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우중괴담 ㅣ 스토리콜렉터 104
미쓰다 신조 지음, 현정수 옮김 / 북로드 / 2022년 11월
평점 :
우중괴담 – 미쓰다 신조
『우중괴담』은 강렬하진 않지만 제목에는 충실하다. 비가 내리는 날, 추적추적 빗소리와 함꼐 읽으면 잘 어울리는 소설이다. (폭우는 안된다) 누군가 문 밖에 서있을 것 같은 느낌, 하지만 이 세상의 것이 아닌 무언가인듯 한 느낌. 가끔 일상생활
속에서 있었던 별일 아니었던 이슈, 하지만 생각해보면 조금 이상하고 살짝 어긋나던 것, 뭐 이런 느낌의 약간 소름끼치는 일들을 상기 시키게 되는 그런 책이다.
제목과 같은 ‘우중괴담’을 포함하여 총 5가지의 단편이 수록된 『우중괴담』은 미쓰다 신조가
좋아하는(?) ‘나’를 작가 본인으로 집어넣어 쓴 이야기들이다. 그래서 실제와 허구 그 사이 어중간하게 위치해있을 진실이 더욱 궁금해진다.
5가지의 이야기들
중 ‘우중괴담’과 ‘예고화’가 기억에 남는다. ‘예고화’란
앞으로 일어날 일을 그린 그림이다. 호러 소설인 만큼 끔찍한 일들을 그림으로 그린 예고화들이 나온다. ‘예고화’라는 소재가 실제 존재했던 것인지도 궁금하고, 어찌보면 안맞는 퍼즐을 억지로 대충 맞춰놓은 것 같기도 해서 혼란을 가져다 준 이야기였지만 좋았다. 어차피 책을 읽으며 상상하는 것은 나만의 자유이니까.
마지막 소설 ‘우중괴담’은 과거 지인을 만나 듣게 되는 미스터리한 이야기를 글로 옮긴 것이다. (실제
인지 아닌지 혼동하며 읽는 게 포인트) 지인이 산책하다 자주 들르게 되는 정자에서, 비가 내리는 날마다 만나게 되는 사람들이 해주는 괴담에 대한 이야기인데, 역시나
있을만한 이야기이지만 뭔가 기분나쁘고 찜찜하다. 그렇다고 앞뒤가 안 맞거나 말도 안되는 이야기들은 아니지만
기묘한 이야기들이다. (리미널 스페이스를 소설로 느끼게 되는 기분인 것 같기도하고..) 역시나 내 스타일.
미쓰다 신조의 책은 언제나 호불호가 강할 듯 하다. 시시하거나 싱겁다는 이들도 있고, 나처럼 엄청 좋아하는 이들도 있다. 각자의 취향은 각자의 것이기에 직접 읽어보고 느끼는 것이 좋다. (내가
시시하게 읽었던 책을, 너무 잔인해서 끝까지 못 읽었다는 사람도 있었다. 오히려 내가 더 충격!) 게다가 난 미쓰다 신조 왕팬이기 때문에
팬심도 좀 심해서 그의 괴담 앞에선 객관적이지 못하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 항상 강력 추천까진 아니지만
가볍게 읽고 싶어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텀을 두고 여러 번 읽어도, 난 읽을 때마다 재밌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