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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압수수색 일문일답
김숙정.허윤 지음 / 자음과모음 / 2025년 1월
평점 :
대한민국 압수수색 일문일답 – 김정숙, 허윤
내 삶의 기조 그대로라면
‘압수수색’은 나와는 전혀 관계없는 단어다. 양심이란
게 강하게 나를 컨트롤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잡혀들어갈(?) 일도 없다며 단언한다. 하지만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르는 상황에서는 100% 남일이 아닐
거란 생각이 들기도 한다. 특히 미디어를 통해 억울하게 감옥에 들어가는 사람들의 경우를 종종 볼 때마다, 내가 저 사람이었어도 같은 상황이라면 똑같이 피해를 받을 거라 생각되기 때문에 공상이라 하더라도 너무 무섭다. 아무리 정신 바짝 차리고 있어도, 못된 마음을 먹은 사람을 제대로
떨쳐낼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보통, 아는
게 많아지고 지식의 폭이 넓어질수록 불안도도 높아진다. 깊이 들어갈수록 나의 한계도 그만큼 더 잘 알게
되고, 아직 알지 못하는 미지의 영역이 더 많이 남아있을 거라는 공포심도 커진다. 하지만 법은 반대다. 오히려 모를수록 막연한 두려움 때문에 걱정이
많아지고 불안해지지만, 알수록 뚜렷해지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범주도 넓어진다. 물론 법조인이 아니기 때문에 얼마나 알아야 적당히 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기본적인
틀이라도 어느 정도 알면 관련된 일이 생겼을 때 내가 가야 할 방향을 정하고, 관련 법조인들에게 어떤
도움을 받아야 하는지도 알 수 있게 될 것이다.
『대한민국 압수수색 일문일답』은 압수수색에 대해 나를 방어할
수 있는 기본적인 것들을 알려주기도 하고, 반대로 왜 그렇게 해야 하는지도 알려준다. 압수수색은 수사기관의 권한이다. 반대로 압수수색을 당하는 쪽에서도
동등한 입장에서 방어권을 쓸 수 있다. 준비 없이 맞닥뜨린다면 백지의 상태보다는 어느 정도 알고 있어야
당당하게 대응할 수 있다.
이 책은 ‘압수수색’에 대해 질문을 하면 답을 해주는 방식이다. ‘너무 무서운데, 압수수색 그냥 못 들어오게 하면 안 되나요?’(34쪽) 같은 내 수준의 질문도 친절하고 자세하게 답해준다. 적당한 글자
크기로 보통 사람들이 읽고 이해하기 쉽게 뽑아놓은 듯하다. (어느 정도가 적당한지는 법조인이 아니니
추측할 수밖에 없지만)
질문과 답 외에도 뉴스에서 자주 보고 듣던 상황들도 예시로 나와있어서, 내
상상만으로 끝내지 않을 수 있었고, 사전 상의 의미는 알지만 헷갈렸던 용어들 역시 이해하기 쉽게 알려주기도
했다.

처음은 목차 그대로 처음부터 끝까지 쭉 읽으면서 압수수색의 과정과 다음 일들에 대해 알아가고, 다시 읽게 된다면 궁금한 부분을 목차에서 찾아 읽으면 된다. 목차에
질문 리스트가 모두 나오기 때문에 찾아 읽기도 쉽다.
지금 시대적 배경과, 미디어를 통해 자주 접하게 되는 ‘압수수색’이라는 행위에 대해 자세하고 쉽게 나와있기 때문에 의외로
재밌다. 듣기만 해도 위축되는 단어, ‘압수수색’과 ‘영장’에 대해 겁먹지
않고, 의연하게 대처할 수 있을 것 같은 어린아이 같은 마음이 들기도 했다. 압수수색과는 거리가 먼 양심적이고 바른 삶을 사는 것이 당연하지만 어쩔 수 없이 그 상황에 처한다면 이 책이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다시 말하지만.. 의외로 재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