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은 없었다 - 형사 외르겐센의 지식 수사 소설
리하르트 다비트 프레히트.게오르크 요나탄 프레히트 지음, 안성철 옮김 / 21세기북스 / 2011년 11월
평점 :
절판


형사 외르겐센의 지식 수사 소설!

 

덴마크 코펜하겐의 형사보 안스가르 외르겐센은 외딴 섬 릴레외로 발령이 난다. 릴레외에 도착해서 제일 먼저 만난 현지경찰 말테는 외르겐센에게 한스 라르센이라는 노인의 죽음을 전하면서 그의 장례식장으로 데려간다.

 

옥수수 밭에서 심장마비로 급사했다는 의사의 소견과 달리 익명의 제보자가 전화를 걸어 한스 라르센이 살해당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마을 사람들은 200년 동안 이 섬에서는 단 한 건의 살인사건도 없었다며 외르겐센의 수사를 만류하며 비웃기까지 하는데....  북유럽의 외딴 섬에서 펼쳐지는 지식 수사의 결말은?

 

 

저자인 리하르트 다비트 프레히트와 그의 형제인 게오르크 요나탄 프레히트가 공동 집필한 이 작품은 지식 수사를 표방하고 있다. 리하르트의 전작들을 살펴보니 주로 철학서 위주로 많이 알려져 있었는데, 이 작품의 기본틀도 철학을 기본 뼈대로 신학, 역사 또한 독일 작가지만 등장인물들과 배경을 모두 덴마크를 소재로 하면서 릴레외의 도서관과 기록물 보관소가 지식 수사를 진행하는 데 있어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그리고 형사보 외르겐센이 이 외딴 섬으로 발령난 까닭도 재미있다. "지리 인식에 대한 초점 조절 프로세스의 오리엔테이션 능력 강화를 위한 사회 공학적 동화 교육" 이라는 길고 거창한 이 프로젝트는 변방지역 근무를 기피하고 수도 코펜하겐 근무만 선호하는 하급 경찰관들을 추첨으로 일정기간 수도에서 멀리 떨어진 곳으로 분산 배치하는 것이 목적이었던 것이다.

 

사회 공학적 동화 교육이라는 표현이 은근히 웃긴다고 생각한 것도 잠시, 이 작품을 읽어 가면서 이윽고 덴마크를 중심으로 유럽에 관한 방대한 지식의 홍수 속에서 나는 비틀거리기 시작했다. 게다가 690페이지라는 분량의 압박은 분권을 왜 고려해 보지 않았을까 라며 한숨도 곁들이게 한다. 사학, 식물학, 물리학, 지리학 등 인류가 축적한 지식의 집대성을 적나라하게 주입시키고 있다.

 

 

흥미위주의 스피디한 전개보다는 지적 호기심 충족을 선호하는 독자들에게 따라 올테면 따라와봐 라는 식의 작가의 자신감이 엿보이는데 도전을 즐길 준비가 되어 있다면 만족스러울지도 모르겠다. 최소 일주일 이상 되새김질 하듯 느긋하고 꼼꼼하게 읽어야 그 많은 지식들이 수사진행에 어떻게 일조하는지 깨닫고 길을 잃지 않을 수 있다.

 

결론은 대략 난감.... 그래서 요번 것은 어쩔 수 없이 그냥 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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