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더 퓨처 - 기후 변화, 생명공학, 인공지능, 우주 연구는 인류 미래를 어떻게 바꾸는가
마틴 리스 지음, 이한음 옮김 / 더퀘스트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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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더 퓨처_마틴 리스 저, 이한음 역, 더 퀘스트 출판

On The Future

 

 

 

"이 책은 미래를 다룬다.

나는 개인적인 관점에서, 그리고 과학자이자 시민이자 인류 종의 걱정 많은 일원이라는 세 가지 관점에서 썼다.

이 책을 관통하는 주제는 점점 늘어나는 세계 인구가 번영하느냐 쇠퇴하느냐가

과학과 기술이 제공하는 지혜에 달려 있다는 것이다."

 

 

<온 더 퓨처>는 영국의 과학자이자 천문학, 실험철학 분야의 거장인 마틴 리스가 쓴 인류 미래 보고서이다.

위의 첫 문장과 같이 인류, 우주, 과학, 공학, 인공지능 등 미래와 관련하여 우리가 직면한 도전 과제들을 다룬다.

미래라고 하면 아주 먼 SF적 상상의 나래를 펼치게 되지만, 지금도 태어나는 제3세계국 아기들과 불과 탄생한지 100년도 채 되지 않은 플라스틱으로 야기되는 환경 문제, 더웠다가 추웠다가 바닷물도 이상해지는 기후 변화, 그리고 구글의 알파고가 바둑기사 이세돌을 이겨버린 인공지능까지 일상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이제 스케일을 넓혀서 나와 내 주변 공동체, 우리나라를 넘어 인류 복지의 시선으로 가본다.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

우선 '인류세(anthropocene)'라는 개념이 설명과 함께 나온다.

"인류가 지구 환경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된 시점을 가리키며 현재는 비공식적 시대 개념이다. 학자에 따라 농업혁명기, 산업혁명기나 제2차 세계대전 직후를 시작 시점으로 보는데 대기 중 이산화탄소 양, 방사능 물질, 플라스틱, 콘크리트 등이 인류세를 대표하는 물질이다."

즉, 인류가 지구 기후와 생태계를 변화시켜 만들어진 새로운 지질시대를 말하는데

오늘 날 세계의 대부분은 과거보다 더 나은 삶을 살고 있다.

더 나은 삶의 요소가 소득이나 복지, 여가생활에 쓸 수 있는 시간의 양, 교육과 학업의 질, 기술의 발전이라면 그런 듯하다.

그런데 단지 그게 다가 아니다.

"우리가 사는 지구, 우주의 이 '창백한 푸른 점(pale blue dot)'은 특별한 곳이다.

전 우주를 통틀어 유일한 곳일 수도 있다. 그리고 우리는 지구에 특히 중요한 시대의 청지기다.

이는 우리 모두에게 중요한 메세지이며, 이 책의 주제이기도 하다."

 

 

 

-행성의 경계를 벗어나지 않는다면

지구의 자원이 언제 한계에 도달하느냐를 가리키는 개념인 '지구 한계(planetary boundary)'가 나오는데 지구는 입이 없어서 말을 못할뿐이지 화학물질을 토해내고 오존층을 박살내면서 소리 없는 아우성을 치고 있다.

이러한 환경 문제가 중요한 이유를 말해주었다.

"어류 개체군이 줄어들어 사라지는 종이 많아진다면 우리도 해를 입는다. 또 우림에는 우리에게 의학적으로 유용한 식물들이 있다. 그러나 다양한 생물권은 실용적인 혜택뿐 아니라 영적인 가치를 지닌다는 점에서도 중요하다."

사람은 눈에 보이지 않거나 먼 미래를 위해 현재를 희생하기 어려운 존재라고 한다.

아마 머리로는 이해하는데 마음으로는 멀게 느껴지는 인지부조화 때문이 아닐까.

그래서 미래 세대를 위해 환경을 보호하자고 외치고 협약을 맺고 정상회담을 해도 제자리걸음이다.

"환경론적 세계관의 핵심은 인간의 몸과 정신의 건강이 행성 지구에 달려 있다는 확신이다. (...) 숲, 산호초, 파란 바다 같은 자연 생태계는 우리가 유지되기를 바라는 세계를 유지해준다. 우리의 몸과 마음은 다른 어떤 곳이 아니라 이 특정한 행성 환경에서 살도록 진화했다."

생태학자 에드워드 O. 윌슨의 말을 인용해주었는데, 인간의 몸과 마음은 지구와 연결되어 있다는 의미다.

이 땅에 맞게 적합하게 살도록 진화하고 발전했으나 동식물이 멸종해서 이젠 종자 보존을 위해 미래 세대를 위한 씨앗을 따로 보존해야할 판이다.

인류세를 살아가는데 무너뜨린 환경파괴는 우리의 몸과 마음이 지구에 달려 있듯 빠르게 위협요인이 되었다.

 

 

 

-지구 인류의 미래

인간과 수명에 관한 이야기.

"건강수명이 길어진다는 것은 환영받을 일이다. 그러나 노년에 건강을 유지하면서 살아갈 수 있는 기간과 극단적인 수단을 써서 연정할 수 있는 수명 사이의 격차가 점점 벌어지면서 점점 더 문제가 되고 있다. 많은 이들은 삶의 질과 예후가 어떤 수준 이하로 떨어지자마자, 소생술을 결코 쓰지 말고 오로지 완화 치료만 해달라고 요구할 것이다."

유발 하라리 책을 읽다가 알게 되었는데, 오늘 날 과학기술과 의학이 발전하면서 인간의 평균수명은 몇 배로 늘었지만 실질적 수명 자체는 늘지 않았다고 한다.

과거에는 아기가 100일을 넘기기 어려워 기념할 정도였고 20세나 30세에 세상을 떠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조선의 21대 왕 영조도 83세까지 살았고, 영국의 엘리자베스 2세 여왕도 90세가 넘었지만 현역일만큼 오래사는 사람도 있다.

과거보다 평균수명은 늘었으나 그렇다고 사람이 120살, 150살까지 실질수명이 늘어난 것은 아니니 수명 그 자체를 늘리진 못한 것이다.

그래서 더더욱 어떻게 살고, 어떻게 죽을 것인지도 현명하게 고민해야 한다.

뒤에 '조력사(assisted dying)' 얘기가 나오는데 저자는 조력사를 지지하는 80퍼센트에 속한다고 솔직하게 의견을 피력한다.

나도 그렇다. 남에게 폐 안 끼치고 사람답게 살 수 있는 권리, 그리고 내 한 몸 책임을 지는 자유가 없다면 살아도 사는 게 아니고 버터내는 삶일 것이다.

하지만 조심해야할 것은 신중함인데, 실제 조력사를 위해 온 사람들 중 대다수는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거나 삶을 포기하지 않고 다시 선택한다.

삶과 죽음이라는 심오한 문제도 지구 인류가 선택하는 미래의 한 부분이다.

 

 

 

이번엔 '디지털 빈민 (digitally deprived)'이 나온다.

"아주 어리거나 아주 나이 많은 이들만이 인적 자원을 필요로 하는 것은 아니다. ... 무언가가 잘못될 때 생길 불안과 좌절도 생각해야 한다. 그런 이들은 IT 기기 앞에서 당혹스러워할 때 컴퓨터를 잘 다루는 돌보미가 도움을 주고, 필요할 때 도움을 받을 수 있고 불리한 처지에 놓이지 않을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질 때만 마음의 평화를 얻게 될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디지털 빈민 (digitally deprived)'은 새로운 하층계급이 될 것이다."

60년대 생을 X세대라 칭한다면, 컴퓨터가 막 나오기 시작한 80~90년대 생은 웹 네이티브 세대다. 그리고 99년생 이후는 책보다 검색이 편하고 유튜브로 정보를 탐색하는, 태어나자마자 손가락을 쓱쓱 스마트폰에 대는 앱 네이티브 세대가 되었다.

패스트푸드나 음식점에 가면 사람을 대신해 키오스크가 위치해있는데 젊은 나도 가끔 버벅거릴 때가 있는데 어르신분들은 얼마나 힘들까.

그리고 은행에서는 어플로 미리 모바일 대기표를 받아놓기만 하면 일부 지점에 한해 웨이팅 없이 바로 면대면 처리가 가능하다.

현금을 안쓴지도 참 오래됐다. (종종 키오스크에는 현금 넣는 곳이 아예 없고 오직 카드결제만 가능하다.)

빠르게 변하는 기술 속도를 맞추기 쉽지 않은 사람들이 도태되지 않고 인간답게 살기 위해서는 건강뿐 아니라 삶의 기술도 지원되어야 한다.

디지털 빈민이 되지 않기 위해 최소한의 장치가 마련되어야 하지 않을까.

 

 

 

 

 

"인류-아무튼 그들 중 대부분-를 위해 울리는 종은 알프스 소의 목에 달린 종을 닮았다.
 그 종은 우리의 목에 걸려 있으며, 종소리가 경쾌하고 조화롭지 못하다면 틀림없이 우리 탓이다."

 

 

<온 더 퓨처>는 대체로 미래에 대해 낙관적인 관점을 가진 책이다.

인류의 미래에는 다양한 위험이 도사리고 있고 생명체는 멸종되어 가고 지구는 없어질 수 있지만 위협이 위험으로 끝나지 않고 그래서 우리는 어떻게 더 잘 살면 좋을 것인가, 미래의 세대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자꾸 자꾸 질문을 던진다.

우리는 미래 위에 있는걸까? 미래 안에 있는걸까? 또는 미래와 동떨어져 현재만 보고 있는걸까?

지구라는 행성에서 찰나와 같은 삶을 사는 인간에게 <온 더 퓨처> 에 있는 지혜가 도움이 되길.

 

 

 

*이 글은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더퀘스트로부터 도서만을 제공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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