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사랑은 언제 불행해질까
서늘한여름밤 지음 / arte(아르테) / 2019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서늘한여름밤 (줄여서 서밤)님의 책은 전에도 <나에게 다정한 하루>라는 책으로 읽어봤다.

워낙 유명하기도 하고 심리상담가인 작가님의 전문적 지식과 위로가 더 와닿는 책이었다.

이번에는 사랑과 이별, 결혼과 만남 등을 주제로 <우리의 사랑은 언제 불행해질까> 라는 신간이 나왔다!

제목이 참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우리는 언제 행복해질까, 어떻게 하면 더 행복해질 수 있을까가 아니라 '불행'을 초점에 맞춰서

우리의 사랑은 언제 불행해질까 라는 질문이다.

어쩌면 이건 부정적인 관점이 아니라 긍정적일 수도 있겠다.

왜냐햐면 지금 불행하지 않기 때문에 언제 불행해질지 궁금해하는 모습이기 때문이다.

사랑과 만남이 불행해지지 않을까 초조해하고 오히려 불행을 기다리는 모습이 아니라

이 책을 읽다보면 어떻게 관계를 이어나가야할지, 그리고 나 혼자만이 아니라 상대방만이 아니라 함께 조율하고 맞춰나가야하는 부분인지에 대해 생각할 수 있었다.

추운 겨울밤 읽는 서늘한여름밤 님의 책이 더 차가운 관계를 더 따뜻하게 녹여줄 것이다.

 

 

지금 너를 사랑하는 이유

-나의 결핍이 다 채워지면 우리의 관계는 어떻게 되는 걸까. 때로는 두려웠다. 나는 단지 네가 나를 좋아하기 때문에 너를 좋아하는 건 아닐까? 너를 결핍을 채우는 도구로만 생각하는 것은 아닌지 스스로에게 몇 번이고 물어보기도 했다. 6년째 네 옆에서 사랑을 충분히 받으며 내가 깨닫게 된 것은, 결핍이 채워지는 건 관계의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는 점이었다.

-결핍이 채워지자 네가 주는 사랑 뒤에 가려 있던 네가 보이기 시작했다. 결핍에 가려 있떤 내가 보이기 시작했다. 나는 너를 만나면서, 네가 아닌 누구를 만나도 좋은 연애를 할 수 있는 사람이 되었다. 그래서 나는 너와 연애하기로 선택했다. 네가 나를 사랑해서, 그리고 내가 너를 사랑하게 되어서.

흔히들 하는 실수 중 하나가 외로워서 만나는 것 같다.

외로워서, 혼자는 쓸쓸해서, 남들 다 만나서 하는 연애의 끝은 서로에게 좋지 않다.

어디서 글을 읽었는데 진정으로 혼자 설 수 있고 외로움도 껴안을 수 있을 때, 그럴 때 사랑을 해야한다고 했다.

명문인 것 같다.

어차피 인생은 혼자다. 더이상 외로워서가 아니라 더 처절히 혼자있을 수 있을 때 진짜 사랑하는 사람을 만날 수 있게되면 좋겠다.

 

 

우리는 언제 불행해질까

-우리는 언젠가 함께 있으면서 불행해질지도 모른다. 오늘 쓴 이 글이 무색하게 이별할지도 모른다. 너와의 결혼이 첫 번째 결혼일지 마지막 결혼일지 모를 일이다. 나는 결혼이 인생을 행복하게 만들어주지는 않는다는 걸 잘 알고 있다. 언젠가 부모님이 왜 그렇게 싸우고 서로를 괴롭힐 수밖에 없었는지 이해할 날이 올 수도 있다. "너도 결혼해봐"라는 말은 늘 내 안에 저주처럼 남아 있을 것이다. '그래, 결국 나는 이렇게 될 줄 알았어. 우리 사이도 이렇게 변해가는 거겠지.' 하고 좌절하는 날이 오지 않으리라는 보장은 없다. 이런 두려움이 찾아올 때 나는 너에게 "우리는 언제까지 이렇게 사랑할까?"라고 묻는다. 그럴 때마다 너는 이렇게 대답한다. "오늘 날 사랑해? (응) 내일도 날 사랑할 것 같아? (응) 그럼 된 거야." 그렇다. 그러면 된 것이다. 불행한 미래가 길모퉁이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 수도 있다.

그러나 오늘은, 사랑하는 오늘이 있다.

결혼은 믿지 않는다. 오늘 하루를 믿는다.

나 때는 말이야, 아주아주 유명한 드라마가 있었다.

바로 <내 이름은 김삼순>.

지금은 너무나 유명하지만 그 당시 현빈은 라이징스타였고, 여자 주인공인 김선아는 극 중 30세의 역할인데도 노처녀라고 사람들이 놀리고 결혼을 종용하는, 지금 돌아보면 아주 빻은 시대관을 가진 드라마인데 그 당시 진짜 재밌었고 지금 봐도 애틋한 장면들도 많다.

마지막에 이런 대사가 있었다.

"우리는 사랑을 하고 있다.

투닥투닥 싸우고 울고 웃고 연애질을 한다.

가끔은 그런 생각을 한다.

어쩌면 우리도 헤어질 수 있겠구나.

연애란 게 그런거니까.

하지만 두려워 하지는 않겠다.

지금 내가 해야 할 일은 명백하다.

열심히 케이크를 굽고 사랑하는 것.

오늘이 마지막인 것처럼... 한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나 김삼순을 사랑하는 것."

<우리의 사랑은 언제 불행해질까> 책을 읽으면서 이 장면이 많이 생각났다.

두려워하지 않고 그냥 오늘을 사랑하고 살아가는 것.

헤어질 수도 있고 이 사랑이 식을 수도 있고 갑자기 마음이 변할 수도 있고 영원한 것은 없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런 두려움에 사랑하는 마음마저 조절하고 덜 사랑한다면

나는 그게 더 불행할 것 같다.

다가올 불행까지 끌어안고 오늘을 사랑할 용기가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하지 않을까.

*이 글은 아르테로부터 도서만을 제공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