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쳐버린 배 - 지구 끝의 남극 탐험 걸작 논픽션 24
줄리언 생크턴 지음, 최지수 옮김 / 글항아리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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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항아리 서포터즈 2기로서 두 번째로 만난 <미쳐버린 배>

글항아리 걸작논픽션 신간이다.

실제로 1897년 벨지카호의 남극여정을 기반으로 한 논픽션이 맞긴 한데

프롤로그에서 역사 속 핵심 인물들의 현재 시점을 건드려주고

다시 과거로 돌아가는 구성이 마치 영화같은 픽션의 분위기도 풍긴다.

아주 옛날에 읽었던 자연사 도둑이야기 <깃털 도둑> 의 느낌도 살짝 감도는

소설같은 실화!!!

초기 극지 탐험에 꽂혔던 역사 속 사람들의 과거와 현재에 이르기까지

흥미로운 이야기이면서 동시에 과학기술의 역사이기도 하다.

2015년 저자는 잡지사에 앉아 있다가 우연히

벨지카호의 남극 모험에 대한 이야기를 접하고

홀린 듯이 관련된 자료들을 찾아 이야기를 수집해 나갔다고 한다.

사실을 추적하고 그를 바탕으로 이 스토리를 풀어가긴 했지만

진실을 밝힐 수 없는 역사적 한계에 따른 지점들은

실제와 허구를 저자의 선에서 섣불리 판단하지 않는다.

<미쳐버린 배> 의 프롤로그는 이렇게 시작한다.

교도소에 수감중인 의사를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노르웨이인 탐험가가 면회를 온 것인데

국민의 관심이 이 곳에 모여진 이유는 오랫동안 국민을 속였던 사기꾼을

명성이 높은 탐험가가 비난을 감수하면서까지

왜 면회를 갔을까에 초점이 맞춰져 있던 것이었다.

 

이 둘의 관계에 대한 궁금증을 이렇게 끄집어내면서 이야기를 시작하니

안 읽어볼 수가 없잖아....ㅋㅋㅋ

1870년에 쥘 베른의 <해저 2만리> 가 출간되었다는 것은

벨지카호가 1897년에 떠났던 극지 탐험의 여정에 설득력을 부여한다.

소설 속에 나온 노틸러스호가 자유롭게 항해할 수 있었던

끝없는 얼음 바다와 빙하로 묘사된 장면들은

세상사람들로 하여금 발견되지도 않고 상상 속에만 존재하던

가상의 대륙, 남극에 대해서 환상과 신비감을 품게 하기에 충분했다.

<미쳐버린 배> 에 등장하는 벨지카호는

1830년 네덜란드로부터 독립한 젊은 나라 벨기에가

대외적인 명분으로는 과학적 탐사에 대한 기대감이었지만

속내는 신생 국가 벨기에에 대한 애국심에 의해 탄생한 것이었다.

19세기 유럽은 영토 식민지화로 인해 민족주의 바람이 불어

자연스럽게 탐험 열풍으로 이어진 시기였다.

벨기에 정부는 남극 항해의 가치를 알리면서

자금 조달을 위해 과학적 탐험이라는 명분을 내세웠고 애국심에 호소했다.

벨기에에 영광을 안겨줄 원정대 벨지카호는

미지의 해안 탐사를 목표로 식물, 동물, 지질학 데이터 수집을 위해

1897년 8월 23일 남극 대륙으로 출항한다.

과학적 탐사라는 임무와 남극 탐사의 수익성을 기대한 여정이었지만

벨지카호 선원들에게는 돌이킬 수 없고 잊을 수도 없는 험난한 여정이었다.

영웅적인 업적으로 간주되었던 벨지카호의 극지 탐사는

인간 마음 속 깊은 곳의 욕망을 충족하는 일이었고

실행하는 사람과 지켜보는 사람 모두의 관심을 받는 일이었지만

결정적으로 벨기에의 영광에 대한 속내와 기대치는 다 달랐다.

벨기에인으로만 구성하려던 처음 계획과 달리

벨기에인 13명, 외국인 10명, 고양이 두 마리가 벨지카호에 올랐고

극지로 향하는 벨지카호의 시간들은

언어와 문화가 다른 선원들의 갈등과 대립으로 인해

인간 본성들과의 사투와도 같았다.

이 논픽션 속에 담긴 이야기들은 모두 저자가 찾아낸

당시 벨지카호 선원들의 탐험 일지, 선실에서 주고 받은 서신과 비망록,

회고록, 당시 벨기에 신문 기사, 역사가의 자료들을 바탕으로 재구성된 것이다.

아드리앵 드 제를라슈의 대담함과 로알 아문센의 불굴의 용기,

프레데릭 쿡의 상황대처능력이 있어 벨지카호가 고향으로 돌아올 수는 있었지만

미사여구를 넣어 기록했던 의사 쿡의 글 같은 경우는

자의적인 해석을 빼고 진실에 접근해야 하는 어려움도 있다고도 전한다.

그 와중에도 벨지카호의 남극 여정 중에 접했던 에피소드들은 여전히 흥미롭다.

남극 펭귄 무리와의 만남, 예상치 못했던 얼음 속 항해,

자비없는 땅인 남극에 대한 생명력,

황량하고 텅 빈 대륙에서 느끼는 인간의 모든 감정들,

영양불균형으로 인한 괴혈병과의 사투, 동료들의 죽음 등등

평범한 삶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극한 상황들이 흥미롭고 스릴 넘친다.

 

빅토르 위고는 우울함에 대해서

"햇빛이 없는 곳에 대한 불안으로 인해 나타나는 깊고 어두운 고뇌 상태" 라고 정의했다.

벨지카호 선원들은 거의 1년 가까운 시간동안 죄수처럼

배를 묶어놓았던 해빙을 뚫고 이동하기 전까지

절망감, 우울함, 현기증, 두통, 불면증, 고립감 등등

온갖 불안하고 두려운 감정들을 경험했고

실제로 "우리는 지금 흰 감옥(정신병원)에 있다" 고 일지 속에 토로하기도 했다.

극지에 중간은 없었다.

극과 극, 아름다움과 위험만 존재했을 뿐.

위험한 여정인 걸 알면서도 인간은 다가올 영광을 기대하며 길을 나선다.

"각자의 마음 속 어딘가로 향해가는 목표의식은

영원히 정복해낼 수 없는 것."

 

희망이 거의 남아 있지 않았던 벨지카호는 다행히도

얼음 속에 갇혀 지내는 일을 끝낼 수 있었고

폭풍을 지나 마침내 전쟁같았던 여정은 고향에 돌아오면서 끝나는가 싶었다.

신선한 야채와 포유류 고기로 배를 채우는 것이 선원들의 소원이었고

남극의 겨울에서 살아 돌아온 벨지카호는 돌아와도

괴혈병 증세로 인해 허약해지고 두통과 신경성 문제가 남아 있었다.

영광스런 귀환인 듯 하지만 어두운 그늘은 여전했다.

거기에 벨지카호 여정의 후반부를 책임졌던 의사 쿡이 정말

북극을 정복했는지 입증할 방법이 없어 회의론이 생겨나기 시작했고

그가 누렸던 영광은 나흘만에 막을 내리게 된다.

그렇다면 더더욱 쿡이 왜 교도소에 수감되어 있는지가 궁금해질 것이다.

쿡은 남극여정을 통해 잠시 얻었던 영광을 석유로 재건하려 했지만

사기혐의로 기소되고 오랫동안 미국 국민을 속여온 죄로

14년 9개월의 징역형을 선고받는다.

남극해빙으로부터 서사적인 탈출을 이뤄냈지만

상상력만 풍부한 인간이라는 비난만 받게 된 의사 프레데릭 쿡이다.

그에게 노르웨이인 탐험가가 면회를 간 것이다.

바로 지구의 두 극점을 모두 최초로 정복한 사람으로 유명한 로알 아문센.

쿡 의사를 면회간 탐험가는 바로 로알 아문센이었다.

 

벨지카호 남극 여정을 함께 했던 두 사람.

모두가 쿡을 의심하지만 그래도 아문센은

남극의 겨울을 살아남을 수 있었던 건 쿡 덕분이라는 믿음이 있었던 것이다.

벨지카호의 귀환 후 쿡과 아문센은 다른 길을 걷게 된 이야기가 또 제법 흥미롭다.

<미쳐버린 배> 2부가 시작되는 느낌.^^

아문센은 탐험가로서의 욕망을 이어간다.

노르웨이로 돌아오자마자 벨지카호 원정에서 배운 쿡의 아이디어를 적용하여

자신의 원정대를 계획하고 마침내 그가 이끄는 프람호는

1910년 8월 9일 노르웨이에서 남쪽으로 떠났다.

당시 남극 탐험의 라이벌이었던 로버트 팰컨 스콧과 달리

로알 아문센은 원주민(에스키모인) 방식을 채택한다.

땀과 추위에 적합하지 않았던 모피를 고집하는 유럽식이 아니라

동물의 털을 이용해 추위를 견뎠고,

선원은 소수로, 대신 썰매개 52마리를 끌고 썰매와 스키로 이동하는 방법이었다.

아문센은 개들과 지내며 정이 들긴 했지만 긴 여정을 위해서 결정적인 순간에는

가장 느린 개부터 한 마리씩 주기적으로 잡아 먹음으로써

다른 개들과 본인들의 영양을 보충해서 괴혈병에 대비했다.

고집 센 선장 스콧은 썰매개를 죽이는 건

잔인하고 스포츠맨십에 어긋나는 일이라며 조랑말로 바꿨지만 결론은 오판이었다.

남극 산지 그 추위에서 땀 배출하는 방식이 썰매개와 말은 달랐고,

말은 결국 땀을 배출하자마자 매서운 바람에 얼어붙어 죽어 나갔기 때문에

말이 짊어졌던 그 많은 짐들을 다 사람들이 이고 가야만 했던 고된 여정이었다.

마침내 아문센 탐험대는 1911년 12월 14일 남극점에 노르웨이의 깃발을 꽂는다.

아문센이 남극점에 도달할지 알리가 없던 스콧 탐험대는

1912년 1월 18일에 남극점에 도착했지만 펄럭이는 노르웨이의 국기를 발견하게 된다.

남극점까지도 힘겹게 가던 스콧 탐험대였기 때문에

다시 돌아오는 길에 남극의 매서운 추위를 더이상 견디지 못하고

결국 스콧 탐험대는 고향으로 돌아오지 못했다.

남극 탐험에 대한 준비와 전략에서 아문센의 전략은 어쩌면

쿡의 아이디어 덕을 톡톡히 본 셈이다.

탐험가들의 도전을 보면서 인간에게 생존보다 더 강력한 명분이

지구상에 또 존재할까 싶은 생각도 든다.

살아서 다음을 도모할 수 있는 사람들의 상황과 비교할 수 없는 영역인 듯 싶다.

벨지카호 여행의 유산은 과학적 수확에

극지로의 첫 국제적 원정이라는 의미는 분명히 있다.

프레데릭 쿡이 의사로서 생리적, 심리적 피해를 기록으로 남기며

극지성 빈혈증을 보고하기도 했으니 말이다.

초기 극지 탐험의 진실에는 역사가 그렇듯

실제와 허구가 모두 존재하는 것 같기도 하다.

"지구 끝의 남극 탐험" 에 관한 이야기에서 스릴러다운 면모도 있고

실화를 기반으로 한 스토리인데 심리 묘사가 더해져 픽션같은 착각도 들게 한다.

글항아리의 걸작논픽션이 <미쳐버린 배> 외에도 어떤 책들이 더 있는지 궁금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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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의 역사 - 시대를 품고 삶을 읊다
존 캐리 지음, 김선형 옮김 / 소소의책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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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문학작품 <길가메시 서사시> 부터 시작해서

다양성의 무한대를 경험 중인 20세기 미국 시인 메리 올리버에 이르기까지

시와 시인들의 삶에 관한 뒷이야기들을

연대기순으로 풀어 놓은 책 <시의 역사> 를 만났다.


소소의책 역사 교양서는 이전부터 알고 있었지만

이 시리즈 중에서는 처음 만나보는 책.

<철학의 역사>, <세계 종교의 역사> 가 개인적으로 궁금하다.

나의 호기심은 늘 인간에게로 향하고 있고

철학과 종교가 바로 인간의 본성을 가장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시의 역사> 에서도 인간이 속해 있는 사회의 영향을 받아

시대마다 가치를 두는 지점과 그 반작용들이 늘 존재함을 읽을 수 있었다.

524페이지의 벽돌책 수준인 만큼

서양 시의 역사는 이 한 권에 모조리 담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옥스포드대 명예교수이며 영문학의 거장인 존 캐리가

시대 속에 담긴 가장 위대한 시와 시인들의 삶을 총망라했다.

시의 구절이 내포하는 의미와

시의 역사에서 차지하는 가치 짚어주기 또한 놓치지 않았다.

시를 읽지 않은 그대가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시와 시인들을

한 권으로 소장하고 틈틈히 기억해 두고 싶다면

<시의 역사> 만한 책도 없지 싶다.

목차에서 접한 시인의 이름이 혹여 반갑다면,

당신은 시와 친해질 준비가 된 것이다.^^





고대 메소포타미아 지역을 배경으로 하는 길가메시 서사시부터

고대 그리스, 로마 제국, 영국, 이탈리아, 프랑스, 독일,

러시아, 미국, 아일랜드, 스페인, 칠레, 멕시코까지

문학사적으로 시의 역사 속에 넣어도 손색없을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는 건 좋지만

서양, 더 들어가서는 영국에 집중되어 있다는 점이 아쉽다.

시 장르에 있어서 영국이 전 세계에 미친 영향력이 워낙 크기 때문이리라.

첫 번째로 소개하는 위대한 시 <길가메시 서사시>

전 세계의 신화와 민담에서 공통된 요소들을 발견할 수 있다는 점이 흥미로웠다.

호메로스의 <오디세시아>와도 평행관계가 존재한다고 말하면서

신들이 인간 영웅들을 총애하거나 박해했고

지하 세계로 내려갔다가 산 자들의 세계로 돌아오는 등

서양의 시가 현재에 이르기까지 상당 수 문학 작품들에게

모티프가 되어줬다는 분석에 수긍하며 읽어 나갔다.

특히 폭정을 일삼으며 오만함을 상징하는 길가메시가

결국은 죽음 앞에서 한낱 인간일 뿐이라는 성찰,

모두가 평등하다는 깨달음에 이르며 고향으로 돌아간다는 설정은

스케일이 큰 작품들을 보면 꼭 등장하는 흐름이 아닌가.

리듬과 운율, 각운이 보여주는 시의 대표성이

길가메시에서도 엿보인다고 말하기는 어려운 지점이 있다.

시에서 소리와 의미, 어떤 것 하나에 방점을 찍는 일은

지금까지도 논쟁 거리로 남아 있다.

<길가메시 서사시> 는 구술이나 노래로 불려진 흔적을 찾아보기 어렵지만

시를 판단하는 기준은 어디까지나 주관적이라는 것.

옳고 그름은 없고 의견만 있을 뿐이라는 저자의 마지막 구절에서

시의 또 다른 면모를 발견한 듯 싶다.

역시 ..... 시에는 정답이 없는 것이었다.



단테가 <신곡> 에서 스승으로 모시며 함께 여정을 떠났던 베르길리우스는

고대 로마의 시인으로 <아이네이스> 를 썼다.

기독교 시대가 시작되기 전에 로마 역사의 시작을 보여준 이 작품과 더불어

고대 로마의 3대 시인으로

<변신 이야기> 의 오비디우스, <송가> 의 호라티우스도 만날 수 있다.

"오늘을 붙잡으라" 는 의미의 카르페 디엠이 바로 <송가>에서 나온 문구.^^



단테의 위대한 걸작 <신곡> 은 개인적으로 깊이 읽기 하고픈 작품이다.

중세 유럽의 기독교적 정신이 이 작품에 영향력을 미치긴 했지만

인간의 삶에서 빠질 수 없는 고통과 형벌의 영원함은

그 어떤 작품보다 짙은 여운을 남긴다.

자비로운 죽음을 생각하게 하는 <신곡>

피아니스트 임윤찬이 수도 없이 읽었다고 해서

품절 사태가 일어나기도 했다고.^^





영국 엘리자베스 시대의 위대한 극작가 셰익스피어.

알고 있어도 또 알고 싶은 시인이다.

그의 희곡이 워낙 유명하지만 여기에서는 소네트를 좀 더 들여다보게 한다.

소네트의 내용이 셰익스피어의 실제 삶을 반영했는지는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다.

다른 등장인물에게 시인이 말을 걸고 비난하며 극적인 분위기로 흘러간다.

엘리자베스 시대의 무미건조함을 이끌어 가는 특징이 되기도 했지만

그래도 시를 사랑하는 독자들은 결국

자신이 믿고 싶은 바를 말해주는 시를 만났을 때

깊이 빠져들기 마련인가 보다.

추상명사들이 행위의 주체가 되어

진짜 행동을 하게끔 우리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부분도.

<리어왕><맥베스> 의 일부가 인용되면서

존 캐리의 해석이 더해져 작품의 묘미를 알아가는 것이 즐겁다.


지금은 쓸 수 없는 언어들이 셰익스피어 시대에 있었지만

한편 셰익스피어가 새로 만들어서 지금까지 쓰여지는 언어들이 무려

1700개에서 3000개에 이른다고 한다.

셰익스피어를 다루게 되면 문학과 언어에 미친 영향이 상당하다는 사실을

뺄 수가 없을 정도로 지금까지 살아있는 고전으로 남아 있다.





어떤 의미에서 당대의 위대한 시인으로 시간이 흘러도

추앙받는지 존 캐리는 곳곳에서 선명하게 밝히고 있다.

영국 이민자들이 미국으로 건너가면서

미국에도 최초의 시인들이 탄생하게 되었고

그렇게 만나게 된 시인으로 에밀리 디킨슨이 눈에 들어왔다.

휘트먼과 함께 과거의 낡은 틀을 벗어던진 디킨슨은

음울하고 아이러니한 어투로 죽음을 상상한다.

그 죽음이 자신의 것인지, 다른 사람의 것인지 분간할 수는 없지만

상상 속 죽음이 삶의 일과임을 어느 순간 깨닫게 만드는 것에서

그녀의 시를 읽는 독자는 충격에 사로잡히게 되는 것이 아닐까.

그렇게 디킨슨에게 몰입하게 되는 것이 아닌가 싶다.





아~ 너무나 좋아하는 오스카 와일드!!!

수 많은 명언과 시대적 이슈를 낳은 오스카 와일드는

당대의 편견에 맞서는 반항아이면서 동시에

고통 속에 한없이 나약한 인간이었다.

"사람은 각자 사랑하는 것을 죽인다."

이 한 문장만으로 보통 사람들은 가 닿기 어려운 자기 자신의 심연을

다녀갔던 예술가가 바로 오스카 와일드이다.





40개의 챕터로 시의 역사를 총망라하고 있는 <시의 역사> 를 만나서

내가 갖고 있던 시에 관한 지식의 구멍들을 하나 둘 채워본 시간이었다.

하고 싶은 이야기는 많지만 이 책이 품고 있는 방대한 양의 내용들을

나의 역량으로 담아내기엔 턱없이 부족했다.

시의 역사에 관한 한 백과사전과도 같은 스케일....^^

시와 시인들의 삶을 통해 그 시대와 사조,

문학적 특징들을 두루두루 접해볼 수 있어서

수많은 시인들 중에서 유독 관심이 가는 시인을 만나게 된다면

이 책을 읽은 이유로 충분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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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나라 탐험 쥘 베른 베스트 컬렉션
쥘 베른 지음, 김석희 옮김 / 열림원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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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림원에서 11권 세트 <쥘 베른 베스트 컬렉션> 이 나왔다.

SF 소설을 개인적으로 찾아보는 편은 아니었지만

소설에 대한 기본적인 호기심에다가

"쥘 베른"이라는 이름이 이미 증명해준 가치가 이 세상에 존재하기 때문에

한번 믿고 만나 보았다.

쥘 베른의 소설이 이렇게 많았다는 것도 처음 알았고

<달나라 탐험> 이라는 제목 또한 생소했지만

읽고 나니 믿고 보기로 한 나의 선택을 칭찬한다.^^

SF소설이 이런 거라면 또 읽고 싶지!

이제부터는 또 새로운 시작이다.

SF소설이 다 이렇게 흥미로운건지,

아니면 쥘 베른의 소설이기에 그랬던 것인지는

개인적으로 다시 판단의 여정을 나서야할 듯 싶다.

탐구적인 성향이 있는 나로서는


물론 즐거운 여정이 될 거라서 기대만땅이기도.^^


쥘 베른의 과학소설 클래식 중에서 내가 처음으로 만난

쥘 베른의 소설은 <달나라 탐험>.

이제는 고전이 되어버린 그의 필력이 궁금했다.

청소년 도서로는 많이 나와도 성인 대상의 책을 찾기는 어려웠는데

마침 열림원에서 김석희 번역으로 쥘 베른 베스트 컬렉션이 나왔고

결론적으로 완독 후에 다른 쥘 베른 베스트 컬렉션 중 세 권을 주문했다.


지구를 포함하여 다른 행성들이나 우주 공간에 대한

나의 지식 디폴트값이 높지 않다는 것을 인정하면서 시작한다 ㅋㅋㅋ

그래서 적당히 나의 지적 호기심을 자극해준 덕분에

끝까지 흥미롭게 읽었고 마지막 페이지임을 인지한 순간

끝이야~~? 하면서 아쉬워하기까지 했다.

혹여 이 소설이 기대이하였던 분들이 우연히 나의 소감을 보고

뭘 그렇게까지~ 라는 반응이라면

소설을 워낙 좋아한다는 것을 감안하고 존중해 주시길!

사람마다 다 취향과 기대치,

그리고 보이지 않는 것을 보는 통찰지능은 각자 다 다른 법이니까.


남북전쟁이 끝나고 대포클럽 회원들이 달에 포탄을 보내서

연락을 취해볼 생각으로 이 프로젝트를 실행하면서 이 소설은 시작된다.

창의적이고 대담한 기질을 가진 프랑스인 미셸 아르당,

과학적 본능을 가진 미국인 바비케인

부지런하고 나름의 역량을 지닌 미국인 니콜 이렇게 세 사람이 여행자이다.

운명적으로 만난 이 세 여행자가 달나라에 종족을 번식시킬 임무를 띤

개 두 마리 다이애나와 새틀라이트까지 데리고

지구의 위성에 대한 지식을 얻기 위해 과학 역사상 전례없는 실험을 진행한다.

같은 현상과 결과에 대한 프랑스인과 미국인의 다른 해석들,

각자의 캐릭터가 드러나는 지점들과 과학 지식을 전달하는 부분,

작가가 제기하는 과학적 가설들과 그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

적절하게 버무려져 내내 흥미로웠다.

술술 잘 읽히는 소설이었다는 판단에는 쥘 베른의 필력뿐만 아니라

번역의 도움도 적지 않았던 것 같다.


소설을 읽다 보면 관심사에 따라 좀 더 꽂히는 지점이 다른 법이다.

요즘 동물권을 이야기한다는 것은 지구의 환경과 나아가

모든 종차별주의에 반대한다는 가치관을 드러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세 여행자가 데리고 갔던 개 두 마리의 미래는

소설 속에서 각자의 길을 가게 되었지만

이 부분이 그저 이야기로만 읽히지는 않았다.

러시아에서 최초로 스푸트니크 2호에 개를 태워 우주로 보냈던 일이 1957년에 있었다.

그 개의 이름은 라이카였다.

당시로서는 인간을 우주로 보내는 일에 안전을 장담할 수 없었기 때문에

사람 대신 희생양으로 삼은 측면에 대해서는 비난의 여론도 없지 않았다.

실제로 우주선을 타고 우주 공간으로 날아간다는 것은

고온, 고음, 고진동을 온 몸으로 감당해야 하는 일이다.

우주비행에 관한 기술도 지금보다는 당연히 떨어져 있었기 때문에

라이카는 장비 이상과 급격한 온도 상승으로 산소가 공급되지 않아서

질식사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당시 러시아와 미국의 우주 전쟁으로 인해

우주 탐사에 대한 대중적 관심이 뜨거웠기 때문에

라이카의 이슈를 포함해서 많은 진실들이 가려졌고

시간이 흘러 차차 일부는 사실로 드러나고 있는 중이다.


1869년에 발표된 <달나라 탐험> 도 이러한 사회적 이슈나

우주 탐사에 대한 정보들을 모두 취합하여

소설 안에 녹여냈고 보여주고자 한 것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아직 쥘 베른의 소설 의도를 접하지 않아서 잘 모르겠고

모든 소설가가 어떤 의도를 갖고 쓴다고도 생각하지는 않기에 단언할 수는 없다.

하지만 쥘 베른의 과학소설이 지금까지도 고전으로 남아 있는 것은

지구 너머 우주에 대한 신비의 근원과 경이로움을 알고자 하는

인간의 욕구와 욕망이 그대로 반영되어 있고

지금도 끝나지 않은 이야기이기 때문이 아닐까.

소설은 이렇듯 모든 인간의 삶과 통하는 보편적인 이야기를 담아 낸다.

어찌 흥미롭지 않을 수 있을까.^^


하나 더..... 소설 속 주인공들의 19세기 경험들을

21세기적 마인드로 엄격하게 따지고 들자면

과학적인 사실로 접근하기가 어려워진다.

이게 가능해?? 라고 의심할 소지가 곳곳에 깔려 있는데

이것도 어느 시점에 가면 재밌기까지 하다.^^

이쯤에서 쥘 베른 소설을 읽기 전 주의할 점.....!

쥘 베른의 시대보다 우리는 지금 150년 남짓

과학적으로 매우 발달한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잊지 말자.

물론 쥘 베른도 과학적 사실을 근거로 소설을 썼겠지만

작가의 상상력이 가미된 장르가 소설인 만큼

소설은 소설로 보자....ㅋㅋㅋ

그렇게 좀 더 관대한 마음으로 이 소설을 기꺼이 받아들이는 순간

소설의 바다에 풍덩~~ 빠져버리게 될 것이다.

소설이 상상력으로 쓰여진 이야기를 바탕으로 하지만

독자가 갖고 있는 과학적 사실을 버무려서

어느 순간 실제로 받아들이는 경험이 참 매력적이라는 것을

새삼 느끼게 해준 소설이었다.




세 여행자는 우주 공간으로 보내진 이후로

그동안 땅을 밟고 살아왔던 지구가 참으로 낯설게 보였을 것이다.

나 중심, 지구 중심에만 매몰되어 있던 인식으로부터 거리를 두고

객관적으로 바라볼 때 비로소

나와 내 주변의 모든 것 또한 소중한 가치를 지녔다는 깨달음으로 이어질 것이다.

소설은 내가 잊고 있던 것, 보지 못했던 진리를 내 앞에 문득 펼쳐 보인다.

예측할 수 없는 순간에 그런 깨달음은 갑자기 찾아 온다.

쥘 베른의 과학소설을 만나고 나니까 소설의 가치와 쓸모가 더 크게 다가온다.



포탄이 우주를 여행하는 것을 지켜보기 위해

대포클럽은 로키 산맥 꼭대기에 거대한 망원경도 설치한다.

세 여행자들은 97시간 남짓 여행해서

달이 보름달이 되는 날 자정에 달에 도착하고 다시 지구로 돌아오기까지

수없이 많은 의문들을 만난다.

달의 중력이 포탄을 끌어들일까?

포탄이 고정된 궤도에 붙잡히면 영원히 달 주위를 돌게 될까?

모험에 성공한다 해도 지구로 돌아올 수 있을까?

지구와 달의 인력이 같아지는 중립점을 만나면 어떻게 될까?

달에 인간이 살 수 있을까?

절대적인 진공과 어둠, 그리고 침묵이 지배하는 우주 공간에 떠 있을 때는

포탄만이 완벽한 휴식을 누리기도 하고

운석이 빠른 속도로 포탄에 접근할 때는 독자 역시 똑같이 긴장하게 된다.

지구에서는 볼 수 없는 달의 뒷면을 마침내 보게 되는 순간에는

세 여행자의 희열이 고스란히 내게로 전해진다.

긴장과 이완 속에 소설을 읽다가

또 어느 순간 쥘 베른의 시선이 끼어들기도 한다.

이 모든 것들이 독자를 붙잡고 소설이 끝날 때까지 놔주지 않는다.^^





그래서 이렇게 세 권을 주문할 수밖에 없었다.^^

바다와 지구 속이 궁금해졌다.

쥘 베른이 일정 부분 나의 지적 호기심을 해소해 줄거라 믿으며.

SF소설에 대한 관심을 열어준 쥘 베른,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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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나라 탐험 쥘 베른 베스트 컬렉션
쥘 베른 지음, 김석희 옮김 / 열림원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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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소설 클래식이 이런 것이었구나. 지금이라도 만나서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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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밀 예찬 - 은둔과 거리를 사랑하는 어느 내향인의 소소한 기록
김지선 지음 / 한겨레출판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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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출판 서포터즈 하니포터3기로서 만난 두 번째 책, <내밀 예찬>.

6월에 신청한 도서였는데 6월 말에 출간되어 이제서야 만났다.

다른 책보다 기다림이 더 지루했다.

김지선 작가만큼이나 나 또한 "내밀함" 으로 살아가는 사람이기 때문에

자신만의 고유한 세계를 가만히, 자신이 원하는 정도와 방식으로

지켜나가는 사람들에게는 내밀함이 있다.

취향은 옮고 그름이 아니다.

팬데믹 상황에서 공간의 밀도는 낮아졌고

관계의 점도는 떨어졌다고 저자는 말하고 있지만

여전히 함께하는 것이 미덕이 되어버린 사회이다.

예전에 비해 약해졌다고는 하나 여전히 지배적인 집단주의의 관성 속에서

'자기 자신' 으로, 자유의지대로 사는 일은 힘겨운 미션이 되어간다.

자신이 소중하게 여기는 삶의 가치를 지키는 일이 유난스러워 보이는 세상이지만

그럼에도 그 사람만의 특질은 시대의 트렌드가 어떠하든

영원히 존중되어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내밀함에 대한 정의에 부정적인 이미지를 풍기는

연약함, 부적응, 예민함 이라는 관련 키워드는 동의할 수 없다.



어떤 일이 겉으로 드러나지 아니함을 뜻하는 "내밀함" 이라는 정의를 놓지 않으면서

인간의 본성, 사회적인 인간들의 양상, 소소한 일상에 대한 단상들을

무겁지 않으면서도 얕지 않게 풀어 간다.

자신을 내향인이라 칭하는 사람들 중에는

'점심이탈자' 라 불리는 이들이 있다.

저자의 경험에서 시작되는 이야기들이 많지만

내 얘긴가 싶은 동질감을 곳곳에서 느낄 수 있다.

'점심이탈자' 는 함께 어울리지 못하는 부적응자나 예민한 사람이 아니라

각자 개개인에게 허락된 최소한의 거리를 유지하고 싶은 사람들이다.

나 또한 '자발적 은둔' 을 즐기는 사람이어서

조직 생활을 했었더라면 점심이탈자가 되기를 선택했을 것이다.

하지만 바틀비처럼 '점심 식사를 함께 하지 않는 것을 택하겠습니다' 라고 말하기를

속으로만 했을 것 같다.....

한국의 조직 사회는 사람들과 어울리지 못하는 것은

곧 원만하지 못한 사람이라는 꼬리표로 이어진다.

내향인에게 실로 생존하는 데 필수적인 덕목은 그래서 '용기' 가 아닐까 싶다.

점심시간이 되면 사라지는 사람들에 대한 호기심으로

객관적인 관점을 짚어주기도 하지만

결국은 저자가 겪었던 감정들을 가감없이 드러내어

독자와 내면적인 대화를 이어간다.

내향인의 대화 방식은 적당한 거리와 속도를 가지고 조심스럽게 접근하고

그 템포에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독자일 때에 더 농밀한 대화가 가능해질 것이다.



처음 보는 낯선 이들을 파악하며 친밀해 지고자 방법으로

사람들은 상대방을 타입으로 구분하려 한다.

지금은 옛 것이 되어버린 혈액형에서부터

지금은 MBTI 를 많이 물어보기도 하는데

해리포터 기숙사 테스트도 있다는 건 저자를 통해 처음 들었다.^^

어떤 집단 안에 개개인을 끼워 넣어서

나름의 판단을 해보려 하는 노력의 일환일 수도 있지만

인간이란 그렇게 쉽게 규정할 수 있는 존재는 아니지 않은가.

자기 자신도 정확히 알지 못하는데

상대방의 판단에서 오는 오류가 오해를 불러올 가능성도 없지 않다.

내가 만든 틀에 상대방을 끼워 맞추기 보다는

타자를 있는 그대로 수용하고 존중하는 태도에서부터

서로의 세계는 연결될 수 있다고 믿는다.

김지선 작가의 글을 읽다 보면 상당히 많은 지점에서

똑같이 내향인이라는 접점을 발견하곤 한다.

하지만 의도적으로 누락의 말하기를 하는 이야기에서는

같은 내향인이지만 나와는 또 다른 면모가 엿보이기도 한다.

우리는 비슷하면서 동시에 다르다!




마음에 드는 곳을 발견할 때마다

그 아름다운 '장소' 의 일원이 되고 싶은 마음과

익명성이 보장되는 '공간'에 숨고 싶은 마음이 충돌한다.

열에 여덣은 후자가 이기고,

결국 나라는 존재에 아무런 관심이 없는

프랜차이즈 커피 전문점으로 기어들어간다.

그런데.....

나는 이곳의 단골손님이었던 것이다.

<내밀 예찬> 중에서

장소와 공간에 대한 저자의 이 단상이 인상적으로 남았던 것은

나의 경험과 겹쳐기 때문이기도 했다.

직원 눈치보지 않고 몇 시간이고 차 한 잔에 편하게 책을 볼 수 있는

스타벅스라는 공간은 내게 또 다른 독서의 장이다.

기계적인 친절함을 내내 접하다가 어느 날 갑자기

배려가 묻어나는 직원의 한 마디를 늘 기억한다.

주문하려고 앞에 서는데 먼저 나오는 한 마디,

"돌체 블랙 밀크티요?"

스타벅스에서 내가 주문하는 메뉴 중 8할은 돌체 블랙 밀크티.

그걸 아는 직원분이 나를 향해 나름의 사적인 표현을 했고

생각지도 못했던 상냥한 관심을 받은 나는

형식적으로 응대하던 모드에 '얼음 땡' 을 받은 기분이었다.^^

사람과의 관계를 형성해 가는 태도가

무례하지 않고 세심하다 느껴지는 사람을 만나는 경험이 쌓이면 쌓일수록

환대하는 마음으로 조심스럽게 그 거리를 좁혀갈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해본다.

바이러스로 인해 사회적 거리두기가 너무 익숙해져 버린 시대를 살고 있지만

정서적 거리두기마저 포기할 수는 없으니까.

보이지 않게, 알게 모르게 우리는 서로 연결되어 있고

영원히 서로를 향해 무심하게 산다는 건 불가능하니까.

자유의지로 신체와 영혼을 움직일 수 있어야 하는 사람들.

홀로 있는 시간을 해독제로 여기는 사람들.

정신을 스트레칭할 수 있는 장소가 필요한 사람들.

진지함을 존중하는 사람들.

자아와 농밀한 대화를 즐기는 사람들.

고밀도 환경에 취약한 사람들.

어설픈 욕망과 거리를 두는 사람들.

내밀함으로 뭉쳐 있는 사람들에게는 하지만 이런 모습만 있는 것은 아니다.

외향인에게 이와 같은 모습이 없지는 않은 것처럼.

우리는 어느 정도 내향적이면서 동시에 외향적이기도 하니까.

이 책의 제목이 <내밀 예찬> 이긴 하지만

굴욕적이고 모욕적이거나 수치심을 감당하기 어려운 경험은 누구에게나 찾아온다.

참 공평하기도 하지.....;;

그럴 때 모두에게 적용해도 좋을 팁 하나를 이번 기회에 기억해 두려 한다.

세상을 향한 소심한 거부라고 해도 좋다.

일순간에 모든 것이 차단된 시공간에서 안정감을 느끼는 이 방법은

어쩔 수 없다는 수동적인 태도가 아니라

어떻게든 해봐야겠다는 능동적인 자세이다.

자발적으로 세상과의 소통을 잠시 단절하는 비행기 모드

모두에게 회복하는 시간을 제공해줄 것이다.

매년 2월 제주도 여행갈 때마다 비행기 모드를 켰었는데

앞으로는 육지에서도 필요하면 좀 써먹어봐야겠다 ㅋㅋㅋ

이러한 내밀함이 곧 나의 힘으로 작용해서

매일 규칙적인 삶에 리듬감을 주기도 하고

나의 본성을 거슬러가며 애쓰는 일에도 동력이 되어줄거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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