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미의 시방상담소 - 뭣 같은 세상, 대신 욕해드립니다
김수미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0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돼지 새끼나 고민 없지

사람은 다 고민이 있어"

-내 나이가 칠십한 개예요. 그동안 인생을 공중파, 지상파, 산전수전 공중전, 육해공군 다 겪었거든. 그냥 하는 얘기 같지만 70년을 살았다는 건 말 못하는 갓난쟁이 시절 빼고도 그 세월을 내 몸으로 다 체험하고 부딪혀봤다는 거예요.

-내가 배우예요. 연기를 하다 보면 김수미가 아닌 다른 사람의 삶을 살아요. 수십 수백 명의 인생을 살면서 수십 수백의 인생을 경험한 거예요.

-사람은 누구나 고민을 해요. 숨 붙어 있는 사람 치고 고민 없는 살마은 하나도 없어요. 우리나라 최고 부자도 고민하고 대통령도 고민해요. 반면에 돼지 새끼는 고민이 없어요. 밥 먹고 배부르면 엎어져서 꼬리 턱턱 치면서 잡니다. 그러니까 박 터지게 고민하고 있다는 건, 내가 살아있다는 증거예요. 그러니까 여러분, 열정적으로 고민하세요. 다만, 누구한테라도 소리 내면서 하세요.

김수미 선생님의 책이 나왔다! <김수미의 시방상담소>!

네이버 오디오클립에서 연재된 <시방상담소>를 바탕으로 나온 책인데 이 책을 읽고 <시방상담소>도 찾아 들어봐야겠다는 의욕이 불타올랐다.

예능과 드라마에서만 볼 땐 그저 재밌는 분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요즘 SBS플러스에서 방송하는 <밥은 먹고 다니냐?> 프로그램에서 일반인 사람들에게 밥도 차려주시고, 고민도 들어주시고, 힘든 사연에는 함께 눈물도 짓는 인간적인 모습에 더 빠져버렸다.

나는 원래 TV를 거의 안봐서 잘 모르지만 인터넷에 캡쳐로 감동적인 글들이 참 많이 올라왔다.

이번에는 <김수미의 시방상담소>를 통해 그 따뜻한 마음과 위로와 인생의 조언들을 마구 해주셨다.

우선 재밌는 책 제목과 한 눈에 띄는 표지로 내용도 가볍고 재밌을 거라고 착각한 나.

뼈 때리는 말이 너무 많아서 깜짝 놀랐다.

김수미 선생님.. 뼈가 없어졌어요...

그래도 감사합니다. 울고 웃고 같이 앉아서 인생 얘기 듣는 재미가 진짜 좋았어요.

이 책은 크게 6개의 챕터로 이야기를 들려주신다. 나 / 일 / 가족 / 인간관계 / 돈 / 남과 여.

그리고 작은 꼭지들마다 제목 옆에 자세히 보면 "10대", "20대", "30대", "40대"와 같이 사연을 올린 사람의 나이대가 나오는데

각 사연들마다 가지고 있는 저마다의 고민이 다양해서 울고 웃고 그랬다.

그동안 "공중파, 지상파, 산전수전 공중전, 육해공군 다 겪은" 71년의 선생님 인생 내공이 이 책에 고스란히 있었다.

대신 욕도 해주시고 위로도 해주시고 웃겨도 주시고!!

책 한 장, 한 장 마다 가볍고 무겁고 자기 마음내키는 대로 읽었다가 생각했다가 할 수 있는 맛있는 책이다.

 

 

 

 

 

사촌이 땅을 사 배가 아플 땐 내가 잘되면 낫는다

-이거 못된 마음 아니야. 당연한 마음이야. 우리 까놓고 솔직하게 얘기해보자고. 남이 나보다 잘되면 속상하지. 자존감도 떨어져. 진정으로 축하해주고 격려해줄 수 있는 대인배가 몇이나 있을까? 중요한 건 그 이후에 감정을 어떻게 다스리냐 하는 거야.

-하지만 배가 아프면 뒤에서 씹고 다닐 게 아니라 억울해서라도 걔보다 반드시 더 좋은 직장 들어간다, 너보다 꼭 더 좋은 대우 받는다, 결심을 해야지.

-그렇게 나를 개발하는 방법으로 복수하세요. 그래야 나한테도 남는 게 있어.

-이 세상에 경쟁이 없으면 나태해져. 내 배 아프고 쑤시게 하는 경쟁자가 있어야 돼. 그래야 옆구리에 살이 안 붙어.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사연과 조언들.

사실 나도 질투심이 강한 편이다. 그만큼 일이나 상황들에 있어 열정적이고 욕심이 많은데 그만큼 결과가 따라와주지 않을 때 조바심이 나고 질투와 경쟁심이 들기 마련이다.

나는 이걸, 내 성격을 고등학생 때 진정으로 맞닥뜨렸따.

그리고 나름 살아보니까 진짜 좋은 친구, 진정한 좋은 사람은 잘 안될 때가 아니라 잘될 때를 보면 된다던데 그 말이 맞는 것 같다.

그래서 나도 더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어떤 사람이 잘된건 물론 운이나 타이밍, 아니면 그저 그냥 얻어진 걸수도 있지만

내가 보이지 않는 곳에서 부단한 노력과 쌓은 실력이 있기 때문일 수도 있다.

그게 아니면? 그냥 그런가보다 하고 넘어가야지. 인생에 있어서 운을 다 쓰지 않는다면 나도 준비하고 노력할 때 시기가 오고 기회가 온다.

그 마음 하나로 김수미 선생님 말씀처럼 "나를 개발하는 방법으로 복수"해야지!

 

"10분 늦을 거 같습니다" 그 아주 더러운 버릇

-이거 정말 나쁜 거야. 꼭 10분씩 늦는 사람 있는데 이거 정말 약 올라. 당장 고쳐야 돼. 난 만나기로 한 사람이 10분 늦으면 벌써 눈이 돌아. 아니 왜 그 짧은 시간 때문에 자기 이미지를 깎아 먹어. 나로서는 정말 이해가 안 돼. 나는 내 평생에 어디를 가든 늦은 기억이 없어. 스케줄 많을 때는 하루에 다섯 개까지 하는데 지금도 촬영장에 1시간 전에 도착해.

-그래서 내가 내 인생에서 딱 두 가지 자신해. 시간 약속 잘 지키는 거랑 부지런한 거.

이번에도 뜨끔.

사실 시간이라는 게 참 신기하다. 시간 매직.

늦는 사람은 항상 늦고, 일찍 오는 사람은 항상 일찍온다.

집이 멀고 거리가 가까운게 능사가 아니라는 아주 놀라운 마법.

나도 원래 30분씩 일찍오곤 했는데 어쩌다 이렇게 됐을까.

아니다, 이제라도 알고 고치면 되겠지. 10분이 문제가 아니라 가끔씩 늦는 그 때, 조마조마한 내 자신이 싫다.

시간만큼 소중하고 다시 돌아오지 않는 귀중한 건 없는데.

게다가 나만큼이나 다른 사람의 시간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깨달으면서 수미 선생님께 뼈를 맞는다.

그리고 이어서 나오는 사연 중 일을 몰아서 미뤘다가 하는 이야기도 나오는데,

"해야 되는데. 해야 되는데, 이러다가 몰아서 하는 게 나쁜 건 할 일은 다 하면서도 '아 나는 왜 이렇게 게으르지? 하고 내가 나를 깎아 먹게 돼서 그래." 라는 조언을 해주신다.

그러게말이다. 결국에는 할꺼면서 불안해하고 미루는 그 시간만큼 불필요한 걱정을 달고 사는 게 또 없다.

나를 좀 더 부지런하게 만드는 책.

또 다른 사연들 중에서는 가족과 인간관계, 사랑에 관한 조언들도 많이 해주신다.

삶의 내공이 느껴지는 이 글처럼 나도 더 단단하고 탄탄한 하루하루를 보내야겠다는 의욕이 생기네.

그리고 나도 누군가에게 김수미 선생님처럼 맛있는 조언들을 해주고 싶다.

욕을 먹은 만큼 배부르고 든든한 책.

 

 

*이 글은 알에이치코리아로부터 도서만을 제공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