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빵집에서 균의 소리를 듣다 - 《시골빵집에서 자본론을 굽다》이후 8년, 더 깊어진 성찰과 사색
와타나베 이타루.와타나베 마리코 지음, 정문주 옮김 / 더숲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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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괴가 아닌 공존의 삶을 찾아서"

-사람이 목숨을 유지하려면 자기 외의 존재를 파괴할 수밖에 없을까? 다른 이를 망가뜨리지 않고 공존하는 방법은 없을까? 그 답을 찾기 위해 지난 인생을 되돌아보며 이 책을 쓴다.

-나는 돗토리현 깊은 산속에 자리 잡은 마을 지즈초에서 빵과 맥주를 만들고 '다루마리'라는 가게를 꾸리며 살고 있다. 빵과 맥주는 균을 발효시켜 만드는 발효식품이다. 나는 그 발효균에 빠져들어 이곳 지즈초까지 흘러왔다. 그리고 지즈초에 와서 빵 장인을 졸업하고 맥주 장인으로 변신했다.

-균을 통해 세상을 보면 생명은 참으로 신기하다. 각자 다른 방식으로 살지만 전체적으로는 균형과 조화를 이룬다. 그리고 결과물로 알코올이라는 이로운 물질을 만들어낸다.

-나는 이제껏 내가 아는 범위 안에서만 답을 찾으려 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복잡하게 얽힌 관계성을 따지기 귀찮았던 것이다. 그래서 누룩균은 오래된 전통 가옥에서만 채취할 수 있다고 단정 지었다. 누룩균이 서식하는 환경은 끊임없이 변했는데 말이다.

-발효에서 야생의 균이 활동하는 것을 알게 된 나는 그들이 거대한 두뇌처럼 지구 전체를 통솔하면서 생명을 유지한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참 똑똑하고 사랑스럽지 않은가 말이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하루를 마무리하면서 '균 활동'이라는 이름으로 야생 효모 맥주를 마신다.


어딜가나 예쁜 카페와 빵집이 대세다.

사진 맛집 카페는 인테리어와 분위기, 그리고 그 매장만의 시그니처 메뉴까지 있기 때문에 줄을 서서 간다.

하지만 남과 다른 '빵집'의 이유가 슬로우 푸드를 고집하고 이번에는 '균'이라는 자연의 재료로 만든 맥주까지 있다니?

저자 와타나베 이타루, 와타나베 마리코, 두 부부가 여는 시골빵집. <시골빵집에서 균의 소리를 듣다>의 이야기다.

전작 <시골빵집에서 자본론을 굽다>도 베스트셀러에 오르며 엄청난 인기를 얻었는데,

이번 <시골빵집에서 균의 소리를 듣다>도 나오자마자 베스트셀러를 찍으며 새로운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시골빵집이라는 말을 듣고 느껴지듯이 저자는 시골의 한 마을에서 조용히(?) 빵을 굽고 살고 있다.

대량생산의 시대에서 속도가 아닌 느림으로, 생산성과 효율성이 아닌 정성으로, 할 수 있는 만큼만 빵을 팔고 만든다.

아마 장인이 있다면 이런 느낌이지 않을까?

하지만 그들이 새로운 도전까지 한다. 이번에는 장소를 옮겨서 균과 맥주다!

이미 시골빵집 '다루마리'가 엄청난 인기를 얻는 가게가 되었는데 매장을 옮긴다니 나는 읽으면서 깜짝 놀랐다.

하지만 균을 채집하기에 더 좋은 환경, 그리고 아이들이 성장하고 배울 수 있는 좋은 교육 환경을 위해 떠난다니 두 저자, 그리고 가족들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다.

균은 하루 아침에 생성되지 않는다. 그리고 주변 환경에 따라 다른 균이 나온다.

그만큼 균이 예민하고 자연의 영향을 많이 받는 말이었다. (심지어 코로나19의 영향도 받는다!)

시골빵집, 빵과 맥주라는 주제에서 이렇게 많은 갈래로 뻗어나와 자연과 공동체를 돌아보게 되다니. 이 세상에 작은 균 하나도 모두 소중한 존재다.

<시골빵집에서 균의 소리를 듣다>에서 '다루마리식 장시간 저온 살균법'을 통해 균을 채집하고 자신만의 농법을 개발하는데

끊임없이 시도하고 도전하고 기다리는 장인의 모습에서 많은 것을 느꼈다.

속도가 중요한 시대에 진짜 빵과 맥주를 위해 기술, 재료, 환경에 집중하는 저자는 맛있는 음식 그 이상의 가치를 준다.

시골빵집에서 빵과 맥주, 그리고 함께 살아가는 지혜의 소리를 들었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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