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너를 생각해
후지마루 지음, 김수지 옮김 / arte(아르테)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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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책은 이미 많은 매니아층을 가지고 있는 후지마루 작가의 <가끔 너를 생각해> 다.

옛날에 봤던 재밌는 TV 만화 속 한 장면 같은 표지와 띠지를 보고 상상했다.

마녀와 고양이라니?

책을 읽어보면 알겠지만 이 시대의 마지막 마녀 시즈쿠, 그리고 그녀와 함께하는 든든한 조력자 소타 와 사랑스러운 할머니까지 후지마루의 매력이 느껴지는 장편소설이다.

아이돌 노래를 부르며 미션을 완수하는 그 책임감 강한(?) 모습은 철부지 학생에서 어엿한 마녀로 성장하는 재미도 가득하다.

요술봉을 휘두르며 빗자루를 타고 다니지는 않지만

그보다 더 멋진 일회용(?) 마도구와 로봇청소기는 시즈쿠를 더욱 돋보이게 만들어주었다.

가볍게 쓱쓱 읽다가 문득 진정한 마녀의 모습으로 사람들을 도와주기도 하고

자신만의 철학으로 행복을 논하는 장면, 그리고 무엇보다 할머니와 세대를 넘나드는 가족애까지 눈시울이 불거졌다.

학교에 스즈쿠 같은 마녀가 있었다면 아무도 안 믿거나 너무 많은 사연들로 골치 아팠을텐데.

이곳저곳 뛰어다니며 마녀로서의 정체성을 고민하고 사람들과 인연을 만들어가는 모습도 참 좋았다.

스포일러는 배제한 체 <가끔 너를 생각해>가 주는 이야기들을 적어봐야겠다.

 

-소타를 만나고 1년 정도가 지났을 무렵 할머니가 그 이야기를 해주었다.

살아 있을 동안 모든 마도구를 사용하라.

우리 집안에는 마도구라 불리는 여섯 개의 물건이 있는데 오직 마녀만 쓸 수 있었다. 저마다 고유의 능력이 있고, 다 쓰면 잠들어서 다음 손녀에게 이어졌을 때 다시 쓸 수 있게 된다. 그런 신기한 도구를 세상과 사람들을 위해 사용하라는 것이 마녀에게 주어진 사명이었다.

-"어째서 '마녀의 힘이 될 것'이라는 기억이 있는지는 모르겠어. 그래도 어쩌면 나는 알고 있었을지도 몰라. 마녀야말로 세상 그 누구보다 사람을 빛내주는 존재라는 걸 말이야. 넌 냉소적이고 고집도 세지만 다른 사람을 위해 누구보다 당당하게 싸울 수 있어. 분명 너는 사람들에게 빛과 같은 존재일 거야.

이 시대의 마지막 마녀라니.

소설에만 있을 법한 가정이지만 꽤 현실적이다.

대신 이 책만의 특별함이 있다면 아무때나 마법을 쓸 수 있는 게 아니고 이 마도구를 통해서만 쓸 수 있다는 점.

그리고 그 마법은 다른 사람의 행복을 위해 사용해야 한다는 점, 또 마도구는 한번 사용하면 잠들어버려서 그 다음 손녀로 물려준다는 점이다.

과연 스즈쿠는 손녀에게 마도구를 물려주고 마지막 마녀가 아닌 할머니 마녀가 될 수 있을지 끝까지 읽어보는 재미도 있다.

 

 

-"이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은 모두 마법사란다. 마도구를 쓰지는 못하더라도 마음이 있는 한 다들 마법사야. 마음은 때때로 마법을 능가하지. 마음이야말로 진정한 마법이야. 마음이 행복을 느낄 때, 그 사람 주변에는 행복의 꽃이 피어난단다. 그건 무척이나 멋진 일이지. 사람은 모두가 누군가의 마법사야. 시즈쿠도 분명히 마법사를 만나게 될 거야."

고개를 들고 있는 할머니의 얼굴은 몹시 기뻐 보이기도, 쓸쓸해 보이기도 했다.

-"시즈쿠, 그렇기 때문에 마녀는 이 세상에서 그 누구보다도 행복한 존재인 거야."

"마녀가? 왜?"

어린 물음에 할머니는 진심 어린 미소로 답했다.

"마녀는 마도구를 써서 사람들에게 행복을 나를 수 있어. 마도구는 그게 얼마나 멋진 일인지 가르쳐주지. 이건 아주 감사한 일이란다. 그렇기에 마녀는 그걸 세상에 전해야 하는 거야. 이게 진정한 마녀의 사명이야. 할머니도, 할머니의 할머니도, 아주 오래전부터 이어져 내려온 세상과의 약속이지. 다음은 네 차례야."

-"걱정하지 않아도 우리는 다시 만날 수 있어. 마녀는 죽으면 별이 된단다. 밤하늘에 빛나는 별빛은 몇억 광년이나 늦게 지구에 도착하지. 하지만 그 시간을 뛰어넘어서 반드시 도착하잖니. 그것과 마찬가지야. 약속하마. 꼭 널 만나러 갈게. 행복을 나르는 게 마녀의 삶이니까."

<가끔 너를 생각해> 책에서 할머니가 주는 메시지가 나는 참 좋았다.

개구쟁이 할머니 같은 느낌도 재밌었고 손녀에게 마녀의 깨달음과 사명감을 주면서 행복에 대해 말해주는 것도 따뜻함이 느껴졌다.

좋은 할머니 마녀가 있어서 좋은 손녀 마녀가 태어난 것 같기도 하다.

그리고 이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은 모두 마법사라는 이야기도 좋았다.

비록 나는 마법사가 아닌 머글이지만 그래도 각자의 마음 속에는 저마다의 마법이 숨어 있다는 의미도.

물론 이 책에서 마녀가 되기 위한 많은 관문과 이별, 슬픔도 있지만 결국 마법을 능가하는 바로 그 마음으로 더 큰 마법을 부린다.

책의 주인공들을 응원하게 되면서 어떤 만남과 이별, 위험이 있을지 끝까지 읽어보게 된다.

 

*이 글은 아르테로부터 도서만을 제공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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