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인욱의 고고학 여행 - 미지의 땅에서 들려오는 삶에 대한 울림
강인욱 지음 / 흐름출판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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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제대로 된 고고학 교양서를 흐름출판 덕분에 만납니다.^^


아니, 고고학 교양서라는 타이틀로는 사실 이 책을 다 설명할 수는 없을 거 같아요.


고고학이라는 것이 유물을 발굴하는 그 자체에서 설명이 끝날 수가 없는


매력적인 학문이고 이 안에 참으로 많고 깊은 이야기가 담겨 있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


<강인욱의 고고학 여행> 이었습니다.


보통 책 제목에 저자의 이름이 들어간다는 건 이 책을 썼을 때 막대한 지분이 있었을 듯 싶구요.


고고학이라는 학문이 무덤이나 유물을 발굴함으로써 역사를 새로 쓰고 다시 쓰는 것 이상으로


인간의 삶과 죽음, 과거와 현재를 아우르는 이야기가 있다는 것을


강인욱 교수의 입담으로 풀어냈다는 것에 대한 자신감은 아닐런지....!!


고고학에 대해서 우리가 몰랐던 이야기들이 엄청 많이 들어 있는 책이더라구요.


가끔은 강인욱 교수와 함께 책을 읽으면서 인간의 상상력을 발휘해야 하는


즐거운 순간도 갖게 했던 <강인욱의 고고학 여행>.


저는 책을 다 읽고 나서 JTBC <차이나는 클라스> 에 출연했다는 정보를 듣고


작년 영상을 찾아봤습니다.


확실히 영상으로 한번 더 접하니까 좀 더 명확하게 인지되는 지점이 있네요.^^




 

 

유물을 연구해서 과거 사람들의 살아가는 모습이나 지식, 문화 등을


밝히는 것이 고고학이고 강인욱 교수 역시 영화 <인디아나 존스> 에 대한 환상으로


고고학자에 대한 꿈을 꾸긴 했지만


영화가 줬던 환상이 고고학자의 시선에서 보면 나쁜 것이라고 자신있게 얘기하기도 하는데요.


인디아나 존스가 누비고 다녔던 곳들은 정확히 보자면 서구 열강의 식민지였던 것이죠.


그들의 땅을 침입하고 그들 조상의 무덤과 유물을 훼손한 장본인.


인디아나 존스 일본판을 떠올리면 일제 강점기때 일본이 조선에서


무자비하게 우리의 유물과 유적을 발굴하면서 훼손했던 일이 연결되기도 하죠.


이렇게 생각하면 더이상 인디아나 존스는 고고학자의 시선으로 볼 때


'신나는 모험이 있는 재밌는 영화' 로만 볼 수는 없을 듯 싶어요.


<강인욱의 고고학 여행> 을 보면서 곳곳에서 고고학에 대한 저자의 깊은 애정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고고학이라는 학문이 인류에 기여하는 가치의 중요성, 


그리고 고고학은 알면 알수록 과거 사람들의 삶과 죽음에 대한 저자의


따뜻한 시선을 저도 덩달아 갖게 된거 같아서 흐뭇함도 생깁니다.

 

 

 

 

 

 

시간여행을 떠나는 고고학자로서 강인욱 교수는

옛날 한국에서 알타이 얼음공주 미라 전시를 했던 계기로 러시아 고고학자와 인연이 닿아

시베리아로 유학을 떠나면서 고고학자의 삶이 시작됩니다.


현재의 알타이인은 칭기즈 칸의 몽골 제국 때 밀려온 유목민이라고 해요.

사실 이 알타이 얼음공주 미라는 알타이인 들이 정착하기 전에 살았던 미라 라고.

몇 천 년이라는 시간의 숫자를 아무렇지 않게 얘기하고는 있지만

그 시간의 차이는 실로 어마어마한데 이렇게 현재를 사는 우리들은

과거 사람들의 삶과 죽음에 대해서 고고학을 통해 이야기할 수 있다는 것이

재밌고 신기합니다. 

 

 

 

 

고고학은 보물찾기가 아니라 유물 뒤에 숨은 과거 사람들의 삶을 연구하는 학문이며,


고고학을 연구함에 있어서 대표적인 무덤은


산 사람이 죽은 사람에게 보내는 마지막 사랑의 표현이자 선물이라고도 봅니다.


그래서 무덤 안에 잠들어 있는 미라는 물론이고


무덤 속 부장품들을 통해서도 시간대는 물론이고 유물 뒤에 숨겨진


전 세계 네트워크, 지역별 교류까지도 꿰뚫어볼 수 있게 해주는 힌트가 숨어 있지요.

그 힌트를 찾아내고 퍼즐 맞추듯 의문이 풀릴 때까지 연구하는 재미가

또한 고고학의 매력이 아닌가 싶네요.^^



​죽음 이후에 어떤 세계가 있는지는 그 누구도

그 세계에 갔다가 다시 온 사람이 없으니 전해 들을 수 조차 없으나

<강인욱의 고고학 여행> 에서 저자가 얘기하는 이 지점은 굉장히 공감가더라구요.

죽음이라는 미지의 세계와 더불어 옛 사람들이 살았던 그들의 삶이

오롯이 무덤과 과거 유물을 통해 읽혀지는 고고학을 접하면서

우리가 생각해야 할 것들.

과거도 미래도 아닌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는

고고학 여행을 통해 현재를 충실하게 살아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깨달음.

이렇듯 고고학 교양서 그 이상으로 인문학책의 면모를 보여주는 곳들이

<강인욱의 고고학 여행> 속에 많습니다.


 

 

 


​신라의 무덤 형태가 4천킬로미터나 떨어진 카자흐스탄에서 발견되는 이런 예는

고고학에서 볼 때 한 두번 일어나는 일이 아닙니다.

이런 발견들을 통해 고고학은 또한 이 넓은 세계에서 문화 교류도 일어나고 있음을 증명하기도 하죠.


그 문화 교류의 중심에는 유목민족이 있었고

그들의 기동력, 황금 제련 기술 등등 유목민족의 기술과 문화가

한국은 물론이고 유럽까지 전부 뻗어나갔던 것들이 유물과 무덤들을 통해서 증명되어지고 있습니다.

 

 

 

 

유목민족에게 집중하게 되면서 흥미로웠던 건


우리가 알고 있는 실크로드였어요.


실크로드는 아시아와 유럽을 이어주는 유라시아 사막을 비단장수들이 횡단하며


무역의 길로 상징되곤 하는데


사실은 그 옛날 막강했던 유목민족의 초원로드를 피해서


중국이 만든 길이 바로 실크로드라고 합니다.


이동하기 좋은 초원을 두고 다니기 힘든 사막에 돌아가는 길을 만들었던거죠. 


실크로드와 비슷하게 만리장성 역시 중국이 북방이민족들을 경계하며 만든 것이어서


중국인들로서는 사실상 수치스러운 것이라 생각할 수도 있는 것.


이민족이 중국을 통일하고 지배했던 역사가 있을 정도로


중국은 유목민족들을 두려워 했다고 하는군요.


실크로드와 만리장성을 통해서 당시 유목민족들의 강력함을 새삼 느끼게 되는 부분입니다.

 

 

 

 

 

고고학은 모든 첨단과학적 기술이 집약된 학문이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과학은 아닌 것.


고고학은 어찌 보면 전쟁이라고 표현하는 이 부분도 많이 공감!!!


전쟁이 서로를 파괴하고 새로운 질서를 만들어내듯


고고학도 가만히 잘 있는 유적과 유물을 꺼냄으로써 유적을 파괴한다는 점이 없지 않거든요.



​좀 더 나아가 생각해보니 고고학이란 참 아이러니하기도 합니다.


유물을 발견하고 연구함으로써 현재를 살아가는 인류에게


과거 사람들의 삶의 모습을 짐작케 하고 후손들에게는 문화유산으로 물려주고자 하는


고고학의 가치를 높일 수 있으려면 발굴을 해야겠고


고고학의 원칙을 얘기하자면 발굴하지 않고 땅 속에 그냥 두는 것이


가장 큰 보존이라고도 하니 이런 아이러니도 없지요.


 

 

 

 

 

4대 문명중 하나인 인더스 문명의 소멸에 대한 이야기도 흥미롭더라구요.


 기원전 1500년경에 갑자기 사라진 인더스 문명.


도시는 발달했지만 궁전이나 무덤 같은 유적이 없었어요.


그래서 과거 고고학자들은 인더스 문명의 소멸을 그때 당시 유라시아 초원에서 전차를 타던


아리안족들의 침입과 연결짓기도 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 가설 또한 가능성이 약한 게 아리안족이 인더스 문명을 침입했다면


인더스 문명 못지 않은 고도의 문명이 남아있어야 하는데


그런 흔적이 전혀 없었다는 거죠.


인더스 문명의 소멸에 대해서 최근에 제기되는 다른 이론은


2500년경부터 서서히 멸망했다는 이론입니다.


갑작스런 기후 변화로 인해 인더스강에 큰 변화가 생기면서


사람들이 각자도생 하다 보니 사라질 수밖에 없다는 거예요.


인더스 문명에 전쟁의 흔적도, 강력한 왕도 없었으니 이것 또한 소멸의 이유가 될 수도 없구요.


거대한 홍수와 극심한 가뭄을 수 차례 겪으면서


기후와 환경의 변화가 원인일거라는 추측이 현재로서는 가장 설득력이 있다는군요.


고고학이 문명까지 손을 뻗으니 이 책 속에 다루는 이야기의 스펙트럼이 참으로 넓습니다.^^


 

 

 

유물에게 인간은 여러 가지 창의적인 상상력을 발휘하게 되지요.


 고고학자는 인간의 상상력을 발휘하는 최전선에 있구요.


하나의 유물은 하나의 관점으로만 볼 수 없는 것이 고고학입니다.


새로운 유물이 발견되기도 하고 그에 따른 해석이 바뀌기도 하구요.


이렇듯 과거가 때때로 바뀌어가는 고고학은


매일 바뀌어가는 일상속에서 인생의 의미를 찾게 되는 우리의 모습과 매우 닮아있다 는 


문장이 기억에 남습니다.


유물을 통해 과거 사람들의 삶과 죽음을 이야기하는 이 인문학책을 보면서


현재의 삶, 미래의 후손을 생각해 보면


고고학의 가치, 참으로 소중한 것이예요!!



 

 

 

 

​큐알코드로 <강인욱의 고고학 여행> 을 생동감있게 만나볼 수도 있더라구요.^^


-미지의 땅에서 들려오는 삶에 대한 울림-


다양하고 흥미로운 이야기 제가 꺼낸 것들은 빙산의 일각입니다.... %EB%B0%95%EC%9E%A5%EB%8C%80%EC%86%8C%20%EB%B6%84%ED%99%8D%EB%8F%99%EA%B8%80

​어렵거나, 또는 잘못 알고 있었던 고고학에 대한 우리의 상식을

바로 잡아주고 호기심을 불어 넣어 주기에 충분한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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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부 모서리에 머리를 부딪혀 죽은 사건
구라치 준 지음, 김윤수 옮김 / 작가정신 / 2019년 6월
평점 :
절판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추리소설, 미스터리에 큰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제 독서취향에도 불구하고


작가정신에서 새로 나온 이 소설은 한번 읽어봐야겠다 싶어


카페에 들고 가기를 여러번....^^


역시.....첫 술에  배 부를 수는 없나봐요......


​짝꿍은 추리소설을 좋아해서 타출판사 패밀리세일 때도

애거사 크리스티의 추리소설을 몇 권 사왔지만


같은 문학이라고 해도 제가 좋아하는 소설의 범주에는 아직 추리소설은.... 쩜쩜쩜 ㅋㅋ

추리소설은 제게는 사상이나 감정을 표현한 문학이라기 보다는

이야기의 재미, 심장을 쫄깃쫄깃하게 하는 그 스토리의 맛을 즐길 수 있는 영역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추리소설과 친해질 시간이 좀 더 필요한 걸로.....!!

그래도 생각보다 저같은 미스터리 초보도 볼만한 작품들이 모여 있는듯 해요.

6편이 다 제각각 작가의 장기가 다양하게 발휘된 단편들이 들어 있습니다.

 

 

이미 일본에서는 <두부 모서리에 머리를 부딪혀 죽은 사건> 을 쓴 작가에 대해서


미스터리계의 교과서, 유머 미스터리의 거장으로 불린다 하는군요.


미스터리계의 대표적인 중견 작가로서

 

이번에 발표한 이 미스터리 단편소설집은 저같은 초보자도,


미스터리 매니아들도 모두 스펙트럼이 넓은 6편을 보실 수 있습니다.


단편소설은 저는 순서대로 보지 않고 제목을 보고 끌리는 순서대로 보는 편이라서요.


가장 먼저 독특한 표제작인 <두부 모서리에 머리를 부딪혀 죽은 사건> 부터 봤어요.


 

 

 

 

 

두부 모서리에 사람 머리가 부딪히면 설마 죽겠습니까? ㅋㅋ

상식적으로 생각해봐도 누구나 의심하게 되는 이 제목​에 분명히


내용으로 들어가보면 반전이 있겠지 하는 호기심이 생기더라구요.


제2차 세계대전 말기, 나가노현 마쓰시로에 있는 육군특수과학연구소를 배경으로

밀실상황에서 발생한 의문의 괴사사건을 다룬 단편인데요.

미국을 중심으로 하는 연합국들에 맞서 전쟁중인 일본의 당시 상황을 엿볼 수 있는

배경들이 곳곳에 배치되어 있어서 역사를 좋아하는 한 사람으로서 그 부분은 흥미롭게 읽었습니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실제로 일본군 특공대 가미카제가 존재했다는 것에 대해서

제주도 알뜨르 비행장을 방문했을 당시 관련 홍보만화가 있어서 읽으면서

참 기가 막혔는데 이 내용안에도 가미카제와 비슷하게

일본 해군의 '인간 어뢰' 라고 불리는 자살 공격단 얘기가 나오더군요.

​과학기술을 이용하여 폭격장치를 발명한 것에 대한 자부심을 느끼는 여러 대목들을 보면서

전쟁이 주는 참혹함과 황폐함이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나는 전율을 금할 수 없었다. 우리 군은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었다.

혹시 패하는 걸까, 이 전쟁은.


......

본토에서 결전이 펼쳐지면 연합국 군대가 직접 이 땅을 유린하게 된다.

완전히 절망적인 미래다.

나는 앞날이 걱정되어 암담해질 뿐이었다."

 

 


추리소설이고 미스터리한 사건을 중심으로 흘러가는 이야기이지만

저는 역사적인 사실과 사건에 더 관심을 두고 읽게 되더라구요.

같은 작품을 접해도 수용하는 지점은 사람마다 다를 수 있으니까요.

마지막 결말을 보면서 전쟁이라는 것은 도대체 누구를 위한 것인가 싶은 생각에

잠시 무력함도 느끼게 되구요.

아직 추리소설을 만끽할만한 내공은 아니었지만

표제작은 충분히 존재감을 드러내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런데 미스터리 초보는 이 표제작 보다는 다른 작품이 더 재밌더라구요 ㅋㅋ


 

 

 

늦은 밤 어둠속에서 한 곳을 응시하는 고양이의 행동이 내내 신경쓰여서


가만히 고양이 미코를 예의주시하는 주인공들.


다음 날도, 그 다음 날도 계속 같은 방향을 보며 앉아 있으니까


고양이 미코를 가족처럼 여기는 사람들은 무언가 비밀이 있을거라는 생각을 하게 되죠.


사람과 고양이, 종은 달라도 고양이라는 동물이 갖는 영험함을


가족들은 믿고 있다는 전제 하에 이 단편이 흘러갑니다.


사람이 그렇잖아요.


어떤 대상에게 신뢰를 갖고 있으면 그 대상이 보여주는 말과 행동에도


어떤 이유가 있을거라는 가정을 하게 되듯이요. 


 

 

​고양이 미코가 밤마다 쳐다 보던 그 곳을 급기야 확인해보기에 이르렀고

자세히 알고 보니 미코가 맡은 냄새의 진원지에서는

집의 뒷마당 구석에 폭 60cm, 길이 1미터 반 정도 크기로


흙이 볼록해진 지 얼마 안 된 흔적이 있던 거였어요.


사람 한 명이 충분히 들어갈 정도의 크기로 땅을 팠다가 다시 덮은 것 같은 모양으로.

이 사건의 진실은 어머니앞으로 나오는 연금을 계속 받아내기 위해 어머니를 죽인 사실도 숨겼던

 아들의 패륜적인 악행이었어요....ㅠㅠ

그것을 고양이 미코는 정말 영적인 기운을 갖고 있었던 듯 귀신같이 찾아낸 것이고.

 

 

 


"그래, 고양이 눈에는 마음 아픈 사람이 다 보인단다.


그래서 위로해주려고 하지.


그래서 고양이는 사람과 같이 있는 거란다."




아들에 의해 땅 속에 묻혀 말이 없는 가엾은 어머니를 위로해 주려고


고양이 미코가 신호를 보낸 것은 아닌지....


정말 영험한 고양이가 있을까 싶은 생각이 들게 하는 <밤을 보는 고양이> 였어요.


임종을 지켜주는 고양이도 있다던데

죽음의 기운과 닿아있는 고양이라는 동물이 미스터리와 제법 어울린다는 생각도 들었고

고양이의 특징을 잘 아는 집사분(^^)들이 더욱더 흥미롭게 읽을 만한 단편 같기도 하구요.

 

 


 


애거사 크리스티의 추리소설에도 같은 제목이 있더군요.


애거사 크리스티의 <ABC 사건>을 바탕으로 작가는 새롭게 패러디하고 소름 끼치게 변화를 준


단편이었는데 그야말로 추리소설의 직접적이고 영원한 소재, 살인사건을 다룹니다.


 

 

 

 

사람을 죽이고 싶다.


누구든 상관없다.


이유도 딱히 없다.


그냥 죽이고 싶다.


속이 후련해질지도 모르니까. 그게 다다.



​섬뜩함을 주는 짧은 문장들이 점점 다가오듯 시작하는 <ABC 사건> 은


A지역에서 머리글자 A인 사람, B지역에서 머리글자 B인 사람이 살해되자


완벽한 살인 계획을 세워가는 주인공 '나' 의 이야기입니다.


이런 사이코패스의 광기는 이 공동체 사회에서는 정말 암적인 존재.

 

그들의 인생 또한 수많은 결핍으로 인해 고통과 슬픔이 있었을거라 짐작은 하지만


 죄없는 사람들의 희생으로 보상 받으려는 심리는 절대로 


그들의 행동이 정당화될 수는 없는 일이죠.


현재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 속에도 이런 사이코패스 들이 잠재적으로 곳곳에 도사리고 있고


사건이 발생한 후에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 아니라,


사회에서 지속적인 관심과 치료가 필요하다는 생각도 하게 합니다.


이유도 없는 살인, 아무리 이해하려고 해도 할 수 없는 일인데


소설 속에서 주인공 '나' 가 들려주는 말들 하나하나가


이해가 되지 않아서 더욱더 섬뜩하게 다가오네요.


진정 추리소설이 주는 서늘함을 이 작품에서 느꼈던 거 같아요.  


이래서 추리소설은 더운 여름에 읽게 되는가 봅니다.

 

추리소설 매니아 분들, 맞나요? ㅎㅎㅎ





광기에 어린 연쇄 묻지마살인에 대해서 인터넷 게시판을 통해

보여준 세상 사람들의 반응까지 섬뜩함을 더해주더라구요.

사이코패스에게 희생된 살인자가 내 가족, 내 친구가 될 수도 있다는 공감능력은 온데간데 없고

마냥 가십거리처럼 앞으로 어떤 일이 생길지, 나와 관계없는 일인듯 재밌어 하는 모습들이

정말 소름 끼치게 하는 대목이었습니다.

불특정 다수가 품은 저주 속에서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 사회.

그 살벌함을 마지막 장면에서 주인공 '나' 도 얼핏 인지하기 시작하면서 소설이 끝나요.

적잖이 현실사회의 일면을 꼬집어 반영한 이 소설, 무시무시하네요.

개인적으로 표제작보다 <ABC 사건>이 가장 재밌었어요!!!

 

 

​묻지마 살인의 사회적 문제, 현대 기술의 맹점, 전쟁의 황폐함, 사이코패스의 광기,


고양이를 통해 보여준 죽음의 영험한 기운 등


이야기의 넓은 스펙트럼과 현실적인 주제들을 미스터리와 결합한

6편의 단편모음집  <두부 모서리에 머리를 부딪혀 죽은 사건>.

초반에는 사실 추리소설을 좋아하지 않는 한 사람으로서

 재밌어서 빠져드는 시간이 좀 오래 걸리긴 했지만

<ABC 사건>, <밤을 보는 고양이> 의 이야기 맛을 느끼고 부터는


미스터리 초보자도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어요.

추리소설은 아직 더 친해질 시간이 필요한 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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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 같은 나의 연인
우야마 게이스케 지음, 김수지 옮김 / 대원씨아이(단행본) / 2019년 5월
평점 :
품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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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의 시한부 러브스토리 였지만 그것이 끝이 아니었던


소설 <벚꽃 같은 나의 연인> ㅜㅜㅜ


고백합니다..... 저 소설 보고 이만큼 눈물이 앞을 가린 적이 정말 몇 년 만이예요....ㅠㅠㅠ


그 옛날 영화 러브스토리로 상징되는 시한부 사랑이야기는


어쩌면 이제는 거론하기 조차 귀찮을 정도의 식상함이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저도 이거 뻔한 로맨스이면 읽은 시간이 아까워서 어쩌나.....


읽을 책이 지금 내 앞에 쌓여 있는데..... 요런 약간의 경계심과 걱정을 하며 읽기 시작했어요.


하지만 다 쓸데없는 걱정이었다며..... 소설 읽다 말고 눈물이 앞을 가리는 무장해제 상태.....


이렇게 잔잔한 로맨스, 사랑이 이렇게 아름답기도 하구나 오랜만에 느끼게 해준 소설이었어요.


자극적이거나 작위적이지 않은 시한부 러브스토리였고


작년에 <벚꽃 같은 나의 연인> 을 쓴 저자의 또 다른 소설 <오늘밤, 로맨스 극장에서> 를 원작으로 하는


영화를 개봉하게 되면서 내한하기도 했을 정도로


로맨스 소설과 각본가로는 나름 국내에서도 인지도 있는 작가였더라구요.


섬세하게 감성을 자극하는 그 무엇이 이 소설에 있어요!!

 

 

 

 

 

 

 

 

 

"벚꽃 빛깔 같은 그녀"가 한 남자의 마음 속에 어느 순간 혜성처럼 깊히 들어왔고,


그녀를 대하는 모든 순간들이 너무나 조심스러웠고, 걱정스러웠고, 조바심이 났고,


그녀에게 어울리는 남자가 되겠다 고,


 수줍은 한 남자가 그때 만큼은 용기내어 말할 정도로


진심을 다해 마음을 주었던 하루토.


책 표지도 정말 벚꽃이 흩날리는 효과를 주는 반짝이가 있어서 그런지

 <벚꽃 같은 나의 연인> 이야기 속으로 일찌감치 이입되는 기분이었어요.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마지막 장은 새로운 계절.

이야기가 이렇게 흘러가는 소설 <벚꽃 같은 나의 연인> 은 하루토미사키

딱 이만큼의 시간동안 사랑을 했어요.... 끝났지만 끝났다고 말할 수 없는 사랑.

​어릴 때 사진에 매료된 순간이 있었고, 아버지가 준 오래된 사진기 하나 들고


도쿄로 와서 사진작가의 꿈을 막연히 키워가던 하루토.


하지만 그는 아직 미사키를 만날 때만큼 비디오 가게 아르바이트생이었어요.


어릴 때 술집 딸이라는 놀림을 받았지만 든든한 오빠가 있어서


부모님이 돌아가시고 나서도 남매가 꿋꿋이 살아왔고,


우연히 미용실에서 예쁘게 머리를 자르고 나서 자신감을 얻게 되면서


자신도 다른 사람들에게 자신감을 가질 수 있게 해주는 사람이고 싶다는 바램으로


미용사의 꿈을 꿨고 실제로 하루토를 만났던 당시

막 어시스턴트에서 스타일리스트로 올라갔던 때.

그 둘은 미사키의 미용실에서 손님과 미용사로 처음 만납니다.

그 전에 하루토는 미사키를 지켜보면서 점점 마음 속으로 사랑을 먼저 키워가고 있었구요.

마침 벚꽃이 한창 예쁘게 피던 시기에 벚꽃을 핑계로

데이트 신청을 하겠다고 멘트도 연습해서 미사키에서 머리를 자르던 날,

대화하다가 갑자기 고개를 돌리는 바람에 미사키가 하루토의 귀를 다치게 하고 피가 나는.....;;

이쯤 전개될 때는 에이 뭐야....ㅋㅋㅋ

어떻게 머리를 자르다가 손님 귀에 상처를 내고 꼬맬 정도로, 피가 떨어질 정도로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나 싶은데 하루토가 미사키의 첫 손님이라고 하니 뭐 그럴 수도.... ㅎㅎ

그들에겐 어이없는 이 사건이 생기고 미사키는 하루토에게 너무나 미안한 마음에

무엇이든 하겠다 하고, 하루토는 그 때 고대했던 그녀와의 데이트를 소원으로 ㅋㅋㅋ

첫 데이트가 성사되는 과정은 물론 자연스럽지 않았고, 동상이몽 이었지만

이걸 계기로 연인들이 그렇듯 연락 부재에서 오는 약간의 오해도 주고 받으며

점점 서로의 마음이 커가고 있음을 느끼게 되죠.

 

 

 

물론 하루토는 이미 처음부터 미사키에 대한 마음이 너무나 컸고 너무나 간절했고 진지했고

미사키가 하루토에게 다가가는 과정이

같은 여자가 보면서도 저렇게 남자가 진심을 느끼게 하면

마음이 안 갈수가 없지....하는 생각도 들고....


겉으로는 아니라고 해도 모든 사람은 상대방의 진심에 약하답니다.

특히 여자는 더 그래요!!

아닌 사람도 있다는 반론이 있겠지만 그렇게 보이는 사람도 진심은 느낄 거예요.

다른 것을 선택하는 것일뿐.

하지만 미사키는 하루토의 진심을 선택하지요.

그 선택이 둘을 연인이 되게 했고 이후에 예기치 못한 일로 둘 다 가슴아픈 사랑을 하게 되었지만,

그래도 둘이 사랑하게 된 것이 '다행' 이다 싶을만큼

너무 예쁘고 아름다운 사랑이었어요.

아팠지만 이렇게 간직할 수 있는 이런 사랑이라면 ​행복할 거 같은.


 

 

 

 


​미사키가 미용사로서 열심히 하는 모습이 너무나 좋아 보였던 하루토는

반면에 무기력하고 꿈을 위해 노력하지도 않는 자신의 모습이 한심해 보이면서

한편 자극이 되었던 것도 같아요.

그렇게 사랑은 다시 한 남자를 깨어나고 일어나게 합니다.

사랑의 위대함이 바로 여기에 있죠.

이 책을 읽으면서 어느 부분에서는 팝송 "You raise me up" 이 떠오르더라구요.



 When I am down and, oh my soul, so weary
When troubles come and my heart burdened be
Then, I am still and wait here in the silence
Until you come and sit awhile with me


내가 힘들어 내 영혼이 너무 지칠 때에
괴로움이 밀려와 내 마음이 무거울 때에
당신이 내 옆에 와 앉으실 때까지
나는 고요히 이 곳에서 당신을 기다려요.

You raise me up, so I can stand on mountains
You raise me up, to walk on stormy seas
I am strong, when I am on your shoulders
You raise me up... To more than I can be


당신이 일으켜 주시기에 나는 산 위에 우뚝 설 수 있고
당신이 일으켜 주시기에 나는 폭풍의 바다 위를 걸을 수 있어요.
당신의 어깨에 기댈 때에 나는 강해지며
당신은 나를 일으켜 나보다 더 큰 내가 되게 하지요.

You raise me up, so I can stand on mountains
You raise me up, to walk on stormy seas
I am strong, when I am on your shoulders
You raise me up... To more than I can be


당신이 일으켜 주시기에 나는 산 위에 우뚝 설 수 있고
당신이 일으켜 주시기에 나는 폭풍의 바다 위를 걸을 수 있어요.
당신의 어깨에 기댈 때에 나는 강해지며
당신은 나를 일으켜 나보다 더 큰 내가 되게 하지요.



<벚꽃 같은 나의 연인> 소설 한 편에 팝송까지 연상되고


완전히 이입해서 읽었나봐요.^^

 

 

 

 

 

 

 

하루토가 이렇게 사랑하는 미사키는 보통 사람들보다 몇십 배는 빨리 늙어 가는

난치병에 걸려서 23-24살의 한창 예쁠 나이에 흰 머리가 생기는 전조증상이 생기기 시작합니다.

병원의 확진판정을 받고 나서는 정말로 서서히 주름이 늘어가고 깊어지고,

얼굴과 몸 전체 탄력이 떨어지는 것은 물론이고

뼈에 구멍이 숭숭 골다공증 약도 먹어야 했고 백내장도 오고

급기야는 이도 빠져서 죽 밖에 먹을 수 없는 , 총체적인 노화가

무섭게 진행되는 고통을 혼자 견뎌내야 했어요.

하루토에 대한 마음이 커져 갔고 하루토가 청혼을 하던 날,

미사키는 청혼을 받을 수 없는 아픔을 참으며

자신의 병을 밝히지 못하고 거짓말로 하루토에게 이별통보를 합니다.

당연히 하루토는 받아들일 수 없고 받아들이기 힘들었지만

미사키의 결심은 확고했고, 자신의 난치병을 하루토와 함께 하며 극복하려는 것 보다는

그와 함께 할 수 없는 자신을 스스로 격리시키는 것을 택하게 되죠.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할 수 없는 자신은

결국은 피해를 주는 존재가 될 수밖에 없다는 현실이

 당연히 받아들이기에 너무나 어려운 일일거예요.

 ​

하루토는 미사키의 난치병은 모른 채로 그냥 원망하고 자포자기 하며 보내다가

미사키의 병을 알게 되고 놀랐지만 다 제껴두고 무조건 미사키부터 만나고 싶어서 달려갑니다.

하지만 할머니가 된 24세의 미사키가 하루토를 마주할 수 없는 일이죠.

그럴 용기는 정말 힘들 거 같아요.

그렇게 하루토가 미사키를 볼 때마다 내 눈에는 귀엽다고 했던 말이 맴도는데

미사키가 하루토 앞에 자신을 드러내 보이기가....ㅠㅠㅠ

​완전 감정이입 제대로 되는 소설!!!

제인 오스틴의 <오만과 편견> 같은 로맨스 소설과는

또 결이 다른 <벚꽃 같은 나의 연인> 입니다.


​국적은 달라도 같은 시대를 살고 있고

다양한 사람들이 존재하지만 이런 지고지순한 사랑을 주는 남자와

그 사랑을 온전히 받을 수 없는 가엾은 여자의 운명이 참 슬프네요.

오랜만에 이런 슬픈 사랑 이야기를 다룬 소설을 읽었나봐요.

 눈물이 앞을 가려서 글씨가 뿌옇게 보였던 순간이 3번은 되었나봐요....

책 읽다가 이입되서 눈물 흘리고 있는데 다른 누군가에게는 들키고 싶지 않은.....

창피해서가 아니라 이 감정이 깨지는 게 싫었던 거 같아요.

오랜만에 소설에 푹~~ 빠졌던 시간이었습니다.

 

 

 


​거의 죽음을 앞두고 마지막으로 후회하지 않기 위해서 미사키는 하루토를 만날 용기를 내고

하루토는 미사키와 함께 했던 장소를 사진작품으로 남겨서

사진전을 통해 미사키에게 보여줍니다.

그 사진들을 보며 자신은 이렇게 빠른 속도로 늙어가는 모습으로 변했지만

하루토와 함께 했던 시간을 떠올리게 하는 추억의 장소들은 변하지 않았고

하루토를 향한 자신의 마음도 변하지 않았다는 걸 절실히 느끼게 되죠.

 

 

 

 

정말 슬펐던 장면은..... 자신의 사진전에 미사키가 왔다는 걸 알게 되고

찾아 다니다가 결국 하루토와 미사키가 마주하게 되는데,

너무나 늙어버린 미사키를 하루토가 못 알아봐....ㅜㅜㅜ

사랑하는 사람이 자신을 못 알아보면 그건 어떤 기분일까요.....

나중에 사랑하는 사람을 알아보지 못한 자신을 깨닫게 되면 기분이 어떨까요......

하루토 역시 자괴감으로 한참을 힘들어 하면서도

미사키를 만날 수조차 없어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안타까움이 또 느껴졌어요.

각자의 입장에서 독자로서 너무나 안타까웠던 그 장면 아직도 기억에 남아요!!!

<벚꽃 같은 나의 연인> 이 소설 심하게 여러번 이입되게 만듭니다.

 

 

 

미사키는 난치병이 시작되고 이듬해에 벚꽃이 피기도 전에 다른 세상으로 가고

하루토는 그 사실 또한 나중에 알게 되요.

할머니가 되어버린 미사키를 못 알아본 것을

그녀가 죽고 나서 그녀의 방을 둘러보다가 니트 모자로 알게 되구요.

 

 

 

 

 

그리고 발견한 그녀의 편지.....

하루토는 사진작가로서의 가능성을 인정받고 그녀를 떠올리며

사진을 찍겠다고, 미사키를 절대 잊지 않겠다고 다짐합니다.

생명이 붙어 있는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그것뿐이라고.....ㅜㅜㅜ 

 이 로맨스 소설, 시한부 러브스토리 보고 여자들은 안 좋아할 수가 없다.....

벚꽃처럼 짧지만 찬란했고 순간을 영원처럼

 사진을 찍으면서 벚꽃 같은 사람, 벚꽂 같은 그녀를 잊지 않으려는 하루토의 사랑,

감동하지 않을 수가 없네요.


이 소설 <벚꽃 같은 나의 연인> 도 ​영화화 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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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흔드는 글쓰기 - 위대한 작가들이 간직해온 소설 쓰기의 비밀
프리츠 게징 지음, 이미옥 옮김 / 흐름출판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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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에 관심있어서 또 하나 펼쳐든 이 책, 흐름출판에서 3년전에 나온 책인데


이제서 만나봅니다.


제가 알고 싶은 문학이론들이 아주 구체적으로 나와 있어서 초반에 좀 놀랐어요. ㅎㅎ


예상과 다르게 제가 딱 원하는 책이어서.....%EB%B0%95%EC%9E%A5%EB%8C%80%EC%86%8C%20%EB%B6%84%ED%99%8D%EB%8F%99%EA%B8%80


그동안 만나봤던 대부분의 글쓰기 책들은 정해진 시간에 뭐든 써보라든지,


저자의 다분히 개인적인 일상의 경험을 참고해서

어떤 독자가 읽더라도 보편적인 삶의 가치를 전달할 수 있는 글쓰기를 해보라든지,


글쓰기를 한 사람이 최초의 독자가 되어 자신의 글을 관찰하는 것도 필요하다든지....


이런 이야기들이 나왔던 책들.


<마음을 흔드는 글쓰기> 여기에도 이와 비슷한 말이 언급되긴 하지만


이 책이 제가 지금까지 본 글쓰기 책과 다른 것은


실제로 위대한 작가들의 소설을 써온 그 비밀들을 주제별로 소개하면서


독자를 사로잡는 글쓰기에 대한 티칭자료로써 아주 유용하게 쓸만한 내용들이


자세하게 들어있다는 거예요.


글쓰기는 하고 싶은데 막막한 사람들이 참고하면 좋을 문학이론들도 담겨져 있구요.


문학이론이나 비평에 대해서 강좌라도 듣고 싶은 제게도


이따금 확인하고 싶은 내용을 찾아볼만한 글쓰기 티칭 이론들이 들어있네요.^^


그럼 여기서 내가 글쓰기에 재능이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하는 사람들 많을 거예요....


저도 여전히 부족하다고 느끼는 한 사람 ㅋㅋ


독일 최고의 글쓰기 전문가인 프리츠 게징은 실제로 8권의 소설도 썼고


자신만의 노하우를 섞어서 이번 책에서 소설 쓰기의 방법을 공개합니다.


언젠가 인정받는 사람이 글쓰기에 재능있는 사람이라는 작가의 말,


어떻게 생각하세요?^^




1994년에 초판이 나온 이 책은 독일에서 개정을 거듭하며


글쓰기의 표준으로 자리잡은 책이라고 해요.


글쓰기, 구체적으로 소설 쓰기의 방법론들을 자신에게 적용해봄직한 내용들이 많이 들어 있어요.


작가노트처럼 자신만의 노트에 이 책 속에서 밝힌


소설 쓰기의 방법들을 정리해둬도 유용하게 쓰일 만큼요.


글쓰기는 무엇이고 왜 우리는 글쓰기를 하는가, 스토리와 캐릭터, 플롯과 주제,


화자와 줄거리, 언어, 수정과 퇴고까지 들어 있는 내용이 글쓰기를 제대로 배우고픈 독자라면


아주 좋은 글쓰기 가이드북!!!

 

 

 

 

"자신에게 적합하지 않은 작품을 따라가려고 애쓰거나,


이상을 지나치게 우상화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자신에 대한 의구심 때문에 격렬하고 지속적으로 타격을 입더라도


이에 굴하지 않고 계속 글을 쓰는 것도 중요하다."




글을 쓰는 것은 10프로의 영감과 90프로의 땀이고,


1할의 비밀과 9할의 손수 쓰는 활동이라고 저자가 말한 것처럼,


글쓰기의 비밀을 알고 시작하는 것보다


손수 글을 쓰는 활동에 핵심적인 메시지로 방점을 찍으면서 구체적인 설명들이 더해지죠.


독자에게 말을 걸고 독자들을 사로잡는 글쓰기 행위를 하는 작가는


무엇보다도 글을 쓰고 싶은 강렬한 욕구와


분명한 목표를 향해 지치지 않도록 끝까지 인내하는 자세도 중요하다는 걸 짚고 갑니다.


어떤 일이든 결국 자신과 자신의 목표를 ​끝까지 믿고 가는 것!!!


 

 

 

 

​소설에서 인물을 새롭게 창조해야 할 때 검토해야 할 항목들이 나와요.


주인공의 정체성과 사회의식, 당시의 진리까지 전달하는


말과 행동, 그 외의 모든 것들과 주변인물들의 특징까지


소설을 쓸 때 챙겨할 여러 요소들 중에서 인물 창조에 대한 이 부분 만큼이나


다른 영역에서도 자세한 노하우들이 책 속에 담겨 있어요.


소설의 도입부, 제목, 결말, 긴장감 만들기, 스토리를 힘있게 끌고 갈 수 있는 갈등과


작가가 결국 사람들이 생각하거나 느끼게 하도록 소설을 통해 지속적으로 말하려는 메시지들까지


모든 소설 쓰기 방법들을 총망라한 <마음을 흔드는 글쓰기>.


 

 

 

 

"인간이라는 본성을 연구하고 ​있으며 인간이 걸어가는 수많은 길을 의미있게


혹은 의미를 부여하는 식으로 묘사하는 것이 문학이다.


그럼으로써 문학은 삶을 연구한다."



 

제게 소설은 ​문학장르의 꽃이예요.

 

 소설은 작가가 만들어놓은 가상의 시뮬레이션 공간에 독자를 끌어들여서


인간의 본성, 행동양식과 가치관들을 탐색하게 하지요.


그런 과정들이 때로는 막연하고 명쾌하지 않아서 힘든 여정이 될 때도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게 소설을 읽는다는 것은 참으로 매력적인 일입니다.


소설을 손에서 놓을 수 없는 지금, 당장 소설 쓰기를 이 책의 도움으로 시작해 보겠다기 보다는


글쓰기의 조건에 중요하다고 여겨지는 소설 많이 읽기부터 지금까지 그래온것처럼

 

꾸준히, 그리고 즐겁게 해보려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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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의 블랙홀을 건너는 크리에이터를 위한 안내서
라이언 홀리데이 지음, 유정식 옮김 / 흐름출판 / 2019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창작의 블랙홀을 건너는 크리에이터를 위한 안내서>


원래 제목이 일단 궁금해지는 자기계발서가 흐름출판에서 나왔어요.


라이언 홀리데이는 <에고라는 적> 의 저자로도 유명하지요.


읽어보진 못했지만 내내 밟히는 책이긴 합니다. ㅋ


미국의 작가이면서 마케터이자 칼럼니스트, 미디어 전략가로 이미 인정받았고


구글과 세계 최고의 작가들을 자문하고 있어요.






단순히 제목이 길어서가 아니라 창작블랙홀이라는 단어만으로도


이 책은 인간이 가진 능력의 끝까지 부단한 노력에 대해서 얘기할 것만 같은,


편히 읽힐 거 같지는 않지만


요즘 유튜브 크리에이터가 워낙 사회적 관심을 불러 일으키는 분야여서 관심도 업,


그리고 안내서라는 결말에 내게 필요한 책이라고 여겨질 흥미도에 있어서 또 한번 업!!



 

 

목차가 시작되기도 전에


작가마다 성향상 다르긴 하지만 라이언 홀리데이는


서론에 굉장히 비중을 두고 핵심적인 이야기들을 풀어놓았더라구요.


서론만 읽어도 이 책이 전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대략적인 개요가 파악될 정도이긴 하지만


창작의 고통을 늘 안고 사는 영역 불문 크리에이터들이라면


이 안내서 속는셈치고 한번 읽으보셔라 권할만 해요.^^

 

걸작을 탄생시키는 것을 작가의 진정한 역할이라고도 말하고,


나아가서 소명이라고 여길 정도로


창작을 하는 모든 이들에게 시간이 흘러도 존재감을 잃지 않는 작품을 남기는 일,


 영원히 힘을 발휘할 수 있는 작품을 남기는 일이


 매우 가치있는 것임을 힘주어 이야기합니다.



 

라이언 홀리데이는 <창작의 블랙홀을 거너는 크리에이터를 위한 안내서> 에서


어느 정도 지속적인 성공을 거둔 사람들의 모범적인 사례들을 소개하면서


세월을 뛰어넘는 영향력을 가질 불멸의 작품을 만들어낼 수 있는 방법을 하나 둘 공유하고 있어요.


앵무새 죽이기, 위대한 개츠비, 아델의 음반들 모두


처음부터 최고의 작품으로 시작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편집의 과정을 거치면서 창작자 본인의 능력을 자만하지 않고


주변 사람들의 도움을 수용하면서 작품을 다듬어 갔을 때


결국 유일무이한 작품, 시간이 흘러도 제 빛깔을 유지할 작품이 만들어 지는 것이죠.


그리고 이것이 곧 고전이 됩니다.







어떻게 하면 세월을 견뎌낼 작품을 만들 수 있을까?

-아이디어에서 시작해 걸작을 만들어내기까지-


어떻게 작품을 포지셔닝하고 패키징해야 작품이 오래 팔릴까?

-작품을 다듬는 것부터 완벽하게 만들고 패키징하기까지-


작품이 지속적으로 팔리는 데 어떤 마케팅 채널이 도움이 될까?

-고객의 마음을 얻는 것부터 범위를 확대하는 것까지-


어떻게 해야 고객을 사로잡는 플랫폼을 구축할 수 있을까?

-팬이자 친구로 당신의 제국을 건설하기-



불멸의 작품을 남기려는 목표는 다를지라도


 창작의 블랙홀을 건너는 모든 크리에이터가 기억해야 할것,


어떤 작업이든 언제나 무엇인가를 목적으로 가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창작의 결과물을 찾는 사람들은 결국 무엇에 돈을 지불할 생각인건지,


크리에이터들은 이것을 파악하는 것이 아주 중요해요.


그래서 저는 이 6가지 자세한 질문에 집중했습니다.





이것이 무엇을 가르쳐 주는가?


이것이 무엇을 해결해주는가?


내가 어떻게 즐거움을 주는가?


내가 무엇을 주고 있는가?


우리가 제공하는 것은 무엇인가?


우리가 공유하는 것은 무엇인가?





누구나 만들 수 있는 것, 최고의 것이 아니라


새롭고 중요한 무엇, 유일한 것을 만들어야 한다는 방향성을 가져야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창작의 블랙홀을 거너는 크리에이터를 위한 안내서> 는 결코 마케팅의 기술에 비중을 둔 책이 아닙니다.


급변하는 시장 속에서 오래 지속될 성공 방식은 가능하지 않다고 말할 정도예요.


정말 중요하고 오래 인정받는 것은 광고나 판매 전술이 필요없는 뭔가를 만드는 것이어야 하고


그 뭔가는 역시 뛰어난 콘텐츠입니다!!!


최고의 콘텐츠가 아니라 나만이 창조하고 알릴 수 있는 유일한 작품, 곧 불멸의 작품 말이죠.


제품이 좋을수록 마케팅도 잘 되고


좋은 제품을 만들려면 창작 과정에 세월이 지나도 변치 않는 원리를 정확히 파헤쳐야 해요.


잠재력을 갖고 있는 창작자의 아이디어에 시간이 더해지고 


주변인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겸손함과 창작자의 노력, 희생이 더해질 때


제대로 만들어진 결과물 (아웃풋)이 도출되는 것은


뛰어난 크리에이터라면 당연한 결과가 될 것입니다.


라이언 홀리데이가 크리에이터들에게 추천한다는


고전의 반열에 올랐다는 <마케팅 불변의 법칙>, 어떤 책일지도 궁금하네요.^^






마케팅만을 얘기하는 책은 아니지만 그래도 궁금하니까 하나 공개하자면 ㅋㅋㅋ


많은 작품을 만들다 보면 그 중에 하나 불멸의 작품을 남길 가능성도 있고


그 맥락에서 책을 위해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마케팅은


후속작 집필을 이어가는 것!!!


그런 창작의 결과물들 중에 보고 듣는 이들에게


가치있는 경험을 만들어주고 영감과 깨달음을 준다면


그 창작물은 불멸의 작품, 고전의 길로 들어서게 되는 것입니다.







<창작의 블랙홀을 거너는 크리에이터를 위한 안내서> 는 화가, 음악가, 스타트업 기업가, 디자이너,


물론 작가까지 세상에 없던 무언가를 창조하는 크리에이터들이


10년이 지나도 사라지지 않을 불멸의 작품을 탄생시킬 수 있도록


라이언 홀리데이의 아낌없는 조언들을 담았습니다.






로마 시대의 유명한 철학자이자 극작가인 세네카의 말로


<창작의 블랙홀을 거너는 크리에이터를 위한 안내서> 의 리뷰를 정리할까 해요.


"스스로에 대한 자신감과 옳은 길을 간다는 믿음이 있어야 한다.


진실에서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 있는데도


절망에 빠져 우왕좌왕대는 사람들이 갔던 길로


잘못 접어들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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