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자 없는 수학책 - 하버드 천재 소년이 보여주는 구조와 패턴의 세계
마일로 베크먼 지음, 고유경 옮김 / 시공사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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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자는 무엇을 믿을까?

우리는 수학이 흥미롭고, 참이며, 유용하다고 (이 순서로) 믿는다.

우리는 '수학적 증명'이라 불리는 과정을 믿는다. 그리고 증명으로 얻은 지식이야말로 중요하고 강력하다고 믿는다.

원리주의 수학자들은 식물, 사랑, 음악, 모든 것을 (이론상) 수학으로 이해할 수 있다고 믿는다.

-이 세상에 얼마나 많은 도형이 있을까?

꽤 간단한 질문이지만, 선뜻 대답하기가 쉽지 않다. 이 질문을 보다 정확하고 간결하게 설명한 '일반화된 푸앵카레 추측'이 나온 지 한 세기가 훌쩍 넘었지만, 우리는 아직도 누가 그 질문에 대답할 수 있는지 모른다.

-지도

추상적인 상황을 볼 때, 세부적인 상황을 툭툭 털어내고 기본적인 역학관계에 집중하면 아주 다양한 패턴과 구조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깨닫기 때문이다. 이러한 패턴과 구조를 수학적 대상이라고 하며, 그 대상을 생각하는 게 바로 수학이다.

-추론

추론 규칙은 간단하지만 엄청 강력하다. 어떤 체계의 추론 규칙을 목록으로 작성하면 새로운 지식이 담긴 고속 기억 장치를 잠금 해제할 열쇠를 찾을 수 있다. 이것이 바로 연쇄 반응이다. A로 B를 추론하고, B로 C를 추론하면 그다음에는 D, 그리고 E...

그때 A와 D가 동시에 참이라는 사실을 알면 또 다른 명제 P도 참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면 새로운 추론 사슬이 시작되고, 더 나아가 이미 알고 있는 다른 사실과 결합하며 계속 늘어난다.

-과학

어쩌면 우리가 현실을 아주 가깝게 반영하는 수학적 대상을 찾을 수 있다는 건 놀라운 일이 아닐지도 모른다. 이론 수학의 궁극적인 목적은 모든 가능한 모형, 모든 가능한 구조, 형태, 시스템, 모든 형태의 논리와 주장을 한 지붕 아래에서 수집하고 분석하는 것이다. 상상할 수 있거나 상상할 수 없는 모든 대상을 공통의 언어, 하나의 보편적인 표기법과 기술력으로 바꾸려 한다. 척 봐도 터무니없는 프로젝트다. 일상의 현상을 설명하고 예측하는데 꾸준히 성공했다는 건 아무리 봐도 이해할 수 없는 기이한 축복이다.

정말 흥미진진한 생각거리가 아닌가?


수학을 좋아하거나 좋아하지 않거나 상관없이 좋아할 법한 책이 나왔다.

'마일로 베크먼'의 <숫자 없는 수학책>이 그 주인공이다.

수학하면 자동적으로 떠오르는 숫자의 나열과 그래프와 기하학과 도형과... 이 모든 걸 깨부수는 이 제목은 뭐지? 숫자가 없이 수학을 설명한다니?

우선 하버드 천재 소년이라는 저자부터 알아봐야겠다는 마음으로 책날개를 펼쳤다.

그의 이력을 살펴보니 13세에 수학경시대회 주장으로 활동하고, 15세에 하버드 대학교를 입학한 수제 중의 수제였다.

근데 천재가 쓴 이 책, <숫자 없는 수학책>은 어렵지 않다. (숫자가 없으니까!?)

유쾌한 책 표지를 봐도 느낌이 오겠지만, 230여 쪽 분량의 <숫자 없는 수학책>은 빡빡한 텍스트로 가득차지 않았다. 역시나 예상대로 숫자도 없다.

그저 우리가 생각할 수 있는 만큼의 여백, 구조와 패턴을 보여주는 도형, 그리고 이해를 돕기 위한 간단한 일러스트 정도이다.

숫자를 몰라도, 수학을 몰라도 읽을 수 있는 수학하기- 책이라는 설명처럼 그저 수학을 요리조리 풀어서 얘기해준다. 이렇게 생각해보면 어떨까? 이건 어떻게 생각해? 그렇다면 이건 이렇게 증명해볼까? 같은 느낌이다.

귀여운 도형도 그려주고 구불구불한 선도 있으며 친근한 벽지의 대칭 나열도 그려주고 가계도와 지도까지 다룬다.

그렇다고 그저 쓱쓱 넘겨버릴 한없이 가벼운 책도 아니다.

이 책의 목차는 크게 5가지인 위상수학, 해석학, 대수학, 수학 기초론, 모형화로 나뉘는데 제목만 봐도 꽤 무시무시하다.

근데 이걸 또 숫자 없이 얘기하듯 술술 풀다니 참 신기한 책.

중간 중간 수학의 공식이나 역사도 다뤄주는데 되게 간단하게, 우리가 쓰는 일상 언어로 '증명', 그리고 '증명 끝'이라고 자주 나오는데 이것도 꽤나 귀엽다.

우리나라에도 이런 수학책이 많이 생겼으면 좋겠다.

첫 장만 죽어라 보면서 넘어가지 못하는 그런 책이 아니라 머리를 말랑말랑하게 해주고 수학에 대한 개념을 뒤집어놓는 그런 책.

<숫자 없는 수학책>을 읽다보면 질문이 많이 나온다. 무심코 외웠던 벡터나 기하학, 지도를 수학의 관점에서 일상언어로 풀어주고 그런 형식을 증명하는 것도 힘빼고 에세이처럼 이야기하듯 풀어준다.

질문을 던질 때 잠시 멈춰보고 생각을 하다보니 다시 수학을 공부하고 싶게 만드는 책인데, 수학적인 생각과 마인드를 불어넣어준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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