭐 과학의 사기꾼 같은 것을 하도 봤기 때문일지도. 그러니까 분명 과거에도 과학자이자 정치가 인 사람도 있을 것이고 현재도 순수한 열기와 호기심으로 살아가는 과학자도 있을 것이다. 분명히.

나도 그랬으니까. 이들의 열정을 배우고 싶어 했으며 이들의 길을 조금은 같이 갈 수 있다면 하니까.

이 책의 내용은 분명 청소년들에게도 좋을 것 같다. 꿈이 없는 소녀들에게, 열정이 없는 소년들에게. 객관적으로 쓰여진 이 책은 <과학의 사기꾼>이나 <지식의 사기꾼>같은 느낌도 들지 않는다.(이 책들은 너무 주관적이었다.) 더군다나 과학이라고 해봐야 과학교과서를 떠올리거나 하지 않는다. 그저 위인들의 일부분을 적어 놓은 듯한 기분이다. 과학을 싫어해도 좋아할 수 있다.

사실 다른 쪽으로 생각하면 이들이 이렇게 까지 했지만 아무 결과가 없었으면 이렇게 떴을까? 이렇게 유명인사가 되었을까? 오히려 바보취급 당하고 어리석은 자들로 되어 버리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이들처럼 했기 때문에 그런 결과가 찾아 왔노라고, 생각하고 싶다. 그리고 설령 결과가 좋지 못하더라도 그들의 그 마음은 진짜였으니까.

마지막에 담긴 <과학적 사건 연대표>라든가 <이제 우리는 안다>부분은 다시 재 정리 해 준 것이다. 조금은 더 알기 쉽게. 한 번 훑어 보니 조금은 더 기억에 잘 나는데? 하고 웃어줘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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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터십 다운의 열한 마리 토끼 (양장)
리처드 애덤스 지음, 햇살과나무꾼 옮김 / 사계절 / 200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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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워터십 다운의 열한마리 토끼 라는 이 책을 단순한 우화로 여겼다. "우화가 왜 장르 소설 사이에 있지?" 하고 고개를 갸웃 거릴 뿐이었다. 하지만 간혹가다가 그런 경우를 몇 보았기 때문에 그다지 상관하지 않았다. 장르 같은 문학이 영국 문학이나 여타 세계문학에 속해 있었고, 혹은 아무리 봐도 판타지 같은 데 연애 소설란에 번듯이 자리잡고 있었던 경우.. 등등. 그저 이름만 길고 비싸고 두꺼운 소설 한 권 으로 여겼다.

하지만 나는 스쳐지나가던 토끼들을 다시 만났다.

우연일지도 모른다. 두 번 정도는 우연으로 봐줄 수 있을 지도 모른다. 나와 열한마리의 토끼들은 학교 도서실에서 만났다. 책 겉표지가 쑥 벗겨져서 스티븐 킹의 소설의 바로 옆에 있었다. 나는 친구와 이야기 하며 스티븐 킹의 소설에 손을 뻗어 빼고는 바로 대출받았다. 그런데, 다시 보니 그것은 이 열한마리의 토끼들이었다.

이 책은 토끼들이 무리에 빠져나와 새로운 무리에 도착하고 다시 새로운 마을을 만들며 여자를 구하고 조금 더 마을을 번성 시키는, 뭐 그런 이야기였다.

이 책은 토끼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었다. 토끼들의 시점이지만 사실 사람과 다를 바 없었다. 그들의 살아가는 방식만 뺀다면, 천의 적 같은 것들이 없다면 충분히 인간으로 봐도 괜찮을 듯 하다. 나는 때때로 그들의 모습을 상상할 때 인간의 모습으로 그들은 정말 사람이기도 했다. 어깨를 다친 빅윅은 녹색 군바리 옷을 입고 있는 거칠고 과격한 남자가 피를 흘리고 있는 모습을 상상했다. 토끼들의 묘사는 사실감이 넘쳤다. 토끼의 사생활의 덕택일지도 모르지만, 그 뿐만이 아니라 그들의 성격도 가지각색이다. 영매사 같은 파이버나, 못된 성질을 가지고 있지만 한 편으로는 희생적이던 빅윅, 영리한 헤이즐, 그것은 운드워트도 마찬가지다.

사실 아름다운 문체, 라고는 할 수 없다. 나는 그런 문체라든가 하는 것은 보지 못했다. 대다수가 해외의 문학만 보아 온 데다가 그 외에는 교과서에 실린 글과 아마추어가 쓴 한국 장르 소설들 뿐이었으니 문체에 관해서 뭐라 할 수 없다. 더불어 이것도 번역된 글이다. 하지만 이야기는 탄탄했다. 간혹 나오는 신화 이야기는 [재미 + X ]였다. 마지막 에필로그도 인상적이었다. 그 은빛의 귀 토끼를 따라간 헤이즐의 모습이 아직도 그려진다. 간간히 생기는 위협은 박진감 넘쳤다. 그 때는 이미 동화나 우화라는 생각을 버릴 때였다.

다만 까닭모르는 점이 있다면, 토끼어라는 존재였다. 나는 토끼어 사전을 때때로 찾아보며 이야기를 읽어야 했다.흐라이어와 흐라이루를 햇갈리기도 했다. 토끼들을 조금 더 생생하게 하려고 했던 걸까. 아마 비슷한 이유겠지. 나는 이 때마다 이들이 토끼라는 것을 깨달을 정도였다. 하지만 나는 조금 불편한 감이 느꼈다. 나중에는 이미 다 알고 있다는 듯이 여유로이 볼 수 있었지만.

여하튼 나는 이 우연스러운 만남에 감사한다. 이 우연한 만남이 기쁘고 반갑다. 길거리에 가다가 우연스럽게 전학간 친구를 만나는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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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사고의 숲
로버트 홀드스톡 지음, 김상훈 옮김 / 열린책들 / 200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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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을 배경으로 하는 이 소설은 마지막의 한 부분은 뭐가 이랫! 하고 소리쳤지만(-_-), 첫 부분에서 뭔소리래(-_-) 라고 했었지만, 사실 볼만한 책입니다.

여러 배경은 야성적이고 흉폭한 느낌입니다. 인디언 부족의 전설 같은 내용이고, 예언이라던가 하는 부분은 마치 롤플레잉 RPG 같은 느낌입니다. "아아 용사로 신탁받은-" 이랄까. 선과 악의 대립이라든가, 하는 부분에서도 그런 느낌이 듭니다. 다만 첫 부분에서 특이한 용어들이 나와 읽기가 꺼려졌던 적이 있습니다. 그들의 특수 용어도....... 하지만 익숙해 지면 덜컥 겁이 나거나 소름이 돕는 등, 혹은 귀네스의 모습을 상상하며 여유롭게 읽을 수 있습니다. 다른 판타지와는 특히 돌출적인 느낌입니다. 꿈꾸는 책들의 도시도, 나니아 연대기나, 반지의 재왕, 해리 포터같은 것에서도 볼 수 없는 이질적인 모습이 매력입니다.*)

제가 태어나기 전에 나온 이 책의 후속편이 아직 번역이 안된 것인지 찾을 수 없다는 점이 안타까운 따름입니다.(분명 미번역 서적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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빼앗긴 자들 환상문학전집 8
어슐러 K. 르 귄 지음, 이수현 옮김 / 황금가지 / 200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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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난생 처음 읽는 SF는 아니다. 조아라(www.joara.com)에서 sF란에서 몇번 읽었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그 후의 실망감도 기억이 난다. 나는 그 후에 아무 것도 보지 않았으므로, 결국 제대로 SF를 본 적이 없는 것이다.

하지만 어슐러 K 르 귄에 관한 프로필은 줄줄이 뽑아낼 수 있다. 자랑은 아니지만, 어지간한 팬들보다 더 잘 안다고 확신할 수 있다. 그녀의 어스시의 마법사를 읽어서가 아니라, 호기심에 몇 번 들춰 보았기 때문이다. 그나마 언젠가 읽어봐야지, 하는 맹한 소리만 했다.

환상은 현실의 은유다.

빼앗긴 자들도 현실을 반영했다. 은유적으로 표현하고 있었다. 두 개의 별을 오락가락 하면서 수 많은 사상과 관념을 표현하고 있었다. 그들의 좋은 점과 나쁜 점, 끝 없는 이상 세계의 추구.......

하지만 처음 부분은 너무 어려웠다. 내가 SF의 반감 때문에 그런 것인 지 나는 처음 부분을 읽기 힘들었다. 폭죽처럼 화려하게 펑펑 사건이 터지고 전개되어갔다. 사정이 이래서, 나는 중간 부분 까지 해매다 후반 부에서 나름의 정리를 끝낼 수 있었다. 훌륭한 책이지만 아직 내가 읽기에는 역부족, 이란 느낌이어서 싫다. 정중하고 긴 인사보다 HI 라는 간단한 영어가 더 좋은 것처럼 조금 수위를 낮춰주었으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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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수 (양장) - 어느 살인자의 이야기
파트리크 쥐스킨트 지음, 강명순 옮김 / 열린책들 / 200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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냄새가 나지 않는 그루누이의 특이한 출생, 그리고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그의 자살(그건 누가 봐도 자살이었다!), 그의 고난과 고통, 삶... 마치 판타지 적 느낌이었다. 아니, 그야말로 판타지를 보는 듯 했다.

그루누이의 인생은 그야말로 이해할 수 없는 혼돈의 집합체였다. 그야말로 향수라는 존제 자채와 똑같이 말이다. 책의 처음 부터 말하는 그 덧없음이, 결말 까지 이어졌다. 향수의 그 향내처럼, 정말로.

그루누이가 두렵다는 말을 들었다. 하지만 나는 그가 두렵지 않다. 오히려 나는 그를 동정한다. 순수한 소녀의 향수를, 신의 향기를 만들어 내려는 그의 모습은 비뚤어진 사랑의 갈구가 아니었나 한다.

그는 수많은 소녀를 죽인 살인마다. 하지만 나는 그 살인의 행위가 부럽게 까지 느껴졌다. 신의 향기를 만드는 그 목표, 그 목표에 그는 열정적으로 뛰었다. 굳이 그 외에도 그는 목적을 위해서 그야말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고, 수 없이 살아 남았다. 나는 그게 부럽다. 그게 조금 잘못된 방식으로 걸었지만, 그런 확고한 길이 있다는 것은 부러운 길이었다.

그의 그 끝 부분에서의 행위는 이해할 수 없다. 갑작스러운 마음의 변동, 그 자살은. 하지만 만약 그런 비극적 결말이 아니었다면 나는 납득하기 힘들었겠지. 이 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그 덫없는 허무함을 말하고 있었으니까.

내가 이 책을 읽고 아쉬운 점은 조금더 책에 능통했으면 그가, 작가가 말하는 바를 알 수 있었지 않았나 싶다. 나는 그 말하는 바를 다 알 수 없었다는 점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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