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준일 MAYBE - 너와 나의 암호말
양준일.아이스크림 지음 / 모비딕북스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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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철학자가 아닙니다.

삶의 무게와 아픔이 저를 짓눌렀을 때, 영적이고 철학적인 선생님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자유를 향한 길을 찾았을 뿐입니다.

오랜 세월 곰곰 생각한 그분들의 지혜는 제 삶의 한 부분이 되었습니다.

제 속 깊이 그 지혜가 쌓여, 이렇게 한 권의 책으로 나오게 되었습니다."

 

요즘 가장 핫한 사람!

펭수보다 더 핫한 것이 있다면 바로 양준일이다!!

시간여행자, 탑골GD, 슈가맨 등.. 별명은 많지만 그의 이름 '양준일' 하나만으로도 강한 임펙트가 느껴진다.

세상에..!

지금 입어도 멋있는 패션하며 귀여운 눈웃음에 쭈글미&비글미까지!

진짜 요즘 아이돌의 덕통사고를 일으킬만한 요소는 다 가지고 있는데 왜 이제서야 나타났는지, 시대를 앞서간 시간여행자라는 말밖에 안나온다.

(시간여행자 관련해서 자신은 'Lifewalker' 라고 불러달라는 부분도 책에 나온다ㅎㅎ)

이번 책은 양준일의 에세이, <양준일 MAYBE_너와 나의 암호말> 이다.

이미 양준일의 "가나다라마바사" 노래를 들어본 사람은 알겠지만 바로 그 가사처럼 양준일과 팬, 그리고 이 책을 읽은 사람들만이 가진 암호말이다.

멋진 얼굴만큼 멋있는 멘탈과 그의 따뜻한 시선이 느껴지는 책이었다.

그리고 김보하 사진작가가 찍어준 느낌있는 이미지들은 책 중간 중간 눈길을 끈다.

이 책을 읽기 전에, 양준일 님의 세바시 강연을 먼저 봤다.

뮤지컬체어 라는 익숙한 이야기를 가지고, "아픔과 따뜻함 나누기"라는 주제를 말했다.

"최소한 우리는 서로의 관심을 가지고 그 사람의 아픔이이 그 사람의 잘못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그 사람의 실패를 감싸주고, 서로 영적인 대화를 할 수 있으면 같이 살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합니다."

많은 경험을 한 사람은 (과거, 현재, 미래 모두!) 그 깊이가 다르다.

아마 그의 인생도 그렇다고 생각한다.

노래 잘하고 퍼포먼스 잘하는 가수이자 엔터테이너라고 생각했는데 이 강연을 보니 말도 정말 잘한다.

나도 그 깊이를 배우고 사람들에게 따뜻함을 나눌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면서 세바시를 여러번 들었다.

이 책을 보면 이런 구절이 나온다.

"팬 카페에 이렇게 썼다. 우리의 아픔을 서로 나누자고. 누구든 갖고 있는 것을 나눌 수 있지, 없는 것은 나눌 수 조차 없다.

아픔은 누구나 많이 갖고 있으니, 가장 쉽게 나눌 수 있는 것이다."

누군가 힘들 때 영화보다 더 영화같고 진리보다 더 진리같은 양준일의 이야기들은 분명 도움이 될 것이다.

 

 

최근 방송에 나온 후 많은 사람들이 이 말을 좋아했다.

"완벽하게 이루어질거야." 근데 이 말은 '모든 것이 내 뜻대로 이루어진다'는 의미가 아니었다.

'누구에게나 끝은 다 똑같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영화가 끝나게 되어 있듯 우리 모두는 죽음을 향해 가는 똑같은 존재라는 뜻이다.

 

자존감이 높아 보인다는 말을 종종 듣는데, 내 자존감은 믿음에서 나온다. 나 자신이 아닌 내 밖에 있는 존재를 향한 믿음 말이다. 한참 아파하면서 이게 전부일 수는 없다고 생각하던 때 이게 다가 아니라면 나를 넘어서는 무언가가 존재할 것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나 자신만 의지하면서 했던 일은 아무것도 내 뜻대로 되지 않았다. 세상에서 제일 못 믿는 게 나 자신이었다. 이 세상에 영원한 것은 따로 있고 그것을 찾는 게 내 인생의 목적이다.

 

 

내가 내려놓은 것이 이루어질 때, 내가 내 아이를 지켜볼 수 있는 에너지가 있을 때, 내가 돕고 싶은 사람을 도와줄 수 있을 때, 내 감사함이 넘칠 때 가장 기쁘다.

 

 

 

양준일의 글은 재밌다.

내가 A라고 믿고 배우고 생각했던 걸 B로 단숨에 바꿔버린다.

오묘한 알쏭달쏭한 그의 깨달음은 진리라고 일컫는 그의 여정으로 우리를 이끈다.

"완벽하게 이루어질거야." 라는 말.

방송에서 내뱉은 그 말에 위는 열광했고, 흔히 바라고 믿는대로 이루어진다는 의미로 받아들였다.

(이 책을 읽지 않았다면 나도 그렇게 계속 알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누구에게나 끝(죽음)은 있기 마련이고 그 죽음으로 가는 여정에 대한 물음이었다.

'완벽'이라는 그 말 자체를 들여다보면서 누구나 완벽하게 이뤄질 수 있다는, 이뤄짐 자체에 대한 의미로 새롭게 받아들일 수 있었다.

그리고 "자존감"이라는 꼭지의 글도 참 좋다.

"자존감은 믿음에서 나온다." 그래 그렇지, 대부분의 책이 그렇게 말하고 우리의 심리학책도 그렇게 말하는걸?

"나 자신이 아닌 내 밖에 있는 존재를 향한 믿음 말이다." 허.. 여기서 허를 찔렀다.

자존감이라 하면 "스스로 품위를 지키고 자기를 존중하는 마음", 영어로는 "self-esteem"이다.

나를 지키기 위한 수단으로 자존심을 넘어 자존감, 자기효능감, 자아정체성 등을 찾아 나선다.

사회와 문화 속에 나를 지키기 위해서는 우선 내 자신이 바로 서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면 자꾸만 안으로, 안으로 파고 들게 되고 나라는 자아에 포커싱 맞추게 된다.

그 중심을 찾아 나서기도 하고...

하지만 양준일은 그 판을 뒤엎어버리고 용기있게 말해줬다.

세상에서 제일 못 믿는 게 나 자신이라고, 실패한 사람이 되기 싫다는 한 fan에게는 그럼 자신도 실패자라고.

그에게 자존감이라는 단어는 내가 아닌 내 밖에 있는 존재를 향한 믿음이라고 강하게 말해준다.

내 밖에 있는 존재는 타인을 넘어선 그 무엇이다.

우리를 붙잡고 흔들고 위태롭게 만들지언정 물흐르듯 여기저기 부딪치며 가는 여정에 더 큰 힘을 실어준다.

그의 글을 하나 하나 읽어가면서, 사진 속 표정과 손짓 하나를 바라보며 들려주는 이야기가 좋았다.

짧지만 깊이있고, 쿨하지만 따뜻한 자기만의 색이 강한 글!

힘들 때, 그리고 힘들지 않을 때도 양준일의 글을 보며 많은 생각을 할 수 있게 해주는 고마운 에세이다.

"우리는 왜 단어를 사용할까요? 생각이나 느낌을 표현하기 위해서?

우린 무엇을 기다리고 있나요? 무엇을 찾고 있나요? 어디로 가고 있나요?

우리는 늘 무언가를 하느라 바쁘죠. 하지만 정작 무얼 하는지는 몰라요.

어쩌면 잠시 멈추고 가만히 있으면 이미 거기에 있는 것일지도 몰라요.

아마도. 아마도 이르지도 않고. 아마도 늦지도 않고. 아마도 항상 그때일지도 몰라요.

예전엔 쓰지 않던 말 '아마도'

이젠 쓰지 시작했어요.

내가 사용하는 말. 그 의미를 찾고 싶어서 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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