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 그리움이 깊으면 모든 별들이 가깝다
박범신 지음, 성호은 일러스트 / 시월의책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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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유가 사람의 참 자유를 제한한다.

세월은 우리에게 그리움을 가르친다. 어린 시절 그리웠던 것들이 지금은 하나도 그립지 않으나 그 시절엔 소중한지조차 몰랐던 것들이 오늘은 너무 소중하고 그리워서 가슴이 자주 젖는다. 그 반대의 경우도 물론 많다. 세월은 힘이 세다.

모자람이 적은 삶은 그리움도 적고, 그리움이 적으면 꿈도 적다.

-시간은 연속성을 가질 뿐, 오늘과 내일이라는 식으로 쪼개질 수 없다. 내일이라는 낱말은 고단한 세상에 사는 우리들이 우리 자신을 속이기 위해 교묘히 지어낸 사술의 한 징표일는지 모른다. 내일이 없다고 말하려는 게 아니다. 내일이라는 말에, 그 핑계에 슬그머니 내 삶을 얹어놓고 싶은 우리들 삶의 무게가 그렇다는 것이다.

-젊을 때 나는 '성공'하고 싶었다. 그러나 흐르는 시간을 온몸으로 느끼며 서 있는 두 가지 길의 가운뎃점에서 보면, 우리가 '성공'이라고 부르는 것들과 우리가 '실패'라고 부르는 것들 사이엔 아무런 경계와 층하도 없다. 그것은 주입된 '가짜 욕망'이 만들어낸 신기루 같은 것.

시간은 잔인하고 매몰차서 이제 원점을 돌아갈 수는 없다. 무엇이 시간을 이길 것인가. 금강석처럼 단단하다고 믿던 사랑조차 시간의 강물에 씻기다 보면, 날카로운 긴장은 마모되고 투명한 것들도 탁해지기 마련인데.

겨울이 깊어질수록 모든 건 조금씩 낮아진다. 지붕들도 낮아지고 사람들도 낮아지고 집짐승들도 낮아진다. 낮아지는 것이야말로 아름답다.

박범심의 에세이 <하루>.

책은 크게 아침, 낮, 저녁, 밤, 새벽으로 나뉘어져있는데 그 경계는 뚜렷하지 않다. 시간과 세월이라는 것을 돌아보게 만들어준다.

하루, 하루, 하루 시간을 세다보면 어느새 1년, 2년, 10년의 시간이 흐른다.

하루도 빨리 가지만 그 만한 시간은 더 빨리 가는 듯하고 그러다보면 내가 무엇을 이루었고 무엇을 갈망해왔고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하는지에 대한 깊은 고민이 드는데 <하루>에서도 그런 인생의 흐름을 느낄 수 있었다.

자신에 대한 생각으로 가득차 있는 듯한 하루이지만 공교롭게도 우리는 타인과 함께 살아가고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이 책 <하루>의 부제가 '그리움이 깊으면 모든 별들이 가깝다' 인데 그 별들을 사람으로 대체해도 무방할 것이다.

하루에 만나는 사람들. 그저 지나치는 사람들, 이야기를 나누는 사람들, 좋은 감정을 나누는 사람들, 때론 힘들게 하는 사람들.

만약 별을 사람으로 칭한다면 우린 얼마나 가까워질 수 있을까.

그리고 가까운만큼 그만큼 더 행복해지는걸까, 힘들어지는걸까.

나의 하루를 돌아보며 타인의 하루 또한 소중함을 느껴본다.

시간을 생각하면 정말 빠르다.

하루보다 '시간'이라는 세월 자체가 굉장히 빠른 것 같다.

하루, 하루도 물론 빠르게 가지만 하루가 모여 만든 일주일, 한 달, 일 년은 더욱 빠르니까.

<하루> 에세이를 읽으면서 나의 하루를 정리하는 기분이 든다.

하루를 정리하면 일 년과 인생을 돌아볼 수 있다. 나는 지금 어디까지 왔고 어디까지 갈 수 있을까.

시간이 허락하는 한 주어진 길을 가고 싶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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