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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주론 ㅣ 문예 인문클래식
니콜로 마키아벨리 지음, 박상진 옮김 / 문예출판사 / 2024년 12월
평점 :


이 책을 처음 읽기 시작했을 때는 몰랐다. 24년 12월이 이렇게 변할지.
"우리 시대의 군주는누구이고 무엇인가"라고 묻는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을 펼쳐보며 고전의 세계에 빠져본다.
고전이란 누구나 알고 있지만 아무도 읽지 않는 책이라 했던가.
너무나 유명한 니콜로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을 누군가는 나쁜 책으로, 누군가는 엄청난 책으로, 누군가는 꼭 읽어봐야하는 책으로 추천을 받았는데 이제야 접해보았다.
르네상스 시대의 피렌체 공화국 외교관이자 정치이론가로 해박한 지식과 견문을 가진 마키아벨리는 <군주론>에서 26개의 장으로 이루어진 챕터를 통해 군주로서 나아가야할 방향과 의지를 펼친다.
한 때 금서로 지정이 되기도 하고, 셰익스피어는 사악학 모략가로 비유하기도 한 무시무시한(?) 책이라고 알고 있었는데 시대적 배경을 이 책의 인물 해설과 주석을 통해 읽어보니 시대상을 반영한 새로운 인물임이 틀림 없었다.
꽤나 자극적인 장의 제목과 내용들을 서술하고 있지만, 그 글을 시대상과 함께 자세히 읽어보면 결코 무력의 통치와 전쟁을 권하는 것도 아니고, 사악한 군주를 만들어내자는 것도 아니다.
비록 군주가 멸시당하고 너그럽지 않은 사람이라고 일컬어지더라도 자신이나 신민의 소유물을 쓰면서 너그럽다면 차라리 인색한 쪽을 고르라는 이야기도 지금을 살아가는 이야기처럼 느껴진다.
역대 위대한 업적을 남긴 군주들은 충직한 군주들을 능가하며 영악한 사람들이었다는 점을 콕찝어 말할 때는 마키아벨리의 거침없고 솔직한 마음이 참으로 신기했으며, 힘으로 싸우고 짐승을 모방하라는 일차원적으로 보이는 조언 또한 글로 남겨도 되는 것인지 나도 모르게 뒤를 돌아봤다.
그렇지만 <군주론>에서 경건해보이도록 세삼함을 기울이고 그런 척하라는 조언조차 가짜를 권하는 것이 아니라, 이 조차 쉽지 않은 것이기 때문에 군주에게 현실적으로 가능한 수준먼저, 그리고 평범한 사람들에게 다가설 수 있는 조언을 해주었다는 생각이 든다.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을 읽으면서 과거의 책이라고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깊게 다가왔다.
텍스트 그 자체를 접할 것이 아니라 <군주론> 안에 있는 마키아벨리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에 초점을 맞추면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깊은 울림을 준다. 때로는 악해보이기도 할 만큼 정치적이고(?) 권모술수를 권하기도 하지만 이는 최소한이고 단기적으로 할 것이며, 결국 권력이란 민중에게서 나온다는 우리가 요즘 외치는 그 말이 더 크게 울려퍼진다.
고전인문학자의 이탈리어어 원전 완역본으로 만난 마키아벨리의 <군주론>. 요즘 같은 시대를 잘 살기 위해 우리가 곁에 두어야 할 책이라고 느껴진다.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