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펙트 와이프
JP 덜레이니 지음, 강경이 옮김 / ㈜소미미디어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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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비밀을 가둔 상자, 진실로 향하는 잠긴 문

사라진 그녀보다 더 그녀다운 존재

당신에게 어울리는 완벽한 아내"

-당신은 다시 그 꿈을 꾼다. 팀과 함께 디왈리 축제를 보기 위해 인도의 자이푸르를 방문하는 꿈.어디를 둘러봐도 문과 창문마다 등불과 양초, 폭죽, 꼬마전구들이 보인다. 집집마다 마당은 깜박이는 빛들의 웅덩이가 되었고 입구는 색을 입힌 쌀가루로 그린 정교한 문양으로 장식되었다.

-자주 묻는 질문

질문: 코봇 cobot은 무엇인가요?

대답: 코봇은 '컴패니언 로봇 (동반자로봇)'의 줄임말입니다. 시제품 연구 결과에 따르면 코봇은 사랑하는 사람과 사별한 뒤 겪는 상실의 고통을 덜어주고, 곁에 함께 있어주며 위로와 정서적 지원을 제공합니다.

질문: 코봇은 다른 종류의 인공지능과 어떻게 다를까요?

대답: 코봇은 공감할 수 있도록 특별히 설계되었습니다.

-"당신은 항상 유일했어, 애비. 대체불가능한 존재. 완벽한 아내. 완벽한 엄마. 내 평생의 사랑. 모두가 하는 말이지만 난 진심이야. 당신을 잃은 뒤 많은 사람들이 내게 잊으라고, 내 삶을 함께할 다른 사람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어. 하지만 나는 그런 일이 결코 없을 거라는 걸 알았지. 그래서 대신에 이렇게 한 거야. ... 사랑해, 애비. 언제나 당신을 사랑할 거야. 영원히. 우리가 결혼식 날 약속한 것처럼."

-마침내 번쩍이는 깨달음이 당신의 뇌를 스친다. 그는 내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안다.

"맞아." 내가 말한다. "그게 첫 번째 개선점이었지. 우리는 그 아름다운 머리에서 진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알아야 했거든. 정말이지 매혹적이었어. 거짓말, 둘러대기, 허약한 감정적 판단...... 손봐야 할 게 너무 많아. 하지만 우리는 해날 거야. 알고 보니 투명성이 사랑 넘치는 결혼 생활의 비결이더군."

하지만 난 당신을 결코 사랑할 수 없어! 당신은 생각한다. 나는 결코 괴물을-


이미 전작 <더 걸 비포>, <빌리브 미>로 큰 사랑을 받고 있는 작가 JP 덜레이니의 기대넘치는 신작이 나왔다.

바로 <퍼펙트 와이프>. 역시나 나오자마자 베스트셀러를 찍고 연일 인터넷서점 기록을 갱신하며 심리 스릴러의 대가임을 보여주는 무서운 소설이다.

여기서 무섭다는 표현은 JP덜레이니를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또는 그의 작품을 읽어보지 않았더라도)

피 튀기고 귀신이 나오는 공포물이 아니라, 주인공들 사이에서 심장을 조여오는 긴장감과 소설의 이야기를 어떻게 풀어나갈지 책에 손을 놓을 수 없다는 표현임을 알 것이다.

소설 속 이야기와 상상력을 중요시하는 나로서는 최대한 책의 스포일러를 배제하고 작성했는데, 혹시라도 줄거리조차 스포일러 당하는 것을 싫어하는 분이라면 이 글을 읽지말고 <퍼펙트 와이프>를 다 읽고 오시길 추천드린다. (아마 1~3일 내에 다 읽을 수 있을 것이다!)

<퍼펙트 와이프>의 주요인물은 남편 팀 스콧과 그의 아내 애비게일.

제목에서도 눈치챘겠지만 완벽한 아내를 꿈꾸는 팀의 사랑스러운 아내가 바로 애비이다.

그러나... 책을 1장만 펴도 알게 되듯이 애비는 어느 병원에서 갑작스럽게 깨어난다.

바로 5년 후에. 어느날 사고를 당한 애비는 이렇게 눈을 뜨게 되는데 그녀가 꾼 꿈들은 꿈이 아니다. 업로드다.

<퍼펙트 와이프> 책을 펴자마자 12페이지만에 알게 되는 엄청난 이야기.

그녀가 사고에서 깨어났는데 업로드라니? 조금만 더 가면 알게 되겠지만 그녀는 바로 코봇, 인공지능과 공감, 감성을 느낄 수 있는 AI 로봇이었다!

슬프게도 '진짜' (진짜라고 표현해도 될까?) 애비는 사고로 목숨을 잃었고 그의 남편 '팀'은 사랑하는 아내를 잃은 것도 모자라 이를 둘러싼 죽음과 관련하여 소송에 걸렸지만 무혐의로 판결이 났다. 천재 공학자 '팀'은 애비를 다시 되찾기 위해 코봇 애비를 개발한다.

<퍼펙트 와이프>를 읽으며 느낀 건 이 책의 배경이 그리 먼 미래가 아니라 지금 당장 우리가 겪는 일상과 현실이 배경이라는 점이다.

그 배경에서 AI로봇이 발전한 형태랄까? 지금도 개발 중이고 수많은 영화 속에서도 다루는 주제이지만 인간과 똑같은 인공지능을 가진 로봇이 우리 곁에 있다면 이런 느낌일 것 같다. <퍼펙트 와이프>는 우리가 멀고도 가깝게 느끼는 인공지능 로봇이라는 주제를 진짜 우리 곁으로 데려와서 당신이라면 어떻게 하겠나? 라고 마구 질문을 던지는 것만 같다.

엄청난 기술력이다. 인간과 똑같은 로봇을 만들어내다니. 그 기억들은 업로드하면 되고 반영되지 않은 정보들은 추가로 업데이트할 수 있다니 말이다. 물론 모두가 반기는 것은 아니다. 코봇임을 알고 꺼림칙하게 생각하는 시민들이나 불필요한 기술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하지만 확실한건 '팀'이 성공했다는 것! 사랑하는 아내 '애비'를 다시 되돌려냈다는 사실이다.

여기까지 <퍼펙트 와이프> 이야기를 따라왔다면, 음, 그래 역시 로봇은 완벽하지- 라고 생각하기 쉽상이다.

하지만 초반부터 어딘지 모르게 석연치않고 의심스럽고 의뭉스러운 '팀'와 살아있을 적 '애비'의 풀리지 않는 이야기들이 실타래처럼 얽히고 얽혀있다.

모두가 의심했던 것처럼 '팀'은 정말 '애비'를 죽이지 않은 게 맞을까? 그리고 '애비'는 사건 당일 날 무슨 일이 있었을까? 또 그 둘은 진실로 사랑하는 사이였을 것 같은데 불륜의 실마리도 보이는 것 같은데 진짜일까? 둘 사이의 아이 '대니'는 이야기 속에서 무엇을 말하려고 하는걸까?

그 진짜 이야기는 <퍼펙트 와이프>를 끝까지 읽어보면 반드시 알 수 있을 것이다!

나는 그 이야기의 답을 찾아가는 과정도 궁금증을 자아내며 참 좋았지만, JP 덜레이니 작가가 우리에게 말하려고 하는 메시지들도 생각할 거리를 마구 던져줘서 아직은 시기상조라고 생각했던 AI를 피부로 느낄 수 있었던 것만 같다.

과연 죽은 사람을 사랑한다는 이유로 로봇으로 재현해내는게 진짜 행복을 찾을 수 있는 길일까?

인간에게 공평한 한 가지가 있다면 바로 죽음인데, 그 죽음까지 인간이 손을 대며 신의 영역을 침범한다면 결국 인간과 코봇이 함께 공존할 수 있을까?

그리고 남편 '팀'은 자꾸 뭔가를 감추려고만 하는데 그게 뭔지 우리에게 알려줘야할 것 아닌가!

이렇게 생각에 생각에 생각을 하고 가스라이팅 하는 팀까지 만나다 보면 어느새 <퍼펙트 와이프>와 헤어질 시간이 다가올 것이다.

또 하나 <퍼펙트 와이프>의 관전 포인트가 있다면 화자의 표현과 지칭을 잘 따라갈 것! 당신과 나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그 순간

완벽하지만, 완벽하지 않은 한 가지. 진짜인지 가짜인지 그 판단은 사람의 몫이다.

*이 글은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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