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일은 여자가 필요해 - 268년 된 남자 학교를 바꾼 최초 여학생들
앤 가디너 퍼킨스 지음, 김진원 옮김 / 항해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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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8년 된 남자 학교를 바꾼 최초 여학생들"

"들어가는 말"

-수십 년이 지나서 나는 예일 대학에 처음 들어온 여학생들에 대해 알려줄 만한 책을 찾았다. 하지만 이 여학생들은 그 시대 예일 대학 역사에서 빗겨나 있었다. 책에서는 여학생 입학을 허용한 결정에만 초점을 맞추었다. 그것으로 이야기가 끝나는 양. 오히려 내가 궁금한 내용은 그 다음에 이어지는 내용이었다. 268년 동안 남학생만 다니던 대학이 있었다. 그러다가 어느 날 갑자기 여학생들이 들어왔다. 역사학자 마거릿 내시는 이런 순간을 역사의 '발화점'이라고 일컬었다.

-1969년 미국에서는 여성운동이 막 기지개를 켰다. 흑인권력운동으로 인종을 바라보는 미국인이 관점이 바뀌고 있었다. 이 역사의 순간 속으로 예일 대학이 맞이한 첫 여학생들이 뚜벅뚜벅 걸어 들어갔다.

-이 여성들이 앞서 나아가며 목소리를 낸 덕분에 우리 모두 더 나은 세상을 빚어낼 수 있었다. 그런데 정작 이들의 이야기는 너무나 자주 묻혀버린다. 나는 이 이야기를 그렇게 내버려두지 않을 작정이었다.

 

 

 

 

 

"남성만의 성역, 268년"

-하버드나 브라운 대학같은 몇몇 대학은 자매 대학을 세워서 여학생을 가까이 두었지만 그들에게 남학생과 동등한 자격을 주지 않았으며, 이들 중 어느 대학도 남학생이 다니는 교정에서 여학생을 받지 않았따. <에듀케이셔널 레코드>가 밝힌 바로는 "많은 이들 마음속에 '남학생만 받는' 교육은 곧 '일류' 교육이란 의미였다."

"슈퍼우먼"

-1969년 예일 대학에 들어온 여학생 575명은 서해안과 동해안 사이에 있는 각지에서 왔다. 큰 도시에서도 교외에서도, 또 저기 외떨어진 시골에서도 왔다. 인종도 민족도 제각각이었으며 숙소와 식사와 수업료로 예일 대학에 내야 하는 3600달러를 가족이 감당할 수 있을지 걱정하는 마음의 무게도 다 달랐다. ... 하지만 몇 가지 공통점이 있었다.

이 여학생은 모두 똑똑했다. 남학생보다 똑똑했다. 그건 첫 학기 성적이 여실히 보여줬다. 그리고 굳셌다. 적어도 이건 지원서에서 주장한 모습 그대로였다.

우리가 미국 명문대라고 알고 있는 예일이 1969년 전까지는 오로지 남자만 지원 받았다는 사실을 알고 있나?

생각해보면 그리 먼 일도 아니다. 우리 부모님 세대정도라고 보면 되겠다.

그 전까지 여자는 입학할 수도, 지원할 수도 없는 대학교였다.

그리고 예일만이 아니라 다른 대학교들도 사정은 그리 다르지 않다.

처음으로 남자 학교를 남녀공학으로 바꾼, 지금의 시선으로 보면 너무나도 당연한 현상을 치열한 투쟁 속에서 쟁취한 소중함이 <예일은 여자가 필요해>에 담겨 있었다.

물론 쉽지 않았다.

처음부터 반대 속에 시작한 여학생들의 입학은 예일대 남성 졸업자 1,000명에서 고작 남성 850명과 여성 250명 정도로 바꿔나갔으니까.

남성의 정원을 줄이는 것은 절대 안된다는 사투 속에서, 조금 덜 떨어진 남성 입학자 약 10%를 더 받는 한이 있어도 능력있고 스마트한 여성 지원자를 떨어뜨리겠다는 비합리적인 사투가 있었다.

그리고 <예일은 여자가 필요해>를 읽으면서 가장 안타깝고 화가 난 부분은 단순히 젠더의 입학여부 문제가 아니었다.

문제는 바로 입학하고 난 다음, 학생들의 생활이었다.

예상하겠지만 여학생들은 입학 후 수많은 문제에 봉착했다.

신기한 구경거리가 되서 관심을 받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고, 교수님의 부적절한 스킨쉽 그리고 그런 분위기는 당연히 남학생들에게까지 전해져서 예일대 최초 여학생들은 성추행, 성희롱, 성폭행까지 당했다.

샤워 하나 마음대로 할 수 없었으며 10대 남성이 무단으로 침입한 사건도 있었다.

예일대 여학우들은 많은 것을 바라지 않았다. 그저 남자보다 아주 아주 아주 적은 인원수만이라도 좀 더 정원을 늘리는 것, 그리고 동등하게 교육받을 기회를 얻는 것.

이것도 역시 쉽지 않았다.

중간에 학교를 떠난 이도, 새로운 출발을 하는 이도 있었다.

그리고 이 시기즈음에는 페미니즘뿐만 아니라 베트남 전쟁 반전시위, 흑인인권운동 등과도 맞물려서 세상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었다.

불편한 진실과 과거로 가득한 <예일은 여자가 필요해> 이지만,

우리에게는 <예일은 여자가 필요해> 같은 책이 꼭 필요하다.

*이 글은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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