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쿠바산장 살인사건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민경욱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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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이라면 무서운 일이죠"

"우연이 아닌 경우가 무서운 일입니다"

이번 책은 말해 무엇하는 추리소설의 대가, 히가시노 게이고의 <하쿠바산장 살인사건>.

무려 1986년에 발표한 그의 초기 작품인데 밀실트릭, 연쇄살인, '머더구스' 동요에 얽힌 암호까지 읽고 싶은 요소는 다 가지고 있다.

피 한 방울 안나오지만 아주아주 무섭고 궁금한 공포영화를 보는 기분이랄까.

우선 책을 한 장 펴보면 '머더구스 펜션'의 친절한 일러스트 지도와 주요 등장인물이 나온다.

이것을 잘 기억할 것! (기억이 안나면 다시 앞으로 돌아와서 펼쳐볼 것!)

주요 인물들과 그들이 묵고 있는 방의 매칭이 중요하다.

그리고 '런던 브리지와 올드 머더구스', '풍차', '거위와 키다리 할아버지', '험프티 덤프티', '세인트폴', '여행', '잭과 질' 같이 방 이름이 있는데

방마다 '머더구스' 동요 노래와 암호가 실려 있으니 잘 찾아갈 것!

남자는 저녁노을이 사라지길 기다렸다 작업하기 시작했다. 다른 사람에게 들킬까 두려웠던 것이다. 그래, 절대 들켜서는 안 된다.

...

다음 날 앙침, 하쿠바에 있는 한 펜션 주인이 담당 경찰서에 뒤편 계곡에서 손님이 떨어져 죽었다고 신고했다. 계곡에는 부서진 돌다리가 중간까지 뻗어 있었는데 거기서 떨어진 것 같다고 했다. 돌다리가 얼어붙어서 미끄러지기 쉬웠다.

손님은 '신바시 지로'라는 이름으로 숙박했는데 곧 가명으로 밝혀졌다. 소지품 속에 '가와사키 가즈오'라고 적힌 병원 진찰권이 나온 것이다. 병원에서 확인해 본 결과 정확한 신원도 밝혀졌다. 도쿄의 보석가게 주인으로, 나이는 53세였다. 가족들 말로는 3일 전부터 실종된 상태였다고 했다. 이 남자가 왜 하쿠바의 펜션에 왔는지는 끝내 밝혀지지 않았다.

책은 53세 도쿄 보석가게 주인 '가와사키 가즈오'.

하쿠바산장, 즉 백마산장에 와서 실족사하였으나 왜 혼자 이곳에 왔는지, 실종상태였는지는 미결인 상태로 자살 또는 사고사로 처리되었다.

하지만...

바로 그 하쿠바산장에서 주인공 '하라 나오코'의 오빠 '고이치'가 죽음을 맞이한다.

인기척이 없어서 들어간 방에는 싸늘한 고이치의 주검이 있었다. 잘못된 음료를 먹고 자살로 결론 지었으나

그의 여동생 '하라 나오코'는 진상을 파헤치기 위해 절친 '마코토'와 바로 그 펜션에 찾아가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그 때 그 멤버들이 모일 것이라는 바로 그 날에.

왜 항상 슬픈 예감은 틀리지 않을까?

책에서 나온 2건의 죽음이 우연이길 바라겠지만, "우연이 아닌 경우가 더 무서운 일입니다" 라는 뒷 표지에도 적혀있듯

자연스럽지 않은 무서운 일들이 속출하게 된다.

 

 

 

험프티 덤프티가 벽 위에 앉아 있다.

험프티 덤프티가 쿵 하고 떨어졌네.

왕의 말을 총동원해도,

왕의 부하를 총동원해도,

깨진 험프티 덤프티를 원래대로 돌려놓을 순 없었네.

-"험프티 덤프티란 루이스 캐럴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 나오는 건방진 달걀이죠."

-"아까 그 부인은 아무것도 없어서 온다고 했지만 사실은 반대가 아닐까?"

.."여기에 모두 모이는 것은 아무것도 없기 때문이 아니라, 뭔가가 있기 때문이 아닐까? 왠지 그런 느낌이 들어."

나오코와 마코토가 묵는 방은 '험프티 덤프티'.

오빠가 죽음을 맞이한 바로 그 방이다. 보통이라면 이 방은 관광객들에게 숙박예약을 받지 않지만, 그걸 이미 알고 있던 나오코가 괜찮다고 말하며 그 방을 (사실 꼭 그 방을 원했다) 예약한다.

방마다 의미심장하고 재밌는 벽걸이가 있다. 그 벽걸이에는 각 방의 이름과 어울리거나 알쏭달쏭한 영문이 새겨져있다.

개인적으로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거울나라의 앨리스> 를 좋아해서 더 의미를 찾는데 열중했던 것 같다.

매년 이 날만 되면 모인다는 사람들을 만나기 위해 나오코도 바로 이 날, 바로 이 방을 예약했다.

과연 이 안에 오빠를 죽인 살인자가 있을까?

아니면 경찰의 말처럼 정말 자살일 것인가?

그것도 아니면...?

"아! 여보세요, 경찰이죠? 여기는 머더구스라는 펜션입니다. 예. 그 길로 들어오는데...... 사고입니다. 사고가 일어났어요. 추락사입니다. 피해자는 한 명입니다. .....예...... 예. 그렇습니다. 사망한 것 같습니다."

참 불길하고도 슬프지만 올해에도 머더구스 펜션에서는 추락사로 또 한 사람이 세상을 떠났다.

누군지는 밝힐 수 없으나 책의 딱 중간정도를 읽다보면 나오니까 스퍼트를 올려서 읽어보면 좋겠다.

도대체 왜 그 위험한 나무다리를 진작에 보수공사 하지 않았는지, 아니면 위험 표시로 접근금지 작업이라도 하던지!

벌써 3명 (아니면 그것보다 더...?) 이나 사고를 당했는데 (당한게 맞을까..?)

그대로 놔두는지 답답하지만!

안그러면 전개가 되지 않기 때문에 열불을 내며 읽어본다.

도대체 누가 죽인거야, 왜 죽인거야, 언제 죽인거야!

나는 공포영화나 공포책은 무서워서 잘 안보는데 <하쿠바산장 살인사건> 책은 나를 끝까지 보게 만든다.

무섭지 않은데 무섭고 궁금한 기분이 든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책은 사실 처음 읽어보는데 그 많은 다작을 다 읽어봐야겠다는 의지도 든다.

 

 

"2년 전에도 여기서 사람이 죽었습니다."

마코토가 갑자기 말을 꺼냈다. 무라마사는 잠깐 숨을 멈추고, 한참 뒤에 "예" 하고 대답했다. 그 호흡이 나오코의 마음에 걸렸다.

"3년 연속 사람이 죽었어요. 게다가 똑같은 시기에."

"우연이라면 무서운 일이죠."

"아니요."

마코토가 형사를 똑바로 응시하며 말했다.

"우연이 아닌 경우가 무서운 일입니다."

이번에도 사고사로 처리하려는 순간

보다 못했는지 오빠의 죽음을 파헤치러 온 두 셜록홈즈와 왓슨박사, 나오코와 마코토는 형사에게 사실을 말한다.

가명이라는 사실과 오빠의 죽음에 대해 의문이 있어서 확인하고 싶어 왔노라고.

자, 이제 3년 연속 사고가 일어났다는 것에 이상함을 킁! 느끼고 진짜 조사에 들어간다.

조금의 힌트가 들어가자면,

각 방의 이름과 벽걸이 영문 시에는 의미가 있고 그걸 잘 찾아서 해독해야 한다.

그리고 3명의 죽음은 무서운 일이다. (그러니 결코 우연이 아니다)

그리고.. 오빠는 무언가를 알고 있었다.

<하쿠바산장 살인사건> 책 마다 챕터와 함께 그림이 그려져있는데 그것도 유심히 보면 좋을 것 같다.

그리고 또 하나의 트릭안의 트릭이랄까?

에필로그1, 에필로그2도 오싹함을 더한다.

에필로그1을 보면 분명 잘 해결된거라고 생각했는데 말이지...

에필로그2에서는 두 비즈니스 파트너이자 절친, 마스터(펜션 주인)과 셰프(공동 경영자이자 요리사)의 대화가 나온다.

그리고 이어서 잠에서 깬 마코토가 식음 땀을 흘리며 얘기한다.

-"그 펜던트의 새 말이야, 울새일지도 몰라"

"울새?"

나오코는 마코토가 표시한 페이지를 보앗다. 그러고는 나지막하게 읊조려보았다.

"누가 울새를 죽였나? '그건 나'라고 참새가 말했다...... 라고?"

마코토는 책을 덮었다.

자, 이제 진짜 늪에 빠진 것 같다.

책을 덮어도 생각나는 <하쿠바산장 살인사건>,

누가 범인인지, 암호의 뜻은 무엇인지 검색해도 잘 안나오니까 끝까지 읽기를 권한다.

한 여름도 아닌데 여름에 읽는 공포영화같은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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