깃털 도둑 - 아름다움과 집착, 그리고 세기의 자연사 도둑
커크 월리스 존슨 지음, 박선영 옮김 / 흐름출판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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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차를 타고 이동하면서 처음으로 들춰보기 시작한 <깃털도둑>.


제목에서부터 제대로 호기심 자극하기도 하고


미국에서는 출간후 1년 가까이 지난 지금까지도 베스트셀러 타이틀을 유지하고 있는


소설같은 실화 <깃털도둑> 드디어 완독.^^


 세기의 자연사 도둑에 대한 저자의 집요한 탐사의 기록인데


 스토리가 갖는 흡인력 만큼이나 마치 소설인듯 다음 페이지가 궁금한 책이었어요.


흐름출판을 대표하는 또 한 권의 책을 발굴한 기분!!


​소설가 김중혁도 이 책을 소설에 넣어야 할지, 에세이에 넣어야 할지


무척 고민스러울 것이라는 추천사도 있었죠.


<깃털도둑> 은 세상에 이런 사람도 있구나 싶은 생각이 들게


 어디로 튈지 모르는 가장 불완전한 인간, 에드윈 리스트라는 주인공이 그 중심에 있습니다.

미국의 플루티스트로 영국 왕립음악원에 다니는 재원 에드윈 리스트는


영국에 유학오기 전부터 이미 플라이 타이어로서 천재라는 수식어가 붙을 정도로


깊은 애정과 관심, 그리고 훌륭한 기술을 자랑하는 사람이었죠. 


플라이 타이어란 플라잉 낚시꾼들이 낚시를 할 때 화려한 깃털로 미끼를 만드는 사람들이었고


그 플라이를 만드는 일은 그들에게 예술활동으로 여길 정도의 가치를 갖는 일이었어요.


그리고 그들에게 플라이 타잉을 할 때 필요한 깃털들은


화려하고 희귀할 수록 높은 가치를 지니는 아주 귀중한 재료이기도 합니다.


플라이 타잉에 어릴 때부터 심취해있던 에드윈 리스트는


그 상태 그대로 영국왕립음악원에서 플루트 연주자로 역시 열심히 학업중이었는데


우연히 영국의 자연사박물관 트링박물관의 존재를 듣게 되고


찰나에 느꼈던 인간의 탐욕이 세기의 도둑으로 변신하게끔 만들면서


깃털도둑이 세상에 출연하게 되었어요.




 


세상에서 가장 외지고 깊은 밀림과 계곡, 숲과 늪지 등에서


수세기에 걸쳐 수집된 새들을 모았던 영국의 박물학자이자 생물학자 앨프리드 러셀 월리스.


찰스 다윈보다 13년후에 태어난 이 사람은


찰스 다윈의 <비글호 항해기> 를 읽고 탐험의 꿈을 꿨던 무명의 박물학자였습니다.


탐험하며 새로운 종을 발견, 수집했지만 영국으로 가져오는 과정에서


배가 불타서 그 소중한 표본들을 전부 잃기도 했던 과정까지 소개됩니다.


이 책이 펼쳐내는 이야기의 범위가 가히 광폭에 가까운.....^^


단순히 에드윈 리스트라는 범죄자에만 초점을 맞춘 책이 아니라


19세기 중반 아마존강 유역과 말레이군도에서 십수년의 답사를 바탕으로


종의 분포와 지리학 연구로 생물지리학의 아버지라 불리며


진화론의 발달에 크게 기여했던 앨프리드 러셀 월리스라는 새로운 인물을 재조명했다는 지점도


저는 의미있게 다가옵니다.


그 옛날 희귀한 물건을 갖고 싶어하는 당시 영국과 서양 사람들의 심리속에서

자연 수집품과 화려하고 희귀한 깃털들이 사회 문화를 지배했던 분위기까지도 느낄 수 있어요.

이 책의 저자는 굉장히 다양한 지점에 초점을 맞췄고

그 지점들을 자연스럽게 연결지어 나가는 필력도 훌륭하다 생각합니다.^^

다시 앨프리드 러셀 월리스에게도 돌아가서..... ㅋㅋㅋ

우리가 지금까지 알고 있던 자연선택에 따른 생명의 진화 원리는


찰스 다윈의 종의 기원에 나온 것이 유일무이한 발견이라고 생각했던 우리에게


찰스 다윈과 순서를 다툴 정도로 중요한 인물이 있었음을 새롭게 알려주기도 하니까요.


 사실 찰스 다윈이 발견해낸 자연선택에 대한 이론을


거의 비슷한 시기에 주장했지만 월리스는

 

당시 영국의 과학계에 주류도 아니었고 한창 새들을 수집하느라


그야말로 타이밍을 잃으면서 이름을 세상에 널리 알리지 못한 사람이었더군요.


그렇다고 자신의 이름을 알리지 못한 것에 대해서 불만을 갖는 사람도 아니었다는 게 또한 놀라워요.


앨프리드 러셀 월리스가 수년간 그렇게 집요하게 수집해 다녔고 고생하며


성취해내려고 했던 이 희귀한 야생동물들에 대한 수집의 과정이


한 순간 인간의 탐욕과 집착으로 인해 빛을 바라게 된 것이


그래서 더더욱 안타깝습니다.


영국, 나아가서는 인류의 자연사에 있어서 그가 생각한 이 수집의 여정이


플루티스트이자 플라이 타이어라는 한 인간의 탐욕에 의해


오랜 시간 이어져온 자연사에 대한 업적과 그 소중한 표본들이 갖는


가치들이 한 순간에 모두 휴지조각이 되어버린 사건.


​에드윈 리스트가 훔친 죽은 새들의 표본은 앨프리드 러셀 월리스가


대략 150년전 뉴기니와 말레이제도 원시림에서 온갖 악조건 속에서


독학으로 어렵게 모은 표본들이었고


에드윈 리스트는 영국의 트링박물관에 몰래 잠입해서 여행가방안에


16종 299마리를 마구 쓸어 담았어요.

 

플라이 타이어들에게 희소가치가 높은 화려하고 희귀한 깃털의 주인인


집까마귀 47마리 왕극락조 37말 케찰 39마리까지.


인류의 역사에 도움이 될 거라는 과학자로서의 소명의식으로


앨프리드 러셀 월리스가 정말 어렵게 수집한 표본들을 말입니다. ㅠㅠㅠ

​에드윈 리스트가 훔친 그 표본들은 이후에 바로 그것을 대체할 수도 없는 귀한 표본들이었고

저로서는 이 책이 읽을만한 가치를 갖는 건

그 귀한 표본들이 인식의 차이로 인해 소중함과 가치의 관점이 전혀 다르게 표출된다는 지점이었어요!!!

바로 그 다른 관점을 접근하는 과정에 있어서

저자는 면밀하게 접근하고 있고 독자로 하여금

명쾌하게 인식의 차이를 확인할 수 있게 해줍니다.

읽기에 난해하고 어렵다는 생각이 안들고 흥미진진한 미스터리 사건을 마주하는 느낌마저 들죠.^^

재밌는 건 기본이고 인간과 자연의 관계,

그 속에 드러낸 탐욕스럽고 집착에 쩔은 인간의 민낯을 마주하게 합니다.

민낯을 마주하게 될 때 인간은 자신을 들여다 보는 시간을 겪게 되겠죠.

이 책을 읽게 되는 독자들 모두가 그런 성찰의 시간을 갖게 된다면

이 책이 주는 가치는 대변된 것이라 생각해요!!!

​난민구제문제에 몰두하던 때에 심신요양을 위해 플라이 낚시를 즐기다가

우연히 에드윈 리스트에 대해서 듣게 된 저자.

영국의 어느 자연사박물관에서 죽은 새를 훔친 깃털도둑에 대한 얘기를 듣고

흥미를 느끼긴 했지만 그 훔친 죽은 새의 표본들이

자연사박물관과 자연사에 어떤 가치를 갖는지 알게 된 다음부터는

경찰도, 박물관도 포기한 표본 찾기에 몰두하게 됩니다.

그 과정이 아주 흥미로워요.

에드윈 리스트가 박물관에서 새의 표본들을 훔쳤던 2009년 6월.

암컷이나 어린 새들은 두고 화려한 깃털을 가진 희귀종 수컷새들만을 훔쳤어요.

짝짓기를 성공시키기 위해 화려한 날개를 발달시켜온 수컷 새들을 통해

찰스 다윈과 앨프리드 러셀 월리스가 주장했던 자연선택, 생명 진화의 원리도 자연스레 따라오는 지점.

박물관에 있던 그 희귀한 새의 표본들이 없어진 것을

박물관 측은 34일이 지나서 알게 되었고, CCTV는 28일동안의 영상만 남아 있기  때문에

범인을 찾아내는데는 무용지물.

19세기 중반에 수집해낸 그 표본들을 이름표가 그대로 있거나

손상되지 않은 원상태 그대로 찾는 것이 중요했는데 누가 생각해도 희소식을 듣기란 어려운 현실.


에드윈 리스트가 트링 박물관을 칩입후 507일만에 체포되었어요.


경찰들의 끈질긴 수사가 있었고 그가 표본들을 팔면서 만났던 사람들에 의해서!!!


훔친 새들의 가치는 100만달러에 달했고 밀거래 국제협약도 어긴 범죄자 에드윈 리스트는


변호사의 도움으로 아스퍼거 증후군 판정과 돈을 벌기 위한 목적도 아니었음을 인정받아


무죄로 풀려나게 됩니다.... ㅠㅠㅠ


알고 보니 아스퍼거 증후군 진단을 내린 정신병리학자 박사는

 

에드윈을 2시간 만나보고 그런 결정을 내렸던 것.


에드윈 리스트와의 인터뷰를 위해 직접 만난 저자는


에드윈 리스트가 상당히 직관적이었고 감정이입도 잘 한다고 느꼈다고.


점점 밝혀지는 사실 속에 세기의 자연사 도둑은


혼자 했던 게 아니라 자신을 영웅시했던 또 다른 플라이 타이어를 이용해서


돈을 벌고 범죄의 영역에 한 사람을 끌어들이는 치밀하고 잔인한 면모를 보여주기도 합니다.


그 개인으로서는 플라이 타잉에 대한 열정이라고는 하나


그 인간의 열정과 탐욕이 여러 사람들을 흙탕물에 끌어들였고


본의 아니게 범죄자를 만들기도 했던 걸 보니


그야말로 이 사람은 그냥 용서하면 안 될 사람....


자연사에서 희소가치를 갖는 그 표본들을 자신의 욕구충족을 위해 이용했다는 것이


용서받지 못할 일인거죠.


그 지점에 저자도 집요한 탐사가 이어졌던 것일수도.


탐욕과 집착으로 자연을 이렇게 범한 자들의 최후는


분명 후회와 사죄로 점철되어야 마땅한 것!!!


​428페이지에 달하는 이 책, 얇지 않은 책이지만 시간 제한이 있어서

자꾸만 끊어 읽었더니 확실히 완독의 기쁨이 더 크게 다가오네요.^^

​시간만 허락한다면 그 자리에서 완독하게 하는 흡인력이 있는 책이예요.

에세이가 이러기 쉽진 않죠..... ㅋㅋㅋ

소설 같은 실화!!! 기억하시고~~~%EB%B0%95%EC%9E%A5%EB%8C%80%EC%86%8C%20%EB%B6%84%ED%99%8D%EB%8F%99%EA%B8%80

 

 

 

 

 

​에드윈 리스트가 이 죽은 새의 표본들을 훔치고도 체포될 당시 범죄는 인정했지만


인간에게는 금지된 것에 대해 매력을 느끼는 본성이 있다고 말하면서

가짜라는 것을 아는 순간 맥이 빠진다는 ​당돌한 말을 하기도 했다네요.;;


그런 인간의 본성이 있다는 걸 알면서도 했다는 게 더 나빠!!!

 

​에드윈 리스트가 상기시켜준 오리지널에 대한 집착!!!


이 책을 좀 더 읽어가면서 저는 에드윈 리스트에게만 해당되는 얘기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 오래된 수집품들을 컴컴한 상자속에 넣어두기만 했던


박물관도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가 싶은 생각이 들더라구요.


이미 연구를 목적으로 그 표본들의 역할은 다 했다고 보는 사람들도 있어서


그 표본들을 박물관에서 보관하기만 할 게 아니라


이 과정이 합법적이고 가능한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희귀 깃털들을 그렇게 원하던 플라이 타이어들에게 팔았더라면


 희귀생물들이 덜 희생될수도 있겠다는 이야기를


저 역시 그냥 넘겨들을 수는 없었습니다.ㅠㅠ


자연이 인간에게 제공하는 것은 무한한데


인간은 그런 자연의 고마움은 모르고 자연의 우위에 있으려고만 하는 행태가


참으로 통탄할 노릇이지요.

​깃털에 깃들어 있는 자연의 진정한 아름다움과 역사를

<깃털도둑> 의 저자 커크 월리스 존슨과 함께 느끼며 마무리합니다. 


인간은 자연에게 언제까지 빚을 지며 살아가게 될까......

​겨울에 입는 패딩 한벌에도 오리와 거위 수십마리의 희생이 있다는 글에

가슴 한켠 저리게 하기도 하는 <깃털도둑>.

여기 저기 강추하고 싶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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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의 꽃 - 2019년 50회 동인문학상 수상작
최수철 지음 / 작가정신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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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두꺼운 한국소설 한 편을 만났습니다.


최수철 작가의 글은 <독의 꽃> 이 처음인줄 알았는데 아니었더라구요.


<멜랑콜리 해피엔딩> 에도 박완서 작가의 문학정신을 오마주하는 콩트 한 편 실었던 걸 발견했고


저도 읽었었는데 29명의 소설가들의 콩트를 읽다 보니


제 기억속에서는 다소 흐릿하게 남았었나 봐요.


최수철 작가가 5년만에 내놓은 신작소설 <독의 꽃> 은 548페이지 분량의


튼튼한 양장본이고 겉표지 디자인이 책 제목과 상응하는 분위기여서


작가는 처음이지만 읽기 전에 기대되던 소설이었어요.


독, 이질적, 희귀한, 마비, 각성,,,,,, <독의 꽃> 최수철 작가의 소설을 설명하는 어두운 느낌의 키워드들을 보면서


최근에 이런 분위기의 소설을 읽어보지 않았기 때문에


개인적으로는 더 신선한 기대감이 있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세상의 모든 것은 독인 동시에 약이다."




독이었던 상태가 영원하다고 생각하면 삶이 너무나 암울할텐데


어두운 분위기의 책 제목 <독의 꽃>에 비해 의외로


독이 약으로 '화' 할수도 있다는 희망,


독이 해독되면서 정화되는 마무리를 얘기하고 있어서


소설의 마지막이 깊은 어둠에 매몰되지만은 않다는 결말은 개인적으로 맘에 들더라구요.


처음 만난 최수철 작가의 소설, 저로서는 녹록치는 않았습니다.


꿈, 환상, 현실과 약간 동떨어져 있고 어긋나는 듯한 흐름에


어떨 때는 배경과 등장인물에 대한 파악이 명확하지 않을 때도 있었고,


또 어떤 순간은 모호했던 분위기가 굉장히 사실적으로 변모하는 포인트도 있구요.....^^;;


 


감당하지 못하는 독성 물질에 감염되어 병원에 옮겨진 '나' 는


같은 병실 옆 자리에 있는 '조몽구' 라는 한 남자를 발견하고 관심을 갖게 됩니다.


그 역시 나와 마찬가지였고 누군가 귀에 대고 웅얼거리는 소리에 괴로워하던 '나'는


어느날 새벽 기이한 존재, 마치 괴물과도 같은 형상을 한


동물도 식물도 아닌, 온 몸이 부드러운 털 모양의 가시로 덮이고


긴 이빨에 뱀처럼 갈라진 혀를 가진 존재를 목격하게 되구요.


이후 사라진 '조몽구' 는 '나' 에게 계속 무언가 중얼거리면서


나의 입을 통해서 그의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프롤로그에서 조몽구와 나의 만남으로 소설이 시작되었고,


본문으로 넘어가면서 조몽구의 유년시절에는 독에 감염된 자신의 현실에 대한 두려움,


그리고 아버지와 어머니의 관계 속에서 자신의 탄생부터 알게 되는 새롭고 놀라운 사실들,


몽구에게 중요한 인물 삼촌 수호와의 이야기가 중심을 이룹니다.


독을 살포하는 행위로 임신을 거부했던 아내에게 복수하는 마음으로 몽구를 태어나게 한 몽구의 아버지.


아내와 동생의 관계도 의심했던 몽구의 아버지는 의외로 실패한 작가라는 설정.


일부러 성병에 노출시키고 그것을 아내에게 똑같이 성병에 걸리게 하면서


그 독이 몽구에게까지 감염되는 가족의 비극이 주를 이루면서


마치 이 세상은 독에 감염된 사람들이 전체 구성원을 이루는 듯한 착각이 들게 할만큼


전체적인 캐릭터와 배경 구축이 탄탄했던 거 같아요.


최수철 작가의 <독의 꽃> 을 읽으면서 그래서 박찬욱 감독의 영화 <박쥐> 가 연상되더라구요.


마치 영화속 공간은 뱀파이어의 세상인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설정이 너무나 탄탄했던 기억이 나거든요.


몽구의 아버지는 아내에 대한 애증으로 "아버지의 일기" 를 통해


자신에 대한 정당성을 부여하는 내용이 나오고 그것으로 인해


몽구도, 독자도 몽구 부모들만 알고 있던 사연을 마주하게 되는 재미랄까....


'아버지의 일기' 부분 전후로 <독의 꽃> 에서


소설을 읽는 재미가 점점 커져가는 시점이었던거 같아요.


어릴 때부터 두통의 원인이 너무나 궁금했고 괴로웠던 몽구.


몽구 주변인물들과의 화학작용에 의해


그 두통이 어떨 때는 심하다가 어떨 때는 그 독이 약으로 변하면서


두통을 느끼지 못하는, 편안한 순간도 경험하는 몽구의 신체 변화도


소설 속에서 흥미로운 흐름이더라구요.


중학교 진학 후, 두통을 이겨보려 하기보다 타협하려 노력했던 몽구.


수분중독증상으로 사망한 몽구의 어머니는


여러 종류의 독소가 계속 몸 속에 유입되어 마침내 장 내벽을 뚫고


혈류로 새어 들어가 혈액을 오염시키고


간과 신장과 림프절을 무력화시켜서 도미노 효과가 일어나 인체 에너지가 고갈되어 버립니다.


이렇게 독으로 시작해서 독으로 마무리되는 최수철 작가의 <독의 꽃> 에서는


전문적인 지식이 많이 나오기도 합니다.


유년시절 몽구가 겪는 일들은 청년기, 성년기까지 진행되면서


몽구의 삶에 크고 작은 영향을 주는 인물들을 만나는 때여서


독자로서는 소설 전체의 뼈대를 구축하며 읽어가는데 중요한 부분인거 같아요.


이 시작부분이 무너지면 소설 전체의 흐름을 파악하는 것이 모호해지는 ....^^;;


좀 더 명확하게 알고 싶어서 몇 군데는 다시 앞으로 돌아가서 읽고 또 읽고.....


그 이후로 몽구는 중학교에 입학하고 군대 시절까지의 청년기를 보내면서


몽구가 꿈꾸고 기대했던 환상들이 깨지는 환멸의 시기를 겪는 혼란의 시기 이후에


신문기자로서 능력을 발휘하는 입사 이후의 성년기에는


인생이 새롭게 변모하면서 등장인물들과의 관계 속에서 몽구 몸 속에 있던 독이


해독되어가고 정화되는 과정으로 진행됩니다.


물론 성인이 된 몽구를 혼란스럽게 했던 술과 성이 등장하는 부분도 재밌더라구요.


술은 인간 몸에 작용하는 독이고, 섹스는 인간 영혼에 작용하다는 독이라는 사실을


몽구가 깨닫게 되고 소설을 읽는 독자인 저도 어렵지 않게 동의하게 되는 지점이기도 했구요.


시간이 지날수록 독에 대한 두려움과 환멸, 중독에 대한 피해망상도 심해지지만


독과 더불어 살아가는 삶을 선택하는 몽구의 심리적 변화들도


소설을 읽어가면서 몰입하게 만들어요.


<독의 꽃> 에는 조몽구만 있는 건 물론 아니예요.


조몽구, 몽구의 삼촌 수호, 몽구의 아버지 영로, 몽구의 어머니 운선,


그리고 몽구 인생속 여자들 자경과 영지.


이들과의 관계 속에서는 연애소설인듯 농밀한 표현들이 나오기도....


독은 위험하지만 무척 흥미롭다고 보는 수호의 대사.


독에는 운명을 바꾸는 힘이 있다는 수호의 말을 보면


소설 <독의 꽃>의 세상은 우리가 사는 세계와는 뭔가 어긋나 있는 분위기 속에서


독에 민감하고 독을 둘러싼 관념들에 사로잡힌 세상 속에 사는 사람들이


소설 속에서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스토리로 전개됩니다.







p. 105


"네가 다섯 살 때쯤이었는데, 다른 아이들과 마당에서 흙장난을 하는 중에도


너는 끊임없이 머리를 흔들고 얼굴 근육을 움찔거리고 자주 이마를 문질렀지.


그날 나는 네 양쪽 팔을 꼭 잡고서 네 얼굴을 빤히 들여다보았어.


그러자 너는 잠시 나와 눈을 맞추더니 내 손에서 벗어나려 했어.


......


내가 너를 놓아주자 너는 격렬하게 몸을 떨면서 손에 잡히는 대로 아무거나 마구 집어던졌지.


그때 나는 네 몸속에서 너 자신이 견디지 못하는 뭔가가 들어 있다는 걸 알았어."



자신의 몸 조차 콘트롤 하지 못하고 독으로 인해 괴로워했던 이런 몽구가


 자경을 살게 하면서 정작 본인은 점점 몸 전체로 고통이 전해짐을 느끼며


온 몸이 푸르게 변색되고 무릎 관절이 뒤틀리며 몰골이 변해가


결국은 동물도 식물도 아닌 기이한 돌연변이 괴물의 모습으로


로드 킬을 당한 짐승의 신세로 버려지는 결말에서는 안타까움과 연민마저 생기더군요.


결국 심부전증으로 사망 ㅠㅠ


주인공 '나'의 무의식 속에서 몽유병자처럼 떠돌던 몽구의 존재, 그리고 그의 이야기는


이렇게 이 세상 속에서 부재로 끝이 났지만


그래도 삶 속에서 해독과 정화의 과정을 거쳤으니


몽구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을 조금 접어도 되려나요.....!






"모든 살아 있는 것은 독의 꽃이야."


.......


"삶의 의미는 기쁨이 아니라 두려움에 있어.


기쁨은 두려움에 대면할 수 있도록 삶이 제공하는 몇 움쿰의 에너지일 뿐이지."





주인공 '나' 가 몽구의 중얼거림으로 들은 이야기인지, '나' 의 상상속 이야기인지,


아니면 화자인 '나' 자신의 이야기인지 경계가 참으로 모호했던 <독의 꽃>.


시대적 현실을 반영하기 보다는 그 자체의 세계 속에서


독자로 하여금 이질적인 세계에 들어오라고 손짓하던 이 소설, 첨에는 뭐가 뭔지 모르겠더니


끝까지 다 읽고 나니 조금은 알것도 같고.....


물론 아직도 명쾌하진 않습니다만.....


최수철 작가가 실제로 집 마당에서 말벌에 쏘였던 경험이 있긴 했지만


독을 소재로 한 작품을 구상한건 십여년 전부터라고 해요.


이런 소설 속 뒷이야기도 참 재밌지요.^^


과민성 충격이라고 말하는 "아나필락시스 쇼크" 를 직접 경험한 작가는


이 지점을 소설 속에서 독이면서 동시에 약이 되는 세상의 모든 것들에 집중했나 싶기도 해요.


독과 약, 대립적 역설적이게도 소설 속에서 상응하는 관계에 있었던


독과 약의 미묘한 관계.


독에 감염된 어느 인간이 그 대상을 마주하고 맞서며 있는 힘을 다해서 싸웠던 이야기이기도 하고


독이 타자에게 어떤 악영향을 주는지 보여줄 때는 위험하고 섬뜩함도 느껴졌고


우리도 모르게 독인줄도 모르고 곁에 두다가 자신도 모르게 중독되는 경우와


그 반대로 내 삶에 약이 되어 변화를 주는 존재와 상황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게 합니다.


쉽게 읽혔던 소설은 아니지만 또 다른 느낌과 기억을 남겨준 <독의 꽃> 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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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윈의 실험실 - 위대한 《종의 기원》의 시작
제임스 코스타 지음, 박선영 옮김 / 와이즈베리 / 2019년 4월
평점 :
절판


 

 

<다윈의 실험실>


자그마치 632페이지.


찰스 다윈이 쓴 위대한 저서 <종의 기원> 이 탄생하기까지


위대한 실험가 찰스 다윈의 사적인 이야기가 담겨 있어요.


이런 책 지금까지 만나볼 기회가 없었던 거 같아서 기대하던 책이었습니다.


과학은 어려운 학문이라는 생각때문에 그동안 관련 책들을 멀리 했던 제가


왠지 찰스 다윈은 좀 더 알고 싶어지더라구요.


세상에 겉도는 이야기들 말고 제가 직접 그의 삶과 그가 남겨둔 진화론에 대한


흔적들을 직접 들여다 보고 싶은 욕심 말이죠.


타이밍도 적절하게 <다윈의 실험실> 을 만난거랍니다.


찰스 다윈이 밝혀낸 진화의 신비를 파헤치기 위해서


당사자는 물론이고 그의 가족들, 주변 인물들로부타 받은 영향력들이


어디까지 미쳤는지도 들려주는 책이어서


과학의 어렵고 딱딱함보다는 에세이 느낌을 많이 갖고 있는 책이예요.


그래서 좀 덜~~ 어렵게 진화론과 찰스 다윈을 만난듯 합니다.


우리가 너무나 당연하게 쓰고 있는 "과학자" 라는 용어를

처음 쓰기 시작한 때가 1840년.

​그 전에는 자연철학자로 불렸던 그들.

관찰, 연구, 실험과 함께 하는 삶을 살았던 과학자들 중에서

특히 찰스 다윈은 위대한 실험가였습니다.

일반적인 사람들이 그게 말이 돼? 라고 반응하게 되는 것들 조차도

모두 실험을 통해서 그것이 맞는지, 틀리는지 직접 확인해야 직성이 풀리는 인물이었죠.

역시 위대한 사람들은 끈기와 집념, 자기 자신에 대한 믿음이 탁월했던거 같아요.


 

 

 

 

찰스 다윈이 살았던 당시 영국에서는 박물학자가 목사를 겸직하기도 했을 정도로


현재와 다르게 당시의 상황에 따라 찰스 다윈이 새롭게 발견하고

 

집요하게 추적하는 이야기들도 흥미롭습니다.


찰스 다윈이 학창시절 케임브리지에서 했던 것 중에서


딱정벌레 수집하기를 가장 즐거워했고


가장 열정적으로 했던 일이라고도 말할 정도로


생물의 특징과 행동, 구조와 기능에 주목하며 그 대상에 대하여 의문이 생기면


관찰과 연구, 실험을 끊임없이 했다고 해요.


그렇게 연구하면서 알게 된 생물들의 뛰어난 적응력에 감탄했다는 내용은


저도 흥미롭게 읽었던 부분입니다.


생물을 포함해서 당연히 인간도 환경에 적응하는 동물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자신의 주변에 주어진 상황에 적절하게 대처하는 능력들을 기본적으로 갖고 있는거 같아요.


찰스 다윈이 관찰하고 연구했던 생물들과 식물들의 생태를 통해


생물학이 한단계 진보하게 되었고


그의 주장에 탄탄한 근거를 바탕으로 진화론을 주장하기까지의 과정이 모두 담겨 있습니다.

<다윈의 실험실> 을 쓴 저자 제임스 코스타는 생물학 교수인데요.

위대하고 유명한 진화론이지만 이것을 곧이 곧대로 과학적인 접근을 했을 때

과연 흥미롭게 읽을 독자가 얼마나 될까 싶은 생각을 했나 봅니다.

물론 전문 용어들이 나오기는 하나

찰스 다윈의 위대한 지적 탐구의 여정을 제임스 코스타는

찰스 다윈이 실제로 40년간 살았던 다운하우스의

시골집 뒷마당을 실험실이라 칭하며

찰스 다윈이 실제로 했던 수많은 실험들을 직접 소개하는 부분들이 지루하지 않고 재밌었어요.

전 세계에서 수집한 비둘기를 키우면서 생물의 특징을 연구하기도 하고,

온실에서 덩굴식물을 기르며

아이들과 함께 벌들도 쫓아다녔던 찰스 다윈.

파리지옥에 손톱과 머리카락을 먹이로 주고

지렁이를 위한 합주곡을 들려주는 등 기상천외한 방법으로

진화론이라는 아이디어를 실험했던 그의 과학자로서의 삶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과학자로서 뿐만 아니라 남편이자 아버지로서의 찰스 다윈의

인간적인 면모까지 엿볼 수 있어서 에세이 읽듯 가볍게 읽을 수 있었어요.

물론 페이지수는 가볍지 않습니다만....^^;;

과학에 정말 흥미를 많이 느끼는 아이들의 경우

이 책은 찰스 다윈이 했던 그 실험들을 직접 따라해볼 수 있게

아주 자세히 설명이 나와 있어서 꽤나 도움이 될거 같기도 해요.




찰스 다윈이 이렇듯 위대한 실험가이자 과학자로 이름을 날리게 된 원인은

그의 삶의 여정을 따라가보면 알 수 있었습니다.

5년간 영국 해군함정 비글호를 타고 항해하면서 지질을 조사했던 경험이 아주 컸다고 하죠.

"젊은 박물학자가 실력을 키울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이렇게 먼 나라를 돌아보는 것이다." 라고도 말했으니까요.

"비교하는 습관은 일반화 작업을 도와준다." 는 말도

무릎을 탁~ 치게 하는 과학적 통찰력의 한마디입니다.

서로 관련이 없어 보이는 현상을 연결하고,

자연법칙이 만들어낸 퍼즐 조각을 끼워 맞출 수 있게 도와주는 이 시간과 다양한 경험들을 통해서

찰스 다윈은 자연선택에 의한 진화를 입증하게 된 것이죠!!!

교류하던 지식인들의 영향과 적지 않은 도움으로

새우, 게, 바닷가재와 가까운 친족 관계인 따개비를 연구한 내용도 재밌더라구요.^^

1830년대 전까지는 연체동물로 분류되었는데

찰스 다윈의 관찰과 연구, 실험을 통해서 절지동물로 변경했다고.

따개비가 글쎄 변태를 거치는 동물이었더라구요..... ㅎㅎㅎ

수컷은 암컷 몸 안에 기생충처럼 붙어 있는 따개비를

장장 8년간 연구했다고 하니 과학자 찰스 다윈이 현재를 사는 사람들의 삶에

미친 영향력과 그 성과가 역시 괜히 나온게 아닙니다.




 

 

 

우리를 둘러싼 번식, 성장, 변이, 생존경쟁, 자연선택이


지금의 모습을 만들어왔다는 것을

 

찰스 다윈의 진화론을 통해서 현대인들은 자연에 대해


너무나 쉽게 이해할 수 있게 되었어요.

모든 동물과 식물은 자연과 조화를 이루며 자신을 적응시키고 있고

물론 인간도 예외는 아니겠지요.

자신을 적응시키면서 끊임없는 선택에 의해 삶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곧 우리의 삶은 선택의 결과들이 모여서 흘러가고 있는 것.

찰스 다윈이 찾아낸 이 위대한 결론이 어쩌면

과학적인 이론뿐만이 아니라

우리 삶을 꿰뚫는 진리까지도 알려주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다윈의 실험실> 에서는 찰스 다윈의 다양한 연구와 실험들을 구체적으로 들어줌으로써

독자로 하여금 흥미로운 읽기가 되도록 해 주었지요.

그 실험들이 갖는 교육적 가치와 영감까지 전달해주고 있습니다.

특히 1830년대 후반 생명체를 대상으로 다윈의 가장 큰 관심사였던 성문제.

물론 이 책 속에서는 찰스 다윈의 일반적인 "자연선택" 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오고 있는데요.

생명체의 진화에 있어서 찰스 다윈이 알아낸 "자연선택" 만큼이나

성의 진화를 설명할 때 얘기되는 "성선택" 역시 아주 중요한 개념인데

상대적으로 많이 알려져 있지 않다고 해요.

저 역시 최근에 찰스 다윈의 "성선택" 이론을 알게 되고 꽤나 흥미롭게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1871년에 <인간의 유래> 라는 책을 통해 찰스 다윈은 "성선택" 이론을 제시했다고 해요.

"자연선택" 에서 부족한 부분을 "성선택" 으로 보충 설명할 수 있다는 찰스 다윈.

생존과 번식에 유리할 경우 진화에도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화려한 공작새를 예로 들어 "성선택" 에 대해 많이 얘기하곤 합니다.​


환경에 의한 생존을 말하는 "자연선택" 과

번식을 통해 개체수를 늘려가는 "성선택" 둘 다

진화론의 핵심이라는 것도 이 참에 한번 더 짚어봤어요.

우연히 TV프로그램에서 봤던 찰스 다윈의 "성선택" 에 대해

 저는 <다윈의 실험실> 을 읽고 나서 좀 더 관심을 갖게 되는 계기도 되었습니다. 

찰스 다윈과 진화론을 쉽게 이해할 수 있게 해주는 책!!!

<다윈의 실험실> 에 대한 한줄평, 깔끔하게 나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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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가을 무민 골짜기 토베 얀손 무민 연작소설 8
토베 얀손 지음, 최정근 옮김 / 작가정신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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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무민 골짜기의 11월" 이라는 원제를 갖고 있지만


작가정신에서는 <늦가을 무민 골짜로> 로 출간된 어른들을 위한 동화 한 편을 읽었어요.


북유럽 전반에서도 유명하지만 핀란드의 국민작가로 불리는 1914년생 토베 얀손이


1945년 <무민 가족과 대홍수> 를 출간하며  무민 시리즈를 발표하기 시작했죠.


저는 무민을 캐릭터 굿즈를 통해서 알게 되었는데


만화도 있고 이번에 나온 책처럼 만화가 아닌 소설로서 나온 책도 있다는 걸 처음 알았습니다.^^


<늦가을 무민 골짜기> 는 사실 1970년에 발표한 책이고


토베 얀손이 무민 연작소설로는 마지막 8번째 소설로 나온 책이예요.


이 소설을 다 읽고 났을 때는 잔잔한 동화 한 편 잘 봤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물론 아이들이 보는 동화와는 결이 약간은 다르달까요.....


성인이 되어 고민하게 되는 내 주변의 사람들, 그리고 함께 있음에도 느껴지는 외로움,


계절이 주는 스산함 등등 일단멈춤을 하게 만드는,


어른들의 동화로 다가오는 소설이었습니다.


토베 얀손의 무민 연작소설들 중 무민 가족이 나오지 않는 유일한 소설인데도


외로움을 느끼며 무민 가족의 빈 집을 찾은 


스너프킨, 밈블, 홈퍼 토프트, 필리용크, 헤물렌, 그리고 그럼블 할아버지 때문인지


무민 가족의 잔상이 소설 내내 계속 남기도 했어요.^^


 

 

 

 


 

거친 질감이 연상되는 그림들이 사이사이 들어가 있고


등장인물들의 외로움이 느껴지는 대사들과 분위기 묘사가 시종일관 이어지는 이 소설.


무민 가족이 모두 떠나고 없는 적막하고 쓸쓸한 늦가을 무민 골짜기를


낯선 이들의 대화가 점점 채워가고


마지막까지 무민 가족을 그리워하며 이곳을 따뜻함의 공간으로 바꿔 버리죠.


주변 상황을 아주 자세하게 묘사하는 지점이 제게는 특별히 인상깊게 남았습니다.


일반적으로 읽어온 요즘 소설과 비교해 볼 때,


이렇게 친절한 소설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요.^^


온갖 상상과 추측을 통해 소설가가 짜놓은 뼈대와 스토리의 살들을 찾아내려고 촉을 곤두세우다가


<늦가을 무민 골짜기> 처럼 있는 그대로 음성지원 받아 환경이 그려질 정도로


순수하게 읽혀지는 소설 오랜만이었어요.


복잡한 소설을 읽다가 비교적 단순하고 명료하게 이미지가 그려지는 소설을 읽어서 좋더라구요.


그렇다고 해서 깊이가 얕은 소설로 느껴지진 않아요.


캐릭터 각각 개성이 있지만 서로 충돌한다 해도 그 정도가


독자가 읽기에 불편함을 느낄 정도도 아닌 소프트한 수준? ㅎㅎ


각자의 존재가 다 다른데 충돌이 없다는 건 말이 안 되죠.


토베 얀손이 표현하고자 하는 정도가 이럴 뿐인 것이니까요.


각자 다름에도 모두들 무민 가족의 집에 모여서 무민 가족을 추억하는 지점들로


글의 구성이 모여지는 <늦가을 무민 골짜기>.


인상깊은 문장들도 몇 군데 보여서 필사를 해 봅니다.

 

 

 

 

 

 

"언제나 그래 왔듯이 머무르는 이와 떠나는 이가 있게 마련이었다.


어떻게 할지는 누구나 스스로 선택할 수 있지만,


선택할 수 있는 시간은 정해져 있었고 포기할 방법은 없었다."

 


무민 가족의 빈 집에 모두 모이게 된 소설 속 주인공들.


계획된 만남이 아니었지만 무민 가족에 대한 좋은 기억으로 그리워 하고


그들을 추억하는 이들이 이런 의식도 살포시 미소짓게 해요.^^



<늦가을 무민 골짜기> 는 토베 얀손이 어머니가 세상을 떠난 직후


 그 빈자리를 견딜 수 없어 쓰게 된 작품이라고 해요.


토베 얀손 무민 연작소설 8권은


혜성이 다가온다 / 마법사가 잃어버린 모자 / 무민파파의 회고록 / 위험한 여름


무민의 겨울 / 보이지 않는 아이 : 아홉 가지 무민 골짜기 이야기 / 무민파파와 바다 / 늦가을 무민 골짜기


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무민 가족에 대해서 늘 한결 같고, 나무와 같이 그 자리에 영원히 있어줄 것 같다고 말하는


무민 가족 빈 집 방문자들은


지금도 여전히 무민 가족을 기다리고 있을 것만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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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이풀 Joyful - 바깥 세계로부터 충만해지는 내면의 즐거움
잉그리드 페텔 리 지음, 서영조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19년 4월
평점 :
절판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디렉터 출신 저자의 TED 강연이 화제가 되었고


자기계발서로 나온 <조이풀> 을 만났습니다.


모두가 행복을 추구하는 이 세상을 살면서 혹시나 행복의 강력한 원천인


"즐거움" 을 놓치고 있지는 않은지 우리 모두의 의식을 환기시켜주는 저자의 질문은 이렇습니다.


"눈으로 볼 수 있는 물건들이 어떻게


눈으로 볼 수 없는 즐거움이라는 기분을 만들어 내는 걸까?"


우리가 미쳐 인식하지 못하고 살아가는 동안


우리 주변에 있는 물건과 환경들은 곳곳에서 유쾌함을 노출하고 있죠.


진정한 즐거움을 느끼게 될 때 인간은 행복함을 느낍니다.


자연스럽게 행복을 추구하기 위해 즐거움의 원천을 쫓게 마련이지만


우리는 행복을 특별한 곳에서 찾으려고만 하죠.


저자는 평범한 삶에서도 즐거움을 찾을 수 있고, 심지어는 만들어낼 수도 있다고 말합니다.


서양 사회의 고대 철학적 전통은


진정한 즐거움이란 물지리 아니라 정신에 있으며,


우리의 주변이 아니라 우리의 내면에 있다고 말해 왔어요.


하지만 저자는 다양한 삶의 경험을 통해서 


즐거움이란 찾기 어려운 것도 아니고 우리 주변 어디에나 있다는 것을 강조합니다.


또한 우리 주변에 있는 물질들로 인해 즐거움과 행복을 느낄 수도 있다고 말하죠.


심리학과 신경과학 연구를 통해 근거를 들어 즐거움의 힘을


자세하게 설명해 주고 있어요.  




 

<조이풀> 책띠를 벗겨내니 이 책의 핵심문장이 까꿍놀이를 합니다.^^


책에서 언급했던 즐거움의 원천이 되는 여러 가지 중에서 하나, 까꿍놀이. ㅋㅋㅋ


이걸 발견했을 때 저 역시 생각지 못함에서 오는 즐거움을 느꼈거든요.


"즐거움은 찾기 어렵지 않다 주변 어디에나 있다!"


 

 

 

<조이풀> 에서는 즐거움이라는 감정을 자극하는 요소들을


"즐거움의 미학 10가지" 로 일목요연하게 정리해서 차근차근 소개합니다.





에너지 - 색과 빛은 언제나 마음을 흔든다


풍요 - 좋은 건 너무 많아도 좋다


자유 - 자연 속에서는 누구나 온전히 즐겁다


조화 - 마음에는 어느 정도의 질서가 필요하다


놀이 - 우리 안엔 늘 놀고 싶은 아이가 있다


놀라움 - 즐거움은 예상치 못한 순간 찾아온다


초월 - 일상의 흐름 위로 가볍게 들어올려지다


마법 - 세상은 생각보다 더 크고 신비롭다


축하 - 즐거움은 나눌수록 커진다


재생 - 즐거운 순간은 언제나 다시 찾아온다



색의 힘으로 시작하는 책이기에 즐거움의 미학 10가지 키워드도


해당되는 색으로 칠해 봅니다.^^


즐거움의 미학마다 기분을 나타내는 표현들을 저렇게 내놓은 것도 흥미롭더라구요.




​우리 주변에 늘 함께 하던 자연의 일부로부터 시작해서


물질, 공간, 환경들이 인간에게 즐거움의 미학으로 다가와


사람들을 어떻게 변화시키고 있는지 자세한 예들이


이해를 쉽게 도와주는 책입니다.


 여러분에게 영감, 경외감을 주고 즐거움을 주는 물질은 무엇인가요?


저는 말하나마나 책!!!


나라는 사람을 변화시키고 즐거움을 주는 물질로

책은 타의 추종을 불허합니다. ㅋㅋㅋ


책을 통해서 에너지, 풍요, 자유, 조화, 놀이, 놀라움, 초월,


마법, 축하, 재생 모든 즐거움의 미학을 끌어 올 수 있다고 자신합니다!



우리는 놀이를 통해서 남들과 상호작용하는 연습을 하고,


그런 연습을 통해 공감과 공정성을 배운다.


또한 놀이는 유연한 사고와 문제해결력을 높이는데


그 두가지는 회복탄력성을 증가시켜 주고


변화에 적응하는 데 도움을 준다.



아쉽지만 격하게 공감 가는 문장이 바로 따라오더라구요.


목표를 중시하는 우리 사회의 특성이 놀이에 대한 자연스러운 충동을 억누르고 있다고~~~!


이 부분은 아이들을 키우는 엄마의 입장에 이입되어


아이들에게 놀이라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해 생각하며 읽혀지기도 하고,


어른과 아이 구분없이 인간의 내면에 놀이를 추구하는 아이가 들어 있다는 저자의 말처럼


놀이를 즐기는 아이의 모습을 내면으로부터 끄집어내지 못하고 억제하는


우리의 모습이 그려지기도 합니다.


즐거움과 창의성을 훼손시키면서 효율성을 중시하는 세상에


살고 있는 우리의 모습 말이죠.


 

​우리의 감정이 세로축을 따르는 이유는 뭘까?


인간은 오랫동안 중력의 제약에서 벗어나려 애써왔다.


높이 올라가면 큰 그림에 더 집중하게 되고


세세한 부분에는 덜 집중하게 된다.


복잡한 결정을 내릴 때 가치관을 지키는 데 도움을 주며


장기적 목표를 방해하는 유혹을 이기는 데 도움을 준다.


 

 

 

즐거움은 나눌수록 커지고,


즐거운 순간은 언제나 다시 찾아온다는 희망으로


즐거움을 만들어내는 일이 우리 주변에 차고 넘쳐 흘렀으면 좋겠습니다.^^


왜냐하면 즐거움을 느끼고 있을 때


우리 모두는 안전함을 인식하게 되고


안전함이 이어져 행복함을 느낄 수 있게 하기 때문이겠죠.


결국 즐거움의 힘이 우리 삶에 이렇게 크고 넓게 낙천적인 파장을 일으킨다는 것.


바로 이 책이 지닌 가치라고 저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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