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을 좋아하거나 좋아하지 않거나 상관없이 좋아할 법한 책이 나왔다.
'마일로 베크먼'의 <숫자 없는 수학책>이 그 주인공이다.
수학하면 자동적으로 떠오르는 숫자의 나열과 그래프와 기하학과 도형과... 이 모든 걸 깨부수는 이 제목은 뭐지? 숫자가 없이 수학을 설명한다니?
우선 하버드 천재 소년이라는 저자부터 알아봐야겠다는 마음으로 책날개를 펼쳤다.
그의 이력을 살펴보니 13세에 수학경시대회 주장으로 활동하고, 15세에 하버드 대학교를 입학한 수제 중의 수제였다.
근데 천재가 쓴 이 책, <숫자 없는 수학책>은 어렵지 않다. (숫자가 없으니까!?)
유쾌한 책 표지를 봐도 느낌이 오겠지만, 230여 쪽 분량의 <숫자 없는 수학책>은 빡빡한 텍스트로 가득차지 않았다. 역시나 예상대로 숫자도 없다.
그저 우리가 생각할 수 있는 만큼의 여백, 구조와 패턴을 보여주는 도형, 그리고 이해를 돕기 위한 간단한 일러스트 정도이다.
숫자를 몰라도, 수학을 몰라도 읽을 수 있는 수학하기- 책이라는 설명처럼 그저 수학을 요리조리 풀어서 얘기해준다. 이렇게 생각해보면 어떨까? 이건 어떻게 생각해? 그렇다면 이건 이렇게 증명해볼까? 같은 느낌이다.
귀여운 도형도 그려주고 구불구불한 선도 있으며 친근한 벽지의 대칭 나열도 그려주고 가계도와 지도까지 다룬다.
그렇다고 그저 쓱쓱 넘겨버릴 한없이 가벼운 책도 아니다.
이 책의 목차는 크게 5가지인 위상수학, 해석학, 대수학, 수학 기초론, 모형화로 나뉘는데 제목만 봐도 꽤 무시무시하다.
근데 이걸 또 숫자 없이 얘기하듯 술술 풀다니 참 신기한 책.
중간 중간 수학의 공식이나 역사도 다뤄주는데 되게 간단하게, 우리가 쓰는 일상 언어로 '증명', 그리고 '증명 끝'이라고 자주 나오는데 이것도 꽤나 귀엽다.
우리나라에도 이런 수학책이 많이 생겼으면 좋겠다.
첫 장만 죽어라 보면서 넘어가지 못하는 그런 책이 아니라 머리를 말랑말랑하게 해주고 수학에 대한 개념을 뒤집어놓는 그런 책.
<숫자 없는 수학책>을 읽다보면 질문이 많이 나온다. 무심코 외웠던 벡터나 기하학, 지도를 수학의 관점에서 일상언어로 풀어주고 그런 형식을 증명하는 것도 힘빼고 에세이처럼 이야기하듯 풀어준다.
질문을 던질 때 잠시 멈춰보고 생각을 하다보니 다시 수학을 공부하고 싶게 만드는 책인데, 수학적인 생각과 마인드를 불어넣어준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