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제 탓인가요? - 당신이 화가 나는 진짜 이유
로베르트 베츠 지음, 서유리 옮김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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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가장 큰 적은 자기 자신이다.

우리는 타인이 아니라 매일 자기 자신과 다투고 있다." _본문 중에서

제목인 <또 제 탓인가요?>를 곰곰히 생각하고 파고들다보면 이 책이 어떤 얘기를 해줄지 궁금해진다.

민감한 사람들이 자기 탓으로 돌리면서 이 험한 세상을 살아가는 지혜를 주는걸까, 아니면 탓탓탓! 제목과는 다르게 반전으로 제 탓이 아닌 남 탓하는 투덜이들에게 보내는 일침의 내용인 것일까, 그것도 아니면 자기 자신을 들여다보면서 문제와 해결에 대한 내용인걸까!

책을 조금만 더 들쳐보면 바로 알 수 있다.

저자인 '로베르트 베츠'는 독일의 유명 심리학자인데 이 책은 누적 390주 동안 슈피겔 베스트셀러가 됐고, 독일 아마존 심리분야 1위를 석권했다.

이 책의 독일 원제는 '더 이상 못 참아!'로 '분노, 짜증, 압박감 등 나쁜 감정을 새로운 관점으로 분석하여 긍정적인 힘으로 바꿔주는 비법을 알려준다'고 한다.

내 감정은 나 이면서 동시에 내가 아니다.

순간 순간 느끼는 기분과 감정에 대해 이해하고 긍정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삶의 기술이 담겨 있었다.

 

 

-나를 욱하게 만든 진짜 범인은 따로 있다

이 책은 많은 사람들이 스스로 만들어낸 지옥과 감옥, 자신이 만들어낸 깊은 불화에 대한 책이다. 하지만 사람들은 자신이 그런 고통을 만들어냈다는 사실을 알아차리지 못하고 직시하려 하지 않는다. 만약 당신이 내면의 평화와 만족, 기쁨, 충만함과 성취감을 스스로 망쳤다는 사실을 직시할 생각이 없다면 당장 이 책을 내려놔도 된다. 이 책은 당신의 자아상과 인간관계, 삶을 바라보는 가치관을 바꿔버릴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그 과정이 쉽지는 않을 것이다.

-분노를 위한 분노는 이제 그만

이 모든 변화의 시작은 외부세계에 대한 내면세계의 반응, 즉 분노의 소리를 집중하여 듣는 것이다. 이제 당신의 삶이 평화롭기만을 바란다.

나를 화나게 하고 헐크로 만든 진짜 범인은 누구일까.

솔직히 말하면 나는 아직 '내 탓'으로 돌릴 자신이 없다.

왜냐하면 아침, 저녁으로 지하철과 버스를 탈 때마다 만나는 '분노 유발자'들을 도저히 그냥 봐줄 수가 없기 때문이다.

도대체 어떤 마인드로 살면 저 따위 매너가 나오는 것인가!

거의 뭐 70%의 확률로 (그렇다면 10일 중 7일이나 그렇다는거다) 그런 사람들을 만나고 화가 나고 다시 이어폰을 꼽고 내 갈길을 가고 기분을 풀고 잊어 버린다.

내가 좋아하는 '데이비드 포스터 월리스'의 <이것은 물이다>라는 책에는 깨어 있는 삶으로 진정한 인문학적 의미를 찾는 이야기들로 가득하다.

책 중에 이런 얘기가 나온다.

우리가 퇴근하고 힘든 몸을 이끌고 식료품점에 가서 그 긴 줄을 기다려서 장을 보는데 얼마나 지치겠는지.

그러다... 아니다, 좋은 책의 밑줄 긋는 문장들을 통으로 인용해야겠다.

-교통마비와 붐비는 상점 통로, 계산대 앞의 기나긴 줄 덕분에, 나는 생각할 시간을 얻을 수 있습니다. 나는 무엇에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지, 그리고 어떻게 생각해야 하는지를 의식적으로 선택해야 합니다. 그러지 않으면 장을 보러 갈 때마다 머리 끝까지 화가 치밀고 고통스러울 것입니다. 나의 태생적인 디폴트세팅은 이런 상황 속에서 오로지 나에게만 집중하기 때문이지요. 내가 배고프다는 사실, 내가 고단하다는 사실, 내가 무엇보다도 간절하게 집에 돌아가고 싶어 한다는 사실 말입니다.

- 그렇지만 대부분의 일상에서 자기 자신에게 선택권을 줄 만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면, 여러분은 지금 막 계산대 줄에서 자기 아이에게 고래고래 소리를 지른 육중한 몸매에 멍한 눈, 짙은 화장까지 한 여성을 좀 다른 눈으로 보겠노라고 작정할 수 있습니다 -평소에 이런 모습이 아닐지도 모릅니다. 어쩌면 골수암으로 죽어가는 남편의 손을 붙잡고 사흘 밤을 한숨도 못 자고 꼬박 새웠는지도 모르지요. 아니면 바로 이 여자야말로 어제 악몽같은 서류 절차 때문에 고생하던 여러분의 아내나 남편에게 자그마한 관료적 친절을 베풀어 난관을 모면하게 해준 운전면허과 직원, 저임금 직급이 속하는 그 여직원인지도 모르겠습니다.

- 진실이 무엇인지를, 또한 누가 그리고 무엇이 정말 중요한지를 알고 있다고 무의식적으로 확신한다면 -자신의 디폴트세팅을 작동시키길 원한다면- 내가 그러하듯이, 아마도 여러분은 부질없고 성가시지 않을 수 있는 가능성 따위는 별로 고려할 생각이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여러분이 생각하는 법, 주의를 기울여 사물을 관찰하는 법을 진실로 배웠다면 선택의 여지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될 터입니다.

이것이 바로 진정한 교육의 자유, 정서적 안정을 성취하는 배움의 자유라고 나는 감히 말하고 싶습니다. 즉, 무엇이 의미 있는 일이고 무엇이 무의미한 일인가를 여러분 자신이 자각적으로 결정하는 자유 말입니다.

좀 길지만 나는 이 소중하고도 진리인 인생의 클리셰를 한동안 잊고 살았다.

<또 제 탓인가요?>에도 내가 잊고 살았던, 그리고 일상에서 꼭 기억해야 할 의미있는 클리셰들이 가득했다.

이미 일어난 상황을 내가 바꿀 수는 없지만 내 감정과 자신을 바라보는 틀과 세상은 디폴트 셋팅이 아니라 내 선택으로 고를 수 있다.

<또 제 탓인가요?>에는 되게 재밌는 개념이 하나 나온다.

그것은 '또라이 천사'.

또라이 천사가 무엇인고 하니, "우리의 감정 버튼을 눌러대면서 '나쁜 감정'을 불러일으키고, 삶의 기쁨을 막거나 좋은 기분을 엉망으로 만드는 이런 사람들'을 또라이 천사라고 저자는 부른다.

그냥 또라이나 상또라이가 아니라 +천사 라는 아름다운 칭호를 붙여준 이유는 이 사람들이 나에게 크고 대단히 값진 선물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그 근거는 그동안 많은 사람들이 또라이 속에 숨어 있는 천사를 발견하고 행복화 평화를 찾았기 때문이다.

정말 그럴까? 그렇다면 나도 찾고 싶다.

 

 

 

 

"우리는 행복을 선택할 수 있다."

 

-세상에 멍청이들과 나쁜 사람들이 너무 많다고 생각하는가? 그렇다면 이는 당신이 그렇게 결정했기 때문이다. 당신이 그런 생각을 갖고 살아간다면 앞으로도 그런 '멍청이'나 '나쁜 사람'들을 계속 맞닥뜨리게 될 것이다. 사람에 대한 일반적인 생각이나 어떤 특정한 사람에 대한 생각은 자신이 창조해 낸 것이기 때문이다. 당신은 매일 의식적으로 또는 무의식적으로 다른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그 관계에서 창조자의 역할을 한다. 그리고 앞서 언급했듯이 자기 자신에 대한 생각도 마찬가지다. 당신이 자신을 생각하고 대하는 대로 주변 사람들 중 일부도 그렇게 대한다.

-우리는 행복을 선택할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은 감정을 억압하고 맞서 싸워야 하는 거라고 생각한다. 이것 외에는 감정에 대처할 다른 방법을 배우지 못했기 때문이다. 자기 자신에 대한 사랑도 없이, 다른 사람들에 대한 사랑도 없이, 삶에 대한 특별한 기쁨도 없이 그저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사람이 너무나 많다, 또한 다른 사람들 때문에 인생의 행복을 누리지 못하고 있다고 여긴다. 우리가 어린아이였을 때는 분명히 다른 사람에게 책임이 있었다. 하지만 어른이 된 지금, 행복은 우리의 손에 달려 있다.

내가 생각하는 '끌어당김의 법칙'이 여기에도 적용된다니.

허무맹랑한 끌어당김을 말하는 게 아니라, 내 생각과 감정이 이끄는대로 결과와 현실이 나오는 것을 말한다.

심지어 어떤 날은 잊지도 않은 불행을 저 기억 너머 저편까지 가서 끌고와서 없는 스트레스를 만들어내기도 한다.

그럴 때 '또 제 탓인가요?'를 떠올리면서 마음을 다잡아야겠다.

내가 만나는 또라이 천사(이것은 사람일수도 있고, 동물일수도 있고, 무생물인 상황이나 일이 될 수도 있다)와 잘 한번 지내봐야지.

어차피 평생 피할 수 없는 것은 진리가 아닌가.

그리고 피할 수 있다고 해도 나는 피하고 싶지도 않다.

그 또라이 천사가 돌아 돌아서 나를 성장시키고 발전시키고 행복을 준다니 말이다.

'또라이' 천사가 또라이 '천사'가 되는 그 날까지. 내 인생의 방점은 내가 정해야겠다.

*이 글은 동양북스로부터 도서만을 제공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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