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에서 읽는 세계사 - 일상에 얽힌 사소하지만 미처 몰랐던 역사 에피소드
구정은.장은교.남지원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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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읽어 볼 책은 "카페에서 읽는 세계사"입니다. '우리가 몰랐던 세계사'라는 주제로 2015년 8월부터 7개월간 네이버캐스트에 연재되었던 글을 다듬고 덧붙여 25편의 세계사를 담고 있는 책입니다.

그동안 우리가 읽어 온 역사는 승자와 패자, 성공과 실패의 관점에서 주로 쓰여져 왔는데요, 이 책은 세계사를 일상의 이야기에 촛점을 맞추어 풀어내고 있습니다.

커피 한잔의 여유를 즐기며 카페에서 가볍게 그렇지만 재미있게 읽어낼 수 있는 책입니다.

목차를 통해 이 책을 채우고 있는 내용을 먼저 살펴보겠습니다.

 

제1장 '방 안에서 보는 일상의 역사'에서는 커피, 목욕, 화장 등 우리 일상에서 흔희 볼 수 있는 것들의 역사를 이야기 합니다. 제2장 '되풀이되는 비극, 사건 사고의 역사'에서는 해상사고, 항공사고, 전염병 등 많은 사람들의 삶에 영행을 미친 사건의 역사를 이야기 합니다. 제3장 '정치에 얽힌 진지하지만 재미있는 이야기'에서는 정치와 관련된 종교 등 제목 그대로 정치 이면의 때론 진지하고 때론 재미있는 역사를 이야기 합니다. 제4장 '지구 반대편에서 일어난 나비의 날갯짓'에서는 슬럼, 네팔, 아이티 등 이름은 익숙하나 그 속사정은 제대로 알지 못했던 이야기를 만나게 됩니다.

25편 각각의 내용들이 참 알차고 또 재미있어 쉽게 읽히기도 하지만 그 깊이에 그동안 더러 알고 있었던 내용들이 참 가벼웠구나 싶습니다. 그럼 한편을 자세히 들여다 보겠습니다. 바로 제1장의 첫번째 이야기 '역사를 바꾼 악마의 음료'입니다.

역사를 바꾼 악마의 음료는 바로 '커피'입니다. 오늘날 우리에겐 그저 유행을 선도하는 음료의 하나인 커피이지만, 역사속의 커피가 미친 영향력은 참으로 놀라웠습니다.

  

인류가 커피를 처음으로 마시지 시작한 것은 9세기경 아프리카 동부의 에디오피아에서였던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곧 홍해를 건넜고 예멘의 아덴항을 통해 아라비아 반도에 퍼졌습니다. 처음에는 종교의식에나 사용되었던 커피는 점차 종교적인 의식과 상관없이 모든 사람이 즐기는 기호푼으로 변해갔습니다.

15세기 이후 중동에는 커피하우스들이 우후죽순 생겨났는데요, 세계 최초의 커피하우스는 오스만제국의 수도 콘스탄티노플에 1475년에 개점한 키바 한(Kiva Han)입니다. 당시 오스마제국에서 커피가 얼마나 중요했냐면, 부인은 남편이 매일 일정량의 커피를 제공하지 못하면 이혼할 권리가 있었을 정도였다고 합니다. 참 놀랍기도 하고 커피가 뭐라고 이혼까지 할 권리를 준다는 것인지 무섭기도 합니다.

커피문화가 유럽으로 전래된 것은 17세기 들어서의 일로 커피가 주로 아랍과 이슬람 문화권에서 사는 사람들이 마셨던 탓에 기독교 문화가 지배적인 유럽인들은 커피를 이교도나 마시는 음료라고 생각했습니다. 실제로 '이슬람 교도의 와인'이라고도 불렸던 커피에 대한 편견을 깨뜨린 것은 교황 클레멘스 8세로 커피맛에 반해 세례를 주겠다고 선언하면서 1629년에 이탈리아 베네치아에서 유럽 쵳의 커피하우스가 탄생하였습니다.

커피하우스의 탄생은 곧 유럽의 근대화를 이끕니다. 아무리 마셔도 취하지 않는 음료를 파는 건전한 공간 '커피하우스'에서 커피값 1페니만 있으면 누구나 입장이 가능하니, 민주적 특성을 지닌 이 공간에서 가십과 패션, 시사와 정치와 스캔들 그리고 철학과 자연과학을 이야기했습니다. 실제로 영국 과학자로서 최고의 영광이라는 왕립학회도, 영국의 대형 보험사 로이드도, 세게적 경매회사 소더비와 크리스티도 커피하우스가 그 효시라고 하니 커피의 힘이 참 어마어마 했음을 비로소 알게 됩니다.

  

​그러나 커피하우스에 모여 사람들이 정치 이야기하는 것을 좋아할 위정자는 많지 않을것이기에,

커피하우스 문화의 번성과 함께 커피하우스를 문닫게 하려는 시도도 또 만만치 않은 저항도 역사속에서는 계속 되었습니다.

또 당시 커피하우스는 오늘날과 달리 남성들의 전유물이었기에 여성들은 출입조차 할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18세기 프랑스의 위대한 여성 과학자 에밀리 뒤 샤틀레는 남장을 하고 동료들과 커피하우스를 찾았다는 일화도 있었고, 커피문화를 향유할 수 없는 차별에 대한 반발도 계속 되었습니다.

19세기와 20세기 유럽의 커피하우스는 작가와 예술가들의 작업실이자 그들의 아지트로서 문화와 예술의 중심지가 되었습니다.17세기와 또 다른 역할을 하는 곳으로 커피하우스는 계속해서 모습을 바꿔나갔는데요, 20세기 미국의 커피하우스는 엔터테인먼트의 공간으로 바뀌면서 요즈음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세계적인 뮤지션 밥딜런도 이 당시 기타 한대 들고 커피하우스에서 노래 하기 시작했습니다.

커피하면 빼놓을 수 없는게 바로 스타벅스가 아닐까요?

 

오늘날 전세계를 지배하는 커피공룡 '스타벅스'의 탄생을 보면, 바쁜 미국인들의 삶을 꿰뚫어 보고

커피를 쉽고 빠르게 만들어 파는 커피하우스를 생각해 낸 하워드 슐츠의 통찰력을 배우게 됩니다.


이처럼 역사속의 커피는 단순한 음료가 아니라 정치, 경제, 문화 등 우리 삶의 모든 영역에 영향을 미쳤고 또 역사의 흐름에 맞추어 변신을 거듭해 오고 있었습니다. 아침잠에 깨기 무섭게 습관처럼 마셔오던 커피 한잔에 이렇게 다양하고 재미있는 또 때론 반발과 저항이 실려 있었다니 참 흥미롭지 않을 수 없습니다.


우리가 미쳐 몰랐던 세계사를 커피 한잔과 여유롭게 즐길 수 있는, 멋진 세계사 여행서가 아닌가 합니다. 아이들에게도 책읽기를 즐기며 아울러 세계사의 멋진 이면을 들여다 보게 해줄 수 있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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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호아줌씨의 여자, 고전을 잡(雜) 수다 - 유쾌, 상쾌, 통쾌한 고전 수다를 만나다
김일옥 지음 / 북씽크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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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만나 볼 책은 "호호아줌씨의 여자, 고전을 잡(雜)수다"입니다.

제목만으로도 이 책이 어떤 책일지 호기심이 가득했는데요, 저자의 서문에 실린 고사성어 '영서연설(說)'이 독자의 입장에서 어떻게 이 책을 대해야 할지를 이야기 해주고 있습니다.


'영서연설'은 '이치에 맞지 않는 것을 끌어다 맞는 것처럼 억지로 꿰맞춘다'는 뜻으로 유래는 다음과 같습니다. 춘추전국시대 초나라의 수도 영 땅에 사는 사람이 연나라 재상에게 편지를 쓰고 있었습니다. 해가 질 무렵이라 방안이 어두워지자 하인에게 '촛불을 높이 들어라'라고 말했는데 글을 쓰던 중이라 촛불을 높이 들라는 말도 편지에 써버렸습니다. 편지를 받아든 연나라 재상은 뜬금없이 나오는 '촛불을 높이 들어라'라는 말에 깊은 생각에 잠겼고 마침내 '아하 촛불을 높이 들라는 것은 현명한 사람을 높이 세워 세상을 비추라는 것이구나'라고 기뻐하며 바로 왕에게 달려가 '나라를 다스리는 요체는 훌륭한 인재를 등용하는 일입니다.'라고 알렸습니다. 왕은 기꺼이 재상의 말을 실천에 옮겼고 그 덕에 나라도 잘 다스려졌다는 것입니다. 편지를 쓴 사람은 아무런 뜻 없이 실수로 쓴 말이지만, 듣는 사람이 깊이 헤아려 좋은 결과를 맞이했습니다.


즉 저자는 '내 의견은, 내 생각은, 내 수다는 가벼울 수 있지만 그걸 어떻게 받아들이냐는 전적으로 독자의 몫이 아닌가?'라고 이야기하며, 고전을 좋아하는 저자가 일상의 수다에도 고전을 아전인수 격으로 끌고 다니다가 이를 재밌어 해주는 이들이 있어 출판을 결심하고 덜컥 말이 활자와 되는 무게감을 이 고사성어와 함께 독자들에게 던지고 있습니다. 

사실 우리가 접하는 어떤 책도 저자의 의도 100% 읽히지는 않을 것입니다. 책을 들고 있는 각 개인의 자라온 배경부터 각자의 경험이나 지식의 분야 등등 여러가지 요인에 따라 받아들이는 것도 바라보는 것도 모두 달라질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글쓰기는 내맘이니 받아들이기는 독자들 맘대로 하라는 저자의 배짱이 재밌기도 하고 또 인생을 어느정도 살아낸 연륜이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우선 목차를 들여다보면,

  

그녀의 수다는 사랑편, 자기계발편, 직장과 일편, 고민편 그리고 사회편으로 나눠 진행되며, 각각의 수다는 사마천의 타로가게, 공자네 학원, 한비자 셰프의 비밀 레시피, 장자네 고민 상담소 그리고 맹자네 영화관에서 이뤄집니다. 고전의 인물들이 마치 현재로 모두 소환된 듯한 목차의 구성만으로도 고전에 가볍게 그리고 쉽게 다가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럼 본격적인 수다 한편을 조금은 익숙한 것을 골라 살펴 보겠습니다. 제가 선택한 것은 두번째 수다 '자기계발편' 중 '때때로 배우고 익히니 즐겁지 아니 하십니까?'입니다.

  

공문 아카데미 학원 원장 공선생님이 공부의 즐거움을 모른채 억지로 공부중이라는 학생과의 대화를 통해 남을 위한 공부, 위인지학(爲人之學)이 아니라 자기를 위한 공부, 위기지학(爲己之學)을 해야함을 이야기합니다. 첫번째 이야기는 위나라 한 농부가 귀한 옥을 찾고도 그 귀함을 알아보지 못하고 버린것을, 옆집 농부가 알아보고 임금께 받쳐 큰 상을 받은 이야기입니다. 옥을 보고도 옥인줄을 몰라보는 것처럼, 자신이 배우지 않아 모르면 언제든 이런 일을 겪을 수 있음을 재미있는 고사를 통해 알려주고 있습니다. 두번째 이야기는 귀곡 선생에게 공부를 배운 위나라 장의의 이야기 입니다. 자기소개서를 들고 초나라 재상에게 갔다가 꼼짝없이 도둑으로 몰려 몰매까지 맞았던 장의는, 훗날 진나라 재상이 되어 예전 자신에게 모욕을 안겼던 초나라 재상에게 멋진 선전포고로 복수를 하게 됩니다. 이렇게 멋진 복수를 하고 싶다면 당장 수강신청 하라는 말로 대화는 마무리 됩니다. 자기계발편은 아이와 함께 읽고 자연스럽게 나를 위한 공부의 즐거움을 그리고 필요성을 알게 해주고 싶습니다. 공자님이 원장으로 있는 학원 선생님들의 이야기를 쉽고 재미있게 읽어낼 수 있을테니 억지로가 아니라 자연스럽게 알아내지 않을까요?

책 제목처럼 아줌마의 재밌고 즐거운 수다 속에서 자연스레 고전을 접하고, 그 고전과의 만남 속에서 전적으로 독자의 입장에서 자신만의 깨달음과 지혜를 얻어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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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속 승자와 패자를 가른 결정적 한마디
김봉국 지음 / 시그니처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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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살펴 볼 책은 "역사 속 승자와 패자를 가른 결정적 한마디"입니다.

저자는 질문합니다. '당신 인생의 "결정적 한마디"는 무엇입니까?' 그 한마디가 누군가는 역사가 되게 하고 누군가는 사라지게 한다고 그리고 그 한마디는 바로 동양의 아포리즘이라 불리는 '고사성어' 또는 '사자성어'에서 찾을 수 있기에 이 책이 탄생했음을 이야기 합니다.

인생이란 새로운 길이 나타났을때 갈것인지 말것인지를 결정하는 과정의 연속입니다. 그런데 나이가 든다고 현명해 지는 것도 아니요 오히려 경험이 쌓일수록 위험요소가 눈에 보이기 때문에 겁이 많아지고, 오히려 앞만보고 달리던 젊을때 보다 더 흔들리게 됩니다. 이때 필요한 것이 내가 지향하는 지향점이고 분명한 지향점이 있다면 새로운 길을 만나도 주저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 분명한 지향점을 만들어 나가기 위해 저자는 우리에게 동양의 지혜가 담긴 고전에서의 고사성어나 사자성어들을 모아 다음과 같이 분류하여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1장. 능력이 아니라 용기를 잃은 것이다 - 나약해지는 당신을 위한 한마디
승풍파랑 | 乘風破浪 | 인정승천 | 人定勝天 | 금선탈각 | 金蟬脫殼 | 중도이폐 | 中道而廢 |

수주대토 | 守株待兎 | 대기만성 | 大器晩成 | 좌고우면 | 左顧右眄 | 개관사정 | 蓋棺事定 |

수도선부 | 水到船浮 | 자화자찬 | 自畵自讚 |
2장. 멈출 것인가, 나아갈 것인가 - 흔들리는 당신을 위한 한마디
조삼모사 | 朝三暮四 | 새옹지마 | 塞翁之馬 | 도광양회 | 韜光養晦 | 학이시습 | 學而時習 |

일신월이 | 日新月異 | 양금택목 | 良禽擇木 | 지행일치 | 知行一致 | 거안사위 | 居安思危 |

평단지기 | 平旦之氣 |
3장. 새로움은 역사 속에 있다 - 남과 다른 통찰력이 필요한 당신을 위한 한마디
상선약수 | 上善若水 | 과유불급 | 過猶不及 | 당랑규선 | 螳螂窺蟬 | 연작처당 | 燕雀處堂 |

명경지수 | 明鏡止水 | 구밀복검 | 口蜜腹劍 | 정인매리 | 鄭人買履 | 막현호은 | 莫見乎隱 |

일수사견 | 一水四見 | 교토삼굴 | 狡兎三窟 |
4장. 돈보다 사람에 투자하라 - 사람의 마음을 얻고 싶은 당신을 위한 한마디
동주공제 | 同舟共濟 | 구화지문 | 口禍之門 | 수석침류 | 漱石枕流 | 부형청죄 | 負荊請罪 |

갈택이어 | 竭澤而漁 | 기화가거 | 奇貨可居 | 결초보은 | 結草報恩 | 구이경지 | 久而敬之 |

금의야행 | 錦衣夜行 | 문경지교 | 刎頸之交 | 우익이성 | 羽翼已成 |
5장. 변할 것이냐, 죽을 것이냐 - 함정에 빠진 당신을 위한 한마디
유지경성 | 有志竟成 | 구맹주산 | 狗猛酒酸 | 파부침주 | 破釜沈舟 | 무신불립 | 無信不立 |

자아도취 | 自我陶醉 | 미우주무 | 未雨綢繆 | 세고익위 | 勢高益危 | 망양보뢰 | 亡羊補牢 |

집사광익 | 集思廣益 | 화이부동 | 和而不同 | 중석몰촉 | 中石沒鏃 | 약롱중물 | 藥籠中物 |

추장호단 | 推長護短 |
6장. 누구와 함께 갈 것인가 - 현명하게 이끌고 싶은 당신을 위한 한마디
만기친람 | 萬機親覽 | 의인불용 | 疑人不用 | 학택지사 | 澤之蛇 | 불치하문 | 不恥下問 |

방관자명 | 傍觀者明 | 연목구어 | 緣木求魚 | 해군지마 | 害群之馬 | 절장보단 | 絶長補短 |

낙불사촉 | 樂不思蜀 | 횡거철피 | 橫渠撤皮 |
7장. 어떤 조직이 끝까지 살아남는가 - 지속 가능한 성장을 원하는 당신을 위한 한마디
집단사고 | 集團思考 | 일벌백계 | 一罰百戒 | 견문발검 | 見蚊拔劍 | 삼인성호 | 三人成虎 |

해현경장 | 解弦更張 | 적우침주 | 積羽沈舟 | 선시어외 | 先始於 |

 

동양의 아포리즘은 서양의 그것과 달리 말만으로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늘 숨은 뒷이야기를 가지고 있는, 압축과 스토리텔링의 묘미를 담고 있습니다.

본문의 고사성어를 통해 각 고사성어의 설명 구성을 살펴보겠습니다. 제가 선택한 고사성어는 바로

제5장의 '망양보뢰'입니다.

  

'소를 잃고 나서라도 외양간은 고쳐라' 이 고사성어는 전국시대 초나라의 장신이 임금에게 충언한 말에서 비롯됩니다. 어느날 장신이 초나라 양왕에게 왕이 총애하는 네 사람의 신하가 모두 음탕하고 방종하여 국가의 재정을 낭비하는 주범들이라고 고하나 양왕은 오히려 장신에게 화를 내니 장신은 조나라로 몸을 피합니다. 5개월 후 진나라가 초나라를 침공하고 양왕이 성양으로 망명을 하는 처지에 이르러서야 장신이 옳았음을 깨달아 그를 찾아 방도를 물으니, 이때 장신이 '토끼를 발견하고 사냥개를 불러도 늦지 않은 것이고 ​양이 달아난 뒤 우리를 고쳐도 늦지 않습니다.'라고 아뢰면서 '망양보뢰'라는 말이 유래됩니다. 오늘날 이 고사성어는 일을 그르친 후엔 이미 때가 늦었다는 부정적인 의미로 사용되고 있지만 원래 뜻은 '잘못된 후에도 빨리 깨닫고 수습하면 늦지 않다.'라는 의미입니다.

과거의 잘못에서 교훈을 얻지 못하면 잘못은 되풀이 되기 마련입니다. 우리 사회에서 계속되고 있는 역사적 왜곡이나 안전사고들도 결국은 소를 잃고도 외양간을 고치지 않는 '망양보뢰'가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또 개인적으로 나를 되돌아 보아도 수없이 많은 일들이 잘못인 줄 알면서 또는 고쳐야 하는 줄 알면서도 되풀이 되곤 하는데 이 역시 외양간을 고치지 않아서 일 것입니다.

'일이 벌어진 뒤에 수습하는 것은 어리석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보다는 낫다. 재발을 막으려는 조치를 어리석다 하지 마라.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것이 더 어리석다.'

스스로에게도 또 우리 아이에게도 꼭 해주고 지켰으면 하는 고사성어입니다.

각 고사성어의 말미에는 고사성어를 직접 써보도록 준비되어 있습니다. 내용과 뜻을 다시한번 새기는 시간을 충분히 가질 수 있습니다.

 

책에 나오는 고사성어 하나하나 마다 유래된 그 내용을 읽는 재미도 있을 뿐만 아니라, 또 미쳐 알지 못했던 깊은 뜻들도 새겨볼 수 있고 아울러 내것으로 만들 수 있는 따라쓰기 시간도 가질 수 있어 참 알찬 시간을 채울 수 있는 책이었습니다.

 

인생의 갈림길 고비고비 마다 내 상황에 맞는 고사성어 하나쯤은 이 책에서 건지고, 조금은 덜 흔들리고 조금은 더 확신에 찬 결정을 내릴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차분히 하나하나 새겨보며 내 인생의 결정적인 한마디를 찾아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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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에 숨겨진 경제학자들 - 역사와 경제를 넘나드는 유쾌한 지식 수다
최태성.박정호 지음 / 탐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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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 살펴 볼 책은 "한국사에 숨겨진 경제학자들"입니다.

많은 분들이 경제학이나 경제원리를 온전히 외국으로부터 수입된 개념으로 여기는데요, 그렇다면 우리 선조들은 경제 현상을 설명할 수 있는 식견과 지혜가 전혀 없었을까요? 이런 질문에서 시작된 최태성 선생과 박정호 연구원의 프로젝트는 과거 현인들의 삶과 행적 속에서 과연 어떠한 방식으로 경제원리를 활용해 왔는지를 살펴보는 것이었습니다.

우리 역사 속에서도 얼마든지 경제적인 사고가 투영된 슬기로움과 지혜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에서 시작된 이 프로젝트는, 한국사와 경제의 콜라보레이션 즉 융합을 통해 단순한 접목을 넘어 사고의 확대로 이뤄지는 놀라운 결과를 책에 담아내고 있습니다.

목차를 읽는것 만으로도 그동안 우리가 우리의 역사에 그리고 우리 선조들의 우수한 경제적 행적에 얼마나 무지했었는지의 반성과 이러한 경제적 원리가 작용하고 있었구나 하는 놀라움을 만나게 됩니다.

 

우리 역사의 시작인 단군 신화부터 조선 후기 실학 정신까지 곳곳에서 우리 선조들의 경제적 행적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태초에 단군이 국가를 지배하기 위해 가장 우선적으로 제시한 통치 철학은 다름아닌 경제문제였습니다. 또 다산 정약용 선생은 애덤 스미스가 '국부론'을 저술하여 경제학의 효시를 키우던 시기에 지구 반대편에서 국가가 경제적으로 풍요로워지기 위해 무엇을 해야하는지를 기술했습니다. 박제가는 산업혁명 이후 경제 발달의 주요한 원리였던 표준화와 물류 시스템의 중요성을 일찌감치 이해하고 있었으며, 문익점 선생은 목화씨를 하루 빨리 보급해 백성들의 삶을 보다 쾌적하게 만들고자 했습니다.

목차의 위인 한분한분의 이야기는 우리가 알고있던 역사속에서 그렇지만 전혀 생각지 못했던 경제적인 관점으로 상세하고도 재미있게 풀어내고 있습니다.

이 중 가장 인상깊었던 '광해, 조세의 역할을 뒤엎다'를 통해 본문을 살펴보겠습니다.

  

 

우선 광해군의 일대기와 함께 이 책에서 살펴보고자 하는 방향을 간략하게 살펴볼 수 있습니다.

학창 시절 역사책의 광해군은 그저 폭군이었습니다. 그러나 그의 업적에 대한 재평가를 통해 최근에 들어서는 자주적 외교를 위해 힘썼던 왕으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무엇보다도 경제적 측면에서 그의 가장 큰 업적은 바로 조세제도 '대동법'입니다.

  

임진왜란 발생시 당시 임금이었던 선조는 제일 먼저 도망을 갔습니다. 성리학에서 임금은 본래 백성을 자식처럼 아까고 보호해 줄 의무가 있는데 도망을 쳤으니, 전쟁이 끝났을 때 지배층을 바라보는 백성들의 시선은 싸늘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이런 상황 속에서 정권을 유지하려면 양보해야하는 것들이 생기는데 대표적인것이 감세정책입니다. 그래서 임진왜란에 대동법을 내놓은 것으로 보입니다. 대동법은 무조건 토지 1결당 12두라는 세율을 딱 정해놓았는데요, 이로서 방납업자의 횡포를 막고 재산손실의 여지를 방지해 주었습니다. 또 토지가 없으면 세금을 낼 필요가 없었기때문에 토지가 많으면 많을수록 세금을 많이 내야 하니 기층민의 입장에선 감세지만, 지배층, 토지를 많이 가진 사람 입장에서는 증세가 되었습니다.

광해군이 시행한 대동법은 소득의 재분배 기능도 하고 국가 재정을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길도 열어줬다고 평가되고 있습니다.

최태성 선생과 박정호 연구원의 묻고 답하는 대화형식으로 진행되는데요, 광해군 이야기의 마지막에 이르면 '광해군이 지금 대통령이 된다면 어떤 정책을 펼칠까요?'라는 질문을 서로 주고 받는데요, 박정호 연구원은 '부가가치세'의 도입 그리고  최태성 선생은 '소득세와 법인세의 증세'를 언급합니다. 현명하게 세원을 확보하여 양극화를 해결하는 관료가 되었을 거라는 두분의 의견을 들으면 저 역시 나름의 상상을 해 보았습니다.


제가 배운 역사속에선 광해군과 대동법의 연결 고리가 없었습니다. 그저 광해군 시대에 대동법이 시행되었다고 외우기만 했었죠. 그런데 두분의 대화를 통해 광해군이 어떤 임금이었는지, 왜 대동법은 탄생하게 되었는지, 그리고 대동법이 가지는 의미는 무엇이었는지를 제대로 이해하고 배울 수 있었습니다. 또 목차에서 언급한 바 있는 모든 선조들 개개인의 이야기들 역시 역사와 경제의 융합을 통해 새로운 시각으로 역사를 들여다 보고 또 우리 선조들의 지혜로움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융합의 시대라고 불리는 요즈음, 청소년들이 꼭 읽어보기를 그리고 이 책을 통해서 새로운 시각을 가질 수 있는 기회를 가져보기를 꼭 권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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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어서 밤새 읽는 진화론 이야기 재밌어서 밤새 읽는 시리즈
하세가와 에이스케 지음, 김정환 옮김, 정성헌 감수 / 더숲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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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살펴 볼 책은 '재밌어서 밤새읽는 시리즈'의 "재밌어서 밤새있는 진화론이야기"입니다.

'진화론'하면 다윈의 종의기원, 멘델의 완두콩을 이용한 유전법칙등이 어렴풋이 떠오르지만,

아울러 생물학은 참 외울게 많은 학문이란 생각도 함께 하게 됩니다.

그런데 오늘 읽은 이 책을 통해 생물학의 목적을 이해하면서 그리고 진화라는 커다란 흐름을 과거 현재 미래의 흐름으로 접근하면서 생물학에 대한 새로운 재미를 발견하였습니다. 아는만큼 보인다는 얘기가 이 책을 통해 딱 제게 들어 맞았답니다.

우선 생물학의 목적을 먼저 짚어 볼까요? 어째서 이 세상에는 이리도 다양한 생물이 존재하며,

왜 그 생물들은 자신이 사는 곳에 알맞은 특성을 갖추고 있는 것일까? 이 두가지가 바로 생물학의 목적입니다. 이것은 오래전부터 사람들의 흥미를 자아내던 문제이며 시대와 함께 변화해 왔습니다. '처음부터 시간이 지나도 그 생물은 있어 왔고 변하지 않는다'던 옛사람들의 생각은, 비교적 최근에서야 '생물은 처음부터 그런 모습이었던 것이 아니라 시간이 지나면서 변화해 온 것이 아닐까'라는 진화론으로 발전하게 되었는데요,

 

목차에서처럼, 진화론은 왜 등장했고 어떻게 사람들에게 받아들여졌는지, 현대의 진화론은 생물의 다양성을 어디까지 해명할 수 있을지, 그리고 진화론은 어떻게 새롭게 전개되고 있는지를 이 책은 담고 있습니다.

이 책은 전작의 '재밌어서 밤새읽는 시리즈'처럼 딱딱하게 이론을 설명하는게 아니라, 시대의 흐름속에서 누구에 의해 그리고 어떤 사건에 의해 왜 그렇게 변화해 가는지를 설명하고 있기에 그 흐름을 순서대로 따라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진화론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를 이해하게 됩니다.


전지전능한 인격신을 숭배하는 기독교 문화권에서는 세상이 이런 모습인 이유가 전부 유일신이 그렇게 만들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과학은 기독교를 기반으로 유럽사회에서 발전한 사상으로 원래 세상이 얼마나 정교하게 만들어 졌는지를 조사함으로써 신이 위대함을 증명하기 위해 탄생했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이러한 분위기에서 유일신을 부정해야하는 진화론이 어떻게 사람들에게 받아 들여지고 '신이 그렇게 했다'로 모든 이야기가 성립되던 상황을 어떻게 아님을 증명해 보이며 오늘날까지 이어지게 되는지의 진화론의 과거와 현재의 이야기 모두 정말 재미있습니다.

그렇지만 개인적으로는 진화론의 미래 이야기가 제일 흥미로웠습니다.

한가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일하지 않는 그물등개미는 왜 멸종하지 않을까' 지금까지 진화론에서는 개체가 상호작용하는 집단은 하나이며 '구조가 없다'는 전제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 그물등개미의 경우 일을 전혀 하지 않는 대형 일개미의 존재를 통해 '집단 속에 복수의 군락이 존재한다'는 점과 '대형 일개미는 근방의 군락으로만 이동할 수 있다'는 점을 통해 '구조화'되어 있는 집단임을 발견하였습니다. 모든 개체가 무작위로 공간상의 모든 개체와 똑같은 확률로 상호작용을 할 수 있다는 '구조가 없는 상태'와 대비되는 개념으로, 이 공간구조가 있음으로써 그물등개미의 기생자인 대형 일개미가 장기간에 걸쳐 작은 일개미와 공존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지금까지의 진화론에서는 '구조가 없다'는 전제가 있었지만 이 그물등개미의 경우로 자연게에서 일어나고 있는 현상이 그렇게 단순하지 않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공간의 크기에 대해 생물의 이동력 등이 제한되어 있는 까닭에 공간 구조가 생기는 것이고 이 관점을 도입할 때 비로소 기존의 진화 개념으로는 설먕하지 못했던 현상을 설명할 수 있게 됩니다. 이 예시를 통해서도 현재의 진화론은 결코 완성된 것이 아니고, 우리가 아직 깨닫지 못한 원리가 작용하고 있는 사례는 앞으로도 계속 발견될 것임을 미뤄 짐작하게 됩니다.

미래의 진화학은 지금과는 다른 모습이 되어 갈것이라 생각됩니다. 학창시절 살짝 이론만 배웠던 진화론이 역사적으로 어떤 배경에서 시작되었고 어떻게 전개되어 왔으며 앞으로 또 어떻게 전개되어 갈 것인지에 대해 너무 재미있게 배웠고, 그리고 미쳐 발견하지 못했던 새로운 발견에도 계속적인 관심을 가지리라 다짐해보며, 청소년들에게 꼭 읽기를 권해봅니다. 생물학도 재미있음을 발견하게 해 줄 책이라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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