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가 돌아왔다
C. J. 튜더 지음, 이은선 옮김 / 다산책방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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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가 돌아왔다_C. J. 튜더 저, 이은선 역, 다산책방 출판

The Taking of Annie Thorne

 

 

 

 

 

"나는 네 여동생에게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알아. 그 사태가 다시 벌어지고 있어."

 

"게리는 시골집에 들어서기 전부터 불길한 예감을 느낀다.

열린 문 사이로 기분 나쁘게 달짝지근한 냄새가 흘러나온다. 끈적끈적하고 후텁지근한 복도에는 파리 뗴가 날아다니고 그것이 이 집이 비정상적이라는 결정적 증거, 상상할 수 있는 한도 안에서 가장 심하게 비정상적이라는 확실한 증거가 아닐지 몰라도, 정적이 결정타다."

이번 책은 여름과 아주아주 잘 어울리는 오싹한 공포/스릴러 소설...!

<초크맨>으로 유명한 C. J. 튜더의 신작 <애니가 돌아왔다>이다.

원래 공포영화나 스릴러물은 자주 보는 편이 아니었는데, 이 책은 450여 쪽이 훅훅 넘어갈 만큼 빠르게 읽었다.

왜 항상 불길한 예감은 적중하는지!

그리고 주인공은 왜 자꾸 위험한 일에 말려드는지!

당장 말리고 싶지만 어쩌겠는가. 이미 벌어진 일. 그리고 매듭을 짓기 위해 더더욱 그 일에 착수한다.

나는 개인적으로 스포일러를 아주 싫어하기 때문에 <애니가 돌아왔다>를 읽고 느낀 감상 위주로 써본다.

그러고 보니 책 제목도 되게 무섭네...! <애니가 돌아왔다>.

겉 표지도 그렇고!!

어린 여자 아이 하나가 폐가 같은 곳에 뒤돌아 서있는데 고개는 오른쪽을 향해 있다.

무언가를 주의 깊게 보는 것 같은데 너무 어두워서 보이지는 않는다.

아이의 키보다 훨씬 높은 천장의 구도는 불안함을 더한다.

 

"처참한 사건이라고 생각했던 건 그의 착각이었다. 이건 염병할 악몽이다.

... 가장 눈에 확 들어오는 빨간색이다. 못 보고 지나칠 수 없는 빨간색이다. 아이의 시선 위쪽 벽에 대문자로 휘갈겨 써있다.

내 아들이 아니야"

"절대 돌아가지 마. 사람들은 항상 이렇게 얘기한다. 상황이 달라져 잇을 거라고. 기억하는 것과 다를 거라고. 과거는 과거로 남겨두어야 한다고. 물론 맨 마지막 충고는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과거는 자꾸 되살아나는 성향이 있다. 꼭 맛없는 카레처럼."

"사람들이 말하길 시간은 치유의 힘이 엄청나다고 한다. 이 말은 틀렸다. 시간은 지우는 힘이 엄청날 따름이다. 무심하게 흐르고 또 흘러서 우리의 기억을 갉아먹고, 여전히 고통스럽지만 감당할 수 있을 만큼 작고 뾰족한 조각들만 남을 때까지 불행이라는 커다란 바위를 조금씩 깎아낸다.

무너진 가슴은 다시 맞출 수 없다. 시간은 그 조각들을 거두어 곱게 갈 뿐이다."

주인공 '손'은 자신의 어린 시절을 보낸 고향인 안힐 마을로 되돌아 온다.

동네 주민들끼리 소문이 빠르게 퍼질 정도로 작고 폐쇄적인 시골 마을이다.

그리고 한 학생 하나와 그 아이를 처참하게 살해한 어머니이자 학교 선생님의 살인 사건으로 이야기는 시작한다.

이 책의 제목인 '애니'는 주인공의 하나 뿐인 여동생이자 어린 아이이다. (왜냐하면 슬프지만 더 이상 크지 못했으니까...)

'손'은 과거의 아픔을 간직한 채 평범하게 살려고 노력하지만 도박에 손을 대고 주변 사람들의 충고는 듣지 않으면서 마이웨이하는 성격 때문인지

결코 평범하게 살 수 없다.

옛 패거리 '스티븐'을 중심으로 나쁜 짓도 많이 하고 다니는데 '손'은 직접적으로 가담하지는 않지만 옆에서 방관자로 함께 있거나 말리지 못했다는 사실에 죄책감을 가지고 있다.

그래도 '손'은 직업이 학교 선생님이라 그런지 학교 폭력이나 아이들을 아끼는 마음은 아직 살아있는 것 같다.

하지만 악습은 계속 되고 안 좋은 역사는 반복되는 법.

전형적인 악인 '스티븐'의 아들 '제러미'도 학교에서 아이들을 괴롭히고 아버지의 빽으로 학교를 계속 다니면서 사고를 친다.

이러한 상황에서 '손'은 폐광이라는 죽음의 장소이자 과거 안 좋았던 일들의 근원지로 돌아간다.

아이들이 장소를 발견하는 것이 아니라, 장소가 아이들을 발견한다는 대목이 있다.

무섭지만 그렇게 아이들을 또 끌어 낸다.

 

 

 

 

"마리가 많이 아프거든요."

"암이죠. 알아요."

"말기예요. 남은 날이 몇 달, 어쩌면 몇 주밖에 안 돼요. 죽어가고 있어요."

...

"아무리 스티븐이라도 그 정도로 미치지는 않았을 거예요."

"하지만 절박한걸요. 그리고 절박한 사람들은 지푸라기라도 잡게 되어 있어요. 기적을 찾으러 다니고요." 그녀는 몸을 앞으로 구부려 차갑고 건조한 손을 내 손 위에 얹는다. "물론 그들이 기적을 찾는 경우는 거의 없죠. 이제 내가 선생님이 돌아와주길 바란 마음을 알겠어요?"

알겠다. 그 깨달음이 내 안에 깊고 서늘한 균열을 만든다.

"스티븐은 마리를 살리고 싶어 하죠." 내가 말했다.

"그리고 나는 그를 막을 수 있는 사람이 손 선생님밖에 없다고 생각해요."

새로운 인물인 옛 선생님 '미스 그레이슨'이 등장한다.

그리고 이 악연을 끊을 수 있는 사람은 '손'이라고 도움을 청한다.

과연... 전형적인 방관자이자 아싸 스타일인 주인공은 여동생 '애니'의 아픔을 치유하고 '스티븐'과 폐광에 얽힌 사건들을 해결할 수 있을까?

장소가 아이들을 찾아낸 것처럼, 이야기가 주인공을 불러들인다.

실종 되었다가 다시 돌아온 '애니'와 같은 사람들은 정말 전에 알던 사람이 맞을까?

도대체 그 장소에는 어떤 일이 벌어졌고 '스티븐'에게 받을 빚은 무엇인지 끝까지 읽어봤다.

나도 모르게 '손'을 응원하면서 해결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이 글은 다산책방으로부터 도서만을 제공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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