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전쟁 (30만부 돌파 기념 특별 합본판)
김진명 지음 / 쌤앤파커스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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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25년 전 한반도의 핵개발을 소재로 작품을 발표했던 작가로서, 작금의 이 벼랑 끝 상황에서 내가 해야 할 역할이 무엇인지 깊고 아프게 고뇌했다.

어떻게 해야 미·중·러·일의 이해가 실타래처럼 얽혀 있는 이 한반도에서, 위기의 씨줄과 날줄을 넘나들며 끊임없는 공포를 조장하는 북핵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

그리하여 나는 이 책 <미중전쟁>을 쓰게 되었다.

작가의 말

드디어, 드디어 읽어본 김진명 작가님의 <미중전쟁>.

워낙 팩트소설의 대가라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싸드> 등 책 제목만 봐도 들어본 이름들인데

이번 <미중전쟁>은 무려 30만부 돌파 기념 특별 합본판으로 나왔다!

(1&2 합본판이라 좋고, 미국과 중국의 대립관계를 표현하는 듯한 붉은색과 푸른색의 오묘한 책 표지 색깔도 마음에 든다!)

한반도와 전쟁은 현대사, 근대사, 아니 조선 전에도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였다.

삼면이 바다로 둘러쌓여 지리적 이점이 있으나 주변 강대국에 맞서 끊임없이 전쟁을 치뤄왔으니 이정도 버텨온 저력만으로도 가히 칭찬할만하다.

그러나 21세기인 지금 미국과 중국, 그리고 북한과 일본까지 가담하여 새로운 국면에 돌입한다면?

그 서막의 시작은 <미중전쟁>의 1부 "풍계리 수소폭탄"부터 따라 읽어가며 긴장을 놓을 수 없다.

<미중전쟁>의 주인공 '김인철'.

이름으로 느껴지는 강인함처럼 워싱턴으로 날아온 조사요원 김인철은 꽤 진중하고 엄청난 스펙의 사나이다.

"대한민국 육사 출신. 2학년 때 최고의 생도 단 한 명에게 주어지는 기회를 얻어 함부르크의 독일 육사에서 연수. 탄탄한 입지였지만 소대장 임지인 전방 부대에서 지뢰가 터져 부하 병사 두 명이 부상을 당하자 전역. 그 후 로스쿨에 진학하여 변호사 자격증을 취득한 다음 2년간 한국의 로펌에서 일하다 세계은행 법무팀에 입사. 이상이 이력서와 자기소개에서 읽히는 조사요원의 겅력이었다."

슈나이더 총재를 만나 인사와 이력서를 건내는 장면.

육사 출신 변호사답게 냉철하면서 예의바른 그는 아프리카 몇 개국에 보낸 세계은행 자금이 초단기 투자 자본으로 돌아다니는 사건을 조사하기 위해 떠났으나 의문의 자살사건과 함께 더 큰 미궁에 빠진다.

(두번째 챕터부터 '자살' 이라는 소제목이 있으니 읽자마자 등장하는 사실이기 때문에 스포일러는 아닐 것이라 생각한다!)

슈나이더 총재는 비엔나의 큰 손, 페터 요한슨이라는 인물을 인철에서 소개시켜주는데

이런, 이런. 도움을 주기는 커녕 케이맨제도와 IS 등 파면 팔수록 의뭉스러운 사건과 자금에 휘말리게 된다.

 

 

 

 

-개자식들! 70여 년 만의 복수요. 그도안 공화국이래 얼마나 불안해하며 살았소. 이제 수틀리면 너 죽고 나 죽자 식으로 나가는 거요. 동시에 수소폭탄을 다섯 발이고 열 발이고 쏘는데 놈들이 견뎌나갔소? 이제 우리는 미국 놈들과 완전히 대등하게 나가는 거요. 놈들이 욕하면 같이 욕하고, 놈들이 겁주면 같이 겁주고, 놈들이 미사일 쏘면 같이 쏘는 거요. 우리 공화국에 이런 날이 올 줄 어떻게 알았겠소. 리 동무 고맙시다."

"모두 지도자 동지의 은혜 덕분입네다."

-"햐아, 그거 멋진데! 그럼 500발을 쏘면 500발 모두 일시에 타깃을 때리나? 각각의 타깃이 한참 떨어져 있어도?"

"바로 그렇습니다."

"하나는 평양에, 하나는 풍계리에?"

"그렇습니다."

-"더군다나 스텔스기가 먼저 북한 상공에 EMP탄을 터뜨립니다. 모든 전자기기와 통신이 먹통이 되기 때문에 서로 간 피해 상황도 알릴 수 없고, 김정은이 죽었는지 살았는지도 모릅니다."

"그 첫 공격으로 김정은을 죽일 수도 있나?"

"핵기지, 미사일 기지, 무기제조 공장, 공군기지, 해군기지, 육군의 모든 군단 외에 평양의 김정은 집무실, 초대소, 기타 의심 지역과 벙커까지 한 번에 다 때리기 때문에 첫 공격에 사망할 가능성도 상당히 있습니다."

-그 작전을 내가 여기 워룸에서 지휘하게 된단 말이지?"

"그렇습니다."

-그런데 한국군이 참여하지 않으면 작전이 바뀌나?"

"선제타격 시 한국 공곤기 300대의 도움을 받지 못하고 한국제 현무나 독일제 타우루스 미사일이 공격에 가담하지 않게 됩니다. 하지만 이것은 별 문제가 아닙니다. 항공모함 외에도 괌, 오키나와, 요코스카 그리고 우리 본토에서 증원하면 되니까요. 하지만 아까도 얘기했듯이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의 2,500만 시민이 개전 초반에 방사포와 장사정포에 노출되는 게 가장 큰 문제입니다."

...

"놈들의 포가 진지에서 나오고부터 발사까지 걸리는 시간이 10분 이내인데 이때 연합사 공군기들이 때려잡는 게 최선입니다. 그랬을 경우 인명 피해를 최소한으로 줄일 수 있지만, 만약 한국의 문재인 대통령이 협조를 하지 않아 골든타임을 놓치게 되면 수십만까지 인명 피해가 날 수도 있습니다. 이것은 핵폭탄이 떨어지는 것 못지않은 피해입니다."

-"개같은 자식, 어린 새끼가 날 보고 늙다리 미치광이라고. 하지만 내가 나의 분노 때문에 이러는 게 아냐. 지금 미국은 세계의 조롱거리가 되고 있어. 감히 미국 본토를 불바다로 만든다는 놈에게 어떤 나라인지 보여주어야만 해. 알겠나, 여러분."

허구의 이야기지만 가상은 아니다.

<미중전쟁> 소설이 가진 힘이 바로 이런 생생한 대화와 컨텍스트라는 생각이 든다.

트럼프, 문재인. 한 국가의 대통령 이름도 <미중전쟁>에서는 필터링 없이 가감없이 그대로 적혀있고 그들의 대화는 얇은 벽으로 둘러쌓여 몰래 전화를 받는 듯한 아슬아슬함과 국가적 긴장감을 조성한다.

북한과 핵.

제 2차 세계대전 히로시마 원자폭탄의 위력과 공포와 비인간성을 몸소 겪고 우리는 핵무기 개발을 금지하며 가시적 평화의 길을 걷고 있다.

무엇보다 두렵고 무서운건 일반인의 피해가 크다는 점, 그리고 한번 발생하면 돌이킬 수 없다는 점, 마지막으로 그 휴유증은 세대와 세기를 걸러서도 치유할 수 없다는 점이다.

얼마전에 <퓰리처상 사진전>을 보고왔는데 그 중 전쟁의 피해와 공포를 표현하는 사진이 다수를 차지할 정도로 정말 많았다.

그만큼 전쟁과 기근은 생활이 불가한 1차적 공포를 조성하면서 사람과 자연과 생태계를 망가뜨린다.

그런 핵을 북한에서 계속 개발하고 있다면?

하지만 과연 북한만 핵을 개발하고 있을까? 다른 국가는 핵과 폭탄의 위력을 알고 있는데 수 조 원의 국방비를 조성하면서 핵 그 이 상의 핵을 만들고 있지는 않을까?

<미중전쟁>은 바로 그 점을 파고들었다.

위의 대화는 미국의 대통령 트럼프와 참모들이 <미중전쟁> 속 나누는 대화이다.

북한에 대항하기 위해 트럼프는 한 방을 준비하지만 그 전쟁의 무대가 한반도이기 때문에 한국과 문재인 대통령의 협조가 무엇보다 필요하다.

하지만 한국에서 같은 동포를 학살하는 전쟁에 쉽사리 동참할 것 같지 않은 낌새를 눈치챈 미국 측은 민간인 학살은 어찌되든 부차적으로 두고 눈 앞의 이익과 권력의 승리를 위해 새로운 기회를 잡으려 한다.

초반의 북한의 상황은 풍계리에서 성공적으로 수소폭탄 실험에 성공하고 자신감에 찬 모습. 그리고 이에 뒤질 수 없는 미국이 북한의 핵보다 강력하다고 주장하는 워룸 프로젝트를 통해 전쟁을 예감하는 장면이 대립적이다.

그 팽팽한 긴장감 속에 두 국가가 아니라 주변 국가, 그리고 전 세계가 동요하고 있는 듯 하다.

-“트럼프는 교활한 사람이야. 허나 어떻게 보면 굉장히 현명한 사람이지. 그는 왜 전쟁을 해야 하고, 어떻게 중국을 끌어들이며, 어떻게 마무리를 해야 하는지 누구보다 잘 알아."

-"이제 트럼프는 국내에서 점점 막다른 골목에 이르게 되어 있고, 김정은은 도발하지 않을 수 없게 되어 있어. 발화점을 향해 한 걸음 한 걸음 다가가는 거지.”

책 <미중전쟁> 초반부는 미국과 북한, 그리고 케이맨제도를 둘러싼 인철의 불법자금 조사가 주를 이루지만

결국 이 책의 핵심은 제목처럼 미국-중국의 전쟁이다.

트럼프의 진짜 빅픽처는 북한을 뛰어넘어 "북핵은 도화선일 뿐, '그들'이 설계한 소름끼치는 전쟁의 서막"은 따로 있었다.

바로 선제공격이라는 히든카드를 손에 쥐고 중국을 끌여들여 세계 강대국 전쟁을 벌이는 것이다.

<미중전쟁> 2부 "백악관 워룸"에서는 1부에서 본 전쟁의 서막이 하나둘씩 매듭을 짓고 풀려가며 전쟁과 희생의 준비를 치른다.

<미중전쟁> 김진명 작가는 '작가의 말'에서 이렇게 제안한다.

"내가 하고 싶은 얘기는 오직 하나. 이렇듯 물속에 몸을 숨긴 채 잠망경만 내놓고 눈치를 보다가는 우리가 설 자리를 스스로 잃어버리고 만다는 지극히 간단힌 진리다.

우리는 결연히 몸을 드러내고 대한민국의 원칙과 입장이 어떤 것인지 천명하고, 이 노선으로 국내의 보수도 진보도, 미국도 중국도 북한도 모두 이끌어가야 한다.

...

힘이 없을수록, 어려운 상황일수록 더욱더 원칙에 기대야만 하는 것이다."

책의 제목은 <미중전쟁>이지만 이 책을 읽는 첫번째 독자는 한국인, 바로 우리다.

김진명 작가는 우리에게 확실한 스탠스를 취해야만 미,중,북,일 그리고 세계정세 속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고 힘있게 말한다.

그릇된 보복을 용납하지 않고 굳게 지켜나갈 대한민국만의 원칙을 찾으며

<미중전쟁>이 진짜 전쟁으로 끝이 날지 계속되는 국가별 핵무기 개발로 이어질지 또는 새로운 국면으로 들어설지는 마지막 페이지까지 가봐야 한다. 역사는 계속 쓰여지고 반복되지만 <미중전쟁> 속 전쟁 시나리와 게임은 우리가 다르게 그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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