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오늘은 꽃이에요 - 나태주 시인의 시를 읽으며 청춘의 일기를 쓰다
나태주 시와그림, 김예원 글 / 시공사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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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어떤 책을 읽으면 술술 읽히면서 내 마음 속에 파고들 때가 있다.

개인적으로 나는 어려운 책도, 쉬운 책도 모두 좋아한다.

만약 어려운 책이 고전 철학서라면, 쉬운 책으로 나태주 시인님의 글을 뽑고 싶다.

한 줄, 한 줄 그냥 가만가만 읽어보면 무슨 말을 하고 싶으신지 그리고 내가 어떤 감정을 겪었었는지 모두 이해받고 이해하는 기분이 든다.

시와 문학이 어려운 것으로만 생각했던 나에게

교보문고 광화문 글판에 걸린 나태주 시인이 <풀꽃>은 내 나름의 문화적 충격이었다.

(아마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기억하고 따라 부를 수 있는 시일 것 같다)

그런 나태주 시인과 50년의 시간을 뛰어넘어 김예원님의 글로 이번 <당신이 오늘은 꽃이에요> 신간을 만나봤다.

시와 그림은 나태주 시인이 쓰고, 바로 옆에 얽힌 글은 김예원 이라는 젊은 분이 쓴 책인데

시간과 공간을 초월해서 둘의 글과 그림이 어우러지는게 한 편의 그림같기도 하고 영화같기도 하고 일기같기도 하다.

가족, 사랑, 인생, 일, 여가 등 울림을 주는 글들이 많다.

한 강물이 되어서 흘러라

-시가 길이 되고 시가 동무가 되고 시가 삶이 되다니! 이 얼마나 눈물겹도록 감사한 노릇이랴. 위로와 축복과 감사와 감동, 만족을 넘어서 기쁨의 나라로 가는 시여. 사랑이여, 너 거기서 부디 행복하여라. 졸지 말거라. 보다 많은 사람들 가슴과 함께 한 강물이 되어서 흘러라. -나태주

 

 

 

 

-어머니 말씀에 본을 받아

어려서 어머니 곧잘 말씀하셨다

얘야, 작은 일이 큰일이다

작은 일을 잘하지 못하면 큰일도 잘하지 못한단다

작은 일을 잘하도록 하려무나

어려서 어머니 또 말씀하셨다

얘야, 네 둘레에 있는 것들을 아끼고 사랑해라

작은 것들 버려진 것들 오래된 것들을

부디 함부로 여기지 말아라

어려서 그 말씀의 뜻을 알지 못했다

자라면서도 끝내 그 말씀을 기억하지 않았다

보다 넓은 세상으로 나아가 얼르

더 많은 사람들과 어울려 살고 싶었다

그러나 나는 하루 한 날도

평화로운 날이 없었고 행복한 날이 없었다

날마나 날마다가 다툼의 날이었고

날마다 날마다가 고통과 슬픔의 연속이었다

이제 겨우 나이 들어 알게 되었다

어머니 말씀 속에 행복이 있고

더할 수 없이 고요한 평안이 있었는데

너무나 오랫동안 그것을 잊고 살았다는 것을

그리하여 나 젊은 사람들에게 말하곤 한다

작은 일이 큰일이니 작은 일을 함부로 하지 말아라

네 주변에 있는 것들이며 사람들을 소중히 여겨라

어머니 말씀의 본을 받아 타일러 말하곤 한다

지금껏 우리는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보다는

무엇을 위해 살아야 하는가에 목을 매고 살았다

기를 쓰고 무엇인가를 이루려고만 애썼다

명사형 대명사형으로만 살려고 했다

보다 많이 형용사와 동사형으로 살았어야 했다

-풀꽃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인생

인생은 실수다

그 실수 만회하기 위해

어둠을 헤엄쳐

지금은 돌아가고 있는 중

조금만 더 기다려달라.

 

 

-바로 말해요

바로 말해요 망설이지 말아요

내일 아침이 아니에요 지금이에요

박로 말해요 시간이 없어요

사랑한다고 말해요

좋았다고 말해요

보고 싶었다고 말해요

해가 지려고 해요 꽃이 지려고 해요

바람이 불고 있어요 새가 울어요

지금이에요 눈치 보지 말아요

사랑한다고 말해요

좋았다고 말해요

그리웠다고 말해요

참지 말아요 우물쭈물하지 말아요

내일에는 꽃이 없어요 지금이에요

있더라도 그 꽃이 아니에요

사랑한다고 말해요

좋았다고 말해요

당신이 오늘은 꽃이에요.

-다시 중학생에게

사람이 길을 가다보면

버스를 놓칠 때가 있단다

잘못한 일도 없이

버스를 놓치듯

힘든 일 당할 때가 있단다

그럴 때마다 아이야

잊지 말아라

다음에도 버스는 오고

그다음에 오는 버스가 때로는

더 좋을 수도 있다는 것을!

어떠한 경우라도 아이야

너 자신을 사랑하고

이 세상에서 가장 귀한 것이

너 자신임을 잊지 말아라.

물론 사는 게 녹녹치 않지만 이 시를 읽는 동안에는

좀 더 잘, 좀 더 힘빼고, 좀 더 열심히, 좀 더 행복하게 살 수 있을 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다.

무조건적인 사랑만 있는 게 아니라

무조건적인 위로가 있는 책도 있었구나.

삶의 속도에 지쳤을 때 속도를 늦춰가며 읽는 시의 글맛이 좋았고

나태주 시인과 김예원님의 글이 어우러져 시와 글을 함께 읽는 재미도 있었다.

나 자신이 지치지 않도록 그리고 내 주변사람들에게 더 좋은 사람이 될 수 있도로

오늘도 노력하고 정진하고 싶다.

*이 글은 지식너머로부터 도서만을 제공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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