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갑자기 인간이 모두 사라진다면, 지구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질까?”
진짜 인간 없는 세상은 어떨까? 어떤 모습일까?
미국의 유명 저널리스트이자 국제저널리즘 교수, 앨런 와이즈먼은 이런 기발한 생각을 시작으로 우리 없는 세상, <인간 없는 세상> 책을 펴냈다.
인간이 없는 모습을 상상한 것이지만 각계 전문가들을 통해 만난 자연생태계와 대지의 모습은 진짜 그렇게 될 것만 같다.
"인간 없는 세상 연대기"에 따르면 다음과 같다.
'2일 후, 뉴욕의 자하철역과 통로에 물이 들어차 통행 자체가 불가능해진다.'
'100년 후, 상아 때문에 죽임을 당하는 일이 없어지면서 코끼리 개체 수가 20배로 늘어난다. 반면 너구리, 족제비, 여우 같은 작은 포식자들은 인간이 남긴 생존력이 엄청나게 강한 고양이 등에 밀려 개체 수가 오히려 줄어든다.'
'수십~수백만 년 후, 플라스틱을 분해할 수 있는 미생물이 진화한다.'
'50억 년 이후, 죽어가는 태양이 내행성들을 모두 감싸면서 지구가 불타버릴 것이다.'
'영원히, 파편화된 것이긴 해도 우리가 남긴 라디오와 텔레비전 방송 전파는 계속해서 외계를 떠돌아다닐 것이다.'
아주 아주 아주 상세하고 리얼하고 납득이 간다.
우선 지하수 아래에 만들어진 각국의 지하철은 더이상 펌프질을 할 수 없고 관리자도 없어지므로 물이 꽉 차서 잠겨버린다. 그리고 목조 주택들이 하나씩 무너지고 그 사이에는 동식물들이 번식해간다. (때론 어떤 종은 자연의 섭리로 개체수가 줄어든다.)
그리고 20년 후, 100년 후, 300년 후, 10만년 후 등등...
<인간 없는 세상> 에서는 인간이 없어진 그 다음날부터 카운트해서 그 먼 미래까지 내다보는 재밌는 책이다.
<인간 없는 세상>을 처음 읽어본 건 18년 9월이었다.
우연히 도서관에서 지나가면서 본 사회과학 분야의 책은 <인간 없는 세상>이라는 발칙하고 기발하고 조금은 슬프면서도 어쩌면 인간과 자연 모두를 위해서는 그게 좋은 일일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드는, 많은 생각이 들게 하는 책이었다.
그리고 알게 되었다. 자연생태계, 저널리즘 분야에서는 이미 유명한 스테디셀러 르포르타주라는 것을!
살다보면 인간이 제일 나쁘고 악한 존재인 것 같기도 하다. 성악설을 무조건적으로 믿는 건 아니지만 아무런 조건없이, 제약없이, 무한한 포용력을 가진 자연과 동식물을 보면 인간이 과연 꼭 필요한 것일까? 하는 의문도 든다.
어느 책에서 읽었는데 우리가 환경을 보전하지 않는 것은 와닿지 않기 때문이란다. 지금 당장 와닿지 않고 다음 세대를 위한 일이라면, 그렇다면 직접적인 영향이 줄어들어서 자연환경을 지켜려는 마음도 무뎌진다.
그런 의미에서 앨런 와이즈먼의 <인간 없는 세상>은 이 세상에 꼭 필요한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