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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장면, 나만 불편한가요? - 미디어로 보는 차별과 인권 이야기 ㅣ 자음과모음 청소년인문 18
태지원 지음 / 자음과모음 / 2021년 3월
평점 :
이 장면, 나만
불편한가요? – 태지원
우리는 미디어를 통해 평소 접해보지 못한 것들을
접할 수 있다. 내가 갈 수 없는 곳, 만날 수 없는 사람, 알지 못했던 문화들을 대신 만나게 해주는 것이 미디어다. 요즘은
다양한 매체가 있어서 여러 기기의 매체들을 통해 접할 수 있지만, 여전히 TV는 우리들에게 영향력이 큰 미디어로 존재한다. 그만큼 미디어에서
흘러나오는 많은 이야기들은 우리 생활에도 영향을 끼친다.
많은 연예인들의 패션, 먹는 음식, 가는 장소들을 직접 접하면서 SNS에 올리는 것이 하나의 트렌드가 되었다. 그들의 말과 행동은
유행이 되어 돌고, 매일매일 새로운 트렌드가 생겨나는 것이 지금의 사회이다.
언제나 빠른 변화만 있을 것 같은 사회 속에서
여전히 그대로인 것들이 있다. 미디어 속에서 행해지는 차별들이다. 아무렇지도
않게 시청하고 뒤돌아보면 약간 찜찜했던 것들을 풀어서 생각해 보면 차별인 경우가 많다.
‘다른 것’은 ‘틀린 것’이 아니라고 학교에서
배운다. 하지만 그런 학교에서도 차별은 여전히 존재한다. 예전보단
많이 좋아졌다고들 말하지만, 그것은 예전의 것을 보고 접해본 사람들의 관점이다. 지금의 젊은 세대들은 ‘지금’을 직시하며 살고 있다. 그렇기에 ‘지금’은
예전과 비교하면 안 된다. 지금 문제가 있으면 고치는 것이 당연한데,
예전보다 좋아졌는데 호들갑을 떤다거나, 인내심이 없다고 말하는 이들의 사고방식 자체가 차별의
프레임에 갇혀 있는 것이다.
우리는 어릴 때부터 기회는 모두에게 주어진다고
배우지만, 모든 기회는 아무나 잡을 수 없다는 것도 배운다. 아무나
잡을 수 없는 기회인데, 모두에게 주어진다고 말하는 것은 큰 모순인데 이런 모순을 아무렇지도 않게 가르친다. 그리고 미디어에서는 자연스럽게 이용한다.
인기 드라마에서 흔하게 등장하는 재벌과의 사랑, 열심히 노력하면 일도 사랑도 잡을 수 있는 억지스러운 이야기들은 단순히 생각하면 재미있는 드라마일 뿐이다. 하지만 회장의 아들은 당연히 회장직을 물려받아야 한다는 의식을 자연스럽게 미디어로 보여줌으로써, 실제 사회에서 부의 대물림은 당연한 듯 받아들이게 된다. 책의 내용을
빌리자면 불공평한 현실을 당연하게 여기면 공정하지 못한 구조가 사회에 공고히 뿌리내릴 수 있다. 사소한
드라마에 대한 이야기 같지만 결코 가볍게 볼 수 없다.
『이
장면, 나만 불편한가요?』에서는 다양한 우리 사회의 차별들을
포장하여 내보내는 미디어를 꼬집어 이야기한다. 하지만 절대 무겁지 않으며 어디가 어떻게 차별이고, 그런 차별들이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끼칠 수 있는지 잘 설명해 준다. 중학생부터는
쉽게 읽을 수 있다. 특히나 많은 미디어를 접하면서, 옳고
그름을 확실히 알 수 없는 청소년기의 학생들에게 정말 좋은 책이라 생각한다. 어른인 내가 읽어도 모르고
있었던 ‘자연스러운 차별’들을 접하게 되면서 단순히 재밌게 보는 미디어가 아니라 의심하고 생각하며 보는 힘을 기르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을 배웠다.
아직도 우리 사회는 인권, 인종차별, 빈부격차, 성차별
등에 대한 차별 이슈가 만행한다. 서양에서의 동양인 차별에 분노하면서도, 동남아인들을 차별하는 우리들의 모습이 과연 그들과 다르다고 할 수 있을까. 내부의
올바름과 강인함을 함께 길러야 단단한 내가 되고 사회가 될 수 있다.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해준 책이었다. 강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