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 같은 나의 연인
우야마 게이스케 지음, 김수지 옮김 / 대원씨아이(단행본) / 2019년 5월
평점 :
품절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추억의 시한부 러브스토리 였지만 그것이 끝이 아니었던


소설 <벚꽃 같은 나의 연인> ㅜㅜㅜ


고백합니다..... 저 소설 보고 이만큼 눈물이 앞을 가린 적이 정말 몇 년 만이예요....ㅠㅠㅠ


그 옛날 영화 러브스토리로 상징되는 시한부 사랑이야기는


어쩌면 이제는 거론하기 조차 귀찮을 정도의 식상함이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저도 이거 뻔한 로맨스이면 읽은 시간이 아까워서 어쩌나.....


읽을 책이 지금 내 앞에 쌓여 있는데..... 요런 약간의 경계심과 걱정을 하며 읽기 시작했어요.


하지만 다 쓸데없는 걱정이었다며..... 소설 읽다 말고 눈물이 앞을 가리는 무장해제 상태.....


이렇게 잔잔한 로맨스, 사랑이 이렇게 아름답기도 하구나 오랜만에 느끼게 해준 소설이었어요.


자극적이거나 작위적이지 않은 시한부 러브스토리였고


작년에 <벚꽃 같은 나의 연인> 을 쓴 저자의 또 다른 소설 <오늘밤, 로맨스 극장에서> 를 원작으로 하는


영화를 개봉하게 되면서 내한하기도 했을 정도로


로맨스 소설과 각본가로는 나름 국내에서도 인지도 있는 작가였더라구요.


섬세하게 감성을 자극하는 그 무엇이 이 소설에 있어요!!

 

 

 

 

 

 

 

 

 

"벚꽃 빛깔 같은 그녀"가 한 남자의 마음 속에 어느 순간 혜성처럼 깊히 들어왔고,


그녀를 대하는 모든 순간들이 너무나 조심스러웠고, 걱정스러웠고, 조바심이 났고,


그녀에게 어울리는 남자가 되겠다 고,


 수줍은 한 남자가 그때 만큼은 용기내어 말할 정도로


진심을 다해 마음을 주었던 하루토.


책 표지도 정말 벚꽃이 흩날리는 효과를 주는 반짝이가 있어서 그런지

 <벚꽃 같은 나의 연인> 이야기 속으로 일찌감치 이입되는 기분이었어요.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마지막 장은 새로운 계절.

이야기가 이렇게 흘러가는 소설 <벚꽃 같은 나의 연인> 은 하루토미사키

딱 이만큼의 시간동안 사랑을 했어요.... 끝났지만 끝났다고 말할 수 없는 사랑.

​어릴 때 사진에 매료된 순간이 있었고, 아버지가 준 오래된 사진기 하나 들고


도쿄로 와서 사진작가의 꿈을 막연히 키워가던 하루토.


하지만 그는 아직 미사키를 만날 때만큼 비디오 가게 아르바이트생이었어요.


어릴 때 술집 딸이라는 놀림을 받았지만 든든한 오빠가 있어서


부모님이 돌아가시고 나서도 남매가 꿋꿋이 살아왔고,


우연히 미용실에서 예쁘게 머리를 자르고 나서 자신감을 얻게 되면서


자신도 다른 사람들에게 자신감을 가질 수 있게 해주는 사람이고 싶다는 바램으로


미용사의 꿈을 꿨고 실제로 하루토를 만났던 당시

막 어시스턴트에서 스타일리스트로 올라갔던 때.

그 둘은 미사키의 미용실에서 손님과 미용사로 처음 만납니다.

그 전에 하루토는 미사키를 지켜보면서 점점 마음 속으로 사랑을 먼저 키워가고 있었구요.

마침 벚꽃이 한창 예쁘게 피던 시기에 벚꽃을 핑계로

데이트 신청을 하겠다고 멘트도 연습해서 미사키에서 머리를 자르던 날,

대화하다가 갑자기 고개를 돌리는 바람에 미사키가 하루토의 귀를 다치게 하고 피가 나는.....;;

이쯤 전개될 때는 에이 뭐야....ㅋㅋㅋ

어떻게 머리를 자르다가 손님 귀에 상처를 내고 꼬맬 정도로, 피가 떨어질 정도로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나 싶은데 하루토가 미사키의 첫 손님이라고 하니 뭐 그럴 수도.... ㅎㅎ

그들에겐 어이없는 이 사건이 생기고 미사키는 하루토에게 너무나 미안한 마음에

무엇이든 하겠다 하고, 하루토는 그 때 고대했던 그녀와의 데이트를 소원으로 ㅋㅋㅋ

첫 데이트가 성사되는 과정은 물론 자연스럽지 않았고, 동상이몽 이었지만

이걸 계기로 연인들이 그렇듯 연락 부재에서 오는 약간의 오해도 주고 받으며

점점 서로의 마음이 커가고 있음을 느끼게 되죠.

 

 

 

물론 하루토는 이미 처음부터 미사키에 대한 마음이 너무나 컸고 너무나 간절했고 진지했고

미사키가 하루토에게 다가가는 과정이

같은 여자가 보면서도 저렇게 남자가 진심을 느끼게 하면

마음이 안 갈수가 없지....하는 생각도 들고....


겉으로는 아니라고 해도 모든 사람은 상대방의 진심에 약하답니다.

특히 여자는 더 그래요!!

아닌 사람도 있다는 반론이 있겠지만 그렇게 보이는 사람도 진심은 느낄 거예요.

다른 것을 선택하는 것일뿐.

하지만 미사키는 하루토의 진심을 선택하지요.

그 선택이 둘을 연인이 되게 했고 이후에 예기치 못한 일로 둘 다 가슴아픈 사랑을 하게 되었지만,

그래도 둘이 사랑하게 된 것이 '다행' 이다 싶을만큼

너무 예쁘고 아름다운 사랑이었어요.

아팠지만 이렇게 간직할 수 있는 이런 사랑이라면 ​행복할 거 같은.


 

 

 

 


​미사키가 미용사로서 열심히 하는 모습이 너무나 좋아 보였던 하루토는

반면에 무기력하고 꿈을 위해 노력하지도 않는 자신의 모습이 한심해 보이면서

한편 자극이 되었던 것도 같아요.

그렇게 사랑은 다시 한 남자를 깨어나고 일어나게 합니다.

사랑의 위대함이 바로 여기에 있죠.

이 책을 읽으면서 어느 부분에서는 팝송 "You raise me up" 이 떠오르더라구요.



 When I am down and, oh my soul, so weary
When troubles come and my heart burdened be
Then, I am still and wait here in the silence
Until you come and sit awhile with me


내가 힘들어 내 영혼이 너무 지칠 때에
괴로움이 밀려와 내 마음이 무거울 때에
당신이 내 옆에 와 앉으실 때까지
나는 고요히 이 곳에서 당신을 기다려요.

You raise me up, so I can stand on mountains
You raise me up, to walk on stormy seas
I am strong, when I am on your shoulders
You raise me up... To more than I can be


당신이 일으켜 주시기에 나는 산 위에 우뚝 설 수 있고
당신이 일으켜 주시기에 나는 폭풍의 바다 위를 걸을 수 있어요.
당신의 어깨에 기댈 때에 나는 강해지며
당신은 나를 일으켜 나보다 더 큰 내가 되게 하지요.

You raise me up, so I can stand on mountains
You raise me up, to walk on stormy seas
I am strong, when I am on your shoulders
You raise me up... To more than I can be


당신이 일으켜 주시기에 나는 산 위에 우뚝 설 수 있고
당신이 일으켜 주시기에 나는 폭풍의 바다 위를 걸을 수 있어요.
당신의 어깨에 기댈 때에 나는 강해지며
당신은 나를 일으켜 나보다 더 큰 내가 되게 하지요.



<벚꽃 같은 나의 연인> 소설 한 편에 팝송까지 연상되고


완전히 이입해서 읽었나봐요.^^

 

 

 

 

 

 

 

하루토가 이렇게 사랑하는 미사키는 보통 사람들보다 몇십 배는 빨리 늙어 가는

난치병에 걸려서 23-24살의 한창 예쁠 나이에 흰 머리가 생기는 전조증상이 생기기 시작합니다.

병원의 확진판정을 받고 나서는 정말로 서서히 주름이 늘어가고 깊어지고,

얼굴과 몸 전체 탄력이 떨어지는 것은 물론이고

뼈에 구멍이 숭숭 골다공증 약도 먹어야 했고 백내장도 오고

급기야는 이도 빠져서 죽 밖에 먹을 수 없는 , 총체적인 노화가

무섭게 진행되는 고통을 혼자 견뎌내야 했어요.

하루토에 대한 마음이 커져 갔고 하루토가 청혼을 하던 날,

미사키는 청혼을 받을 수 없는 아픔을 참으며

자신의 병을 밝히지 못하고 거짓말로 하루토에게 이별통보를 합니다.

당연히 하루토는 받아들일 수 없고 받아들이기 힘들었지만

미사키의 결심은 확고했고, 자신의 난치병을 하루토와 함께 하며 극복하려는 것 보다는

그와 함께 할 수 없는 자신을 스스로 격리시키는 것을 택하게 되죠.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할 수 없는 자신은

결국은 피해를 주는 존재가 될 수밖에 없다는 현실이

 당연히 받아들이기에 너무나 어려운 일일거예요.

 ​

하루토는 미사키의 난치병은 모른 채로 그냥 원망하고 자포자기 하며 보내다가

미사키의 병을 알게 되고 놀랐지만 다 제껴두고 무조건 미사키부터 만나고 싶어서 달려갑니다.

하지만 할머니가 된 24세의 미사키가 하루토를 마주할 수 없는 일이죠.

그럴 용기는 정말 힘들 거 같아요.

그렇게 하루토가 미사키를 볼 때마다 내 눈에는 귀엽다고 했던 말이 맴도는데

미사키가 하루토 앞에 자신을 드러내 보이기가....ㅠㅠㅠ

​완전 감정이입 제대로 되는 소설!!!

제인 오스틴의 <오만과 편견> 같은 로맨스 소설과는

또 결이 다른 <벚꽃 같은 나의 연인> 입니다.


​국적은 달라도 같은 시대를 살고 있고

다양한 사람들이 존재하지만 이런 지고지순한 사랑을 주는 남자와

그 사랑을 온전히 받을 수 없는 가엾은 여자의 운명이 참 슬프네요.

오랜만에 이런 슬픈 사랑 이야기를 다룬 소설을 읽었나봐요.

 눈물이 앞을 가려서 글씨가 뿌옇게 보였던 순간이 3번은 되었나봐요....

책 읽다가 이입되서 눈물 흘리고 있는데 다른 누군가에게는 들키고 싶지 않은.....

창피해서가 아니라 이 감정이 깨지는 게 싫었던 거 같아요.

오랜만에 소설에 푹~~ 빠졌던 시간이었습니다.

 

 

 


​거의 죽음을 앞두고 마지막으로 후회하지 않기 위해서 미사키는 하루토를 만날 용기를 내고

하루토는 미사키와 함께 했던 장소를 사진작품으로 남겨서

사진전을 통해 미사키에게 보여줍니다.

그 사진들을 보며 자신은 이렇게 빠른 속도로 늙어가는 모습으로 변했지만

하루토와 함께 했던 시간을 떠올리게 하는 추억의 장소들은 변하지 않았고

하루토를 향한 자신의 마음도 변하지 않았다는 걸 절실히 느끼게 되죠.

 

 

 

 

정말 슬펐던 장면은..... 자신의 사진전에 미사키가 왔다는 걸 알게 되고

찾아 다니다가 결국 하루토와 미사키가 마주하게 되는데,

너무나 늙어버린 미사키를 하루토가 못 알아봐....ㅜㅜㅜ

사랑하는 사람이 자신을 못 알아보면 그건 어떤 기분일까요.....

나중에 사랑하는 사람을 알아보지 못한 자신을 깨닫게 되면 기분이 어떨까요......

하루토 역시 자괴감으로 한참을 힘들어 하면서도

미사키를 만날 수조차 없어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안타까움이 또 느껴졌어요.

각자의 입장에서 독자로서 너무나 안타까웠던 그 장면 아직도 기억에 남아요!!!

<벚꽃 같은 나의 연인> 이 소설 심하게 여러번 이입되게 만듭니다.

 

 

 

미사키는 난치병이 시작되고 이듬해에 벚꽃이 피기도 전에 다른 세상으로 가고

하루토는 그 사실 또한 나중에 알게 되요.

할머니가 되어버린 미사키를 못 알아본 것을

그녀가 죽고 나서 그녀의 방을 둘러보다가 니트 모자로 알게 되구요.

 

 

 

 

 

그리고 발견한 그녀의 편지.....

하루토는 사진작가로서의 가능성을 인정받고 그녀를 떠올리며

사진을 찍겠다고, 미사키를 절대 잊지 않겠다고 다짐합니다.

생명이 붙어 있는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그것뿐이라고.....ㅜㅜㅜ 

 이 로맨스 소설, 시한부 러브스토리 보고 여자들은 안 좋아할 수가 없다.....

벚꽃처럼 짧지만 찬란했고 순간을 영원처럼

 사진을 찍으면서 벚꽃 같은 사람, 벚꽂 같은 그녀를 잊지 않으려는 하루토의 사랑,

감동하지 않을 수가 없네요.


이 소설 <벚꽃 같은 나의 연인> 도 ​영화화 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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