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치의 결정적 순간들 - 독재부터 촛불까지, 대한민국은 어떻게 만들어졌는가 서가명강 시리즈 8
강원택 지음 / 21세기북스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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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알고 싶었던 주제였는데 21세기북스 서가명강으로 만날 수 있어서 기대되는 책이었어요.


<한국 정치의 결정적 순간들>.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강원택 교수가 격동의 대한민국이 시작되었던 


광복 이후 제헌국회가 시작되면서 현재에 이르기까지 대한민국 정치사를 한 눈에 보여줍니다.


저자 스스로 <한국 정치의 결정적 순간들> 을 쓰고 나서


일반인들도 편하게 읽을 수 있는 "한국 정치에 대한 교양서" 라고

 

 

한 마디로 정의하기도 했는데요.


중요하게 다뤄야 할 내용들을 가능하면 많이 담으려고 노력했다는 저자의 말에 수긍이 갈 정도로


한국 정치의 현대사에 대해 관심은 있지만


여기저기에서 알고 싶은 자료들을 골라야 하는 번거로움과 어려움이


이 책 한 권으로 전체 흐름이 정리되는 앎의 희열을 맛봤습니다.^^


서가명강 시리즈에서 4번에 걸쳐 강연한 내용을 정리한 책이다 보니


잘 읽히고, 그래서 읽는 내내 재밌었어요!!


한국 정치를 생각하면 짜증나고 답답한 게 이제는

 

 

 당연시될 정도로 오랫동안 이어져 온 감정이었는데


강원택 교수님의 <한국 정치의 결정적 순간들> 덕분에 한국 현대 정치사의 전체 흐름도 알게 되고


시민으로서, 그리고 공동체와 더불어 사는 삶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한국 정치에서 중요하고 의미있는 것을 다루고자


4개의 주제, 대통령 / 선거 / 정당 / 민주화를 뽑아서 구성했어요.


지금까지 축적되어 온 대한민국 정치사에서 중요한 기점들, 중요한 주제가 갖는 역사성들을


일반 시민들도 알고 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교수님이 직접 쓰시고도


자신의 책 중에서 가장 재밌다고 생각했다는 책이죠.ㅋ


​읽어본 저로서는 그 말씀, 동의하기로 했습니다!^^


​한국의 대통령제는 미국을 벤치마킹 한 점이 있지만 같다고 볼 수 없는 지점들,


제왕적 대통령제라고 말하며 비서실을 통한 권력 행사가 적지 않지만


다수결 원칙이 아닌 정치적 합의를 취하는 한국 의회의 결정에 따라 정책을 추진할 수 있기 때문에


이 또한 한계가 있다는 것이 기억에 남구요.

 

한국 정치에서 중요한 격변이 일어나기 전에

 

 

언제나 선거를 통해 국민들의 요구가 나오게 되었다는 것과

 

부정 부패가 만연했던 한국 정치사에서의 선거 행태들과

 

 

그로 인해 굴곡진 현대사를 갖게 된 점들을 짚어봅니다.


​한국 정치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정당을 지적하게 되는 건


아무래도 대의제를 취하는 한국에서 시민들이 직접 거리로 나서는 '거리의 정치' 가 되게 함으로써

 

 '제도의 정치' 를 제대로 실현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고


더 심각한 것은 정치인들까지 거리로 나오고 있다는 점이죠.


저자 역시 이 부분을 우려합니다.


지금 그런 정치인들이 너무 많아서 화 나기도 했던 부분.....;;


한국의 정치사는 민주화를 위한 투쟁의 과정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그 과정 속에서 지금 익숙한 정치인들이 어떻게 한국 정치사에 출연하게 되었는지도

 

곳곳에서 확인할 수 있어서 흥미로웠습니다.​

 

<한국 정치의 결정적 순간들> 을 읽으면서

 

 

지금까지 봤던 한국 정치사의 중요한 순간들이 겹치기도 해서

 

때때로 복습도 되고 이해하는데 확실히 도움이 되었어요.

 

이 정도의 복습이 필요한, 정치를 이해하는 일은 일반 시민들로서는 쉽지 않은 것이니까요.

 

<한국 정치의 결정적 순간들> 을 읽으면서 생각하게 된 것은

 

저 또한 때때로 인간의 이기심으로 점철된 권력 추구 집단과


그릇된 사고방식의 추종자들을 가만히 보다 보면


정치 혐오가 안 생기는 것이 이상할 정도로 피로를 느끼곤 합니다.


이런 이유로 정치에 관심을 끊게 되는 사람들도 여럿 있죠.


어쩌면 기득권들은, 권력을 추구하는 집단들은 시민들이 이러면 더 좋아할 거예요.


그들만의 리그로 만들려는 꼼수와 시커먼 속내로 계속 권위주의를 공고히 해 갈 것이거든요.


우리 모두 더불어 잘 사는 삶을 위해 시민으로서

 

 

더 적극적인 권한 행사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어요.

 

 시민되기 참 어렵다는 토로가 있을 것 또한 예상이 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삶이 바뀌는 사회가 되도록

 

 

나부터 행동하는 용기와 적극적인 태도를 독려하고 싶어요!

 

우선 내 삶이 바뀌는 사회가 된다면 나아가 내 가족, 내 후손들에게도 좋은 일이니까요.


한국 정치사에서 한 국가를 개인의 이기심으로 쥐락펴락했던 인물들, 이승만 / 박정희 / 전두환.


한국 정치사에서 1948년 제헌국회가 구성되고 나서부터

 

 

 <한국 정치의 결정적 순간들> 은 시작됩니다.


이제는 비공휴일이 되었지만 ​1948년 7월 17일은 제헌절.


이 책을 보면 대한민국의 역사에서 헌법이 제정되고 공포되었던, 정말 중요한 날이었어요.

 

​1945년 8월 15일 광복 이후,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되고 민주 공화정이 되면서


모든 법률의 근거가 되는 헌법에 따라 작동하는 국가의 모습을 갖추게 됩니다.


1960년 4.19 혁명, 1987년 6월 항쟁으로 인해 쟁취한

 

 

대통령 직선제와 5년 단임제 등 개헌의 역사도 있죠.


하지만 현재 굴곡진 현대사가 된 데에는 정당한 개헌의 절차에 의한 것이 아니라


특정 인물과 이익 집단을 위해 강압적이고 폭력적인

 

 

개헌의 역사도 있었다는 것을 짚어봐야 합니다.

 

<한국 정치의 결정적 순간들> 을 읽으면서 그냥 넘어갈 수 없어서 정말 공부하듯이 이 책을 봤고


메모한 스타벅스 냅킨만, 지금까지 기록중에 최고일 정도 ㅋㅋ


1948년 제헌국회 이후 7월 20일 좌우 구분없이 해방 정국에도

 

 

모두의 인기를 업고 이승만 대통령이 당선됩니다.


당시 반대축이었던 민족주의자 김구 선생님은 1949년 6월에 암살되시고....ㅜ


이 때부터 한국 정치사의 비극이 시작되었고 이후로도

 

 

계속 잔재로 인해 꼬이고 힘겨워지는 중.....ㅜㅜ


이때는 국회의원들이 투표하는 간접선거 방식이었죠.


1952년 2대 대통령 선거가 열리고 표결방식이 기가 막히게 기립표결로 통과 ...;;


양원제를 도입하기도 했던 초기의 역사도 새롭게 알게 되었고


헌법을 강제적으로 개정하는 못된 버릇이 시작되기도 했던 때.


이승만 대통령은 1954년 '대통령 3선 제한' 철폐를 위해서 사사오입개헌을 밀어부칩니다.


다행이라고 해야할지 이승만 정권에 대한 피로감이 높아진 상태에서


1956년 실시된 정, 부통령 선거를 통해 민심이 표출하게 되죠.


3대 대통령 선거에서도 승리하지만 부통령 자리는 민주당이 차지하게 되면서

 

 

 어렵게 집권하게 됩니다.


1960년에는 온갖 부정적인 선거행태가 있었던 3.15 부정선거가 있던 해.


자신의 입지가 약해졌음을 느끼고 부정선거를 감행하지만 시민들의 저항으로


1960년 4.19 혁명이 일어나면서 이승만 대통령은 드디어 축출됩니다.


4.19 혁명을 촉발하게 된 계기에 바로 마산상고 김주열 군의 사건이 있었더라구요.


지식의 파편들이 이 책 덕분에 연결고리를 찾아갑니다.


선거부정으로 제1공화국이 몰락하게 된 것이죠.


4.19 혁명 일주일 후 이스암ㄴ 대통령은 하야 성명을 발표하고


5월 29일 하와이로 망명합니다.


이렇게 그냥 보내지 말고 책임을 물었어야 했는데....;;


1960년 7월 29일 윤보선과 장면의 조합으로 제2공화국이 출범하지만


계파 갈등으로 9개월만에 박정희 군사 쿠데타에 의해 몰락합니다.


1961년 그 유명한 박정희의 5.16 쿠데타.


박정희는 5.16 군사 쿠데타로 제2공화국을 무너뜨리고 군정을 실시한 후


1963년부터 대한민국의 제5대, 6대, 7대, 8대, 9대 대통령을 맡게 되고


1963년부터 1979년까지.....17년간 독재..... 독재자의 딸이 또 대통령이 되었다는 건


아직 시민의식이 성숙하지 못했던, 정말 뼈아픈 현실이기도 했어요.


1969년에는 장기집권을 위한 욕망으로 3선 개헌 날치기 통과를 하기도 해요.


이승만에 이어 박정희 역시 집권 연장을 위해 헌정을 왜곡한 것!!


1971년에는 박정희와 대결하게 되는 인물들로 김영삼, 김대중 대통령들이 등장합니다.


이어 1979년 10월 16일 유신정권 반대를 위한 민주화운동, 부마민주항쟁에 이어


1979년 10.26 사태라고 불리는 박정희 대통령 피살 사건이 발생하고

 

 

 유신체제가 드디어 몰락하게 되죠.


하지만 그 틈을 노리고 1979년 같은 해 12.12 사태.... 전두환 군사 반란이 벌어집니다.

 

 

 (부글부글....;;)


육군사관학교 11기를 중심으로.


박정희는 또 육군사관학교 출신 김종필과 8기를 중심으로. ㅜㅜㅜ


1980년 5월 17일 비상계엄 확대조치가 내려지고 사실상의 쿠데타.


박정희는 없지만 유신 체제를 계승했던 전두환.


바로 어제 12.12 40주년을 기념해서 그 일당들이

 

 

자축했다는 보도를 보고 정말 어이가 없었습니다.....


꼭 세상의 심판을 받아야 할, 인간이라고 말하기도 부족한.....


비상계엄 확대조치 이후 바로 다음날 광주 민주화 운동이 이어졌고 수많은 희생자들이 ㅜㅜㅜ


1987년 6.29 민주화 선언으로 인해 대통령 직선제를 기본으로 하는 헌법이 개정됩니다.


당시 헌법 개정을 주도했던 정치인들은 유신 이전 상태로의 회귀를 민주화로 생각해서


안타깝게도 미래지향적인 헌법은 아니었어요.


이때가 9차 개정이었고 지금까지 현행 헌법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현재 문재인 대통령이 임기 초 개헌에 힘을 싣긴 했지만 그냥 주저 앉은 것이 못내 아쉽기도 해요.

 

특정 이익 집단들의 반대에 부딪혀 좌초되긴 했지만


1987년 이후 대한민국은 많이 바뀌었고 분명히 섬세하게 헌법을 개정해야 할 필요성을 느낍니다.


과거 한국의 정치적 지도자들에 대해서 저는 단편적인 것들만,

 

 

연결고리가 헐렁한 상태로만 알고 있었는데


전체적으로 이 책이 유기적인 이해를 가능하게 했어요.


뭔가 막혔던 것이 조금은 뚫린 기분.^^


당시의 상황을 책을 통해 읽으면서 화나고 답답하기도 했지만


이런 과거를 잘못을 돌아보면서 성찰하고 발전적인 미래를 꾀하기 위해서는


모든 시민들이 이런 책은 꼭 읽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현재 이슈가 되는 연동형 비례대표제에 대해서도

 

핵심을 파악할 수 있게 되어서 아주 유익했습니다!!!

승자독식의 선거제도, 지역주의에 의한 정당정치, 파행만 이어지는 의회정치를 바꾸기 위해서라도


선거제도 역시 이번에 바꿔야 합니다.


시대의 흐름을 거스르려는 불순한 이익집단들 정말 다음 총선에서 아웃시켜야 하는데.....!!!

 

볼수록 정말 ​"한국 정치에 대한 교양서" 맞아요.


그래서 꼭 이 책을 읽고 제대로 알고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잘못된 것을 인식하게 되고 바꾸려는 의지가 생길테니까요.


 

 

우리나라 정당의 계보가 나왔을 땐 유레카~~~^^


정당마다 찾더라도 한 눈에 보기 쉽게 정리된 자료를 찾는 것도 엄청 발품 팔아야 할 거 같아서요.


 

 

구약 성서에 나온 바다 괴물의 이름을 통치권자에 비유해서 지은

 

 

<리바이어던> 의 저자 토마스 홉스는


국가나 정치가 존재하지 않았던 자연상태에서


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이 일어난다고 보았습니다.


강한 자가 약한 자를 죽이고, 약탈과 다툼이 벌어지는 무질서의 상태.


홉스는 국가란 이런 자연상태에서 시민들 각자가 자신의 권리 중 일부를


포기한 결과 만들어진다고 보았어요.


시민이 자신의 자유와 권리의 일부를 대표자에게 위임하고,


위임받은 자는 정치적 질서와 안정을 유지하도록 하는 사회계약을 맺는다는 것.


홉스는 이를 "국가의 탄생" 이라고 했습니다.


국가가 탄생하고 나면 구성원 모두는 질서가 유지되고 갈등과 다툼을 제도화해


사회를 안정적인 상태로 유지하기를 희망할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정치가 줄 수 있는 기능이고


현재 살기 힘들다고 느끼는 것은 바로 정치의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겠죠.


수많은 사람들이 살아가는 이 사회에서 다양한 이해관계,

 

 

가치의 충돌들은 당연히 있을 수밖에 없어요.


이럴 때 바로 정치의 기능이 발휘되어 우리의 삶이 법과 질서에 의해


평화롭게 영위될 수 있기를 바란다는 저자의 생각에 깊이 공감하며


21세기북스 서가명강 시리즈 8번째 책 <한국 정치의 결정적 순간들> 강추합니다.^^


권력을 담당한 자들의 선의나 그들의 준법정신에 의존하는 건 너무 위험한 일이예요.


올바른 관행이 많아지도록 제도와 절차를 탄탄하게 만들어야 하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한 번 읽어볼 책이 아니라 꼭 읽어봐야 할 책이예요!!!


책이 책을 부른다고, <한국 정치의 결정적 순간들> 을 읽고 나서 읽고 싶어진 책이 생겼어요.


계속 미루던 책, 이번에는 꼭  <리바이어던> 을 읽어봐야 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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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그네 (10주년 기념 리커버 특별판)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31
헤르타 뮐러 지음, 박경희 옮김 / 문학동네 / 2019년 10월
평점 :
절판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문학동네에서 세계문학전집 출간 10주년을 기념하는 리커버 특별판이 있는데

그 많은 소설들 중에서 선택된 10종중 <숨그네> 가 들어 있네요.

소설을 사랑하지만 세계문학을 특히나 애정하기 때문에

이렇게 예쁘게 나오기까지 했는데 일독을 더이상 미룰 수 없는 상황 ㅋㅋ​

 

루마니아 출신 헤르타 뮐러가 2009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작품이기는 하지만

 

혼자 쓴 소설은 아닙니다.

헤르타 뮐러의 조국 루마니아는 1세기에 로마 제국에 정복 당한 후

13세기 경에는 헝가리와 오스트리아의 지배를 받았으며,

19세기 후반까지 오스만 제국의 간접 지배를 받았던 나라더라구요.

유럽의 남동부에 있는 루마니아가 한국과 직접적인 연결고리가

 

별로 없다보니 저도 이번에 살짝 조사를.^^

이 나라의 역사부터 알고 봐야 <숨그네> 의 탄생배경까지 연결이 되거든요.

​제1차 세계대전 이후의 흐름 속에서 루마니아는 독일, 이탈리아와 근접해진 여파로

1940년 안토네스쿠 장군에 의한 독재 체제, 파시즘 정권하에 들어섭니다.

1944년 독재자 안토네스쿠는 체포되어 처형당하고 소련에 항복한 루마니아는

나치에 의해 파괴된 소련의 재건을 위해 루마니아에 거주하는 독일인들을 넘겨줄것을 요구합니다.

17세부터 45세 사이의 독일계 루마니아인들, 남녀를 불문하고

소련의 강제수용소로 유형을 가게 되는데 이 속에는 헤르타 뮐러의 어머니,

그리고 <숨그네> 를 함께 쓰다시피 한 작가의 동료 시인 오스카 파스티오르가 있었어요.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갈 때쯤 세계 곳곳에서 격동의 시간들을 보내게 되는데

독일에 사는 루마니아인들도 참전을 ​하지 않았지만 강제추방을 당했던 아픈 역사가 있었더라구요.

이 당시 강제수용소에 이송되는 사람들이 유대인들만 있던 건 아니었다는,


드러나는 것만 알고 있었던 제 지식의 부족함을 한번 더 느낍니다.^^;;​

힘이 없는 국가의 국민들은 이렇게 인권을 유린당할 수밖에 없었네요, 어디에서나......

​마음 아픈 현실, 과거의 역사가 있었지만 지금까지도 계속 되뇌이며

이렇게 문학과 예술로 승화시키는 것은

인간의 존엄성, 인간이 인간이기 위해 지켜야 하는 것들, 후대에게 물려줄 유산에 대해

깊은 의미를 두고 있기 때문이겠죠.

재미에 더해 그런 작은 사명감까지 더해 헤르타 뮐러의 <숨그네> 를 읽었습니다.


​1953년생 헤르타 뮐러는 어린 시절 과거 루마니아 독재정권 속에서


침묵하고 불안해하며 공포를 느껴야 했던 시골 마을의 분위기를 온 몸으로 느끼며 성장했어요.


두려움으로 인해 금기시 되었던 수용소 시절 강제추방을 당했던 사람들과


대화를 통해 기록하기 시작했고 그렇게 알게 된 시인 오스카 파스티오르 로부터


실제 우크라이나 강제수용소로 레오처럼

 

17세의 나이에 5년간 강제 노역한 경험을 바탕으로 소설을 쓰게 됩니다.


시인이 하는 말을 받아 적으며 소설을 완성한 헤르타 뮐러의 <숨그네> 는


그래서 상징과 은유가 담겨 있는 소설의 면면을 볼 수 있어요.


헤르타 뮐러에게는 <숨그네> 를 쓰게 된 것은 거의 "숙명"과도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침묵하는 것마저 고통이 되었던 가족과 주변 사람들의 목소리를


세상에 외쳐야만 조금이라도 그들의 아픔이 치유될 수 있다면,


그럴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헤르타 뮐러의 기록이

 

 

 

 

 

 

 

 


소설 <숨그네> 로 탈바꿈 되었을지도 모르겠어요.

 

 

 

아직 전쟁중인 1945년 1월 15일 새벽 3시,


17세 소년 레오는 러시아행 명단에 오르게 됩니다.


당시 소련의 요구로 17세부터 45세까지 남녀 불문하고 독일계 루마니아인들은


소련 우크라이나 강제수용소로 강제추방되는 상황이었으니까요.


강제추방되는 이 상황이 결코 반가운 건 아닌데 레오는

 

 의외로 오히려 잘된 일이라고까지 생각합니다.


"너무 나쁜 일만 생기지 않는다면......"  이라는 레오의 바램은 이 때뿐이었지만요.


가족들은 걱정하지만 사실 레오는 자신을 모르는 곳으로 가고 싶은 마음으로


 돼지가죽으로 만든 축음기 상자 트렁크에 짐을 싸서 경찰들을 따라 새벽길을 나섭니다.


레오에게는 동성애자라는 비밀이 있었고


레오의 종족에게는 그것은 금지된 것이었고 수치였기에


레오는 가족들한테서 벗어나고 싶었던 상황이었죠.


하지만 앞으로 펼쳐질 미래는 레오가 바라는 적당히 자유로운 삶과는


정확하게 정반대 지점에 있던 인권유린과 탄압, 배고픔으로 인해 인간이 인간이기 위해


견뎌내야 했던 크나큰 고통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레오에게는 당시 별다른 감흥이 없었지만 할머니가 마지막으로 전한


"너는 돌아올 거야" 라는 한 마디는 앞으로 강제수용소에서 보낸 5년간


레오를 끝까지 지탱하게 해준 말이었어요.


어떤 말은 사람을 살리기도 하고 자생력이 있다는 헤르타 뮐러의 문장이 인상적입니다.

 

 

 

 

 

​레오가 사는 마을 사람들이 특별한 날이면 모이는 박람회장에


소련 강제수용소로 이송될 사람들이 하나둘 모여들고


가축운반용 열차를 타고 어딘지로 모를 곳으로 떠납니다.


잠시 단체로 볼 일을 봐야 해서 기차가 멈추고 모두가 우루루 눈 위에서 수치스러움도 감당하며


열차가 자신만을 두고 떠나지 않기를 전전긍긍해야 했던,


생존 본능으로 며칠을 달려 강제수용소에 도착.


강제수용소의 생활은 정말 열악하고 참혹했습니다.


같은 수감자이지만 러시아인들의 말을 수용소 사람들에게 통역해 주며


자신은 우월한 존재임을 과시하는, 이런 부역자들이 꼭 있다니까요.ㅜㅜㅜ


빅터 프랭클의 <죽음의 수용소에서> 를 봐도 같은 수감자 입장이지만


그 안에서 나치당원들에게 붙어서 다른 수감자들을

 

괴롭혔던 사람들이 더 나쁘다고도 표현하고 있죠.

평화로운 삶을 박탈당했던 수용소 생활 속에서도 특권을 누리는 자들은

꼭 존재한다는 사실도 달갑지 않지만 접하게 됩니다.


<숨그네> 에서는 그런 인물이 투어 프리쿨리치 였고,


1950년 1월에 수용소를 나온 후에 오스트리아에서 당시 수감자에 의한 것인지는 확실치 않지만


도끼에 찍혀 죽었다는 그의 죽음은 한편 씁쓸하게 하기도 합니다.


어떻게 살아야 할지 생각하게 하는 장면이었죠.


눈을 감고 운명의 수레바퀴를 돌리는 운명의 여신이 이번에는 응징을 해준거 같기도 하구요.

레오와 함께 수감하는 다양한 인물들이 등장하고


강제수용소 생활이 그려지고 있는데, 전체 흐름을 큰 맥락에서 보여주기 보다는

강제수용소의 참상의 ​부분 부분을 돋보기로 확대해서 보여주듯 세밀하게,

레오의 심리도 내밀하게 묘사하고 있어요.


레오의 강제수용소 생활을 현실적으로, 때로는 꿈 속에서


레오의 목소리를 통해 헤르타 뮐러는 "박탈당한 인간의 삶의 풍경" 에 대해


소설 <숨그네> 에서 끊임없이 사유합니다.


 

 

 

평범하고 평화로운 일상을 송두리째 빼앗겨 버린 수용소 사람들은


황폐한 환경, 배고픔, 소련의 강추위, 향수병과 싸우며 때로는 버티며 살아가야 했어요.


배고픈 천사가 발작하여 우리 주변을 맴돌고


타인의 배고픔을 나눌 수조차 없는 뼈와가죽의시간이 오고,


남녀의 구분이 없어지며 점점 성은 퇴화되어 간다고도 표현하고 있을 정도.


손가락 두개 만한 널빤지로 밑창만 나무로 만든 나무신으로 6개월은 버텨야 했고


고무덧신은 수용소 사람들에게는 사치였어요.


설탕과 소금은 이미 그곳에서는 귀중품이 되었고


양배추수프만 먹던 "뼈와가죽의시간"도 견뎌내야 했습니다.


인간을 인내의 한계로 몰고 가는 수용소 상황을 헤르타 뮐러는


"실존의 절대영도" 라는 키워드로 표현하고 있고


인간이 인간이기 위해 몸부림쳐야 하는 수용소들을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 곳곳에서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는,


현재 존재하는 세계로 생각을 옮기는 것이 어렵지 않다는 것을 말하기도 하는듯!!


뼈와가죽의시간, 수용소의 삶을 살면서도 레오가 놓을 수 없는 것, 포기할 수 없는 것은


자신의 운명이었고 우연히 러시아인 마을로 나가 구걸을 하면서


석탄 판매를 하다가 방문하게 된 늙은 러시아 인에게 받은


손수건이 레오에게는 희망이 되어 자리하게 됩니다.


러시아 인이 레오에게 손수건을 준 것은 자신의 아들도 시베리아로 유형을 떠났고


레오를 마치 자신의 아들로 여기며 응원의 메시지를 준 것이 아닐까.....


두 명의 강제추방자가 된다는 것은 레오에게 버거운 일이긴 하지만


이를 계기로 레오는 귀향에 대한 희망의 끈을 놓지 않게 해주는 손수건을 소중히 여기며


먹을 것과 충분히 바꿀 수 있음에도 손수건을 버리지 못합니다.


그것은 자신의 운명을 포기하는 것과 같기 때문에.



 

두려움은 시간이 흐를수록 커지다가 무심의 경지에 이르기도 한다는데


이렇게 되면 정말 마지막 희망까지 포기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헤아릴 수조차 없는 수용소 상황도 마침내 끝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여러 사람들이 죽기도 했지만 그 안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은


1949년 마지막 겨울이 되어서는 러시아인 마을의 극장에서


수용소 사람들을 위한 영화와 주간뉴스도 볼 수 있게 되었고,


노동에 대가로 임금도 손에 쥘 수 있게 되었으며,


물물 교환 장터에서 물건도 살 수 있는.....

 

점점 정상적인 생활, 정상적인 영양상태로 돌아오게 됩니다.


그러면서 다시 두번째 사춘기를 맞이하는 남자와 여자로 돌아와


수용소 사람들 사이에서 아이도 태어나게 되구요.


 

소설 제목 <숨그네> 처럼 헤르타 뮐러와 오스카 파스티오르가 만들어낸 언어들이


곳곳에 볼드체로 등장하는 것도 독특했어요.


파고다, 귀부인, 피아노, 배고픈 천사, 심장삽, 감자인간, 양철키스, 볼빵..... 


시인의 이야기를 옮겨 적은 이 소설 속에는 이렇게 은유의 언어들이 있어서


술술 읽혀지지 않은 지점들도 있었지만 이 또한 노벨문학상 수상작의 면면이 아닐까요!!


"숨그네" 는 인간의 숨이 삶과 죽음 사이에서 그네처럼 흔들리는 것을 상징하는, 작가가 만든 말.


전체주의의 횡포로 인해 공포에 떨며 살아야했던 나약한 개개인들은


인간다움을 포기하지 않으려 자신만의 '손수건' 을 소중히 간직합니다.


손수건이 자신의 운명이라고 믿었던 레오처럼


여러분에게도 손수건이 있냐고 노벨문학상 수상연설에서 말했던 헤르타 뮐러.

​보이는 것은 레오를 중심으로 전쟁으로 인해

 

소중한 삶을 박탈당한 강제수용소 사람들의 참상이지만

보이지 않게는 자신의 삶을 지키는 것, 자유로움을 향한 저항과 투쟁이

인간을 인간답게 한다는 메시지를 읽을 수 있었습니다.

독재정권에 반대하는 글을 쓰고 비밀 경찰의 탄압과 감시를 피해


독일로 망명하며 자신의 목소리를 내기 위해 자유를 찾아 떠난 헤르타 뮐러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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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영 ZERO 零 소설, 향
김사과 지음 / 작가정신 / 2019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가로 11.5cm 세로 20cm 가 채 되지 않는 200페이지 남짓 분량의


김사과 작가 중편소설 <0 영 ZERO 零> 을 만났습니다.


뜻하는 것은 하나로 통일되는데 이렇게 쓰기 불편하고 어려운 제목도 없네요. ㅋ


숫자와 한글, 영어, 한자가 모두 들어가 있는


작가정신 소설향 중편소설 시리즈가 리뉴얼 되었음을 알리는 첫번째 소설이 아닌가 싶어요.

 

몰랐는데 더듬어 보니 이미 1998년도에 이미 시작된 시리즈이고


유명 작가들이 많이 참여했던 소설향 시리즈더군요.


리뉴얼 되면서 앞으로도 주목받는 소설가들의

 

 

소설 출간을 앞두고 있다는 예고편으로 기대가 되기도 합니다.


 

​박완서 작가님을 오마주한 <멜랑콜리 해피엔딩> 에 참여했던 작가 이름도 보이네요.

 

김사과 작가 역시 이 소설에 짧은 소설, 콩트를 냈는데

 

제겐 존재감있게 다가오지 않았나 봅니다.

 

지금 다시 리뷰를 보니 별다른 언급이 없었네요.^^;;


하지만 이번 소설을 통해서는 김사과 작가의 존재감, 분명히 생겼습니다!!

 

 

 

 

 

 

제목부터 예측이 잘 안되는 김사과 작가의 소설을 본격적으로 들어가기 전에


뒤에 부록으로 들어 있는 김사과X황예인 대담을 먼저 봤어요.


어찌보면 소설의 스포가 될 테지만 그냥 이렇게 읽어보고 싶더라구요.


소설을 읽을 때 자기만의 룰이 다들 있겠지만


저는 책 마다 느낌이 닿는대로 읽는 편이라서요.....^^


어찌 보면 너무 헤매고 싶지 않은 생각, 왠지 헤맬 것 같은 선입견이 생겨버려서


라고 하겠습니다......


작가정신 소설은 가끔 난해한 소설들을 만나게 되었던 그 간의 경험 때문이라고도 할께요.


읽고 나니 제 의도대로 좀 덜 헤매면서 읽을 수 있었어요.


제 선택은 결국 성공한 걸로~~~!


이건 물론 각자의 선택입니다. ㅎㅎㅎ


"텅빈 세계, 맹독성의 구원자" 라는 대담 제목은 책을 완독하고 나니까 좀 알겠구요.


 

이번에 만난 김사과 작가의 소설은 제게 세상을 바라봄에 있어서


견고한 틀이 있었음을 확인하게 했습니다.


대부분 사람들의 사고방식과 행동방식을 "왠만하면"  도덕적, 윤리적 관념 안에서 해석하려고 했고


그것이 불편함을 주지 않아서 유지하려고 했던 내 현상 해석의 습관들.....!


주인공 "나" 의 관점을 따라가다 보면 분명히 전형적 인물이라고 보긴 어려운데


나도 모르게 설득되어지는 느낌을 받아요.


내 안에도 주인공 "나"처럼 소시오패스적인 면이 있어서일까 잠시 흔들리고 섬뜩하기도 하지만.....


김사과 작가가 탄탄하게 소설을 구성했다고 하겠습니다.^^


세상은 잡아먹는 인간들과 잡아먹히는 인간들, 두 종류로 구성되어 있고


그 진리를 충실히 따르면 강해진다고 믿는 세계관을 갖고 있는 주인공을 보면서


충분히 소설 속에서 그런 행동방식을 보일 수 있다고,

 

 

독자로서 주인공의 행동이 타당해 보이기도 했어요.


소설 속 주인공이 일인칭 시점으로 하는 이야기들이 불편했는데

 

 

희한하게 읽히는 것은 울퉁불퉁하지 않았던.


 소설 구성의 짜임이 나쁘지 않다고.....


이런 소설 구성을 발견하게 되는 것이 소설 읽기의 매력이라는 생각까지 들게 했던


김사과 작가의 중편소설 <0 영 ZERO 零>.

 

 

소설은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는 장르라고 어디서 들었는데요. ㅎㅎㅎ


김사과 작가의 소설에서 그것을 분명히 경험합니다.


소설가는 질문을 던지고 독자는 그냥 글자를 단순히 읽어나가는 것에 얽매이지 않고


질문에 대한 나만의 답을 생각하게 되는 거죠.


소설 속 내용, 기법을 파악하는 게 뭐 그리 중요하겠어요?


내 생각의 틀, 견고하게 자리잡은 고정관념을 기분좋게 건드리고 흔들고 마침내 깨부수는 과정이


개인적 성장에는 훨씬 더 유익한 것이 아닐까요.....


분명 저도 이 소설을 통해 인간의 행동을 도덕적인 잣대로 바라보게 하고


내가 정해둔 인간형 그 이상의 다양함도 있다는 것을, 고정관념에 균열이 생겼거든요.


틀에서 조금은 벗어나는 경험을 할 수 있었으니 저의 세계관은 전과는 다르게


좀 더 확장되고 깊어지지 않을까요.


하나의 인간이 견딜 수 있는 고통의 한계는 어디까지일까?


그것을 정확히 측정할 수는 없을까?


그러기 위해서는 어떤 실험이 필요할까?


나는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가?


즉, 누구를 잡아먹을 것인가? 어떻게?


주인공 "나" 는 독일 문학을 전공한 명문대 출신의 프리랜서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고

 

소설의 시작부터 4년 남짓 연애 기간을 가졌던 남자 성연우가 등장합니다.


암 때문에 교양 강좌를 주인공에게 내어 주어야 했던 같은 학교와 같은 학과의 이민희가 있고,

 

아버지 회사의 파견 근무로 ​유럽에서 지냈던 어린 시절 알리스 청이라 불리는 주인공에게

한국계 독일인 남자 김명훈 또는 피터 슐츠라고 불리는 친구가 있고,

 

이민희 대신 맡은 대학 강의에서 알게 된 박세영 이라는 제자가 있고,

 

주인공 나에게는 어머니가 있었습니다.

 

주인공 주변 인물들을 통해서 주인공을 좀 더 선명하게 이해할 수 있었는데


그들을 두고 말하는 "나" 의 발언들은 저로선 충격적이면서도 실소를 자아내게 했던 대사들이....!!


이런 특징들을 포함해서 소설이 재밌어요 일단....ㅋ


주인공의 세계관은 문제적이고 이상했고 평범하지 않아서


이성적으로 이해하기에는 까다롭기는 했지만서도.


 



주인공 "나" 는 그래도 어린 시절 잘 나가는 알리스 청으로 살다가


크리스티나 라는 아이의 출연으로 세계관이 바뀌게 되는 경험을 하게 된듯 해요.


누구에게나 의도하든 의도치 않았든 결정적인 변화를 갖게 하는 인물이 있는데


알리스 청에게 크리스티나가 그런 아이가 아니었을까....


물론 그런 결정적인 변화는 모두 긍정적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입니다.


세상은 아름답기만 하지 않다는 걸, 좋은 사람만 있는건 아니라는 걸

 

 생각하게 하는 소설이기도 했으니까요.


나는 가능한 빨리 세영이의 허여멀건 목에 이빨을 꼽고 신선한 피를 쪽쪽 빨고 싶을 뿐이었다!


........


식인종 또한 식인종에게 잡아 먹힌다.


세기의 식인종도 다른 식인종에게 잡아 먹히는 순간 쫑 나고 마는 것이다.


그게 다다.


잡아먹히지 않으려면 부지런히 머리를 굴리고 몸을 움직여야 한다.


그게 전부예요, 여러분.



소설 속에서 자세한 설명이 주어지진 않았지만

 

흐름을 보면 주인공이 크리스티나에 의해 결코 긍정적이지 않은 영향을 받았던 것 같았어요.

 

크리스티나를 통해 얻은 진리를 소설에서 주인공은 타인들에게 이렇게 적용합니다.


실험하는 기분으로 더 멀리, 좀 더 높이 날려버리고 추락이 완벽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주인공은 그렇게 주변에 있는 타인의 에너지를 흡혈하면서 정작 의존하는 삶의 태도를 보이죠.


타인을 하나 둘 교란시키고 파괴시키는 듯한 느낌마저 받았습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자신이 잡아 먹힐테니까요....

 

주인공이 선택한 이런 삶의 자세는 결코 ​건강하지도 않고 공멸하는 것 같은데

 

세상에 이런 사람이 없을 거라고 장담하지도 못하겠어요.....;;

​주인공은 강의를 하면서 알게 된 제자들 중 또래의 인간들 가운데서


자신이 특별하게 잘났다고 생각하는 사람, 박세영의 오만함을 발견하고 접근합니다


흡혈할 대상을 찾은 것일수도.....


박세영의 허영심을 주인공은 발견했고 먹고 먹히는 세상에서 잡아먹음으로써


구원자를 자처하겠다는 주인공의 세계관.....!!


이렇게 "투명한 학살" 을 자행하는 부류도 있다고 독자에게 동조를 구하는


소설 속 주인공의 '독자에게 말걸기' 순간들은 간혹 등장하고 독자를 당황스럽게 하기도 합니다.


소설이 참 독특했는데 흥미롭기도 했다고 할까요?^^

주인공이 누군가의 구원자라고 생각하며 만나게 되는 타인들로 소설 속에서


김명훈, 박세영, 그리고 어머니가 나오는데요.


이들은 정말 주인공이 구원해준 대상인지,

 

 

아니면 주인공의 희생자인지는 독자가 판단할 부분인거 같구요.


주인공의 어머니는 아버지가 벌어주는 돈으로 아무것도 하지 않고 살았던 존재로 그려집니다.


사춘기 이후로 집안 일도 주인공이 다 했을 정도로 허약했고


그 허약함은 주인공을 낳으면서 얻게 되었다고 하는데


주인공은 그런 어머니의 말을 자신에게 죄책감을 안기려는 술책이라고.


주인공 "나" 는 어머니를 나쁜 여자는 아닌데 한없이 무능하고 더럽게 운 좋은 여자라고 표현합니다.


그래서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자신이 어머니의 유일한 구원자라고 말하는.


어머니를 두고 주인공이 보여주는 행동에서 도덕적 관점으로 바라볼 때


이 소설에서 가장 불편한 장면들이었어요.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어머니와 단 둘이서 오붓하게, 똘똘 뭉쳐서 잘 살아간다는


이상적인 그림은 이 소설엔 없습니다.


최소한 주인공 "나"의 세계관으로는 어머니가 살면서 보여준 모습을 봐도 그렇고


홀로 된 어머니가 경제적인 자립조차 할 수 없게 만드는

 

 

치밀하고도 다소 패륜적인 모습도 보여주고 있거든요.


 인륜이라면 그렇다 치더라도 천륜까지 주인공의 세계관은

 

 

다를바가 없다는 지점은 좀 씁쓸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세상 모든 것이 당연한 것은 없다는 생각도 요즘들어 적잖이 하게 될 때


주인공의 행동방식이 이해하기 어렵지도 않더라구요.


모든 부모가 희생적이지도 않고 모든 자식이 효도해야 한다는 것도

 

 

태초부터 없었던 건 아닌가 싶거든요.


서로 어울려 살아가면서 질서있는 공동체로 나아가기 위해 형성되어진 것일 뿐.


주인공의 어머니는 분명치 않지만 딸의 귀에 대고 '악마' 라고 말한 듯 한데


어머니의 재산과 돌아가신 아버지의 재산 모두 주인공이 손에 넣고


어머니는 작은 살 집을 얻어주고 동부이촌동에 아파트를 구입한 주인공의 행동은


정말 악마적 행동을 한 것인가.....


먹고 먹히는 힘에 의해 돌아가는 세상이라고 보는 주인공의 관점이 아니더라도


주인공이 살아온 삶과 비슷하게 살았던 다른 누구라도 충분히 이런 행동을 할 수 있지 않았을까.....


주인공의 행동이 타당했다기 보다는 내 사고방식만으로 고정된 틀 속에서 판단하는 일이 


얼마나 세상을 좁게 바라보는 것인가 싶은 생각을 해봤어요.




 

 

세상 사람들이 다 내 불행을 바란다.


그것은 진실이다.


어쩌면 세상에 대한 유일한 진실이다.

​......


​사람들은 누군가 각별한 타인의 불행을 바란다.


각별한 타인의 불행을 커튼 삼아 자신의 방에 짙게 드리워진 불행의 그림자를 가리고자 한다.



나는 과연 이 생각에서 자유로울까.......


질문을 하는 것 자체가 자유롭지 못하다고 말하는 것은 아닐까.......



​타인에게 죄책감들을 선사함으로써 나 자신은 깨끗해지고


주변 존재들은 파멸시키고 싶었던 주인공 "나".

 

​먹고 먹힘으로써 결국은 0, 제로, 아무것도 없다, 텅 비어 있다는 김사과 작가의 결말은


인간의 삶이 더 나쁜 쪽으로 향하고 있다고 말하고 있긴 하지만


주인공처럼 흡혈하고 기생적인 세계관 속에서


자유롭고 독립적인 인간형을 가질 것인가, 해악을 많이 끼치는 인간형으로 살아갈 것인가에 대해서


또 한번 진중한 선택을 묻는 것 같아요.



기존의 사고의 틀을 전복시키는 문장들이 많아서 읽다가 멈추고 읽다가 또 멈추게 만드는


김사과 작가의 소설 속 문장들 하나 남겨봅니다.



 

알다시피, 모든 것은 마음먹기에 달렸다.


모든 것은 네가 어떻게 하는가에 달렸다는 말이다.


한마디로 죄다 네 탓이라는 말이다.


네 인생이 불행한 것도, 네 인생이 행복한 것도, 네가 산 채로 쭉쭉 빨리는 기분이 드는 것도,


네가 생선 가게로 가득한 천국의 고양이라 스스로 느끼는 것도 전부 다,


너 자신에게 달렸다.


-p. 100-




인간들은 사랑을 하고, 증오를 하고, 질투를, 그리움을 갖기도 하고


야망을 갖기도 하며 그에 따른 일련의 좌절을 겪는다.


하여 훨훨 날기도 하고, 하루 아침에 고꾸라지기도 한다.


아주 온갖 지랄들을 한다.


하여 온갖 일에 써 먹을 수가 있는 요상한 생명체가 되고 마는 것이다.


그런 것들이 도시에는 흘러 넘친다.


......


그것들을 제대로 사용해본 적도 없으면서 인생의 불운함을 한탄하는 것은,


가득 쌓인 생수를 바라보며 목이 말라 죽어가는 것과 비슷한 수준의 멍청함이다.


-p. 101-





인간과 삶에 대한 나만의 이론을 정립했다.


......


인간은 기본적으로 식인하는 종족이다.

일단 그것을 인정해야 한다


윤리와 감정에 앞서서 현실을 받아들여야 한다.


무슨 말인고 하니, 세상은 먹고 먹히는 게임이라는 것이다.


내가 너를 잡아먹지 않으면, 네가 나를 통째로 집어 삼킨다.


박웅현 작가의 <책은 도끼다> 아시죠?


각자 정립해가고 있는 세계관을 허무는 책을 만났을 때


당황스럽지만 동시에 신선한 충격이 되어 인상적인 책으로 다가온다는 것.


이번에 만난 김사과 작가의 <0 영 ZERO 零> 이 그러했습니다.^^


김사과 작가의 소설도 앞으로 관심있게 볼 계기를 만들어준 작가정신의 소설향 시리즈였어요.


맹독성 있는 인간의 모습, 신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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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화로 보는 아이네이스 - 로마 건국의 신화
베르길리우스 지음, 강경수 엮음 / 미래타임즈 / 2019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서울도서관 강좌 "서양 고전의 탄생" 을 계기로 그동안 너무나 알고 싶었던


호메로스의 서사시 <일리아스>, <오뒷세이아>를 접하게 되었고


이후로 꼬리에 꼬리를 무는 호기심들이 로마 건국 신화 <아이네이스> 까지 이어졌습니다.


이 세 작품을 가리켜 세계 3대 서사시라고 부르며


그중 <아이네이스>는 라틴어로 쓰여진 최고의 서사시라 일컬어집니다.


 그리스 로마 고전들은 원전 그대로 행수까지 적어서 번역한 책들로 천병희 교수님 버전이 워낙 유명한대요.


원전으로 보는 것을 학자분들은 대부분 추천하고 있고


독자들 대부분 추천하는 대로 읽고 싶은 마음입니다.


 문제는 바로 가독성 이죠.....


내용을 대략 알고 봐도 사실 너무나 생소한 지명과 인물 이름들이 쉬이 읽혀지지 않습니다.


그래서 <명화로 보는 아이네이스> 같은 책이 나오는 거 같아요.


<아이네이스> 는 아우구스투스 황제의 권유로 당대에도 로마 최고의 시인이라 불렸던


베르길리우스가 쓴 로마 건국 신화입니다.


공화정에서 제정으로 바뀌면서 고대 로마 초대 황제로 옥타비아누스가


'존엄한 자' 라는 의미의 아우구스투스 칭호를 얻게 되죠. 


역사적으로 돌이켜보면 나라의 안정을 꾀하고 정통성을 확립하고자


국가마다 건국 신화를 쓰게 됩니다.


로마는 바로 베르길리우스에 의해  "아이네이아스의 노래" <아이네이스> 를 남기게 되요.


당시 로마에는 베르길리우스 말고도 <변신 이야기> 를 쓴 오비디우스 아시죠?


못지 않게 유명했던 두 시인의 작품 스타일은 한마디로 결이 달랐습니다.


오비디우스는 사랑이나 개인에 관심을 둔 이야기들을 많이 썼다고 하고


베르길리우스는 국가 전체를 생각하고 쓴 작품들이 많았다고 해요.


아우구스투스 황제는 오비디우스의 작품 스타일을 좋아하지 않았다고 하네요.


이동희 교수님의 그리스 로마 신화 강의 마지막날 들었던 내용을 이렇게 써먹게 됩니다.^^


 

 

​로마 건국 신화, 알고 싶기는 한데 어디서부터 봐야 할지 모르는 경우

이렇게 엮은 책들, 한마디로 스토리텔링으로 접하는 책들을 가장 먼저 찾게 되는거 같아요.

어쨌거나 원전보다는 관심있는 독자들이 어렵지 않고 재밌게 읽을 수 있게 엮은이에 의해 구성된 

<명화로 보는 아이네이스> 와 같은 책은 분명한 독자 대상이 있지요.^^

그리스 로마 신화는 신들이 워낙 많고 이야기가 유기적으로 얽혀 있어서

알면 알수록 재밌어지는 이야기이긴 한데 처음에는 사실 많이 막연하죠.

바로 제가 그랬습니다. ㅎㅎㅎ

그런데 자꾸 듣다 보니, 그리고 호메로스의 두 서사시와 이번에 만난 아이네이아스의 이야기까지 만나보니

신들에 대한 이야기들이 이렇게 저렇게 연결고리를 만들어가게 되더라구요.

읽다 보니 저 스스로 신과 신의 관계, 신과 인간의 관계들을 파악하게 되는거죠.


<명호ㅏ로 보는 아이네이스> 에서는 <아이네이스> 가 라틴어로 쓰인 로마 건국 신화이긴 하지만

그리스어 이름이 더 많이 익숙한 국내 독자들을 반영한 것인지

혼용해서 쓰이고 있고 알려주기도 합니다.

아프로디테 / 베누스, 헤라 / 유노, 아레스 / 마르스, 제우스 / 유피테르, 아테나 / 미네르바.

가장 헷갈렸던 게 저는 아폴론과 아폴로.

자음 하나 있고 없고 이렇게 비슷하면 헷갈리죠 ㅋㅋ

​어디서는 아폴론이라고 하고 어디서는 아폴로 라고 하고....

게다가 영어 이름까지 맞춰서 알아야 한다는....ㅋㅋ

영어로 된 신들 이름 중에는 비너스, 큐피드 정도 많이 얘기하게 되는 이름들인거 같구요.


<아이네이스> 의 주인공으로 아이네이아스를 선택한 베르길리우스는

로마 건국 신화를 쓰기에 가장 적합한 인물이라고 생각한듯 합니다.

아이네이아스는 여신 아프로디테의 아들이예요.

여신의 아들이라고 알게 되는 순간부터 왠지 대단하고 특별한 사람같은....^^

목차를 보시면 <명화로 보는 아이네이스> 는 원전과 같은 순서로 구성되어 있지 않습니다.

그리고 읽으면서 느낀 건 <일리스아>, <오뒷세이아> 속 내용들이 <아이네이스> 에도 들어 있다는 거죠.

그도 그럴 것이 베르길리우스가 <아이네이스> 를 쓰기 위해 참고한 것이 바로

호메로스의 두 서사시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호메로스의 두 서사시를 읽은 분이라면 <아이네이스> 를 읽으면서

<일리아스> 와 <오뒷세이아> 에서 봤던 내용이 비슷하게 겹친다는 생각 자주 하게 될거예요.


그리고 또 하나, <명화로 보는 아이네이스> 를 읽으면서 느낀 건


아이네이아스가 이탈리아에 자리를 잡고 그의 후손들이 실질적으로


로마의 시조가 되었다는 이야기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로마가 건국되면서 중요한 역할을 했던 몇몇 신들에 대한 이야기들이 또 곳곳에 섞여 있습니다.


그래서 그리스 로마 신화를 읽는 느낌도 들거예요.


이를테면, 아이네이아스의 어머니 아프로디테가 가장 비중있게 서술되어 있고


아킬레우스의 어머니 테티스, 아이네이아스가 로마를 건국하는 과정에서 사사건건 방해하는 헤라,


아프로디테의 남편 헤파이스토스, 그리고 제우스는 당연히 곳곳에 등장하구요.^^


<명화로 보는 아이네이스> 인데 시작은


아킬레우스의 어머니 테티스 여신의 결혼부터 시작됩니다.


아킬레우스는 <일리아스> 의 주인공이죠.


그의 어머니 테티스 여신의 결혼부터 시작해서 일리아스의 중요한 내용들 물론 나오고 있고


트로이 전쟁까지 이어지면서 트로이의 헥토르 다음으로 용맹한 영웅 아이네이아스로 이어집니다. 


'파리스의 심판' 에 대해서 물론 에피소드도 풀어 놓았지만


 이렇게 르느와르의 그림을 통해 아이네이스를 읽을 수 있다는 것이 이 책의 매력이죠.


<아이네이스> 로마 건국 신화에 관한 아름다운 명화와 다양한 대리석상들이 책 속에 엄청 많아요. 


그리스 로마 신화 하나하나를 다 얘기하자면 끝이 없지만


'파리스의 심판' 은 아이네이아스로 넘어가는데 시작이 되는 부분이니까 안 할수가 없네요.^^


바다의 여신 테티스와 인간 펠레우스 사이에서 태어난 아킬레우스.






테티스와 펠레우스의 결혼식에 초대받지 않은 불화의 여신 에리스가 앙심을 품고


신들 사이에 불화를 촉발시키면서 나온게 황금사과입니다.


  가장 아름다운 여신이 황금사과를 가질 수 있다고 하고


헤라, 아테나, 아프로디테가 서로 다투게 되죠.


제우스가 어떤 여신을 고르더라도 분란이 생길게 뻔해서 인간 세상에 있던 목동 파리스에게 곤란한 결정을 떠넘기고


순진한 파리스는 세 여신의 조건을 듣더니 아프로디테를 선택하게 됩니다.


헤라는 세상의 모든 권력을, 아테나는 지혜와 용맹함을,


아프로디테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인을 주겠다고 했거든요.


당시 부인도 아이도 있던 파리스지만 아름다운 여인을 주겠다는 아프로디테의 제안을 받아들이는 파리스.^^;;


이후로 아프로디테는 파리스가 속한 트로이의 운명에 많은 도움을 주게 되고


아이네이아스까지 낳게 되면서 아이네이아스가 로마를 건국하는 과정까지 계속 도와주게 되요.


반대로 헤라와 아테나는 트로이가 멸망하도록,


아이네이아스가 로마를 건국하지 못하도록 하는데 개입하구요.


그리스 로마 신화가 이렇게 펼쳐져 있는 이야기는 굉장히 방대하긴 한데


알면 알수록 점점 재밌어 집니다.


아주 단순한 원리예요.... 모르면 어렵고 알면 쉽고 재밌는 것. ㅎㅎㅎ


트로이 전쟁이 궁금하시면 브래드 피트 주연의 영화 <트로이> 도 도움이 되요.


저도 그렇게 시작했습니다. ㅋㅋ


물론 전체 내용에서 부분 부분을 따와서 감독의 해석이 섞여있거나 살짝 변경한 건 있지만


충분히 흥미롭고 더 알고 싶게 만들더라구요.


영화 <트로이> 에는 주인공 아킬레우스, 트로이 왕자 헥토르, 이타카 왕 오뒷세우스, 파트로클로스,


그리스 총사령관 아가멤논, 스파르타 왕 메넬라오스, 메넬라오스 아내 헬레네, 


트로이 왕자 파리스, 트로이 왕 프리아모스, 헥토르 아내 안드로마케,


트로이 여사제 브리세이스 정도의 인물이 등장합니다.


아.... 아킬레우스의 어머니 테티스 여신도 나오더라구요.  


목적을 갖고 보긴 했지만 오랜만에 다시 보니 흐릿했던 기억들이 되살아나고 영화 재밌더라구요.





세이렌을 만나는 오뒷세우스의 이야기나 퀴클롭스중 가장 큰 외눈박이 폴리페모스 섬에서


탈출하는 내용들은 오뒷세이아에 있는 모험 이야기거든요.


오뒷세우스와 함께 있던 일행들 중에 아이네이아스가 있다는 건 이 책에서 첨 알았구요.^^


이렇게 호메로스의 두 서사시를 베르길리우스가 참 많이 가져와 쓴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아이네이아스의 아버지 안키세스와 아프로디테가 만나서 아이네이아스를 낳게 된 이야기도 재밌어요.


제우스가 개입하지 않은 곳이 없다는....^^


나중에 안키세스는 트로이가 멸망하게 되고 아이네이아스가 트로이 유민들과 함께


트로이를 벗어날 때 아버지 안키세스도 업고 탈출하게 됩니다.


나중에 안키세스가 죽게 되고 아이네이아스가 오뒷세우스처럼


하데스가 있는 지하 세계에 갔을 때 또 아버지 안키세스를 만나게 되는 이야기도 나오죠.






<아이네이스> 에서 아이네이아스가 멸망하는 트로이를 벗어나서


트로이 유민들과 살 곳을 찾다가 도착한 곳이 바로 북아프리카의 카르타고.


그곳을 다스리는 디도 여왕을 만나게 되고 디도 여왕과 아이네이아스는 사랑하는 사이가 됩니다.


하지만 아이네이아스는 카르타고에 머무를 수 없어요.


새로운 나라를 건국해야 한다는 예언에 따라 다시 길을 나서야 할 운명이라서.


인간은 이렇게 스스로 운명을 만들어 간게 아니라 신들의 조종에 의한 것이었음을


그리스 로마 신화를 읽다 보면 느끼게 됩니다.


옛날 서양의 세계관이 엿보이는 대목이죠.


디도 여왕은 아이네이아스를 끝까지 붙잡지만 끝내 아이네이아스는 카르타고를 떠나게 되고


슬픔으로 디도 여왕은 자결합니다.


나중에 지하 세계에 갔을 때 아이네이아스는 디도 여왕을 만나지만 차갑게 돌아서는 디도 여왕....;;


<아이네이스> 에서 디도 여왕과 아이네이아스의 사랑 이야기가 제법 비중있는 부분이기도 한데요.


이때 이 두 나라의 만남은 떠나는 아이네이아스를 향해 말했던 디도 여왕의 저주가 실제로 이후에 현실이 됩니다.


카르타고의 명장 한니발이 로마를 침입해 충분히 위협이 되기도 하고


로마가 카르타고를 멸망시키기도 하니까요.


디도 여왕의 저주같은 예언이 후손들의 악연으로도 이어지게 된 것이죠.


신화여서 그런지 이렇게 예언을 통해 나중에 현실이 되는 모습을 또 보게 됩니다.


바로 아이네이아스의 아버지 안키세스가 지하 세계에서 아이네이아스를 만나서 한 예언.

디도 여왕을 만났고 카르타고를 떠나 아이네이아스는 트로이의 유민들을 이끌고

라티움 땅에 도착해서 그곳에 살고 있던 이들과 경쟁 상대와 싸움을 한 후 라비니움이라는 나라를 건설합니다.


트로이에서부터 데리고 왔던 아이네이아스의 아들 아스카니오스가 라비니움은 이복 형제 실비우스에게 맡기고


로마 제국의 모태가 되는 오늘 날 로마의 남동쪽 알바 롱가로 넘어가서 나라를 다스리다가 300년이 지나


알바 롱가의 마지막 왕의 딸 레아 실비아가 아레스(마르스) 신과의 사이에서


로마의 건설자인 로물루스와 레무스를 낳습니다.


둘 다 암늑대 젖을 먹고 자라지만 로마 제국의 초대 왕이자 건설자는 로물루스가 되고


우리가 알고 있는 로마가 바로 로물루스에서 온 것이죠.


로마에 가면 곳곳에 이 조각상을 발견할 수 있다고 하지요.^^





아주 디테일한 이야기들이 더 많이 있지만 아이네이아스가 멸망하는 트로이를 떠나서


새로운 나라를 건국할 거라는 신들의 예언에 따라


이탈리아로 오게 된 과정, 그리고 로마 제국의 시조가 되어


로물루스에 의해 로마가 건국되기까지의 과정들이 단숨에 읽혀집니다.


나름 쉽고 재밌게 쓰여진 거 같아요.


명화를 통해 로마 건국 신화를 읽는 재미도 분명히 있습니다.^^





로마 건국 신화를 통해 그 작은 도시국가가 거대한 제국이 되기까지


다른 민족을 받아들이고 그들의 장점을 배웠던 로마 제국 번영의 원동력도 접할 수 있었습니다.


로마를 건국하고 인구를 늘리기 위해 여자가 없어서


옆 동네 사비니 족의 여자들을 납치하기도 했던 로마의 역사를 이렇게 그림으로 남겼고


자크 루이 다비드의 이 그림 "사비니 여인들의 중재" 는 참 유명한 작품이기도 하지요.^^






안키세스가 아이네이아스에게 한 이 말이 바로 로마 제국 번영의 힘이었습니다.


"자랑스러운 로마인으로서 명심하거라!


권위로써 여러 민족을 다스리고,


평화를 지키려고 애쓰도록 해라.


패한 자들에게 관용을 베풀고 교만한 자들은 군사를 일으켜 멸망시키도록 해라!"


로마의 이런 정책을 현대에 적용해서 성공한 나라가 미국이라고.....!



 


지금 현재 제가 갖게 된 로마 건국 신화 <아이네이스> 에 대한 지식은


그리스 로마 신화 이동희 교수님 강의와 알고 싶어서 찾아본 유튜브 영상들,

그리고 이 책 <명화로 보는 아이네이스> 까지 이것저것 지식들이 섞이고

저 나름 정리하고 전후 관계를 파악해서 여기까지 온 것입니다.

한번 봐서 바로 기억할 수도 없기에 또 몇 번을 더 반복해서 봐야겠지만

어쨌든 지금 큰 줄기는 잡힌 거 같아서 넘 좋으네요.^^

알면 알수록 재밌는 신화....!!!

신화는 그야말로 사실이 아니라 믿느냐 안 믿느냐의 문제입니다.

​그래서 신화는 현실로 받아들여서 읽다 보면 이해하는 데 어려움이 있을수도 있어요 ㅋㅋㅋ

하지만 현재 서양에서는 그리스 로마 신화, 이렇게 로마 건국 신화도 지어낸 이야기일지는 몰라도

거의 사실처럼 국민들이 믿고 있는 이야기가 되었죠.

우리의 단군 신화처럼요.

한 나라의 시작을 이야기 하는 건국 신화는 그 나라의 모든 역사와 문화를 지배하고

이탈리아 국민들의 세계관에 많은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베르길리우스는 그래서 로마 건국 신화 <아이네이스>를 쓰고 지금까지도

이탈리아 국민들에게서 시성으로 불리고 있고 그의 작품은 교과서로도 사용되고 있고

단테는 <신곡> 에서 지옥과 연옥을 동행하는 스승으로 모시기도 했으니

베르길리우스의 인지도 또한 이번 기회에 새롭게 알게 됩니다.^^

500페이지에 달하는 <명화로 보는 아이네이스>.

미래타임즈에서 나온


 <명화로 보는 일리아스>, <명화로 보는 오디세이아>, <명화로 보는 단테의 신곡>

도서관에서 빌려보고 싶어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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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하는 미술관 - 그림으로 보는 8가지 사회문제
이만열(임마누엘 페스트라이쉬).고산 지음 / 앤길 / 2019년 11월
평점 :
품절


 

 

그림 보는 걸 워낙 좋아하고 사회문제를 다루고 있다는 이 책,


전부터 빨리 읽고 싶었는데 집중할 수 있는 타이밍을 엿보다가 이제서야 펼쳤습니다.


일요일에는 집에서 독서가 어려워서 욕심 가득 4권 들고 나왔는데


결국은 <질문하는 미술관> 한 권 밖에 못 봤어요.


대충 보고 넘길 수 있는 책이 아니더라구요 펼쳐보고 읽다 보니. ㅋㅋ


스타벅스 냅킨에 필사해 가면서 너무 재밌게 읽었습니다.


다른 책들은 그냥 들고 왔다가 들고 갔을 뿐이었지만요.....

 

책이 담고 있는 내용은 겉표지만 봐도 선명합니다.


책마다 겉모습만 봐도 알 수 있는 책이 있고, 홍보와 분위기가 다소 다른 책들도 있곤 하는데


이 책은 선명해요!!!


그림, 질문, 그리고 8가지 사회문제인 차별, 혐오, 불평등, 위선, 중독, 탐욕, 반지성, 환경오염.


맞습니다. 명화를 통해서 우리 사회의 자화상 8가지 사회문제를 얘기하고 질문을 던지는 책인데요.


책이 담고 있는 내용이 너무나 선명하다고 해서 뻔하다고 생각하심 그건 편견입니다!!!


너무 재밌습니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사회의 이야기를 다른 나라에서, 오래 전 시간인데도


지금 일어나는 이야기들과 맥을 같이 하고 있다는 것도 놀라운데요.


그 사회를 살고 바라보는 화가의 눈으로 그림을 그려낸 것은 어쩌면 당연할지 모르겠지만


그 그림을 보자면 우리 눈에 보이는 것 못지 않게 보이지 않는 것이 또 기가 막히거든요.


그림에서는 아주 사소하거나 대충 넘어갈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그 안에는 폭넓고 깊은 이야기가 숨어 있어서 그것이 재밌습니다.


그 숨어 있는 역사적, 사회적 배경들을 설명해 주는 그 지점이 아주 흥미롭지요.


군더더기 없이 요점을 문장으로 완성해 내려간 흐름들도 맘에 들더라구요.


필력이 있어서 그런지 가독성도 아주 좋았습니다.

 


마침 지난주에 10회차 그리스 로마 신화 강좌가 끝났는데요.


그때 이동희 교수님이 그리스 로마 신화를 알면 서양의 코드가 보일거라고 했는데


정말 여기저기 많이 나오기도 하지만 보인다는 게 신기하더라구요.


보이니까 저는 또 재밌어서 더 찾아보게 되고. ㅎㅎㅎ


공부의 선순환이 일어나는 요즘입니다...


그리스 로마 신화와 셰익스피어 강좌가 정말 서양문화를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어요!!


<질문하는 미술관> 을 읽다 보면 신화, 명화, 영화, 소설 등등


다양한 장르를 통해서 서양과 동양을 아우르는 사회문제들을 만나게 됩니다.


어둡고 씁쓸하고 속상하고 화나고 내용을 잘 몰라서


혹시나 사회문제에 관한 책들을 피하는 분들이 계시다면  


<질문하는 미술관> 은 한번 속는셈 치고 읽어 보세요.


그림으로 설명해서 흥미롭기도 하고 어렵지 않게

 

 

당시 사회의 모습이 보이는 효과도 있을 것입니다.^^


8가지 사회문제를 화두로 꺼내고 질문을 던지기까지

다양한 소재들을 소개하고 있는데요.

그 중에서 제게 인상적이었던 것들만 모아서 보여드릴까봐요.

 

 

 

 

오노레 도미에 (1808~1879).

처음 들어보는 화가였어요. 프랑스 사실주의 화가이자 판화가.


차별과 불평등 이라는 사회 문제 두 가지 주제에 등장하는 오노레 도미에의


이 두 그림은 굉장히 대조적인 모습을 보입니다.


역사의 한복판에서 민중의 증인이 되어 그들의 삶을

 

 

선명하고 당당하게 그려낸 화가, 오노레 도미에.


 그의 그림들이 지금까지 남게 됨으로써 당시 시대의 아픔을 기억하고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각성하면서 그때의 진실에 대한 외침을


현재를 사는 사람들이 이어받아야 하지 않을까 싶었어요.


말년을 제외하고는 평생 가난 속에 파묻혀 살았던 오노레 도미에의 그림들은


그림의 밝기부터 시작해서 사람들이 치장한 모습도 확연히 달랐고


무엇보다도 그늘진 표정과 나아가서는 표정 조차 알 수 없는 얼굴들을 마주하게 됩니다.


뒤에서 소개되는 오노레 도미에의 <세탁부> 라는 작품은 얼굴의 형태만 있을 뿐,


눈 코 입으로 표현되는 표정이 사라진 얼굴들은 

 

 

그저 세탁부일 뿐, 개인의 삶에는 누구도 관심을 갖지 않아요.


존재 자체가 너무나 희미한 사람들의 모습에서


불평등을 읽는 것은 작가의 말처럼 그리 어려워 보이지 않습니다. 

 

 

​존 콜리어 (1850~1934).


처음 들어보는 화가라는 사실이 놀라울 것은 없는데


그림은 정말 놀라웠어요!!!


명암이나 사람의 몸을 이렇게 아름답게 그릴 수 있나 하구요.


더군다나 실제로 있었던 그 일에 대해서 알고서 그림을 보니 감동스럽기까지 합니다.


역시나 사람들이 감동을 느끼는 포인트는 스토리텔링인가봐요~~


차별이라는 주제에서 소개된 이 그림은 훔쳐보고 싶은 욕망,

 

 

관음의 시대인 지금을 얘기하고 있습니다.


고다이바 부인, Lady Godiva.


고디바? 벨기에 초콜릿 고디바가 바로 이 그림에서 브랜드 네임을 따온거라고 하네요.


실제로 고디바 초콜릿에 말탄 고다이바 부인의 모습도 있구요.


전혀 몰랐던 걸 하나 알아가니까 또 다른 연결고리가 떠오르고 호기심이 생기니까 알아보게 되고. ㅎㅎㅎ


이렇게 <질문하는 미술관> 끝까지 읽고 나면


예술과 사회를 연결해서 보는 안목이 생긴 것 같기도 합니다.


무엇보다도 재밌어요.


감동적인 일화는 이렇습니다.


11세기 영국 코번트리의 영주 레오프릭은 농민들에게 세금 징수를 아주 가혹하게 해서


농민들이 영주의 부인 고다이바 부인을 찾아가 청을 했고


사정을 듣게 된 고다이바 부인은 남편인 영주에게 세금을 좀 감면해 달라고 대신 부탁을 하죠.


탐욕스런 영주는 부인이 받아들이기 어려운 제안을 하지만 고다이바 부인은 수용합니다.


바로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벌거벗은 몸으로 말을 타고


마을을 한 바퀴 돌으라는 제안이었어요!


영주의 예상과 달리 고다이바 부인은 농민들을 구하기 위해 제안을 수락합니다.


이 소식을 들은 농민들은 그녀의 숭고한 결정에 감격하게 되고


마을을 도는 동안 누구도 창밖을 내다보지 않기로 하죠.


고다이바 부인은 말을 타고 그림에서처럼 긴 머리카락으로 자신의 몸을 가리며


알몸으로 마을을 한 바퀴 도는데 아름다운 고다이바 부인에 대한 호기심을 참지 못한


마을의 재단사 톰이 훔쳐보게 되고 그는 장님이 되고 만다는 이야기가 있어요.


그래서 관음증을 관용어처럼 엿보다 라는 뜻을 가진

 

 

Peep 이 들어가서 "Peeping Tom" 이라고 쓰인다는군요.


감추고 싶은 부분을 파헤치거나 다른 누군가의 사생활을 훔쳐보고 싶은 욕망, 관음은


이 이야기를 읽으면서 지금도 여전히....

 

 

그것이 범죄로까지 이어지는 심각한 현재의 모습이 고스란히 떠오릅니다. 


존 콜리어의 <고다이바 부인> 은 오랜 세월

 

인간 내부에 숨어 있는 인간 본성의 추악한 민낯을 보여주고 있기도 하지만


제게는 동시에 인간의 숭고함과 그에 대해

 

 

 

 

 

 

 

경의를 표하는 모습에 감동을 받기도 했던 작품이었어요! 


그림만 봐서는 알 수 없는 내용인데 

 

 

그림에서 보이지 않는 이야기를 알게 되면 그림이 또 달리 보이게 되죠.

 

그림에는 이런 매력이 있는거 같습니다.

 

사회가 그림에게 영향을 미쳐서 명화가 탄생하기도 하고

 

그렇게 탄생한 명화는 시간이 흘러도 후대 사람들에게 당시 사회문제를 보여주고 있고.​


​<질문하는 미술관> 의 매력이 바로 이 지점인거 같아요!

 

혐오에 대한 주제를 얘기하면서 등장하는 프로메테우스와 판도라.


신화가 이렇게 꾸준히 등장하네요.


서양에서는 명화의 소재들을 확실히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 많이 따온거 같아요.


프로메테우스의 동생이 판도라를 보고 반해 결혼을 하게 되는데


결혼생활 초기에 제우스로부터 받았던 상자 하나가 갑자기 생각나서 열어보니


질병, 슬픔, 가난, 전쟁, 증오 등의 악이 쏟아져 나와서 놀란 판도라는 황급히 닫았고


단지 맨 아래에 희망 만이 남아 있어서 빠져나오지 못했다는 이야기, 많이들 알고 계실 거예요.


이런 이야기 속 판도라를 이 책에서는 인간의 평화를 해치는 존재로서의 여성,


인간의 아픔과 고통의 원인을 제공하는 여성에 대한 혐오로 소개되고 있다는 것이 놀라웠습니다.


이어서 동성애에 대한 혐오, 나와 다른 외부인에 대한 혐오,


심지어는 늙음에 대한 조롱과 혐오까지.

​영원히 젊음을 유지하려는 인간의 오래 욕망은


오스카 와일드의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 에서 절정에 달하죠.


소설을 읽어보기 전에 저는 영화로 대충 접했는데 역시 아쉬워요.....

 

 

물론 영화도 나름 느껴지는 바는 있었지만


오스카 와일드가 자신의 모습을 담아냈다고 보는 이 작품을


영화가 아닌 소설로 봐야 저는 완전해 질거 같아요.


관심있는 작품들이 많이 나와서 더 재밌었나 싶기도 하네요 지금 보니. ㅎㅎㅎ

인간에게 여전히 남아 있는 이중성 또한 우리의 자화상이죠.


위선과 이기주의, 권위주의는 우리도 모르는 곳에 많이 도사리고 있었습니다.


재밌게 읽었던 <인형의 집> 헨릭 입센이나 마르크스에 대한 이야기는 가히 충격적.....;;


지식인의 두 얼굴..... 고상한 척 하지만 지식인들이 더 추하다는 것.


이 모든 것들이 허위와 위선을 보여주고 있고

 

 

현대에 와서는 그것이 범죄로까지 이어져서 더 심각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사회는 급속도로 변해가고 있고 산업혁명으로 인해 패러다임이 이미 바뀌었는데


인간의 의식은 사회의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사회는 번영을 부르짓지만 갈수록 인간은 존재가치를 잃어가고 익명성으로만 존재하는거 같아요.


보이는 것만이 진실은 아니며 진실은 얼마든지 감춰지고 조작될 수 있지요.


자신의 무지에 속지 않게, 그런 무서운 일은 없도록


 우리는 본질을 볼 수 있는 마음의 눈을 탑재해야 합니다.


이제 리뷰의 마무리는 <질문하는 미술관> 서문으로 돌아갑니다.


박완서 작가가 소설에서 말했던 '부끄러움은 가르치거나 배우는 것이 가능한가' 라는 근원적인 물음.


렘브란트는 삶이란 실수 없는 당당한 여행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도 말하죠.


사람이 부끄러움을 알게 된다는 것은 다른 사람의 위치에서 자신을 바라보는 눈이 생겼다는 것!!


자신의 부끄러움을 바로 볼 수 있는 용기를 가질 때


우리가 사는 이 사회는, 그리고 개인의 삶은 더 아름다워 질 것이라는 희망을 가져 봅니다.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괴로워했던' 윤동주.


히라누마 도주로 창씨개명했던 그의 부끄러움, 그리고 수치스러움으로 쓴 <참회록> 이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라고 말하고 있어요.


<질문하는 미술관> 을 통해 예술과 사회의 모습 각각 들여다보는 계기가 되었고,


연결해서 읽을 수 있는 지식과 교양도 생긴듯 합니다.


자각의 중요성, 한번 더 강조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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