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러시아 원전 번역본) - 톨스토이 단편선 현대지성 클래식 34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지음, 홍대화 옮김 / 현대지성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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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는 저를 추운 데로 내쫓으려고 했지만, 저는 그렇게 하면 여자가 죽는다는 것을 알았죠. 그런데 남편이 갑자기 여자에게 하나님을 생각하라고 했고, 그러자 여자가 변했습니다. 여자가 우리에게 저녁을 주면서 저를 똑바로 쳐다보았을 때 제가 보니 여자 속에는 이미 죽음이 없었습니다. 그녀에게는 생기가 있었고, 저는 그 속에서 하나님을 보았습니다.

-저는 하나님의 첫 마디가 생각났습니다. '사람 속에 무엇이 있는지 깨닫게 되리라.' 저는 사람 속에 사랑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이 사람은 앞으로 1년을 준비하면서도 자신이 그날 저녁까지도 살지 못한다는 것을 모르는구나.' 저는 하나님의 다른 말씀이 기억났습니다. '무엇이 사람에게 주어지지 않았는지.'

-6년째 되는 해에 쌍둥이 소녀가 여인과 함께 왔을 때, 저는 두 아이를 바로 알아보았고, 아이들이 어떻게 살아남았는지 알게 되었습니다. 저는 생각했습니다. '어머니가 아이들을 살려달라고 애원했을 때, 부모 없이는 아이들이 살 수 없다는 그녀의 말을 믿어주었지. 그런데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여자가 아이들을 먹이고 키웠구나.' 여인이 다른 사람의 아이를 보고 감격해 울기 시작할 때, 저는 여인에게서 살아계신 하나님을 보았고,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지 깨닫게 되었습니다.

 

 

 

톨스토이의 소설과는 또 다른 매력으로 계속 읽고 싶게 만들고 생각하게 만드는,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를 읽었다.

현대지성 클래식에서 만나볼 수 있는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는 톨스토이의 인생 역작 10개의 단편선이다.

이미 고전 중의 고전이라 한번쯤 읽어봤고 들어봤을 내용인데 원전의 느낌을 그대로 살린 현대지성으로 만나게 되어 좋았다.

사람은 '무엇'으로 살까?

제화공 세묜과 그의 아내 마뜨료나. 그리고 인간 세계에 떨어진 미하일라가 들려주는 따뜻하고 인간애가 살아나는 단편이다.

이야기 속에는 공감과 연민, 그리고 사랑이 숨어있다.

우리도 마음 속에 어찌할 수 없는 이런 본능같은 사랑을 잊고 살 때가 많은데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를 읽고 나서 다시금 사랑이 커짐을 느끼면서 톨스토이의 글 한 편이 다른 무엇보다 소중해졌다.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이야기 속에는 사람에게는 무엇이 있는지, 그리고 무엇이 주어지지 않았는지, 마지막으로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지에 관한 깨달음이 있다. 그게 정확히 무엇일지는 오롯이 읽는 독자의 몫이지만 우리의 미하일라는 세 번의 웃음으로 그 이상의 감동을 주었다.

도움이 필요한 사람에게 건네는 사랑은 사랑을 주는 사람과 받는 사람 모두에게 행복과 기쁨을 준다. 그리고 우리는 혼자 살 수 없기에 그 사랑은 이어지고 이어져서 함께 살아갈 수 있는 원동력이 된다.

그리고 어쩌면 모두의 마음 속에는 당장 내일 죽을 지도 모르는데 1년을 준비하는 장화를 주문하는 남자와 같을 수도 있다.

지금, 현재가 중요함을 모르고 다가오지 않을 미래를 걱정하며 보내는 헛된 시간을 돌이켜 볼 수도 있었다.

읽으면 읽을수록 마음이 따뜻해지고 어떻게 인생을 살아야할까 의문이 들 때 길잡이가 되어 줄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그리고 톨스토이의 <두 노인>, <초반에 불길을 잡지 못하면 끌 수가 없다>, <바보 이반>, <사람에게는 얼마만한 땅이 필요한가>, <세 가지 질문> 등 인생 단편을 한 권에 만날 수 있으니 곁에 두고 오랫동안 읽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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