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호아줌씨의 여자, 고전을 잡(雜) 수다 - 유쾌, 상쾌, 통쾌한 고전 수다를 만나다
김일옥 지음 / 북씽크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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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만나 볼 책은 "호호아줌씨의 여자, 고전을 잡(雜)수다"입니다.

제목만으로도 이 책이 어떤 책일지 호기심이 가득했는데요, 저자의 서문에 실린 고사성어 '영서연설(說)'이 독자의 입장에서 어떻게 이 책을 대해야 할지를 이야기 해주고 있습니다.


'영서연설'은 '이치에 맞지 않는 것을 끌어다 맞는 것처럼 억지로 꿰맞춘다'는 뜻으로 유래는 다음과 같습니다. 춘추전국시대 초나라의 수도 영 땅에 사는 사람이 연나라 재상에게 편지를 쓰고 있었습니다. 해가 질 무렵이라 방안이 어두워지자 하인에게 '촛불을 높이 들어라'라고 말했는데 글을 쓰던 중이라 촛불을 높이 들라는 말도 편지에 써버렸습니다. 편지를 받아든 연나라 재상은 뜬금없이 나오는 '촛불을 높이 들어라'라는 말에 깊은 생각에 잠겼고 마침내 '아하 촛불을 높이 들라는 것은 현명한 사람을 높이 세워 세상을 비추라는 것이구나'라고 기뻐하며 바로 왕에게 달려가 '나라를 다스리는 요체는 훌륭한 인재를 등용하는 일입니다.'라고 알렸습니다. 왕은 기꺼이 재상의 말을 실천에 옮겼고 그 덕에 나라도 잘 다스려졌다는 것입니다. 편지를 쓴 사람은 아무런 뜻 없이 실수로 쓴 말이지만, 듣는 사람이 깊이 헤아려 좋은 결과를 맞이했습니다.


즉 저자는 '내 의견은, 내 생각은, 내 수다는 가벼울 수 있지만 그걸 어떻게 받아들이냐는 전적으로 독자의 몫이 아닌가?'라고 이야기하며, 고전을 좋아하는 저자가 일상의 수다에도 고전을 아전인수 격으로 끌고 다니다가 이를 재밌어 해주는 이들이 있어 출판을 결심하고 덜컥 말이 활자와 되는 무게감을 이 고사성어와 함께 독자들에게 던지고 있습니다. 

사실 우리가 접하는 어떤 책도 저자의 의도 100% 읽히지는 않을 것입니다. 책을 들고 있는 각 개인의 자라온 배경부터 각자의 경험이나 지식의 분야 등등 여러가지 요인에 따라 받아들이는 것도 바라보는 것도 모두 달라질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글쓰기는 내맘이니 받아들이기는 독자들 맘대로 하라는 저자의 배짱이 재밌기도 하고 또 인생을 어느정도 살아낸 연륜이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우선 목차를 들여다보면,

  

그녀의 수다는 사랑편, 자기계발편, 직장과 일편, 고민편 그리고 사회편으로 나눠 진행되며, 각각의 수다는 사마천의 타로가게, 공자네 학원, 한비자 셰프의 비밀 레시피, 장자네 고민 상담소 그리고 맹자네 영화관에서 이뤄집니다. 고전의 인물들이 마치 현재로 모두 소환된 듯한 목차의 구성만으로도 고전에 가볍게 그리고 쉽게 다가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럼 본격적인 수다 한편을 조금은 익숙한 것을 골라 살펴 보겠습니다. 제가 선택한 것은 두번째 수다 '자기계발편' 중 '때때로 배우고 익히니 즐겁지 아니 하십니까?'입니다.

  

공문 아카데미 학원 원장 공선생님이 공부의 즐거움을 모른채 억지로 공부중이라는 학생과의 대화를 통해 남을 위한 공부, 위인지학(爲人之學)이 아니라 자기를 위한 공부, 위기지학(爲己之學)을 해야함을 이야기합니다. 첫번째 이야기는 위나라 한 농부가 귀한 옥을 찾고도 그 귀함을 알아보지 못하고 버린것을, 옆집 농부가 알아보고 임금께 받쳐 큰 상을 받은 이야기입니다. 옥을 보고도 옥인줄을 몰라보는 것처럼, 자신이 배우지 않아 모르면 언제든 이런 일을 겪을 수 있음을 재미있는 고사를 통해 알려주고 있습니다. 두번째 이야기는 귀곡 선생에게 공부를 배운 위나라 장의의 이야기 입니다. 자기소개서를 들고 초나라 재상에게 갔다가 꼼짝없이 도둑으로 몰려 몰매까지 맞았던 장의는, 훗날 진나라 재상이 되어 예전 자신에게 모욕을 안겼던 초나라 재상에게 멋진 선전포고로 복수를 하게 됩니다. 이렇게 멋진 복수를 하고 싶다면 당장 수강신청 하라는 말로 대화는 마무리 됩니다. 자기계발편은 아이와 함께 읽고 자연스럽게 나를 위한 공부의 즐거움을 그리고 필요성을 알게 해주고 싶습니다. 공자님이 원장으로 있는 학원 선생님들의 이야기를 쉽고 재미있게 읽어낼 수 있을테니 억지로가 아니라 자연스럽게 알아내지 않을까요?

책 제목처럼 아줌마의 재밌고 즐거운 수다 속에서 자연스레 고전을 접하고, 그 고전과의 만남 속에서 전적으로 독자의 입장에서 자신만의 깨달음과 지혜를 얻어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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