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팅 하이 getting high - 영원을 노래하는 밴드, 오아시스
파올로 휴이트 지음, 백지선 옮김 / 컴인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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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의 이 삶이 영원히 지속되면 좋겠지만,

사람들 앞이 아니더라도 나 혼자 기타를 치며 노래할 수 있으면 돼. 그거면 충분해.

난 기분이 나쁘면 방에 틀어박혀 노래하며 털어버려.

노래할 수 있는 한, 나는 세상에서 가장 운이 좋은 사람이야.

화가 난다고 죄 없는 사람들을 쏴 죽이는 사람도 있잖아.

난 아니야. 기타를 치며 'Dirty Old Town'과 같은 노래를 부리기만 하면 돼."

1996년 5월 25일, 노엘 갤러거

"사람들이 미치지 않는 한, 지금의 삶은 계속될 거야.

같이 앨범을 여섯 장만 내자는 게 처음에 한 약속이었어.

그때까지 못 갈지도 모르지만,

어쨌든 여섯 장까지 내고 나면 난 바로 관둘 거야."

1996년 8월 12일, 리암 갤러거

90~00년대를 살아온 나에게 오아시스는, 그냥 오아시스 그 자체이다.

검은색 네모 박스 안에 OASIS 텍스트 하나만 있어도 존재감이 엄청난 시그니처 마크 뿐 아니라

노엘 형제의 목소리, 그리고 앤디 벨, 겜 아처의 베이스와 기타까지 더하면 브릿팝 밴드의 자유분방함이 나에게까지 전해져온다.

오아시스 밴드는 인터뷰할 때마다 워낙 명언이 많아서 오아시스 특유의 진짜 재밌고 특이하고 자유분함이 포인트인데

이번 <게팅 하이>를 통해서 진짜 오아시스에 대해 더 많이 알게 되어 좋았다.

그동안 이 책을 읽고 싶어도 번역서 없어서 못 읽고 있었는데 드디어 <게팅 하이>가 출판되었다니!

알고 보니 저자 파올로 휴이트는 2016년에 개봉한 오아시스 다큐멘터리 영화 <슈퍼소닉>에 인터뷰이였다.

<게팅 하이>는 1994년 1집 앨범 [Definitely Maybe] 데뷔부터 (데뷔하기 전의 비하인드 스토리까지 포함된다!)

1996년 레전드 오브 레전드 넵워스 공연 등 아티스트 오아시스의 음악과 인생 이야기를 담고있다.

책을 펴면 시작하는 갤러거 형제의 한마디로 펀치라인을 날리고, 오아시스 대표 사진작가 '질 푸르마노프스키'의 멋진 미공개 사진까지 볼 수 있어서 오아시스 팬이라면 꼭 읽어보길 추천한다!

 

 

-"다음은 내 친구 조니에게 바치는 곡 <WonderWall>." 아까 라디오 방송을 마친 후, 노엘은 더스미스의 전 기타리스트이자 자신에게 큰 영감을 준 조니 마를 만났었다.

노엘이 독특한 첫 코드를 치고 노래를 부르기 위해 입을 열었다. 그런데 노엘보다 관객들이 먼저 부르기 시작했다.

"오늘은 너에게 되돌려주는 날이 될 거야/ 지금쯤 너는 네가 해야 할 일을/ 깨달았어야 해/ 이 세상의 그 누구도 나만큼 너를/ 이해할 수 없어"

모든 관객이 마지막 두 소절을 마치 노엘과 오아시스에게 바치듯 불렀다. 가사와 사운드가 어우러져 듣는 이의 미묘한 감정을 건드리고 자극하는, 그래서 사람들을 하나로 연결하는 진정한 공동체 음악이다.

-지금 이 순간, 노엘은 냉정하고 쌀쌀맞은 록 스타가 아니라 맨체스터의 치유자이다. 맨 체스터에서 노엘의 목소리는 진가를 발휘했다. 강하고 구슬프고 감동적인 목소리다.

노래를 끝내며 노엘이 말했다. "올해 우리 곁을 끝까지 지켜줘서 고마워." 관객들도 고맙다고 화답하자 노엘은 작곡가들을 위한 애가, <Cast No Shadow>를 불렀다.

이번에도 관중은 노래를 따라 부르며 노엘의 부담을 덜어줬다. 관중의 반응에 들뜬 듯 노엘이 마지막 부분의 가사를 바꿨다.

"우리의 영혼은 뺏어갈 수 있지만/ 자존심은 뺏어갈 수 없어."

오아시스의 노래 중 좋아하는 곡 어느 한 곡을 뽑기는 어렵지만 수많은 곡 중 좋아하는 곡 하나 이상은 말할 수 있다.

그 중 <WonderWall>은 내 플레이리스트에 몇년 째 빠지지 않는 곡이다.

둥둥둥, 전주 기타 소리만 들어도 심장이 쿵쿵 뛰는데 verse 구간으로 갈 땐 마이크를 위로 단 채 건들건들 노래를 부르는 오아시스의 자유로움이 느껴진다.

내가 정말 좋아하는 영화 장면이 하나 있다.

배우이자 감독인 자비에 놀란의 영화 <Mommy>에서 분노 조절 장애를 가지고 보호소에서 나온 주인공 '스티브'가 엄마와 행복하고 평범한 한 때를 보내며 롤러스케이트를 타며 양 팔을 쭉 펴는데, 그 때 오아시스의 <WonderWall>가 처음 시작부터 흘러나온다.

그리고 잊을 수 없는 영화 속 화면배율 변경 씬까지...!

이 노래를 들으면 정말 오아시스가 누구도 아닌 나를 이해해주는 것 같고 노래로 치유받는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는다.

고마워요, 오아시스! 음악을 해줘서.

 

 

 

-본 헤드는 단호하게 말했다. "왜 그렇게까지 하나 이해가 안 될거예요. 당시 우리는 오아시스의 미래에 확신이 있었어요. 하지만 확신만으로는 부족했어요. 확신이 현실이 되도록 죽어라 노력해야 했죠. 다른 일을 하면서 일요일 오후에 두 시간씩 연습하는 걸로는 부족했어요. 밴드를 만들었으면 전력을 다할지, 취미로 할지 결정해야 해요. 우리는 전력을 다하기로 했어요."

-"맥캐롤은 우리 앞에서 드럼 세트를 닦거나 헤드 가죽을 교체한 적이 한번도 없었어. 어떤 드러머가 멋있다거나 훌륭하다는 말을 한 적도 없고. 악보를 갖고 다니길래 내가 그랬지. '악보는 필요 없어. 실력을 쌓으려면 매일 연습을 해야지 악보만 봐서 뭐 해.'

나는 매일 노래해. 형도 늘 기타를 치고, 귁시도 늘 베이스기타를 만지작거리고. 본헤드도 마찬가지야. 악보만 보는 건 아무 의미가 없어. 훌륭한 드러머가 되려면 직접 쳐봐야 하는데 맥캐롤은 그럴 수가 없었어. 음반이 하나도 없었거든. 더 후나 스톤 라지스, 비틀스의 음반을 자꾸 들어봐야 하는데 말이야. 악보를 볼 게 아니라 음악을 들어야 한다고."

-<복스>에는 진지한 음악 애호가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노엘의 답변이 실렸다.

"나는 오아시스가 없으면 아무것도 아니고 오아시스는 내가 없으면 아무것도 아니에요. 돈은 영원하지 않으니 우리도 언젠가 돈이 떨어질 겁니다. 우리 같은 밴드는 항상 그러니까요. 하지만 10년쯤 지나면 오아시스의 앨범 몇 장이 가판대에 진열될 테고 내 이름은 곡명 옆에 나란히 찍힐 겁니다. 그건 영원히 사라지지 않아요. 내가 원하는 건 그게 다예요.

나는 이런저런 잡지의 표지에 실리거나 섹스 심벌이 되거나 우리 세대의 목소리가 되는 것에는 전혀 관심없어요. 내가 바라는 건 레이 데이비스나 모리세이, 조니, 재거, 리처즈, 레논, 맥카트니, 피트 타운센드, 폴 웰러, 버트 바카락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음악가로 기억되는 것뿐이에요."

-리암은 다른 방에서 혼자 머무르면서 명성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보고는 냉소적으로 말했다.

"명성은 늘 내 뒤를 따라오게 해야 돼. 나를 앞지르게 두면 명성이 시야를 가려서 목표가 잘 안 보이게 되거든. 내가 밴드를 하는 건 우리의 음악을 사람들에게 전하기 위해서야. 그게 다야. 다른 건 신경도 안 써. 중요한 건 음악이야. 간단해. 그런데 사람들은 신문 기사만 보고 나를 다 안다고 생각해. 하나도 모르면서. 알리가 없지. 나랑 이야기 한 번 안 해봤잖아. 신문을 본 게 다잖아."

<게팅 하이>에서는 노엘 형제들의 불우했던 가정환경부터 학창시절 싸움꾼이었던 모습, 그리고 우연히 아버지가 가져온 기타를 시작으로 음악과 작곡을 하고 리암 갤러거의 밴드에 노엘이 합류하면서 진정한 오아시스로 거듭나는 모습 등 오아시스의 시초부터 현재의 오아시스까지 모든 걸 담고 있다.

<게팅 하이>를 통해 느낀 건 역시 한 분야에 성공한 사람은 결코 그냥 성공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음악을 정식으로 배운 적도 없고 누군가에게 인정받은 적도 없었지만 순수하게 음악을 사랑하는 마음 하나로 시작한 오아시스의 1집 앨범이 대박이 나고 영국에서 미국으로 건너가 빌보드 탑에 오르며 앨범 몇 십만장을 팔아 치우는 괴물같은 모습까지 그 성공의 이면에는

우리가 인터뷰나 기사를 통해 마약, 술, 싸움꾼으로만 보이던 오아시스가 아닌 진짜 음악가, 노력, 삶의 애환이 담겨 있었다.

무대 위든 아래에서든, 항상 자신감 넘치는 그 삐딱함이 참 좋았는데

그건 유명세나 돈, 성공을 위해서가 아니라 음악과 팬들을 위해 달려온 오아시스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 같다.

오아시스의 많은 팬들은 오아시스 밴드를 완전체로 볼 수 없는 것이 많이 안타깝지만 <게팅 하이>를 통해 다시 만나볼 수 있어서 좋았고

지금 오아시스 개개인 각자의 위치에서 또 새로운 역사를 쓰는 것을 응원할 수 있게 되었다.

오아시스, 게팅 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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