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귀 케이스릴러
전건우 지음 / 고즈넉이엔티 / 2020년 5월
평점 :
품절


『마귀』는 심령 호러 스릴러 장르라 소개하지만 쉽게 말하자면 오컬트이다. 요즘은 오컬트 콘텐츠도 많이 나오고 접할 수 있지만 아직 낯설기 때문인지 서평이 잘 안 써져서 방치해둔 상태였다. 영화 『곡성』을 통해 시작된 한국형 오컬트가 여러 방면에서 나오고 있다는 것은 반가운 소식이지만 나 역시 어떤 부분에서 재미를 찾아야 하는지 어렵다고 해아 할까... 여하튼 그런 느낌이 있다. 분명 재미있게 읽었는데 어떤 부분이 재밌었는지 집어내기엔 나의 표현력으론 참 어렵다.





『마귀』라는 제목처럼 소설 속에선 '악마'가 등장한다. 소설 속에서는 가족을 잃고 모든 희망을 잃은 목사가 등장한다. 예수를 믿고 그의 가르침을 전파하는 목사의 삶을 선택했지만 정작 신은 그에게 절망을 주었다. 그리고 그는 성경 속에서 또 다른 존재를 찾았다. 바로 악마. 예수가 한자리에 머무를 동안, 악마는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듣고 배우며 많은 것을 익혔다. 말로만 희망을 주는 예수보다는 진짜 소망을 이뤄주는 악마를 따르기로 선택한다.


내 삶이 평온하면 여러 종교에서 말하는 것들도 쉽게 받아들일 수 있다. 남에게 베풀고 선행하며 좋은 말과 행동으로 사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반대로 내 삶이 힘들고 절망적이면 모든 희망은 고문일 뿐이고, 종교에서 말하는 인내는 제3자의 헛소리일 뿐이다. 그럴 땐 내 영혼을 팔아서라도 행복을 갖고 싶어진다. 그래서 악마는 언제나, 어디든 존재할 수 있다.





다른 이들에게 해를 가하는 것은 나쁘지만 왜 그렇게 되었는가를 따라가다 보면, 처음부터 악한 이는 없다. 귀신도 인간이었기에 원한에는 시작과 이유가 있다. 하지만 악마는 없다. 악마는 무엇으로부터 나왔는지도 모르고 언제부터 존재했는지 모르는 존재이다. 무한한 악이기 때문에 이유가 없다.


이야기가 끝나도 악마는 원한이 풀리거나 선해져서 사라지는 것이 아니다. 힘이 약해져서 숨어있을 뿐이다. 그리고 다시 인간의 마음에 악이 커지면 다시 자신의 존재를 알린다. 악해지는 이유는 인간에게만 있을 뿐 악마에겐 없다. 그래서 오컬트는 이해가 안 되면서도이해가 되는 장르이다.



『마귀』도 충분히 더 재밌을 수 있었지만 약간 유치한 부분이 있었던 게 아쉽다. 능력자들의 등장이 그랬다. 그 부분만 좀 더 자연스럽고, 텐션을 내렸다면 더 세련된 소설이 될 수 있지 않았을까 한다. 어떤 사람들은 유치하다고 할 수 있지만 그래도 재밌었다. 악마라는 소재의 매력을 이해한다면 좀 더 재밌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장르물이 많이 나온다는 건 장르문학 팬들에겐 선택의 폭이 더 커지는 것이기에 즐겁다. 전건우 님의 소설이 내가 읽는 속도보다 빠른 것 같아서 괜히 조바심이 난다. 요즘처럼 다양한 우리나라 장르물이 나오는 이 시기가 쭉~ 이어지면 좋겠다. 나도 부지런히 읽으며 응원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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