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에서 읽는 세계사 - 일상에 얽힌 사소하지만 미처 몰랐던 역사 에피소드
구정은.장은교.남지원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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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읽어 볼 책은 "카페에서 읽는 세계사"입니다. '우리가 몰랐던 세계사'라는 주제로 2015년 8월부터 7개월간 네이버캐스트에 연재되었던 글을 다듬고 덧붙여 25편의 세계사를 담고 있는 책입니다.

그동안 우리가 읽어 온 역사는 승자와 패자, 성공과 실패의 관점에서 주로 쓰여져 왔는데요, 이 책은 세계사를 일상의 이야기에 촛점을 맞추어 풀어내고 있습니다.

커피 한잔의 여유를 즐기며 카페에서 가볍게 그렇지만 재미있게 읽어낼 수 있는 책입니다.

목차를 통해 이 책을 채우고 있는 내용을 먼저 살펴보겠습니다.

 

제1장 '방 안에서 보는 일상의 역사'에서는 커피, 목욕, 화장 등 우리 일상에서 흔희 볼 수 있는 것들의 역사를 이야기 합니다. 제2장 '되풀이되는 비극, 사건 사고의 역사'에서는 해상사고, 항공사고, 전염병 등 많은 사람들의 삶에 영행을 미친 사건의 역사를 이야기 합니다. 제3장 '정치에 얽힌 진지하지만 재미있는 이야기'에서는 정치와 관련된 종교 등 제목 그대로 정치 이면의 때론 진지하고 때론 재미있는 역사를 이야기 합니다. 제4장 '지구 반대편에서 일어난 나비의 날갯짓'에서는 슬럼, 네팔, 아이티 등 이름은 익숙하나 그 속사정은 제대로 알지 못했던 이야기를 만나게 됩니다.

25편 각각의 내용들이 참 알차고 또 재미있어 쉽게 읽히기도 하지만 그 깊이에 그동안 더러 알고 있었던 내용들이 참 가벼웠구나 싶습니다. 그럼 한편을 자세히 들여다 보겠습니다. 바로 제1장의 첫번째 이야기 '역사를 바꾼 악마의 음료'입니다.

역사를 바꾼 악마의 음료는 바로 '커피'입니다. 오늘날 우리에겐 그저 유행을 선도하는 음료의 하나인 커피이지만, 역사속의 커피가 미친 영향력은 참으로 놀라웠습니다.

  

인류가 커피를 처음으로 마시지 시작한 것은 9세기경 아프리카 동부의 에디오피아에서였던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곧 홍해를 건넜고 예멘의 아덴항을 통해 아라비아 반도에 퍼졌습니다. 처음에는 종교의식에나 사용되었던 커피는 점차 종교적인 의식과 상관없이 모든 사람이 즐기는 기호푼으로 변해갔습니다.

15세기 이후 중동에는 커피하우스들이 우후죽순 생겨났는데요, 세계 최초의 커피하우스는 오스만제국의 수도 콘스탄티노플에 1475년에 개점한 키바 한(Kiva Han)입니다. 당시 오스마제국에서 커피가 얼마나 중요했냐면, 부인은 남편이 매일 일정량의 커피를 제공하지 못하면 이혼할 권리가 있었을 정도였다고 합니다. 참 놀랍기도 하고 커피가 뭐라고 이혼까지 할 권리를 준다는 것인지 무섭기도 합니다.

커피문화가 유럽으로 전래된 것은 17세기 들어서의 일로 커피가 주로 아랍과 이슬람 문화권에서 사는 사람들이 마셨던 탓에 기독교 문화가 지배적인 유럽인들은 커피를 이교도나 마시는 음료라고 생각했습니다. 실제로 '이슬람 교도의 와인'이라고도 불렸던 커피에 대한 편견을 깨뜨린 것은 교황 클레멘스 8세로 커피맛에 반해 세례를 주겠다고 선언하면서 1629년에 이탈리아 베네치아에서 유럽 쵳의 커피하우스가 탄생하였습니다.

커피하우스의 탄생은 곧 유럽의 근대화를 이끕니다. 아무리 마셔도 취하지 않는 음료를 파는 건전한 공간 '커피하우스'에서 커피값 1페니만 있으면 누구나 입장이 가능하니, 민주적 특성을 지닌 이 공간에서 가십과 패션, 시사와 정치와 스캔들 그리고 철학과 자연과학을 이야기했습니다. 실제로 영국 과학자로서 최고의 영광이라는 왕립학회도, 영국의 대형 보험사 로이드도, 세게적 경매회사 소더비와 크리스티도 커피하우스가 그 효시라고 하니 커피의 힘이 참 어마어마 했음을 비로소 알게 됩니다.

  

​그러나 커피하우스에 모여 사람들이 정치 이야기하는 것을 좋아할 위정자는 많지 않을것이기에,

커피하우스 문화의 번성과 함께 커피하우스를 문닫게 하려는 시도도 또 만만치 않은 저항도 역사속에서는 계속 되었습니다.

또 당시 커피하우스는 오늘날과 달리 남성들의 전유물이었기에 여성들은 출입조차 할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18세기 프랑스의 위대한 여성 과학자 에밀리 뒤 샤틀레는 남장을 하고 동료들과 커피하우스를 찾았다는 일화도 있었고, 커피문화를 향유할 수 없는 차별에 대한 반발도 계속 되었습니다.

19세기와 20세기 유럽의 커피하우스는 작가와 예술가들의 작업실이자 그들의 아지트로서 문화와 예술의 중심지가 되었습니다.17세기와 또 다른 역할을 하는 곳으로 커피하우스는 계속해서 모습을 바꿔나갔는데요, 20세기 미국의 커피하우스는 엔터테인먼트의 공간으로 바뀌면서 요즈음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세계적인 뮤지션 밥딜런도 이 당시 기타 한대 들고 커피하우스에서 노래 하기 시작했습니다.

커피하면 빼놓을 수 없는게 바로 스타벅스가 아닐까요?

 

오늘날 전세계를 지배하는 커피공룡 '스타벅스'의 탄생을 보면, 바쁜 미국인들의 삶을 꿰뚫어 보고

커피를 쉽고 빠르게 만들어 파는 커피하우스를 생각해 낸 하워드 슐츠의 통찰력을 배우게 됩니다.


이처럼 역사속의 커피는 단순한 음료가 아니라 정치, 경제, 문화 등 우리 삶의 모든 영역에 영향을 미쳤고 또 역사의 흐름에 맞추어 변신을 거듭해 오고 있었습니다. 아침잠에 깨기 무섭게 습관처럼 마셔오던 커피 한잔에 이렇게 다양하고 재미있는 또 때론 반발과 저항이 실려 있었다니 참 흥미롭지 않을 수 없습니다.


우리가 미쳐 몰랐던 세계사를 커피 한잔과 여유롭게 즐길 수 있는, 멋진 세계사 여행서가 아닌가 합니다. 아이들에게도 책읽기를 즐기며 아울러 세계사의 멋진 이면을 들여다 보게 해줄 수 있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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