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에 관한 책, 공부에 관한 공부, 철학에 관한 철학은 특히 좋아하는 주제다.
5년전 즈음 '깊은 공부, 진짜 공부를 위한 첫걸음'을 부제로 내 눈을 끈 책이 있었다.
'유한'하게 멈춰서서 휩쓸리지 말고 가만히 들여다보자고, 깊은 공부인 래디컬 러닝을 외치던 책이 있었다.
그 책은 저자의 전작 <공부의 철학>이라는 책이었는데 이번에는 <현대사상 입문>으로 다시 만났다.
철학, 그 중에서도 현대사상으로 범위를 좁혀보고, 그 안에서도 다양한 이야기를 해주지만 데리다, 들뢰즈, 푸코, 메이야수, 허먼, 라뤼엘 등의 철학가로 좁혀보는 책이다. 내가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도 많지만 나를 불편하게 하는 책이 결국 성장시켜주는 것 같다.
크게 세가지로 꼭지를 나누어서 <현대사상 입문>은 우리에게 입문을 위한 길을 열어준다.
데리다-개념의 탈구축, 들뢰즈-존재의 탈구축, 푸코-사회의 탈구축인데 단어 하나와 개념하나에도 사유할 거리가 천지다.
탈구축이 무엇인지 간단하게 설명을 해주는데, '사물을 이항대립, 즉 두 개념의 대립에 의해서 파악하여 좋고 나쁨을 말하려는 것을 일단 유보'한다는 것이라고 먼저 일러준다.
이항대립은 서로 다른 존재와 개념을 일반화하거나 단순하게 나누지 않는다는 것을 배운 것만으로도 <현대사상 입문>의 큰 소득이라 생각한다.
철학을 공부하면 할수록 생각하는 법, 사유하는 법, (무)쓸모를 위한 가장 큰 쓸모의 학문인 것 같다.
당장 철학을 모르더라도 밥을 굶지 않고 일상 생활에도 지장이 없겠지만, <현대사상 입문>의 초반에 말하는 것처럼 우리는 더 명확한 해상도로, 더 단순화하지 않고 살아갈 수 있게 된다.
심플을 외치는 이 세상에서 단순화 하지 않는다는 의미는 무엇일까? 이 삶을 이해하고 사랑하고 살아가려는 노력 그 이상이라고 생각한다.
저자는 <현대사상 입문>이 입문서이기도 하지만 '질서와 일탈'로서 현대사상을 다시금 그려낸 연구서이기도 하다고 말한다.
만약 현대사상이라는 것이 조금은 난해하고 어렵게 느껴진다면 <현대사상 입문>을 곁에 두고 불완전함을 인정하며 읽어나가야겠다.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